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마스크 재활용할 수 있나?

입력 2020.03.11 (17:16) 수정 2020.03.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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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도 마스크에 대한 얘깁니다. 아무래도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까 재활용에 관한 주장들이 계속 주목을 받는 거겠죠?

[기자]

네. 각종 마스크 재활용 비법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에서 수차례 따져드렸는데요. 저희도 그렇고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또 다른 겁니다. 팩트체크팀에 진위확인을 해달라고 요청이들어온 내용이기도 합니다.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인데요.

캐나다에 사시는 분이 소금을 칠한 마스크가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으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게 주장의 근거입니다.

[앵커]

특허를 출원한 건 맞나요? 어떤 분인데 그런 특허를 낸 거죠?

[기자]

알아보니까 관련 전문가였습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화학재료공학과의 최효직 교수인데요.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외과 수술용 마스크에 소금 성분을 코팅하는 연구를 5년째 하고 계신 분입니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소금 코팅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아.. 실제로 관련 연구도 있고 특허 출원도 한 거네요? 그럼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인가요?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내용이 와전돼서 확대해석된 잘못된 정보입니다.

연구 내용을 좀 설명해드릴게요. 핵심은, 소금 코팅이 된 필터를 사용하면 바이러스와 세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연구결과는 2017년에 유명 국제학술지에 발표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마스크를 개발한 건 아니고 소금 성분이 코팅된 필터를 개발한 건데요.

바이러스를 옮기는 침방울 같은 에어로졸이 이 필터에 닿으면 소금이 녹으면서 물기는 날아가고, 날카로운 소금 결정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 날카로운 결정이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찔러서 파괴한다는 거죠. 연구팀이 3가지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바이러스가 5분 만에 99% 이상 비활성화됐고 30분 안에 완전히 파괴됐다고 합니다.

특히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필터에 접촉한 바이러스가 사멸되기 때문에 재사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중국 등 여러 나라와 함께 공동 연구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흥미로운 연구결과인데,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소금물에 마스크를 담갔다 쓰면 안 된다는 거잖아요?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그 부분이 오늘 주제의 핵심인데요.

안 그래도 그런 문의가 최 교수 측에도 여러 차례 갔다고 합니다.

근데 최 교수는 "효과가 없다. 소금물에 담갔다 뺀다고 해서 마스크에 소금이 코팅되지도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마스크가 오염되거나 필터 성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금 코팅된 필터로 마스크를 만들 때 기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또 많다고 해요. 그래서 현재 이 필터를 적용한 마스크를 상용화하기 위해서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하고요. 대략 1년이나 1년 6개월 뒤에 시판이 가능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장의 근거가 된 연구, 그 연구자가 직접 만류하는 상황이니까 확실해 보이네요.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 쓰는 건 근거가 없는 방법이라는 점을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설명드리고요.

지난번 방송에서도 살짝 짚어주셨지만 그럼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그나마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로요.

[기자]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제거 효과까지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과신해선 안 된다는 점, 그리고 마스크가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등의 물리적 손상이 적을 경우를 전제로 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고요.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환기가 잘되는 깨끗한 장소에서 충분히 건조하는 방법, 또 일광 살균을 하거나 자외선 살균을 하는 방법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소독용 에탄올로 마스크 표면을 가볍게 적셔 살균하는 방법도 있는데, 마스크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좀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마스크 상태가 양호할 경우 세균을 제거하면 다시 쓸 수 있다는 말이죠? 그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기자]

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 써볼 만한 방법입니다. 마스크를 아예 안 쓰거나 더러워진 마스크를 며칠씩 계속 쓰는 것보다야 나을 테니까요.

[앵커]

예. 일회용 마스크가 원칙적으로 재사용하면 안 된다는 건 다 아시는데, 현실적인 대안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확인해봤습니다.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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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마스크 재활용할 수 있나?
    • 입력 2020-03-11 17:20:45
    • 수정2020-03-11 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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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도 마스크에 대한 얘깁니다. 아무래도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까 재활용에 관한 주장들이 계속 주목을 받는 거겠죠?

[기자]

네. 각종 마스크 재활용 비법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에서 수차례 따져드렸는데요. 저희도 그렇고요.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또 다른 겁니다. 팩트체크팀에 진위확인을 해달라고 요청이들어온 내용이기도 합니다.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인데요.

캐나다에 사시는 분이 소금을 칠한 마스크가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으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게 주장의 근거입니다.

[앵커]

특허를 출원한 건 맞나요? 어떤 분인데 그런 특허를 낸 거죠?

[기자]

알아보니까 관련 전문가였습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화학재료공학과의 최효직 교수인데요.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외과 수술용 마스크에 소금 성분을 코팅하는 연구를 5년째 하고 계신 분입니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소금 코팅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아.. 실제로 관련 연구도 있고 특허 출원도 한 거네요? 그럼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그대로 말려서 쓰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인가요?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내용이 와전돼서 확대해석된 잘못된 정보입니다.

연구 내용을 좀 설명해드릴게요. 핵심은, 소금 코팅이 된 필터를 사용하면 바이러스와 세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연구결과는 2017년에 유명 국제학술지에 발표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마스크를 개발한 건 아니고 소금 성분이 코팅된 필터를 개발한 건데요.

바이러스를 옮기는 침방울 같은 에어로졸이 이 필터에 닿으면 소금이 녹으면서 물기는 날아가고, 날카로운 소금 결정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 날카로운 결정이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찔러서 파괴한다는 거죠. 연구팀이 3가지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바이러스가 5분 만에 99% 이상 비활성화됐고 30분 안에 완전히 파괴됐다고 합니다.

특히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필터에 접촉한 바이러스가 사멸되기 때문에 재사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중국 등 여러 나라와 함께 공동 연구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흥미로운 연구결과인데,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소금물에 마스크를 담갔다 쓰면 안 된다는 거잖아요? 왜 그런 거죠?

[기자]

네 그 부분이 오늘 주제의 핵심인데요.

안 그래도 그런 문의가 최 교수 측에도 여러 차례 갔다고 합니다.

근데 최 교수는 "효과가 없다. 소금물에 담갔다 뺀다고 해서 마스크에 소금이 코팅되지도 않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마스크가 오염되거나 필터 성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금 코팅된 필터로 마스크를 만들 때 기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또 많다고 해요. 그래서 현재 이 필터를 적용한 마스크를 상용화하기 위해서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하고요. 대략 1년이나 1년 6개월 뒤에 시판이 가능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장의 근거가 된 연구, 그 연구자가 직접 만류하는 상황이니까 확실해 보이네요. 마스크를 소금물에 담갔다 쓰는 건 근거가 없는 방법이라는 점을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설명드리고요.

지난번 방송에서도 살짝 짚어주셨지만 그럼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그나마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로요.

[기자]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제거 효과까지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과신해선 안 된다는 점, 그리고 마스크가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등의 물리적 손상이 적을 경우를 전제로 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고요.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환기가 잘되는 깨끗한 장소에서 충분히 건조하는 방법, 또 일광 살균을 하거나 자외선 살균을 하는 방법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소독용 에탄올로 마스크 표면을 가볍게 적셔 살균하는 방법도 있는데, 마스크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좀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마스크 상태가 양호할 경우 세균을 제거하면 다시 쓸 수 있다는 말이죠? 그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기자]

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 써볼 만한 방법입니다. 마스크를 아예 안 쓰거나 더러워진 마스크를 며칠씩 계속 쓰는 것보다야 나을 테니까요.

[앵커]

예. 일회용 마스크가 원칙적으로 재사용하면 안 된다는 건 다 아시는데, 현실적인 대안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확인해봤습니다.

오늘 소식도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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