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청와대 비난’ 담화 하룻만에 남북 정상 친서 교환

입력 2020.03.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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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두 정상이 지난 4일 친서를 교환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왔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마음만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다만, 친서에는 코로나19 방역 지원이나 개별 관광과 관련한 구체적 제안은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담은 답장 형식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별도의 채널에서 보건 분야에 대한 남북 협력 방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발표 담화(일부 발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발표 담화(일부 발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도착하기 하루 전만 해도 남북 관계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맹비난했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3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청와대가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세 살 난 아이, 겁은 먹은 개 등의 원색적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쏜 건 포병부대 훈련의 일환으로 자위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친서에서 다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담화를 낸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그가 메신저 역할을 넘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가 있다"면서 "앞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된다고 했을 때 김여정이 직접 협상장에 나와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협상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업무 보좌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업무 보좌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이렇게 북한이 하루 만에 강경 메시지와 유화 행동을 잇따라 보인 것은 남북 두 정상 간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향후 남북 관계에서 북한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센터장은 "북한이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남한과의 협력 필요성을 새롭게 지금 인식하고 있다는 판단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3월 2일은 북한의 식수절이었습니다. 이번 주 북한 매체들은 전국적인 나무 심기를 독려하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남북의창>은 대북 전문가인 김남수 그린코리아네트워크 대표로부터 북한의 변화하는 산림 실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도 들어봤습니다. 7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된 <남북의창>은 KBS뉴스 인터넷 홈페이지 다시보기(http://news.kbs.co.kr/vod)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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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의 창] ‘청와대 비난’ 담화 하룻만에 남북 정상 친서 교환
    • 입력 2020-03-07 09:00:58
    취재K
남북한 두 정상이 지난 4일 친서를 교환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왔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마음만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다만, 친서에는 코로나19 방역 지원이나 개별 관광과 관련한 구체적 제안은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담은 답장 형식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별도의 채널에서 보건 분야에 대한 남북 협력 방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발표 담화(일부 발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도착하기 하루 전만 해도 남북 관계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맹비난했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3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청와대가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세 살 난 아이, 겁은 먹은 개 등의 원색적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쏜 건 포병부대 훈련의 일환으로 자위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친서에서 다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담화를 낸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그가 메신저 역할을 넘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가 있다"면서 "앞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된다고 했을 때 김여정이 직접 협상장에 나와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협상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할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업무 보좌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이렇게 북한이 하루 만에 강경 메시지와 유화 행동을 잇따라 보인 것은 남북 두 정상 간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향후 남북 관계에서 북한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센터장은 "북한이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남한과의 협력 필요성을 새롭게 지금 인식하고 있다는 판단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3월 2일은 북한의 식수절이었습니다. 이번 주 북한 매체들은 전국적인 나무 심기를 독려하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남북의창>은 대북 전문가인 김남수 그린코리아네트워크 대표로부터 북한의 변화하는 산림 실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도 들어봤습니다. 7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된 <남북의창>은 KBS뉴스 인터넷 홈페이지 다시보기(http://news.kbs.co.kr/vod)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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