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金마스크’ 구하기 위한 긴 행렬…현장서 확진자 발견

입력 2020.03.03 (06:20) 수정 2020.03.0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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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대구 지역 우체국에서도 정부가 확보한 마스크 물량이 풀렸습니다.

아직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탓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나왔다가 KBS 취재진에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시내 편의점에 가도 마스크 사는 건 하늘에 별 따기.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안녕하세요. 혹시 마스크 있나요?) 마스크 없어요. 들어오질 않아요. 발주 창이 열리질 않아요."]

일부 약국에 물량이 조금씩 풀리지만 이마저도 운이 좋아야 합니다.

[약국 직원/음성변조 : "(마스크 있나요?) 네. (그런데) 몇 개 없어서 저희가 팔 수 있는 게 3개밖에 안 돼요. (얼마에요?) 한 개에 3천 원이요."]

이렇다 보니 오전 11시부터 공적 물량이 풀리는 우체국 앞엔 일찌감치 긴 줄이 생겼습니다.

[A씨/마스크 구매 시민/어제 : "(몇 시에 나오셨어요?) 8시. 집에서는 7시 40분쯤 나왔죠. 오늘은 번호표를 안 준다는 거예요. 그냥 서 있으라는 거예요."]

부족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 쓰고 나오기도 합니다.

[정경숙/마스크 구매 시민 : "없으니까 빨아 써야 할 거 아니에요? (며칠 되신 거예요? 마스크?) 4일인가 5일인가 됐어요. 현재는 쌀보다도 마스크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대구우체국이 준비한 700세트 3천5백 장이 빠르게 줄고,

["수고하셨습니다. 끝입니다."]

33분 만에 완전히 동났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마칠 때쯤 인근에 서 있던 한 남성이 '확진자인데 마스크도 못 구했다'고 혼잣말을 해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B씨/어제/음성변조 : "아침에 전화 왔더라고 확진자인데... 꼼짝도 말고 들어앉아 있으라는데 마스크는 사러 나와야 할 거 아닙니까. 안 그래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자가격리 지침 위반으로, 전염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행위이자 처벌 대상입니다.

취재진은 우선 남성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즉시 귀가하도록 안내했습니다.

["(확진 판정 받으면 집 밖으로 나오시면 안 돼요. 전염되잖아요.) 들어가야겠네, 그럼. (나오시면 안 돼요)."]

이후 취재진은 대구 중구청의 도움으로 남성의 용모와 비슷한 확진 환자 후보군을 파악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이후 이 남성이 확진 환자임을 확인해 강제 격리했으며, 먼저 치료를 받게 한 뒤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환자와 접촉한 KBS 취재진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스스로 자가 격리 조치했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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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3 06:24:58
    • 수정2020-03-03 06: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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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대구 지역 우체국에서도 정부가 확보한 마스크 물량이 풀렸습니다.

아직도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탓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나왔다가 KBS 취재진에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시내 편의점에 가도 마스크 사는 건 하늘에 별 따기.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안녕하세요. 혹시 마스크 있나요?) 마스크 없어요. 들어오질 않아요. 발주 창이 열리질 않아요."]

일부 약국에 물량이 조금씩 풀리지만 이마저도 운이 좋아야 합니다.

[약국 직원/음성변조 : "(마스크 있나요?) 네. (그런데) 몇 개 없어서 저희가 팔 수 있는 게 3개밖에 안 돼요. (얼마에요?) 한 개에 3천 원이요."]

이렇다 보니 오전 11시부터 공적 물량이 풀리는 우체국 앞엔 일찌감치 긴 줄이 생겼습니다.

[A씨/마스크 구매 시민/어제 : "(몇 시에 나오셨어요?) 8시. 집에서는 7시 40분쯤 나왔죠. 오늘은 번호표를 안 준다는 거예요. 그냥 서 있으라는 거예요."]

부족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 쓰고 나오기도 합니다.

[정경숙/마스크 구매 시민 : "없으니까 빨아 써야 할 거 아니에요? (며칠 되신 거예요? 마스크?) 4일인가 5일인가 됐어요. 현재는 쌀보다도 마스크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대구우체국이 준비한 700세트 3천5백 장이 빠르게 줄고,

["수고하셨습니다. 끝입니다."]

33분 만에 완전히 동났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마칠 때쯤 인근에 서 있던 한 남성이 '확진자인데 마스크도 못 구했다'고 혼잣말을 해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B씨/어제/음성변조 : "아침에 전화 왔더라고 확진자인데... 꼼짝도 말고 들어앉아 있으라는데 마스크는 사러 나와야 할 거 아닙니까. 안 그래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자가격리 지침 위반으로, 전염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행위이자 처벌 대상입니다.

취재진은 우선 남성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즉시 귀가하도록 안내했습니다.

["(확진 판정 받으면 집 밖으로 나오시면 안 돼요. 전염되잖아요.) 들어가야겠네, 그럼. (나오시면 안 돼요)."]

이후 취재진은 대구 중구청의 도움으로 남성의 용모와 비슷한 확진 환자 후보군을 파악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이후 이 남성이 확진 환자임을 확인해 강제 격리했으며, 먼저 치료를 받게 한 뒤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환자와 접촉한 KBS 취재진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스스로 자가 격리 조치했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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