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신천지 대 마스크…“뭣이 중헌디?”

입력 2020.03.03 (18:07) 수정 2020.03.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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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 역시 최대 화두는 코로나19 대처입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부터 야당인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까지, 지도부는 연일 코로나19 관련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당과 야당, 똑같은 코로나19 얘기를 하지만 초점은 다릅니다.


"신천지! 왜 협조 안 하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3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신천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지만,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 폭증 국면을 맞으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즉시 교육생 명단을 포함해 모든 신도명단을 제출하고 이들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조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천지 소유 시설을 신천지 소속 무증상 경증 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그 운영을 책임져 주시기 바란다. 또한, 교인 정보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당국에 제공하라"고 요구한 이낙연 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전날 발언과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가 잘하고 있었는데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진 건 신천지 책임이 크니, 수습에 협조하라는 얘기입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특정 정당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 이는 적당히 덮어두고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신천지 출신 인사들이 "이만희 교주가 '새누리당 당명은 내가 지었다'고 이야기했다"는 과거 언론 보도 등을 들어, 현 미래통합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당은 적극 반박하고 있습니다.

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새누리당 당명은 국민 공모를 통해 결정됐는데 새누리당의 당명을 본인이 지어줬다는 이만희의 거짓 발언은 그 자체로 새누리당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황교안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에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특정 교단'이 아닌 신천지를 직접 언급하며 "신천지 측에 엄중히 요청한다. 허위보고나 비협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정부의 잘못? 바로 마스크!"
반면 통합당 지도부가 대신 집중하는 건 마스크입니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풍경은 '정부의 대처 부실'이라는 메시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또 정책 대안 제시도 강조했습니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늘 회의에서 "마스크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를 과연 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마스크 특별공급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마스크 업체와 계약해 일괄 구매한 뒤 이장·통장 등 행정조직 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부산 기장군과 경북 청도군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김성원 대변인도 "정부는 기장군의 사례처럼 마스크를 일괄 구매해 행정조직을 통해 배분하는 방식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장에 나와 직접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이라도 한 번 서보시라. 그러면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쓴다'는 여당 대표의 망언은 차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당 비판도 더했습니다.

민주당의 고민도 결국 '마스크'
민주당도 '신천지'에만 집중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의 마스크 수급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타개를 위해 고심 중입니다. 다만, 마스크 문제가 쟁점이 되는 게 부담스러울 뿐입니다. 당 지도부가 모여 전략을 논의하는 어제 '고위전략회의'에서도 회의 시간의 상당 부분은 총선 공천 문제가 아닌 마스크 수급 대책에 할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마스크 수급문제가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생산물량 증가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원료의 추가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주말 역시 평일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게끔 적극 뒷받침 하겠다. 생산라인 재조정 등을 통해 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올인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께서 보다 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도록 공적 판매 비율을 상향하는 것과 함께, 공적 판매처를 확대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마스크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고 구매도 용이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일단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불안심리에 따른 사재기도 없어지고 매점매석 물량도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은 '마스크 대란'이 계속 이어질 경우 공적통제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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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신천지 대 마스크…“뭣이 중헌디?”
    • 입력 2020-03-03 18:07:53
    • 수정2020-03-03 18:11:53
    여심야심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 역시 최대 화두는 코로나19 대처입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부터 야당인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까지, 지도부는 연일 코로나19 관련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당과 야당, 똑같은 코로나19 얘기를 하지만 초점은 다릅니다.


"신천지! 왜 협조 안 하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3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신천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지만,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 폭증 국면을 맞으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즉시 교육생 명단을 포함해 모든 신도명단을 제출하고 이들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조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천지 소유 시설을 신천지 소속 무증상 경증 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그 운영을 책임져 주시기 바란다. 또한, 교인 정보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당국에 제공하라"고 요구한 이낙연 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전날 발언과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가 잘하고 있었는데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진 건 신천지 책임이 크니, 수습에 협조하라는 얘기입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특정 정당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 이는 적당히 덮어두고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신천지 출신 인사들이 "이만희 교주가 '새누리당 당명은 내가 지었다'고 이야기했다"는 과거 언론 보도 등을 들어, 현 미래통합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통합당은 적극 반박하고 있습니다.

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새누리당 당명은 국민 공모를 통해 결정됐는데 새누리당의 당명을 본인이 지어줬다는 이만희의 거짓 발언은 그 자체로 새누리당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황교안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에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특정 교단'이 아닌 신천지를 직접 언급하며 "신천지 측에 엄중히 요청한다. 허위보고나 비협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정부의 잘못? 바로 마스크!"
반면 통합당 지도부가 대신 집중하는 건 마스크입니다.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풍경은 '정부의 대처 부실'이라는 메시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또 정책 대안 제시도 강조했습니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늘 회의에서 "마스크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를 과연 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마스크 특별공급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마스크 업체와 계약해 일괄 구매한 뒤 이장·통장 등 행정조직 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부산 기장군과 경북 청도군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김성원 대변인도 "정부는 기장군의 사례처럼 마스크를 일괄 구매해 행정조직을 통해 배분하는 방식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장에 나와 직접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이라도 한 번 서보시라. 그러면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쓴다'는 여당 대표의 망언은 차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당 비판도 더했습니다.

민주당의 고민도 결국 '마스크'
민주당도 '신천지'에만 집중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의 마스크 수급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타개를 위해 고심 중입니다. 다만, 마스크 문제가 쟁점이 되는 게 부담스러울 뿐입니다. 당 지도부가 모여 전략을 논의하는 어제 '고위전략회의'에서도 회의 시간의 상당 부분은 총선 공천 문제가 아닌 마스크 수급 대책에 할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마스크 수급문제가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생산물량 증가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원료의 추가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주말 역시 평일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게끔 적극 뒷받침 하겠다. 생산라인 재조정 등을 통해 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올인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께서 보다 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도록 공적 판매 비율을 상향하는 것과 함께, 공적 판매처를 확대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마스크 생산량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고 구매도 용이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일단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불안심리에 따른 사재기도 없어지고 매점매석 물량도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은 '마스크 대란'이 계속 이어질 경우 공적통제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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