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화장지 사재기 광풍’ 호주까지 연이어 강타…왜?

입력 2020.03.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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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조금 미쳤습니다." 한 호주 언론사(NEWS.COM.AU)가 오늘(5일)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시민 인터뷰에서 뽑아낸 조금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호주 시민들이 대형 상점으로 뛰어들어가 화장실용 화장지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한 남성은 20개씩 들어간 화장지 네 꾸러미를 카트에 넘치도록 담았습니다.

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화장지만 가득한 카트도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진열대에는 남아 있는 화장지가 별로 없습니다.


장 보러 나온 다른 고객들도 서로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황당함을 토로했습니다.

"며칠 전 만해도 이럴 줄 몰랐어요…모든 사람이 조금 미쳤습니다." - 스테파니 매너스


"다른 모든 사람이 사길래 저도 샀어요…좀 웃기죠. 저 역시 당황(panicking)하고 있습니다. 동나기 전에 사라고들 해요" - 리사

"무엇이 사람들을 자극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그저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 마가렛 와더스

'정보 과잉; 탓으로 돌리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

"생각(ideas)들이 전염성이 있습니다. 마치 바이러스처럼 성장합니다. 나는 당황(panicking)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이드리안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자신을 위해, 또 여자 친구를 위한 선물로 화장실용 화장지를 샀다며 웃었습니다.


여느 나라들처럼 사재기 뒤에는 몇배 부풀려 되팔기라는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고, 호주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트위터에서는 '화장지게이트'(#toiletpapergate)라고 불리며 많은 현장 사진들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이 모든 소동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함께 커지는 공포심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그런데 왜 화장실용 휴지에 집착하는 걸까요?

자나 보우덴(Jana Bowden) 매콰리대학의 마케팅 부교수는 호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단 화장지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이 큽니다. 화장지가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죠."

더욱 중요한 측면은 군중 심리, 쏠림 현상(herd behaviour)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스크가 동나기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무엇을 사고 있는 것을 봤는데, 그것을 사지 못하고 그것을 이용할 수 없다면, 소비자는 후회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는 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라고 보우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언론의 보도도 역시 한몫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화장지 부족에 대한 뉴스가 알려지면서, 공포의 수준이 커진 이유도 있습니다." 보우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만들 때 쓰는 펄프가 부족해지면서 화장지 재고가 없다"는 가짜뉴스가 SNS에 돌면서 일본 소비자들도 마트로, 인터넷 구매로 몰려들었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17일 홍콩 몽콕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복면강도들이 트럭에서 내려놓은 화장지 50꾸러미를 빼앗아 달아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공포에 따른 군중 심리는 마스크는 물론이려니와 개인 방역과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화장지 수요까지 폭증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슈퍼마켓 공급이 몇 분 안에 말라 버렸고, 시드니에서는 한 대형 상점 체인이 1인당 네 꾸러미만 살 수 있도록 한도를 정하기도 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3일 오후 이러한 공황 구매(panic buying)는 불필요하다며 진정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지난달 29일 일본에 재고는 충분하다고 진정할 것을 당부했지만, 각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일까요? 호주 정부는 하늘길을 더욱 굳게 닫고 있습니다.

호주 연방 정부는 오늘(5일)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본토와 이란으로부터 도착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처는 연장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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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5 14: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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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조금 미쳤습니다." 한 호주 언론사(NEWS.COM.AU)가 오늘(5일)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시민 인터뷰에서 뽑아낸 조금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호주 시민들이 대형 상점으로 뛰어들어가 화장실용 화장지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한 남성은 20개씩 들어간 화장지 네 꾸러미를 카트에 넘치도록 담았습니다.

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화장지만 가득한 카트도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진열대에는 남아 있는 화장지가 별로 없습니다.


장 보러 나온 다른 고객들도 서로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황당함을 토로했습니다.

"며칠 전 만해도 이럴 줄 몰랐어요…모든 사람이 조금 미쳤습니다." - 스테파니 매너스


"다른 모든 사람이 사길래 저도 샀어요…좀 웃기죠. 저 역시 당황(panicking)하고 있습니다. 동나기 전에 사라고들 해요" - 리사

"무엇이 사람들을 자극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그저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 마가렛 와더스

'정보 과잉; 탓으로 돌리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

"생각(ideas)들이 전염성이 있습니다. 마치 바이러스처럼 성장합니다. 나는 당황(panicking)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이드리안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자신을 위해, 또 여자 친구를 위한 선물로 화장실용 화장지를 샀다며 웃었습니다.


여느 나라들처럼 사재기 뒤에는 몇배 부풀려 되팔기라는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고, 호주도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트위터에서는 '화장지게이트'(#toiletpapergate)라고 불리며 많은 현장 사진들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이 모든 소동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함께 커지는 공포심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그런데 왜 화장실용 휴지에 집착하는 걸까요?

자나 보우덴(Jana Bowden) 매콰리대학의 마케팅 부교수는 호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단 화장지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이 큽니다. 화장지가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어렵죠."

더욱 중요한 측면은 군중 심리, 쏠림 현상(herd behaviour)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스크가 동나기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무엇을 사고 있는 것을 봤는데, 그것을 사지 못하고 그것을 이용할 수 없다면, 소비자는 후회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는 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라고 보우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언론의 보도도 역시 한몫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홍콩,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화장지 부족에 대한 뉴스가 알려지면서, 공포의 수준이 커진 이유도 있습니다." 보우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만들 때 쓰는 펄프가 부족해지면서 화장지 재고가 없다"는 가짜뉴스가 SNS에 돌면서 일본 소비자들도 마트로, 인터넷 구매로 몰려들었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17일 홍콩 몽콕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복면강도들이 트럭에서 내려놓은 화장지 50꾸러미를 빼앗아 달아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공포에 따른 군중 심리는 마스크는 물론이려니와 개인 방역과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화장지 수요까지 폭증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슈퍼마켓 공급이 몇 분 안에 말라 버렸고, 시드니에서는 한 대형 상점 체인이 1인당 네 꾸러미만 살 수 있도록 한도를 정하기도 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3일 오후 이러한 공황 구매(panic buying)는 불필요하다며 진정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지난달 29일 일본에 재고는 충분하다고 진정할 것을 당부했지만, 각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일까요? 호주 정부는 하늘길을 더욱 굳게 닫고 있습니다.

호주 연방 정부는 오늘(5일)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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