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데서 밀집 근무, 온종일 통화’ 콜센터 감염에 ‘취약’

입력 2020.03.10 (21:06) 수정 2020.03.1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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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콜센터, 사업장 한 군데서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온 건 감염에 특히 취약한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좁은 공간에 바짝 붙어앉아 온종일 전화통화를 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거죠.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의 모습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책상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습니다.

상담원 2백여 명이 이곳에 앉아 쉴 새 없이 전화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콜센터도 신천지 대구 교회와 거의 유사한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말을 하고 또 식사도 같이 하면서 장시간 접촉하다가 이렇게 다수의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콜센터 상황은 어떨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얘깁니다.

마스크가 있어도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벗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빠른 응대를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할 때는 답답하고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울리고 응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질 수가 있잖아요."]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지만, 콜센터 현실은 요즘 정부가 권장하는 재택이나 유연근무와 거리가 멉니다.

한 대기업 홈쇼핑의 콜센터 상담원은 KBS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콩나물시루 같은 콜센터에서 매일 11시간씩, 하루 2시간 추가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교회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지만 감염 예방을 위한 별다른 대책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당분간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중단하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근무 인원을 줄여서 순환근무를 하고 이런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상담원이 교대로 근무하는 24시간 콜센터의 경우, 컴퓨터와 마이크 등 비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접촉을 통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전국의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재하청과 아르바이트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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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은 데서 밀집 근무, 온종일 통화’ 콜센터 감염에 ‘취약’
    • 입력 2020-03-10 21:08:27
    • 수정2020-03-10 22:06:49
    뉴스 9
[앵커]

콜센터, 사업장 한 군데서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온 건 감염에 특히 취약한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좁은 공간에 바짝 붙어앉아 온종일 전화통화를 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거죠.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의 모습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책상이 사무실을 채우고 있습니다.

상담원 2백여 명이 이곳에 앉아 쉴 새 없이 전화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콜센터도 신천지 대구 교회와 거의 유사한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말을 하고 또 식사도 같이 하면서 장시간 접촉하다가 이렇게 다수의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콜센터 상황은 어떨까?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얘깁니다.

마스크가 있어도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벗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빠른 응대를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할 때는 답답하고 숨이 차거나 목소리가 울리고 응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적이 떨어질 수가 있잖아요."]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지만, 콜센터 현실은 요즘 정부가 권장하는 재택이나 유연근무와 거리가 멉니다.

한 대기업 홈쇼핑의 콜센터 상담원은 KBS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콩나물시루 같은 콜센터에서 매일 11시간씩, 하루 2시간 추가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교회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지만 감염 예방을 위한 별다른 대책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황수진/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 : "당분간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중단하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근무 인원을 줄여서 순환근무를 하고 이런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상담원이 교대로 근무하는 24시간 콜센터의 경우, 컴퓨터와 마이크 등 비품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접촉을 통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전국의 콜센터 상담원은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재하청과 아르바이트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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