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는 한국인이 2배? 통계도 잘못 인용한 靑

입력 2020.02.28 (11:22) 수정 2020.02.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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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실익 없다"

청와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요청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27일 오후 늦게였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을 전면 입국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실익이 없다"면서 5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중국인 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면서 통계도 인용했는데요.

구체적으론 이렇게 2월 25일, 26일 통계를 놓고 비교했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숫자와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들의 숫자입니다.

자료 출처: 27일 청와대 서면 브리핑자료 출처: 27일 청와대 서면 브리핑

청와대는 이 통계를 인용하며 법무부 출입국상황실 종합 통계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천 명대로 떨어져 있는 중국인 입국을 막기 위해 전면입국 금지를 하는 것은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는 오히려 우리 국민의 피해가 클 수 있어 실익이 없다는 정부 입장의 핵심 근거인 셈이죠.

중국 가는 한국인이 2배? 법무부 통계 잘못 인용

그런데 법무부 통계를 확인해보니, 이 통계는 잘못된 통계였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이 법무부 통계를 보면 중국으로 출국하는 중국인 숫자가 2월 25일에 3,337명 26일 3,697명입니다.

그러니까 청와대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한국인이 두 배 많다고 인용한 숫자는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 숫자가 아닌, 중국으로 가는 중국인 숫자였던 겁니다.

靑 "통계 잘못 인용" 정정하면서 27일 숫자만 공개

KBS 취재진이 청와대에 확인을 요청하자, 청와대는 통계를 잘못 인용한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청와대는 곧 서면 브리핑을 통해 숫자를 바로 잡았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인 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는 브리핑 내용을 "출국하는 우리 국민 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로 정정합니다. 실례로 2월 27일 입국한 중국인은 1093명, 출국한 우리 국민은 1406명입니다.(청와대 서면 브리핑)

그런데 청와대 서면 브리핑엔 27일 날짜만 나와있죠. 왜 27일만 숫자를 공개했을까요?

靑이 비공개한 25, 26일 통계 한국 온 중국인이 더 많아

청와대가 비공개한 통계를 법무부 자료로 다시 확인해봤더니, 당초 청와대가 비교했던 날짜인 25일, 26일엔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이, 중국으로 간 한국인보다 더 많습니다. (25일 1,824명>1,207명 / 26일 1,404명>1,372명/ 왼쪽이 중국->한국, 오른쪽은 한국->중국)

그러니까 해당 날짜의 정확한 통계를 보면 청와대 설명과는 다른 거죠. 그런 상황에서 이 두 날짜는 빼고, 어제 브리핑한 취지에 맞는 27일 통계만 공개한 거 아니냔 추측이 나옵니다.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중요 브리핑을 하면서 기본적인 통계조차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브리핑을 한데다, 틀린 숫자를 정정해 다시 공개하면서도 청와대에 유리한 일부 통계만 공개한 셈입니다.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뼈아픈 실수를 한 청와대. 어설픈 대응으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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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가는 한국인이 2배? 통계도 잘못 인용한 靑
    • 입력 2020-02-28 11:22:58
    • 수정2020-02-28 16:16:46
    취재K
靑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실익 없다"

청와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요청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27일 오후 늦게였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을 전면 입국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실익이 없다"면서 5가지 이유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중국인 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면서 통계도 인용했는데요.

구체적으론 이렇게 2월 25일, 26일 통계를 놓고 비교했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숫자와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들의 숫자입니다.

자료 출처: 27일 청와대 서면 브리핑
청와대는 이 통계를 인용하며 법무부 출입국상황실 종합 통계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천 명대로 떨어져 있는 중국인 입국을 막기 위해 전면입국 금지를 하는 것은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는 오히려 우리 국민의 피해가 클 수 있어 실익이 없다는 정부 입장의 핵심 근거인 셈이죠.

중국 가는 한국인이 2배? 법무부 통계 잘못 인용

그런데 법무부 통계를 확인해보니, 이 통계는 잘못된 통계였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이 법무부 통계를 보면 중국으로 출국하는 중국인 숫자가 2월 25일에 3,337명 26일 3,697명입니다.

그러니까 청와대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한국인이 두 배 많다고 인용한 숫자는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 숫자가 아닌, 중국으로 가는 중국인 숫자였던 겁니다.

靑 "통계 잘못 인용" 정정하면서 27일 숫자만 공개

KBS 취재진이 청와대에 확인을 요청하자, 청와대는 통계를 잘못 인용한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청와대는 곧 서면 브리핑을 통해 숫자를 바로 잡았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인 보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가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라는 브리핑 내용을 "출국하는 우리 국민 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로 정정합니다. 실례로 2월 27일 입국한 중국인은 1093명, 출국한 우리 국민은 1406명입니다.(청와대 서면 브리핑)

그런데 청와대 서면 브리핑엔 27일 날짜만 나와있죠. 왜 27일만 숫자를 공개했을까요?

靑이 비공개한 25, 26일 통계 한국 온 중국인이 더 많아

청와대가 비공개한 통계를 법무부 자료로 다시 확인해봤더니, 당초 청와대가 비교했던 날짜인 25일, 26일엔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이, 중국으로 간 한국인보다 더 많습니다. (25일 1,824명>1,207명 / 26일 1,404명>1,372명/ 왼쪽이 중국->한국, 오른쪽은 한국->중국)

그러니까 해당 날짜의 정확한 통계를 보면 청와대 설명과는 다른 거죠. 그런 상황에서 이 두 날짜는 빼고, 어제 브리핑한 취지에 맞는 27일 통계만 공개한 거 아니냔 추측이 나옵니다.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중요 브리핑을 하면서 기본적인 통계조차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브리핑을 한데다, 틀린 숫자를 정정해 다시 공개하면서도 청와대에 유리한 일부 통계만 공개한 셈입니다.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뼈아픈 실수를 한 청와대. 어설픈 대응으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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