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썰렁했던 코로나특위 회의장…세 번 만에 ‘삐걱’?

입력 2020.03.13 (08:00) 수정 2020.03.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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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나왔던 지난달 20일. '코로나' 특위냐, '우한' 특위냐, 명칭 다툼을 벌이던 여야는 그제야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리는 데 합의합니다.

당시 여야는 특위 설치에 합의하면서 "국회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정부가 코로나 대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3주, 여야 18명으로 구성된 코로나 특위는 어제(12일)까지 분야별로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습니다.

1차 운영 방향, 2차 마스크·병상

첫 회의는 지난 2일 열렸습니다. 여야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특위가 늦게 출범한 만큼 속도전을 해야 한다는 데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운영 방향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야당은 정부의 무능을 조사하기 위해 "특위 안에 '진실조사 소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특위 운영원칙의 첫 번째는 정쟁을 없애는 것"이라며 대안적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5일 두 번째 회의에선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부족, 마스크 부족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관계 부처의 현안 보고가 있었고 여야 위원들의 질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어제(12일) 코로나 특위의 3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 번 연기한 개학, 다시 열흘 앞으로

세 번째 회의의 핵심 주제는 개학 시점이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학교 개학일을 오는 23일로 미뤘는데, 개학을 여기서 더 미뤄야 하느냐는 고민입니다.

여야 상관없이, 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언제까지 고립시켜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무작정 늦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개학 문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밀폐된 특정 공간에 종일 같이 있는 환경을 생각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통합당 신상진 의원도 "며칠 좀 줄었다고 성급하게 (개학 결정을) 했다가 집단감염이 터져 우왕좌왕하면 학부모와 학생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어제 회의에 출석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개학 날짜를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준비 등을 고려하면 다음 주 초까지는 개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출석률 떨어지는 특위…계속 이대로?

코로나 특위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8명입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전 국민의 우려,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1,2차 회의엔 위원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출석률 100%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의원 4명이 불참했습니다. 어제 회의는 2시간 반 가량 진행됐는데, 회의가 끝날 무렵엔 더 많은 의원이 자리를 떴고, 통합당에선 박대출 의원 1명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박대출 의원은 추가 질의에서 "정부가 지금 방역 역량이 우수하다고 국민들에게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 검사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도 절반의 역량에 불과한 것이고, 반쪽짜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코로나 특위 회의가 끝나기 전 특위의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비어있는 의원석을 바라보며 "회의 운영과 관련해 성과도 있고 한계도 있어 보인다"고 운을 뗐습니다.


"남은 의원 숫자 보면, 국회 특위 효율적인가?"

기동민 의원은 "이 자리에 남아있는 사람들 숫자를 보면 이 특위가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거냐,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서 관계부처의 중요한 분들 다 모셔놨는데 저분들 보기도 참 민망하다"면서 "다른 식의 진행 방식도 깊게 고려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회 상임위나 특위에서 의원들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하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본인의 질의가 끝난 뒤 자리를 뜨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더욱이 의원들은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있습니다.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의에 출석한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류근혁 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등은 모두 일선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정부 핵심 관계자들입니다.

코로나 특위 구성에 합의하며 여야 지도부가 했던, "국회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정부가 코로나 대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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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3 08:00:55
    • 수정2020-03-13 08:03:36
    여심야심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나왔던 지난달 20일. '코로나' 특위냐, '우한' 특위냐, 명칭 다툼을 벌이던 여야는 그제야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리는 데 합의합니다.

당시 여야는 특위 설치에 합의하면서 "국회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정부가 코로나 대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3주, 여야 18명으로 구성된 코로나 특위는 어제(12일)까지 분야별로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했습니다.

1차 운영 방향, 2차 마스크·병상

첫 회의는 지난 2일 열렸습니다. 여야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특위가 늦게 출범한 만큼 속도전을 해야 한다는 데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운영 방향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야당은 정부의 무능을 조사하기 위해 "특위 안에 '진실조사 소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특위 운영원칙의 첫 번째는 정쟁을 없애는 것"이라며 대안적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5일 두 번째 회의에선 대구·경북 지역의 병상 부족, 마스크 부족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관계 부처의 현안 보고가 있었고 여야 위원들의 질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어제(12일) 코로나 특위의 3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 번 연기한 개학, 다시 열흘 앞으로

세 번째 회의의 핵심 주제는 개학 시점이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학교 개학일을 오는 23일로 미뤘는데, 개학을 여기서 더 미뤄야 하느냐는 고민입니다.

여야 상관없이, 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언제까지 고립시켜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무작정 늦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개학 문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밀폐된 특정 공간에 종일 같이 있는 환경을 생각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통합당 신상진 의원도 "며칠 좀 줄었다고 성급하게 (개학 결정을) 했다가 집단감염이 터져 우왕좌왕하면 학부모와 학생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어제 회의에 출석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개학 날짜를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준비 등을 고려하면 다음 주 초까지는 개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출석률 떨어지는 특위…계속 이대로?

코로나 특위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8명입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전 국민의 우려,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1,2차 회의엔 위원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출석률 100%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의원 4명이 불참했습니다. 어제 회의는 2시간 반 가량 진행됐는데, 회의가 끝날 무렵엔 더 많은 의원이 자리를 떴고, 통합당에선 박대출 의원 1명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박대출 의원은 추가 질의에서 "정부가 지금 방역 역량이 우수하다고 국민들에게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 검사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도 절반의 역량에 불과한 것이고, 반쪽짜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코로나 특위 회의가 끝나기 전 특위의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비어있는 의원석을 바라보며 "회의 운영과 관련해 성과도 있고 한계도 있어 보인다"고 운을 뗐습니다.


"남은 의원 숫자 보면, 국회 특위 효율적인가?"

기동민 의원은 "이 자리에 남아있는 사람들 숫자를 보면 이 특위가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거냐,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서 관계부처의 중요한 분들 다 모셔놨는데 저분들 보기도 참 민망하다"면서 "다른 식의 진행 방식도 깊게 고려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회 상임위나 특위에서 의원들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하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본인의 질의가 끝난 뒤 자리를 뜨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더욱이 의원들은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있습니다.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의에 출석한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류근혁 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등은 모두 일선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정부 핵심 관계자들입니다.

코로나 특위 구성에 합의하며 여야 지도부가 했던, "국회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정부가 코로나 대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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