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마스크의 역설’ 오히려 감염 위험 높일 수 있다?

입력 2020.03.03 (15:18) 수정 2020.03.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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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쓸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 포브스지가 현지시각 지난달 29일 올린 기사의 제목입니다


왜 이런 주장을 했는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KF94, 80 마스크 구멍보다 '비말'이 더 크다.

코로나19의 크기는 지름 0.1~0.2㎛(마이크로미터)입니다. 0.4㎛를 94% 걸러낼 수 있는 KF94 마스크에 코로나19가 닿으면 단순히 크기만 놓고 볼 때, 그대로 통과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바이러스 자체가 공기에 둥둥 떠다니다 감염시키는 '공기 감염'은 하지 않고, 주로 비말(飛沫 Droplets 침방울) 형태로 전염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번 하면, 5㎛ 크기의 비말이 평균 3천 개 이상 나온다고 합니다. 비말 핵은 지름 1~4㎛ 입자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단순히 크기만을 놓고 비교하면, 이 5㎛의 비말은 0.4㎛의 KF94 마스크는 물론, 0.6㎛의 KF80 마스크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KF94, KF80 마스크가 코로나19의 '비말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포브스의 설명입니다.

아이오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예방전문의 엘리 퍼렌서비치(Eli Perencevich)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외출할 때는 물론, 심지어 옆집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어도 얼굴마스크(수술용 마스크, N95 마스크 등 가리지 않고)를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마스크를 착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 이유와 근거는 무엇일까요?


"마스크를 쓰면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착용한 뒤, (눈 ·코· 입 등)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되면서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여러 차례 강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취지로,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현지시각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대로 마스크를 쓰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안면을 더 많이 만지는 경향이 있고, 그런 행동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마스크에 비말이 닿게 되면, 비말이 그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비닐우산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비닐우산은 물방울을 튕겨 냅니다. 그러나 마스크는 비말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머금고 있도록 설계돼(designed to keep droplets in—not to keep them out)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에 마스크가 젖어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마스크 위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밖에도 마스크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 3M은 일반인이 아무리 얼굴에 밀착하게 착용해도 소량의 공기가 (마스크 틈새로) 드나드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또 마스크를 잘못 사용하면, 피하고자 하는 공기 중의 모든 위험 물질들을 마스크 안에 가두어 놓고 스스로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외출 시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마스크 벗기 전에 손 씻어야"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마스크를 '올바르게 벗는 방법'입니다.

퍼렌서비치 교수는 마스크를 벗기 전에 손을 먼저 씻으라고 충고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것만으로 감염에 안전하다는) 잘못된 보안 감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마스크를 벗기 전에 손을 씻지 않으면, 마스크를 벗고 나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마스크가 오염됐다는 가정하에 마스크를 벗기 전후로 손을 씻으면, 가장 완벽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브스는 여기서 '비누'의 실질적인 중요성을 마지막으로 강조합니다.


비누, 코로나19 사멸시킬 수 있는 이유?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생물물리학 교수인 캐런 플레밍(Karen Fleming) 박사는 트위터에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외부에 지질막층(outer lipid membrane layer)을 갖고 있는데, 비누로 손을 씻으면, 이 지질층을 녹여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누가 단순히 더러움을 씻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포브스는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 "코로나19 감염자 반드시 마스크 써야"

바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입니다.

추가적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 보호자,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의료인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퍼렌서비치 교수의 당부의 말로 끝맺습니다.

"호흡기 바이러스라고 해서 숨 쉬는 것을 통해 몸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염된 손이 입이나 얼굴에 닿을 때,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손을 먼저 씻지 않고는 입이나 얼굴을 만지지 마세요."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통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3피트(1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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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3 15:18:47
    • 수정2020-03-03 15: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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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쓸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 포브스지가 현지시각 지난달 29일 올린 기사의 제목입니다


왜 이런 주장을 했는지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KF94, 80 마스크 구멍보다 '비말'이 더 크다.

코로나19의 크기는 지름 0.1~0.2㎛(마이크로미터)입니다. 0.4㎛를 94% 걸러낼 수 있는 KF94 마스크에 코로나19가 닿으면 단순히 크기만 놓고 볼 때, 그대로 통과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바이러스 자체가 공기에 둥둥 떠다니다 감염시키는 '공기 감염'은 하지 않고, 주로 비말(飛沫 Droplets 침방울) 형태로 전염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번 하면, 5㎛ 크기의 비말이 평균 3천 개 이상 나온다고 합니다. 비말 핵은 지름 1~4㎛ 입자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단순히 크기만을 놓고 비교하면, 이 5㎛의 비말은 0.4㎛의 KF94 마스크는 물론, 0.6㎛의 KF80 마스크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KF94, KF80 마스크가 코로나19의 '비말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포브스의 설명입니다.

아이오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예방전문의 엘리 퍼렌서비치(Eli Perencevich)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외출할 때는 물론, 심지어 옆집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어도 얼굴마스크(수술용 마스크, N95 마스크 등 가리지 않고)를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마스크를 착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 이유와 근거는 무엇일까요?


"마스크를 쓰면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착용한 뒤, (눈 ·코· 입 등)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되면서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여러 차례 강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취지로,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현지시각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대로 마스크를 쓰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안면을 더 많이 만지는 경향이 있고, 그런 행동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마스크에 비말이 닿게 되면, 비말이 그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비닐우산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비닐우산은 물방울을 튕겨 냅니다. 그러나 마스크는 비말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머금고 있도록 설계돼(designed to keep droplets in—not to keep them out)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에 마스크가 젖어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마스크 위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밖에도 마스크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 3M은 일반인이 아무리 얼굴에 밀착하게 착용해도 소량의 공기가 (마스크 틈새로) 드나드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또 마스크를 잘못 사용하면, 피하고자 하는 공기 중의 모든 위험 물질들을 마스크 안에 가두어 놓고 스스로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외출 시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마스크 벗기 전에 손 씻어야"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마스크를 '올바르게 벗는 방법'입니다.

퍼렌서비치 교수는 마스크를 벗기 전에 손을 먼저 씻으라고 충고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것만으로 감염에 안전하다는) 잘못된 보안 감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마스크를 벗기 전에 손을 씻지 않으면, 마스크를 벗고 나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마스크가 오염됐다는 가정하에 마스크를 벗기 전후로 손을 씻으면, 가장 완벽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브스는 여기서 '비누'의 실질적인 중요성을 마지막으로 강조합니다.


비누, 코로나19 사멸시킬 수 있는 이유?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생물물리학 교수인 캐런 플레밍(Karen Fleming) 박사는 트위터에 코로나19는 기본적으로 외부에 지질막층(outer lipid membrane layer)을 갖고 있는데, 비누로 손을 씻으면, 이 지질층을 녹여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누가 단순히 더러움을 씻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포브스는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 "코로나19 감염자 반드시 마스크 써야"

바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입니다.

추가적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 보호자,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의료인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퍼렌서비치 교수의 당부의 말로 끝맺습니다.

"호흡기 바이러스라고 해서 숨 쉬는 것을 통해 몸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염된 손이 입이나 얼굴에 닿을 때,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손을 먼저 씻지 않고는 입이나 얼굴을 만지지 마세요."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통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3피트(1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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