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언급하기 시작한 WHO…왜?

입력 2020.03.10 (08:11) 수정 2020.03.10 (09: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팬데믹(pandemic) 그리스어로 전체를 뜻하는 'pan'과 사람을 의미하는 'demos'가 합쳐진 말입니다.

말 그대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전염병 경보 단계에서 최고 등급인 6단계, 즉 대유행 단계가 바로 '팬데믹'입니다.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 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까지 확산되자 WHO가 급기야 "팬데믹의 위협이 현실화됐다"며 팬데믹이란 말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 : "팬데믹의 위협은 매우 현실화됐습니다. 하지만 역사상 통제 가능한 첫 팬데믹이 될 것입니다."]

미 CNN 방송도 "팬데믹이 두렵게 들린다는 걸 알지만, 앞으로 코로나 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염병 대유행, 팬데믹은 오래 전 세계적 석학들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2년 전, 세상을 뜬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가 직면한 세 가지 위협으로 기후 변화와 소행성 충돌 그리고 전염병 대유행, 즉 '팬데믹'을 들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팬데믹을 기후 변화, 핵전쟁과 함께 '인류의 3대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실제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은 지난 40년 사이 30번 넘게 등장했습니다.

호주의 한 전문가는 "세균, 바이러스가 인간보다 똑똑하다"고 했습니다.

불과 열흘 전만해도 WHO는 코로나 19가 팬데믹 수준은 아니라며 대유행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마이클 라이언/WHO 긴급대응팀장/지난달 29일 : "만약 코로나 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지구상 모든 인간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거란 의미입니다. 데이터로는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이랬던 WHO가 결국 팬데믹을 언급한 건, 최근 유럽과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망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돌체 비타' 달콤한 인생의 나라 이탈리아가 지금 코로나 19로 초토화됐습니다.

환자가 1000명 넘게 나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확진자는 이제 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한을 봉쇄했던 것처럼, 밀라노와 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에 대해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밀라노 도심 두오모 대성당은 문을 닫았고,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명품 거리도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마트에서는 생필품 사재기까지 벌어지면서 매대가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준전시상황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이탈리아 주민 : "파스타 선반이 텅 비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2차 세계대전 때도 이렇진 않았어요. 맙소사!"]

지금 보시는 장면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열린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 A경기입니다.

이 경기 티켓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지만 코로나 19 감염 우려때문에 관중 없이 치러졌습니다.

슈퍼스타 호날두가 출전한 경기였는데도 말이죠.

호날두는 텅 빈 관중석을 향해 손뼉을 치는 등 팬이 있을 때와 다름없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킥오프 직전엔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세리머니까지 했습니다.

영국 매체 더선은 "호날두가 상상 속 팬과 교감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 특히 이탈리아가 코로나 19의 온상이 된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 특히나 만성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이탈리아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맞이한 것이 되려 화를 불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탈리아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연간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뺨 키스 등 특유의 친밀감을 표시하는 인사법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아시아를 넘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같은 유럽의 주요국, 그리고 미국과 호주 대륙까지 확산되면서, WHO의 공식적인 팬데믹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WHO가 194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플루 두 차례입니다.

WHO는 통제 가능한 첫 팬데믹 선언이 될거란 전망을 내놨습니다만, 지구촌에 드리운 코로나 19 공포는 점점 더 짙어가는 양상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팬데믹’ 언급하기 시작한 WHO…왜?
    • 입력 2020-03-10 08:13:36
    • 수정2020-03-10 09:17:10
    아침뉴스타임
팬데믹(pandemic) 그리스어로 전체를 뜻하는 'pan'과 사람을 의미하는 'demos'가 합쳐진 말입니다.

말 그대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전염병 경보 단계에서 최고 등급인 6단계, 즉 대유행 단계가 바로 '팬데믹'입니다.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 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까지 확산되자 WHO가 급기야 "팬데믹의 위협이 현실화됐다"며 팬데믹이란 말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 : "팬데믹의 위협은 매우 현실화됐습니다. 하지만 역사상 통제 가능한 첫 팬데믹이 될 것입니다."]

미 CNN 방송도 "팬데믹이 두렵게 들린다는 걸 알지만, 앞으로 코로나 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염병 대유행, 팬데믹은 오래 전 세계적 석학들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2년 전, 세상을 뜬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가 직면한 세 가지 위협으로 기후 변화와 소행성 충돌 그리고 전염병 대유행, 즉 '팬데믹'을 들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팬데믹을 기후 변화, 핵전쟁과 함께 '인류의 3대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실제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은 지난 40년 사이 30번 넘게 등장했습니다.

호주의 한 전문가는 "세균, 바이러스가 인간보다 똑똑하다"고 했습니다.

불과 열흘 전만해도 WHO는 코로나 19가 팬데믹 수준은 아니라며 대유행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마이클 라이언/WHO 긴급대응팀장/지난달 29일 : "만약 코로나 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지구상 모든 인간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거란 의미입니다. 데이터로는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이랬던 WHO가 결국 팬데믹을 언급한 건, 최근 유럽과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망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돌체 비타' 달콤한 인생의 나라 이탈리아가 지금 코로나 19로 초토화됐습니다.

환자가 1000명 넘게 나오는 날이 이어지면서, 확진자는 이제 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한을 봉쇄했던 것처럼, 밀라노와 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에 대해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밀라노 도심 두오모 대성당은 문을 닫았고,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명품 거리도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마트에서는 생필품 사재기까지 벌어지면서 매대가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준전시상황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이탈리아 주민 : "파스타 선반이 텅 비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2차 세계대전 때도 이렇진 않았어요. 맙소사!"]

지금 보시는 장면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열린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 A경기입니다.

이 경기 티켓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지만 코로나 19 감염 우려때문에 관중 없이 치러졌습니다.

슈퍼스타 호날두가 출전한 경기였는데도 말이죠.

호날두는 텅 빈 관중석을 향해 손뼉을 치는 등 팬이 있을 때와 다름없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킥오프 직전엔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세리머니까지 했습니다.

영국 매체 더선은 "호날두가 상상 속 팬과 교감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 특히 이탈리아가 코로나 19의 온상이 된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 특히나 만성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이탈리아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맞이한 것이 되려 화를 불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탈리아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연간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뺨 키스 등 특유의 친밀감을 표시하는 인사법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아시아를 넘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같은 유럽의 주요국, 그리고 미국과 호주 대륙까지 확산되면서, WHO의 공식적인 팬데믹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WHO가 194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플루 두 차례입니다.

WHO는 통제 가능한 첫 팬데믹 선언이 될거란 전망을 내놨습니다만, 지구촌에 드리운 코로나 19 공포는 점점 더 짙어가는 양상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