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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확산 우려
[취재후] ‘학생만 10만 명’ 신천지 전도 표적이 된 ‘대학 도시’
입력 2020.03.13 (07:03) 수정 2020.03.13 (16:37) 취재후
[취재후] ‘학생만 10만 명’ 신천지 전도 표적이 된 ‘대학 도시’
새 학기를 알리는 현수막 대신 '교내 출입 제한' 포스터가 곳곳에 걸려있습니다. 경상북도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학교 캠퍼스 모습입니다.

도서관과 학생 식당은 문이 굳게 걸렸고, 학교에서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경산시의 다른 대학교 캠퍼스 풍경도 비슷합니다.

3월 중순이지만 사람 한 명 쉽게 볼 수 없는 이유, 바로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의 대학들도 한산하지만,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이곳은 더욱 심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절반이 연관된 대구 신천지 교회, 이 교회의 주요 전도 지역이 경산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입생에게 설문조사 등으로 연락…캠퍼스에서 전도 활동

대구대학교 학생 하서빈 씨를 만났습니다. 하 씨는 동네에서 대학생 확진자가 나오면 '신천지 아니냐?'라는 소문이 돌고, 서로를 못 믿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확진자가 자가격리자를 신천지와 연결해 생각하는 분위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산에서 그동안 신천지의 전도가 폭넓게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신입생이던 하 씨는 설문조사를 부탁받거나 선물을 주겠다며 연락처를 알아간 다음, 계속 만나서 개인 정보를 물어보는 일을 몇 번 당했습니다.


하서빈 씨 / 대구대 재학생
"한번은 졸업작품 때문에 사진 주면 캐리커처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후에 캐리커처는 안 주고 계속 만나자고 했어요. 한 번 만났는데 1시간 30분 동안 '심리테스트 해줄까요? 남자친구 있어요?' 같은 질문만 하고. 이후에도 2~3일에 한 번씩 연락오고…"
"인터넷에 신천지 관련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잖아요. 보니까 신천지 수법과 제가 겪은 게 거의 같은 거예요."

대구 신천지 교회 전·현직 신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 씨가 겪은 사례와 신천지 전도 방식은 같습니다.

이들은 대학생이 좋아할 만한 취미부터 설문조사와 면접·인문학 특강까지 여러 방법을 써서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전도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리고 일을 시키기 편한 대상이 대학생이고, 대구 신천지 교회와 가까운 걸 고려해 경산 지역 대학생이 주요 전도 목표였다고 털어놨습니다.

[연관 기사] '대학생 도시' 경산, 그곳엔 무슨 일이? (KBS 1TV '뉴스9' 2020.3.11)

신천지 교회 전 신도 A 씨
"오리엔테이션이나 입학식이 있으면 아예 전도 활동을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설문조사나 동아리 홍보, 취업 특강을 핑계로 친구들 모아서 강연하는 경우도 많았고…"

신천지 교회 전 신도 B 씨
"신천지 대구 교회 경우 대학교에 가장 최우선적으로 전도합니다. 왜냐하면 제일 많이 오고 잘 오니까요. 과제나 공모전 준비하고 있는데 도와 달라면서 설문조사를 해요."


■10개 대학, 대학생만 10만 명…경산은 '대학 도시'

경산은 27만 명의 중소도시인데, 대학은 10개입니다. 다니는 학생만 10만 명에 달합니다. '대학 도시'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이곳을 향한 신천지의 공격적인 전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드러납니다. 어제(12일) 기준으로 경산시의 확진자는 513명, 이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312명입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60명으로 30%를 차지해 가장 많고, 이중 신천지는 144명입니다. 즉, 20대 확진자의 대부분은 신천지 신도이거나 교육생이라는 말입니다.

■대응책 고심하는 대학가…전도 자체를 막을 순 없어

각 대학과 학생들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학 측과 학생회 차원에서 교내 포교를 제재하는 캠페인을 하거나 교내에서 신천지 전도 신고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신천지의 '교내 전도 활동 퇴치'를 공약을 내건 영남대 총학생회의 경우, 대학의 보안 업체와 연계한 신고 접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구대는 신천지의 교내 침투를 우려해 일정 기간 동아리방을 폐쇄하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 전도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천지의 전도를 강제적으로 막는 건 어렵습니다. 경산시가 뚜렷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학 학생회의 '전도 퇴치' 공약에서 알 수 있듯,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신천지 전도 활동은 경산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경로로 대구 신천지 교회가 지목된 상황에서 앞으로 '대학 도시' 경산의 대학가 풍경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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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학생만 10만 명’ 신천지 전도 표적이 된 ‘대학 도시’
    • 입력 2020.03.13 (07:03)
    • 수정 2020.03.13 (16:37)
    취재후
[취재후] ‘학생만 10만 명’ 신천지 전도 표적이 된 ‘대학 도시’
새 학기를 알리는 현수막 대신 '교내 출입 제한' 포스터가 곳곳에 걸려있습니다. 경상북도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학교 캠퍼스 모습입니다.

도서관과 학생 식당은 문이 굳게 걸렸고, 학교에서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경산시의 다른 대학교 캠퍼스 풍경도 비슷합니다.

3월 중순이지만 사람 한 명 쉽게 볼 수 없는 이유, 바로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의 대학들도 한산하지만,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이곳은 더욱 심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절반이 연관된 대구 신천지 교회, 이 교회의 주요 전도 지역이 경산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입생에게 설문조사 등으로 연락…캠퍼스에서 전도 활동

대구대학교 학생 하서빈 씨를 만났습니다. 하 씨는 동네에서 대학생 확진자가 나오면 '신천지 아니냐?'라는 소문이 돌고, 서로를 못 믿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확진자가 자가격리자를 신천지와 연결해 생각하는 분위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산에서 그동안 신천지의 전도가 폭넓게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신입생이던 하 씨는 설문조사를 부탁받거나 선물을 주겠다며 연락처를 알아간 다음, 계속 만나서 개인 정보를 물어보는 일을 몇 번 당했습니다.


하서빈 씨 / 대구대 재학생
"한번은 졸업작품 때문에 사진 주면 캐리커처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후에 캐리커처는 안 주고 계속 만나자고 했어요. 한 번 만났는데 1시간 30분 동안 '심리테스트 해줄까요? 남자친구 있어요?' 같은 질문만 하고. 이후에도 2~3일에 한 번씩 연락오고…"
"인터넷에 신천지 관련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잖아요. 보니까 신천지 수법과 제가 겪은 게 거의 같은 거예요."

대구 신천지 교회 전·현직 신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 씨가 겪은 사례와 신천지 전도 방식은 같습니다.

이들은 대학생이 좋아할 만한 취미부터 설문조사와 면접·인문학 특강까지 여러 방법을 써서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전도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리고 일을 시키기 편한 대상이 대학생이고, 대구 신천지 교회와 가까운 걸 고려해 경산 지역 대학생이 주요 전도 목표였다고 털어놨습니다.

[연관 기사] '대학생 도시' 경산, 그곳엔 무슨 일이? (KBS 1TV '뉴스9' 2020.3.11)

신천지 교회 전 신도 A 씨
"오리엔테이션이나 입학식이 있으면 아예 전도 활동을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설문조사나 동아리 홍보, 취업 특강을 핑계로 친구들 모아서 강연하는 경우도 많았고…"

신천지 교회 전 신도 B 씨
"신천지 대구 교회 경우 대학교에 가장 최우선적으로 전도합니다. 왜냐하면 제일 많이 오고 잘 오니까요. 과제나 공모전 준비하고 있는데 도와 달라면서 설문조사를 해요."


■10개 대학, 대학생만 10만 명…경산은 '대학 도시'

경산은 27만 명의 중소도시인데, 대학은 10개입니다. 다니는 학생만 10만 명에 달합니다. '대학 도시'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이곳을 향한 신천지의 공격적인 전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드러납니다. 어제(12일) 기준으로 경산시의 확진자는 513명, 이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는 312명입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60명으로 30%를 차지해 가장 많고, 이중 신천지는 144명입니다. 즉, 20대 확진자의 대부분은 신천지 신도이거나 교육생이라는 말입니다.

■대응책 고심하는 대학가…전도 자체를 막을 순 없어

각 대학과 학생들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학 측과 학생회 차원에서 교내 포교를 제재하는 캠페인을 하거나 교내에서 신천지 전도 신고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신천지의 '교내 전도 활동 퇴치'를 공약을 내건 영남대 총학생회의 경우, 대학의 보안 업체와 연계한 신고 접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구대는 신천지의 교내 침투를 우려해 일정 기간 동아리방을 폐쇄하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 전도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천지의 전도를 강제적으로 막는 건 어렵습니다. 경산시가 뚜렷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학 학생회의 '전도 퇴치' 공약에서 알 수 있듯,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신천지 전도 활동은 경산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경로로 대구 신천지 교회가 지목된 상황에서 앞으로 '대학 도시' 경산의 대학가 풍경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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