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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서 마스크 하루 천만 장 생산’ 현실화 가능성은?
입력 2020.03.12 (17:56) 수정 2020.03.12 (18:47) 취재K
‘개성공단서 마스크 하루 천만 장 생산’ 현실화 가능성은?
이른바 '공공마스크' 제도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마스크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 국내에서 생산하는 마스크 숫자는 천3백만 개 정도인데 반해, 우리 인구는 5천만 명이 넘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이른바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면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한 지역 언론에 기고한 글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 업체 한 곳에서 월 1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고, 50여 개 사는 면 마스크를, 64개 사는 위생 방호복을 만들 수 있다며, 전 세계가 마스크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오늘(12일) 국회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는 방안을 국회가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우의원 등은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을 통해 물품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미국 등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있는 나라들도 도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글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장비(마스크 등)의 개성공단 생산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오늘(12일) 오후 2시 기준 만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하루 마스크 천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오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마스크 품귀 현상을 해결해줄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주장 실제 현실화 될 수 있을까요?


■ 북한 호응 관건...하루 마스크 천만 장? 북 노동자 3만 5천 명 투입 시 가능

먼저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하루에 천만 장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개성공단 내 마스크 생산업체 1곳과 봉제공장 73곳에 북한 근로자 3만 5천여 명이 투입됐을 때 생산 가능한 양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봉제공장 근로자 모두가 마스크를 생산한 경험이 없습니다. 예측한 수량이 산술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과연 북한이 호응할 것이냐는 부분입니다. 보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봉쇄적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국경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남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자 지난 1월 30일엔 북한의 요청으로 남북 협의를 거쳐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북한이 확진자가 7천 명을 넘어선 남한에 개성의 문을 열까요? 가능성이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은 70여 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은 근로자 부분"이라며 "(하루 마스크 천만 장 생산이)계산상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질적 생산 가능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 직무대행 역시 어제(1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남북 방역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남북의 인원이 실내에서 만나 밀접접촉을 해야 된다는 상황이 부담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시설 점검도 변수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문제입니다.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개성공단 가동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그 뒤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대표적 대북 제재인 유엔 결의안 2375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을 금지하고 있고 개성공단 생산품목인 섬유·기계류·전자기기를 수출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물자 생산이 인도적 목적인 만큼 국제사회 설득을 통해 유엔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가능할지, 가능하더라도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시설 점검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어언 4년이 흘렀습니다. 스위치만 올린다고 곧바로 재가동할 수는 없겠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직접 점검해야 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시설을 눈으로 직접 상태를 봐야지 어느 정도 추정이라도 가능하다며 보지 않고 몇 개월이 걸릴지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게 된다면 마스크 수급의 실효성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 마스크 필터 수급 문제도 관건...정세균 총리 "필터 공급이 부족해 증산 못하는 것"


설사 위에서 언급한 모든 조건이 충족돼 개성공단이 당장 내일 문을 연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실적 문제가 또 남아 있습니다. 현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건 KF80, KF94 등과 같은 보건용 마스크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개성공단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는 단 1곳입니다. 마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되는 나머지 73곳은 봉제공장입니다.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면 마스크를 생산하면 되지 않겠느냐 주장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면 마스크에 끼워 넣을 필터 구하기,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실제 필터 부족으로 문을 닫는 마스크 공장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할 정도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어제(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마스크 생산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마스크와 관계없이 개성공단이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마스크 문제는 공장 문제가 아니라 필터 공급이 부족해 증산을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 역시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방안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을 하고, 정부도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이른바 '마스크 대란'도 잠재우고, 더 나아가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건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여건들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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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서 마스크 하루 천만 장 생산’ 현실화 가능성은?
    • 입력 2020.03.12 (17:56)
    • 수정 2020.03.12 (18:47)
    취재K
‘개성공단서 마스크 하루 천만 장 생산’ 현실화 가능성은?
이른바 '공공마스크' 제도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마스크 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 국내에서 생산하는 마스크 숫자는 천3백만 개 정도인데 반해, 우리 인구는 5천만 명이 넘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이른바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면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한 지역 언론에 기고한 글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 업체 한 곳에서 월 100만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고, 50여 개 사는 면 마스크를, 64개 사는 위생 방호복을 만들 수 있다며, 전 세계가 마스크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오늘(12일) 국회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는 방안을 국회가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우의원 등은 개성공단의 마스크 생산을 통해 물품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미국 등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있는 나라들도 도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글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장비(마스크 등)의 개성공단 생산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오늘(12일) 오후 2시 기준 만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하루 마스크 천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오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마스크 품귀 현상을 해결해줄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주장 실제 현실화 될 수 있을까요?


■ 북한 호응 관건...하루 마스크 천만 장? 북 노동자 3만 5천 명 투입 시 가능

먼저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하루에 천만 장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개성공단 내 마스크 생산업체 1곳과 봉제공장 73곳에 북한 근로자 3만 5천여 명이 투입됐을 때 생산 가능한 양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봉제공장 근로자 모두가 마스크를 생산한 경험이 없습니다. 예측한 수량이 산술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과연 북한이 호응할 것이냐는 부분입니다. 보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봉쇄적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국경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남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자 지난 1월 30일엔 북한의 요청으로 남북 협의를 거쳐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북한이 확진자가 7천 명을 넘어선 남한에 개성의 문을 열까요? 가능성이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은 70여 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은 근로자 부분"이라며 "(하루 마스크 천만 장 생산이)계산상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질적 생산 가능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 직무대행 역시 어제(1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남북 방역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남북의 인원이 실내에서 만나 밀접접촉을 해야 된다는 상황이 부담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시설 점검도 변수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문제입니다.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개성공단 가동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그 뒤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대표적 대북 제재인 유엔 결의안 2375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을 금지하고 있고 개성공단 생산품목인 섬유·기계류·전자기기를 수출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물자 생산이 인도적 목적인 만큼 국제사회 설득을 통해 유엔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가능할지, 가능하더라도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시설 점검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지 어언 4년이 흘렀습니다. 스위치만 올린다고 곧바로 재가동할 수는 없겠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직접 점검해야 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시설을 눈으로 직접 상태를 봐야지 어느 정도 추정이라도 가능하다며 보지 않고 몇 개월이 걸릴지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게 된다면 마스크 수급의 실효성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 마스크 필터 수급 문제도 관건...정세균 총리 "필터 공급이 부족해 증산 못하는 것"


설사 위에서 언급한 모든 조건이 충족돼 개성공단이 당장 내일 문을 연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실적 문제가 또 남아 있습니다. 현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건 KF80, KF94 등과 같은 보건용 마스크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개성공단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는 단 1곳입니다. 마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되는 나머지 73곳은 봉제공장입니다.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면 마스크를 생산하면 되지 않겠느냐 주장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면 마스크에 끼워 넣을 필터 구하기,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실제 필터 부족으로 문을 닫는 마스크 공장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할 정도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어제(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마스크 생산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마스크와 관계없이 개성공단이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마스크 문제는 공장 문제가 아니라 필터 공급이 부족해 증산을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 역시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방안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을 하고, 정부도 개성공단이 재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이른바 '마스크 대란'도 잠재우고, 더 나아가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건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여건들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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