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만에 장례 치르는 故 문중원 기수…대책위 “합의안 수용”

입력 2020.03.07 (15:04) 수정 2020.03.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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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가 숨진 지 100일째인 오늘(7일), 고 문중원 기수 측이 한국마사회와의 합의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오늘(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설치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한국마사회와 합의한 '부경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 방지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대책위는 문 기수가 숨진 지 100일 안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합의안을 수용했다면서, 책임자 처벌은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문 기수의 장례를 치른 뒤에도 마사회의 불법과 부패구조를 바꾸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사회 책임자 처벌과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을 했던 문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는 "한국마사회와 어제 마지막 합의를 했다. 쉽지 않은 교섭이었다. 교섭위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100일이 됐다. 이제는 (남편을) 보내줘야 한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투쟁으로 얻은 더 강한 엄마가 되어보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6일) 유족을 대리해 교섭에 나선 민주노총은 한국마사회와 '부산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 방지안'에 합의했습니다.

합의안에서 양측은 부산과 경남 경마시스템과 업무실태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경쟁성 완화와 기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수들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부가순위 상금 공제율을 높이고, 기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조교사 개업 심사 기준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개선하고, 조교사가 기수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지 못하도록 기수의 권익 보호가 명시된 표준계약서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이후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죽음을 멈추는 희망 차량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행진 참여자들은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주위로 돌며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문 기수는 지난해 11월 29일 '말을 대충 타라는 등 부당한 지시를 받았고, 조교사가 되고자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방을 받지 못했다'라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오늘부터 삼일장으로 치러집니다. 오늘과 내일 추모제가 열리고, 발인은 9일 오전 9시에 진행됩니다. 장지는 경남 양산시 솥발산 공원묘원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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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일 만에 장례 치르는 故 문중원 기수…대책위 “합의안 수용”
    • 입력 2020-03-07 15:04:15
    • 수정2020-03-07 16:00:03
    사회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가 숨진 지 100일째인 오늘(7일), 고 문중원 기수 측이 한국마사회와의 합의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오늘(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설치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한국마사회와 합의한 '부경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 방지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대책위는 문 기수가 숨진 지 100일 안에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합의안을 수용했다면서, 책임자 처벌은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문 기수의 장례를 치른 뒤에도 마사회의 불법과 부패구조를 바꾸는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사회 책임자 처벌과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을 했던 문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는 "한국마사회와 어제 마지막 합의를 했다. 쉽지 않은 교섭이었다. 교섭위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100일이 됐다. 이제는 (남편을) 보내줘야 한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투쟁으로 얻은 더 강한 엄마가 되어보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6일) 유족을 대리해 교섭에 나선 민주노총은 한국마사회와 '부산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 방지안'에 합의했습니다.

합의안에서 양측은 부산과 경남 경마시스템과 업무실태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경쟁성 완화와 기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수들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부가순위 상금 공제율을 높이고, 기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조교사 개업 심사 기준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개선하고, 조교사가 기수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지 못하도록 기수의 권익 보호가 명시된 표준계약서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이후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죽음을 멈추는 희망 차량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행진 참여자들은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주위로 돌며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문 기수는 지난해 11월 29일 '말을 대충 타라는 등 부당한 지시를 받았고, 조교사가 되고자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방을 받지 못했다'라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오늘부터 삼일장으로 치러집니다. 오늘과 내일 추모제가 열리고, 발인은 9일 오전 9시에 진행됩니다. 장지는 경남 양산시 솥발산 공원묘원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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