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어떡하나? 日 연기 가능성 첫 언급

입력 2020.03.05 (08:15) 수정 2020.03.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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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일본이 못하면 런던이 대신 개최할 수 있다!"

영국 런던 시장 선거에 나선 한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다분히 표를 의식한 발언이겠지만요,

일본 누리꾼들 발끈하며 이렇게 되받아 쳤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크루즈나 가져가라"

코로나 19라는 암초를 만난 도쿄올림픽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혼란스런 와중에도 일단 성화 봉송 리허설까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인기 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참석한 덕인지 적지 않은 인파가 몰려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하지만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하시모토 세이코/일본 올림픽담당상 : "(올림픽 취소는) '2020년 안에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계약서에 쓰여 있습니다. 해석하면 2020년 중이면 연기가 가능합니다."]

취소가 아닌 연기, 그리고 '올해 중' 연기로 선을 그었습니다만, 그동안 올림픽 개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공언해 온 일본 정부로선 조금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겁니다.

하지만 올림픽 연기는 취소보다 오히려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가을로는 연기가 쉽지 않습니다.

야구인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과 미식 축구인 NFL 개막 등 미국 스포츠계 빅이벤트와 겹치는데, 2조원 가까이 중계권료를 지불한 미국 NBC 방송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도 입장이 난처합니다.

대표적 올림픽 후원사 13개 중 미국이 6개 일본이 3개인 상황에서 두 나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솔솔 새 나오는 올림픽 연기설에도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여전히 힘을 싣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 "IOC는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도 대회 준비를 계속해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도쿄올림픽 개최를 놓고 몇 달 째 설왕설래가 오갑니다.

영국 최대 배팅업체인 베트페어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 19에 따른 대형 이벤트의 취소 가능성을 배당률로 계산했는데, 도쿄올림픽은 1.73배로 나타났습니다.

천 원을 걸면 1,730원을 준다는 의미로 다른 주요 이벤트에 비해 도쿄올림픽의 배당률이 월등히 낮습니다.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수록 너도나도 돈을 걸테니까 배당금은 얼마 안 되겠죠,

그러니까 배당률이 월등히 낮다는 말은 그만큼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입니다.

그런가하면 일본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예측한 32년 전 애니메이션 영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제의 작품은 1988년 공개된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AKIRA(아키라)’.

2020년 도쿄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 작품 속에는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147일’이라는 간판이 등장합니다.

무려 32년 전에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예상한 것도 놀랍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는 건 간판 옆에 써있는 "중지다 중지"라는 낙서입니다.

이처럼 취소설, 연기설 각종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을 아예 관중 없이, 즉 무관중으로 치르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영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인 스테픈 파크는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하는 것이 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수와 임원 등 제한된 사람들만 엄격한 검사를 거친 뒤에 경기장에 들여보내자는 제안, 이 경우 올림픽 준비에 20조 원 이상을 쓴 일본으로선 올림픽이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됩니다.

올림픽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각국 선수들도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무관중 올림픽'이 될 경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입장권 수익을 무려 8천800억 원이나 포기해야 합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관중이 없는 올림픽이 과연 올림픽으로서 가치가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입니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지구촌 축제죠.

축제 현장에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올림픽 연기 혹은 취소라는 단어가 뉴스에 나올때마다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올림픽을 향해 피땀을 흘려 온 선수들입니다.

여자 복싱 간판 국가대표 오연지 선수, 두 차례 올림픽 출전에 실패한 그에게 올해는 마지막 도전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요르단이 입국을 불허해 애간장을 태우다 간신히 올림픽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데요.

이렇게 맘 졸이는 종목이 복싱 외에 역도, 탁구 등 많습니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은 오는 7월 24일입니다.

정상 개최냐 취소냐 연기냐 늦어도 5월 말까지는 결정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선수들의 열정과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마저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를... 지구촌인 모두의 바람일 겁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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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올림픽 어떡하나? 日 연기 가능성 첫 언급
    • 입력 2020-03-05 08:18:23
    • 수정2020-03-05 10:40:05
    아침뉴스타임
"도쿄 올림픽, 일본이 못하면 런던이 대신 개최할 수 있다!"

영국 런던 시장 선거에 나선 한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다분히 표를 의식한 발언이겠지만요,

일본 누리꾼들 발끈하며 이렇게 되받아 쳤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크루즈나 가져가라"

코로나 19라는 암초를 만난 도쿄올림픽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혼란스런 와중에도 일단 성화 봉송 리허설까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인기 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참석한 덕인지 적지 않은 인파가 몰려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하지만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하시모토 세이코/일본 올림픽담당상 : "(올림픽 취소는) '2020년 안에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계약서에 쓰여 있습니다. 해석하면 2020년 중이면 연기가 가능합니다."]

취소가 아닌 연기, 그리고 '올해 중' 연기로 선을 그었습니다만, 그동안 올림픽 개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공언해 온 일본 정부로선 조금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겁니다.

하지만 올림픽 연기는 취소보다 오히려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가을로는 연기가 쉽지 않습니다.

야구인 메이저리그의 포스트시즌과 미식 축구인 NFL 개막 등 미국 스포츠계 빅이벤트와 겹치는데, 2조원 가까이 중계권료를 지불한 미국 NBC 방송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도 입장이 난처합니다.

대표적 올림픽 후원사 13개 중 미국이 6개 일본이 3개인 상황에서 두 나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솔솔 새 나오는 올림픽 연기설에도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여전히 힘을 싣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 "IOC는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도 대회 준비를 계속해주길 바랍니다."]

이렇게 도쿄올림픽 개최를 놓고 몇 달 째 설왕설래가 오갑니다.

영국 최대 배팅업체인 베트페어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 19에 따른 대형 이벤트의 취소 가능성을 배당률로 계산했는데, 도쿄올림픽은 1.73배로 나타났습니다.

천 원을 걸면 1,730원을 준다는 의미로 다른 주요 이벤트에 비해 도쿄올림픽의 배당률이 월등히 낮습니다.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수록 너도나도 돈을 걸테니까 배당금은 얼마 안 되겠죠,

그러니까 배당률이 월등히 낮다는 말은 그만큼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입니다.

그런가하면 일본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예측한 32년 전 애니메이션 영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제의 작품은 1988년 공개된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AKIRA(아키라)’.

2020년 도쿄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 작품 속에는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147일’이라는 간판이 등장합니다.

무려 32년 전에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예상한 것도 놀랍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는 건 간판 옆에 써있는 "중지다 중지"라는 낙서입니다.

이처럼 취소설, 연기설 각종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을 아예 관중 없이, 즉 무관중으로 치르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영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인 스테픈 파크는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하는 것이 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선수와 임원 등 제한된 사람들만 엄격한 검사를 거친 뒤에 경기장에 들여보내자는 제안, 이 경우 올림픽 준비에 20조 원 이상을 쓴 일본으로선 올림픽이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됩니다.

올림픽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각국 선수들도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무관중 올림픽'이 될 경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입장권 수익을 무려 8천800억 원이나 포기해야 합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관중이 없는 올림픽이 과연 올림픽으로서 가치가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입니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지구촌 축제죠.

축제 현장에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올림픽 연기 혹은 취소라는 단어가 뉴스에 나올때마다 가슴을 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올림픽을 향해 피땀을 흘려 온 선수들입니다.

여자 복싱 간판 국가대표 오연지 선수, 두 차례 올림픽 출전에 실패한 그에게 올해는 마지막 도전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요르단이 입국을 불허해 애간장을 태우다 간신히 올림픽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데요.

이렇게 맘 졸이는 종목이 복싱 외에 역도, 탁구 등 많습니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은 오는 7월 24일입니다.

정상 개최냐 취소냐 연기냐 늦어도 5월 말까지는 결정해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선수들의 열정과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마저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기를... 지구촌인 모두의 바람일 겁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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