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팔려다 ‘3자 사기’ 연루?…중고 인터넷 거래 ‘주의’

입력 2020.03.11 (17:38) 수정 2020.03.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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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서 개인 간 물건을 직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 집에서 공간만 차지하는 잡동사니 물건을 처분해서 좋고 돈도 벌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고, 일거양득인 셈이죠.

하지만 최근 중고물품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제3의 인물이 끼어들어 물품을 가로채는 이른바 '3자 사기'가 인터넷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모르고 있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수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A 씨는 최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백화점 상품권 20만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30만 원어치를 판다는 글을 올렸는데, 구매자가 20만 원어치를 19만 원에 제안하자 이를 수락한 겁니다. A 씨의 은행계좌로는 곧 19만 원이 입금됐고, 상품권의 핀 번호를 구매자에게 알려줬습니다.

지난 9일 A 씨는 인천 남동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자신의 계좌가 사기 거래에 이용됐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A 씨의 계좌는 이미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 치트(https://thecheat.co.kr)'에 등록돼 있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중고 휴대전화가 필요했던 B 씨.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한다는 글을 확인했습니다. 판매자와 19만 원에 거래하기로 하고 판매자가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B 씨는 휴대전화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사기 거래가 의심돼 확인해 보니, 판매자가 건네준 계좌는 '사기 계좌'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B 씨는 바로 경찰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여기서 상품권 구매자와 휴대전화 사기 거래 용의자는 동일인입니다. 용의자는 중고 휴대전화를 팔겠다는 글을 올려 B 씨를 속였습니다. 또 상품권을 구매하겠다고 해서 A 씨와의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B 씨가 보낸 19만 원은 A 씨의 계좌로 들어갔고, 이를 확인한 A 씨는 상품권의 핀 번호를 용의자에게 알려줬습니다. 결국, 용의자는 백화점 상품권을 챙겨 자취를 감췄습니다. B 씨는 휴대전화는 구경도 못 하고 19만 원만 잃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거래자에게 동시에 접근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한 뒤 중간에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이 이른바 '3자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상대를 서로 모르는 중고 거래의 특성을 이용한 건데요. 중고 거래를 할 경우, 물건이 실제 있는지와 돈이 입금되는지가 사실 관심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이름이나 생년월일, 주민등록증, 계좌번호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3자의 이름·계좌 악용…용의자 '정체 숨겨'

용의자는 자신의 이름과 계좌가 아닌 제3자의 것을 교묘히 이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계좌 추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사기 피해 공유 사이트에도 자신의 것이 아닌 제3자의 것이 올라갔습니다. 제3자는 정상적인 거래를 했음에도 엉뚱한 사기 거래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3자 사기는 현금화하기 쉬운 상품권이나 비트코인에까지 손을 뻗고 있습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고, 계좌 이용 때문에 사기 용의자로 조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 막으려면 '상대방 인적사항' 반드시 확인해야!

인터넷 중고 거래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정확한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민등록증 사진을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송금할 경우에는 계좌번호와 일치하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또 거래할 물건의 사진을 요구해서 맞는지 봐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거래 전에 유사한 사기 거래가 없는지, 해당 계좌가 사기에 이용되거나 도용된 적은 없는지도 살펴야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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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권 팔려다 ‘3자 사기’ 연루?…중고 인터넷 거래 ‘주의’
    • 입력 2020-03-11 17:38:33
    • 수정2020-03-11 17:58:41
    취재K
요즘 인터넷에서 개인 간 물건을 직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 집에서 공간만 차지하는 잡동사니 물건을 처분해서 좋고 돈도 벌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고, 일거양득인 셈이죠.

하지만 최근 중고물품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제3의 인물이 끼어들어 물품을 가로채는 이른바 '3자 사기'가 인터넷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모르고 있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수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A 씨는 최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백화점 상품권 20만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30만 원어치를 판다는 글을 올렸는데, 구매자가 20만 원어치를 19만 원에 제안하자 이를 수락한 겁니다. A 씨의 은행계좌로는 곧 19만 원이 입금됐고, 상품권의 핀 번호를 구매자에게 알려줬습니다.

지난 9일 A 씨는 인천 남동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자신의 계좌가 사기 거래에 이용됐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A 씨의 계좌는 이미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 치트(https://thecheat.co.kr)'에 등록돼 있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중고 휴대전화가 필요했던 B 씨.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한다는 글을 확인했습니다. 판매자와 19만 원에 거래하기로 하고 판매자가 알려준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B 씨는 휴대전화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사기 거래가 의심돼 확인해 보니, 판매자가 건네준 계좌는 '사기 계좌'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B 씨는 바로 경찰에 사기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여기서 상품권 구매자와 휴대전화 사기 거래 용의자는 동일인입니다. 용의자는 중고 휴대전화를 팔겠다는 글을 올려 B 씨를 속였습니다. 또 상품권을 구매하겠다고 해서 A 씨와의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B 씨가 보낸 19만 원은 A 씨의 계좌로 들어갔고, 이를 확인한 A 씨는 상품권의 핀 번호를 용의자에게 알려줬습니다. 결국, 용의자는 백화점 상품권을 챙겨 자취를 감췄습니다. B 씨는 휴대전화는 구경도 못 하고 19만 원만 잃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거래자에게 동시에 접근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한 뒤 중간에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이 이른바 '3자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상대를 서로 모르는 중고 거래의 특성을 이용한 건데요. 중고 거래를 할 경우, 물건이 실제 있는지와 돈이 입금되는지가 사실 관심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이름이나 생년월일, 주민등록증, 계좌번호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3자의 이름·계좌 악용…용의자 '정체 숨겨'

용의자는 자신의 이름과 계좌가 아닌 제3자의 것을 교묘히 이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계좌 추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사기 피해 공유 사이트에도 자신의 것이 아닌 제3자의 것이 올라갔습니다. 제3자는 정상적인 거래를 했음에도 엉뚱한 사기 거래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최근 3자 사기는 현금화하기 쉬운 상품권이나 비트코인에까지 손을 뻗고 있습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고, 계좌 이용 때문에 사기 용의자로 조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 막으려면 '상대방 인적사항' 반드시 확인해야!

인터넷 중고 거래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정확한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민등록증 사진을 받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송금할 경우에는 계좌번호와 일치하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또 거래할 물건의 사진을 요구해서 맞는지 봐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거래 전에 유사한 사기 거래가 없는지, 해당 계좌가 사기에 이용되거나 도용된 적은 없는지도 살펴야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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