[뉴스 따라잡기] “지원 고맙지만 받기 쉽지 않아”…자영업자들의 불만

입력 2020.02.28 (08:33) 수정 2020.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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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의 왕래 자체가 끊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는 소식, 이 시간을 통해 몇 번 전해드렸죠.

버는 건 없는데, 임대료에 인건비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돈 때문에 고통을 받다보니까..

정부가 긴급 자금 지원에 들어갔죠.

그런데 이 자금을 받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소상공인지원센터.

오후가 되자 서류를 들고 온 자영업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한식당 주인 [녹취] 지금 식당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자금 신청하러 온 거죠. 힘드니까.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서 힘든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하러 온 겁니다.

[한식당 주인 : "금리 1%대로 대출을 해 준다고 그러더라고요. 그거라도 신청해보려고 온 거죠."]

[소극장 대표 : "이게 불가능하다고 하면 비싼 이율의 대출을 받아야겠죠. 신용카드 대출이라든가 뭐 제2금융권으로 가야죠."]

금리는 1.75%.

시중보다 저렴하다보니까 소상공인들이 몰리고 있는 건데..

이거라도 붙잡고 돈을 빌려야 할 처지라고 입을 모읍니다.

[한식당 운영 : "코로나 때문에 그런 거죠. 사람들이 완전히 꺼리잖아요, 와서 밥 먹는 것을. (손님이) 50% 이상이 줄었어요. 저녁에는 아예 없고 점심시간에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니까 조금씩 오고 그래요."]

매달 나가는 임대료와 인건비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왔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식당 주인 : " (직원) 1명을 지금 줄였어요. 원래 4명이었는데 미안하죠. 빠듯한 정도가 아니라 집세 내고 월급 주고 나면 없어요."]

어려움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데, 한 학원 원장도 찾아왔습니다.

[학원 원장 : "2주간 휴원해서 학원 문을 닫았어요. 지금 (수강료) 결제율이 지난달에 비해서 80% 덜 납부가 됐어요. 기본으로 나가야 하는 월세나 고정 급여가 계속 있다 보니까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상담이 끝나자, 일부에선 좋은 소식도 들렸습니다.

[경영안전자금 신청 소상공인 :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소상공인 조건에 맞으니까 가능하다고…"]

이렇게 신청을 하려면 조건을 맞춰야 합니다.

우선 매출이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했을 때 10%는 줄어야 합니다.

금리는 말씀드린대로 1.75%이고, 이미 신용재단을 통해 대출을 2억 원 이상 받았거나 신용등급이 나쁜 경우는 제한됩니다.

현장에선 7등급 이하이면 사실상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신청된 건수는 2만여 건, 신청 금액이 첫 날만에 900억을 넘었습니다.

배정된 200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겁니다.

[한창훈/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장 : "애초에 한 200억 원 정도 배정을 했었는데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지원에 대해서 현재 지속해서 시행을 하고 있고 부족한 예산에 대해서는 추경이 편성된다고 (생각하고) 계속적인 지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불만도 나옵니다.

소상공인진흥센터 방문후 은행에 다녀와야 자금 지원 절차가 완료되는데, 은행에도 몰리는 사람이 많아 언제 지원을 받을 지 기약이 없다는 겁니다.

당장 돈이 급한 데 말입니다.

[A 모 씨/DVD 음반 제작 업체 대표 : "은행에서 받을 수는 있대요. 한시름 놓았는데 근데 전화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내가 급해도 쫓아갈 수도 없는 거고 좀 빨리 나왔으면 하는 그거예요. 우리네들 바람은."]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미 대출 받은 돈이 있으면 그 돈을 빼고 지원받습니다.

[A 모 씨/DVD 음반 제작 업체 대표 : "대출 있는 건 다 제하고 준대요. ‘얼마가 나올지 기대하지 마세요.’ 하니까 나와봐야 아는 거지"]

또 일부에선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사실상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러다보니 이래저래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집니다.

[의류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 IMF 때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 이 정도까지 주변 공장들이 대부분 멈춘 상태는 아니었거든요. 뭐 메르스나 사스 때도 이 정도까진……."]

이런 상황인데 지원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 홍보가 필요해보입니다.

[금속가공 업체 대표 : "우리는 그걸 잘 모르니까 그런 방법도 잘 모르고…"]

[금속가공 업체 대표 : "그런 지원 정책이나 그런 게 핸드폰에 날아오는 것도 없어. 모르는 사람은 못 쓰는 거고…]

현장에선 자금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지원에 속도를 높일 시기라고 제안합니다.

[차남수/소상공인협회 연구위원 :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고 메르스 때보다 더 힘든 사태를 지금 겪고 있다. 더 심하게 말하면 소상공인들은 낭떠러지에 서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 등 특단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차남수/소상공인협회 연구위원 : "코로나19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국가가 부가세 면제나 감면 더 나아가서는 소득세 감면 또는 유예 같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고요. 현물 등의 직접 지원도 이제는 고려할 상황이 되지 않았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지금, 정말 하루 하루가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이 고맙고 절실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좀 더 세심한 정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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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지원 고맙지만 받기 쉽지 않아”…자영업자들의 불만
    • 입력 2020-02-28 08:34:25
    • 수정2020-02-28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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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의 왕래 자체가 끊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는 소식, 이 시간을 통해 몇 번 전해드렸죠.

버는 건 없는데, 임대료에 인건비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돈 때문에 고통을 받다보니까..

정부가 긴급 자금 지원에 들어갔죠.

그런데 이 자금을 받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소상공인지원센터.

오후가 되자 서류를 들고 온 자영업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한식당 주인 [녹취] 지금 식당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자금 신청하러 온 거죠. 힘드니까.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서 힘든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하러 온 겁니다.

[한식당 주인 : "금리 1%대로 대출을 해 준다고 그러더라고요. 그거라도 신청해보려고 온 거죠."]

[소극장 대표 : "이게 불가능하다고 하면 비싼 이율의 대출을 받아야겠죠. 신용카드 대출이라든가 뭐 제2금융권으로 가야죠."]

금리는 1.75%.

시중보다 저렴하다보니까 소상공인들이 몰리고 있는 건데..

이거라도 붙잡고 돈을 빌려야 할 처지라고 입을 모읍니다.

[한식당 운영 : "코로나 때문에 그런 거죠. 사람들이 완전히 꺼리잖아요, 와서 밥 먹는 것을. (손님이) 50% 이상이 줄었어요. 저녁에는 아예 없고 점심시간에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니까 조금씩 오고 그래요."]

매달 나가는 임대료와 인건비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왔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식당 주인 : " (직원) 1명을 지금 줄였어요. 원래 4명이었는데 미안하죠. 빠듯한 정도가 아니라 집세 내고 월급 주고 나면 없어요."]

어려움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데, 한 학원 원장도 찾아왔습니다.

[학원 원장 : "2주간 휴원해서 학원 문을 닫았어요. 지금 (수강료) 결제율이 지난달에 비해서 80% 덜 납부가 됐어요. 기본으로 나가야 하는 월세나 고정 급여가 계속 있다 보니까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상담이 끝나자, 일부에선 좋은 소식도 들렸습니다.

[경영안전자금 신청 소상공인 :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소상공인 조건에 맞으니까 가능하다고…"]

이렇게 신청을 하려면 조건을 맞춰야 합니다.

우선 매출이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했을 때 10%는 줄어야 합니다.

금리는 말씀드린대로 1.75%이고, 이미 신용재단을 통해 대출을 2억 원 이상 받았거나 신용등급이 나쁜 경우는 제한됩니다.

현장에선 7등급 이하이면 사실상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신청된 건수는 2만여 건, 신청 금액이 첫 날만에 900억을 넘었습니다.

배정된 200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겁니다.

[한창훈/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장 : "애초에 한 200억 원 정도 배정을 했었는데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지원에 대해서 현재 지속해서 시행을 하고 있고 부족한 예산에 대해서는 추경이 편성된다고 (생각하고) 계속적인 지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불만도 나옵니다.

소상공인진흥센터 방문후 은행에 다녀와야 자금 지원 절차가 완료되는데, 은행에도 몰리는 사람이 많아 언제 지원을 받을 지 기약이 없다는 겁니다.

당장 돈이 급한 데 말입니다.

[A 모 씨/DVD 음반 제작 업체 대표 : "은행에서 받을 수는 있대요. 한시름 놓았는데 근데 전화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내가 급해도 쫓아갈 수도 없는 거고 좀 빨리 나왔으면 하는 그거예요. 우리네들 바람은."]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미 대출 받은 돈이 있으면 그 돈을 빼고 지원받습니다.

[A 모 씨/DVD 음반 제작 업체 대표 : "대출 있는 건 다 제하고 준대요. ‘얼마가 나올지 기대하지 마세요.’ 하니까 나와봐야 아는 거지"]

또 일부에선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사실상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러다보니 이래저래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집니다.

[의류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 IMF 때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 이 정도까지 주변 공장들이 대부분 멈춘 상태는 아니었거든요. 뭐 메르스나 사스 때도 이 정도까진……."]

이런 상황인데 지원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 홍보가 필요해보입니다.

[금속가공 업체 대표 : "우리는 그걸 잘 모르니까 그런 방법도 잘 모르고…"]

[금속가공 업체 대표 : "그런 지원 정책이나 그런 게 핸드폰에 날아오는 것도 없어. 모르는 사람은 못 쓰는 거고…]

현장에선 자금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지원에 속도를 높일 시기라고 제안합니다.

[차남수/소상공인협회 연구위원 :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고 메르스 때보다 더 힘든 사태를 지금 겪고 있다. 더 심하게 말하면 소상공인들은 낭떠러지에 서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 등 특단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차남수/소상공인협회 연구위원 : "코로나19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국가가 부가세 면제나 감면 더 나아가서는 소득세 감면 또는 유예 같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고요. 현물 등의 직접 지원도 이제는 고려할 상황이 되지 않았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지금, 정말 하루 하루가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이 고맙고 절실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좀 더 세심한 정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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