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신중동정책]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입력 2020.03.13 (11:55)
수정 2020.03.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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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팔레스타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임명해 ‘중동평화임무’를 맡겼습니다. 백악관은 올해 1월 28일 큐슈너가 중동지역전문가들과 함께 3년간 연구해 완성한 “번영으로 가는 평화”라는 제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말 그대로 평화를 통해 번영까지 일궈낼 수 있을까요? 미국의 새로운 중동평화정책의 내용과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 그리고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 문제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3차례 연재합니다.
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②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③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코로나19 방역 중 총선…집권 우파, 과반 확보 실패
이스라엘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2월 27일.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자국인 남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3월 2일 총선을 닷새 앞둔 때였습니다. 그 때 이미 의심지역을 갔다온 1,533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국가안보차원에서 방역 대책을 실시하면서 예정대로 3월 2일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정부는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써야 투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감염 위험지역을 다녀온 유권자 5,630명은 방역설비를 갖춘 선별투표소에서 투표했습니다. 선별투표소는 전국 1만 600군데 투표소 중 열 군데에 불과했지만 현지 언론은 이러한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투표소 근무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고글을 끼고 몸을 완전히 덮은 방역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이스라엘 총선 기표소
이스라엘은 3월 2일 총선때까지 확진자 수가 10명이었고, 열흘 지난 3월 12일 현재 109명을 기록했습니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7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간 3차례 선거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9년 4월 총선은 투표율이 68%, 9월 총선은 69%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TOI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크네세트(의회) 120석 중 36석을 얻어 제1당을 되찾았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네타냐후 총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겼다!”라고 외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네타냐후의 집권 우파 연합이 이번에도 과반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우파 연합이 얻은 의석은 58석, 과반수 61석에서 3석이 부족합니다. 이겼지만 이긴 것이 아닙니다.
야당 청백당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얻었고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5석을 확보했습니다.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얻은 의석을 다 합치면(62석),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3월 17일까지 정당들 대표들과 협의해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할 예정입니다.
네타냐후, 총선 승리 예상 축하
대통령, '거국 내각' 촉구…야당, '反네타냐후 연정' 시도
리블린 이스타엘 대통령은 3월 11일 대통령관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를 보고 받고 야당을 포함한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리들린 대통령은 “안정된 정부를 만드는 합의라면 무엇이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과거 내가 제안한 연정 구성 방안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고 밝혔습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도 보수-진보 어느 쪽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인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가 차례로 총리직을 맡는 대연정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대통령의 뜻과 달리, 이스라엘 야당은 네타냐후의 총리 연임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습니다. 그 다음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 '조인트 리스트'가 15석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7석을 얻었습니다. 간츠 대표가 의회에서 과반 의석(61석)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습니다. 2019년 9월 총선때 리쿠드당은 2위로 밀려났지만 연정협상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네타냐후가 연정 구성권을 쥐어 총리로 지명된 적이 있습니다.
간츠 대표가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 그리고 중도좌파까지 모두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들이 한배를 탈지는 불투명합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9일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인 중도파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중부도시 라마트간에서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를 만나 연립정부 구성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간츠 대표는 이날 회동에 대해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고 4번째 선거를 피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에베르만 대표도 "4번째 선거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연정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베니 간츠 + 리에베르만 대표
네타냐후 연임 저지 법안 추진…수뢰 혐의 첫 재판 17일 열려
연정 협상과 별도로 야당 연합세력이 먼저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막는 법률을 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9일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부패 혐의로 기소돼 3월 17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지난 5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가 추진 중인 '네타냐후 반대 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두 법안은 총리 임기를 2차례로 제한하는 법안과 검찰에 기소된 총리는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반대 법안을 지지하는 야당 성향 정당들의 의석수가 과반수(61석)을 넘은 만큼 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이겼지만 총리직에는 오르지 못하고 은퇴를 강요받을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8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과 사기 등 각종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총선 때문에 재판이 늦춰져 첫 재판은 오는 17일 열립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 이권 청탁자들이 건네준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한화 수억 원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가진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비밀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시도한 배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새 총선거를 3번이나 치렀습니다. 그렇지만 좌우 진영 어느 쪽도 안정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치 불안은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온갖 난관을 뚫고 다시 총리로 지명된다고 해도 재판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몰라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혼란의 장기화는 네타냐후 총리를 대놓고 밀어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던 현실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 이어집니다.
시리즈2)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시리즈3)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말 그대로 평화를 통해 번영까지 일궈낼 수 있을까요? 미국의 새로운 중동평화정책의 내용과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 그리고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 문제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3차례 연재합니다.
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②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③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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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중 총선…집권 우파, 과반 확보 실패
이스라엘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2월 27일.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자국인 남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3월 2일 총선을 닷새 앞둔 때였습니다. 그 때 이미 의심지역을 갔다온 1,533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국가안보차원에서 방역 대책을 실시하면서 예정대로 3월 2일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정부는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써야 투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감염 위험지역을 다녀온 유권자 5,630명은 방역설비를 갖춘 선별투표소에서 투표했습니다. 선별투표소는 전국 1만 600군데 투표소 중 열 군데에 불과했지만 현지 언론은 이러한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투표소 근무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고글을 끼고 몸을 완전히 덮은 방역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이스라엘은 3월 2일 총선때까지 확진자 수가 10명이었고, 열흘 지난 3월 12일 현재 109명을 기록했습니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7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간 3차례 선거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9년 4월 총선은 투표율이 68%, 9월 총선은 69%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TOI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크네세트(의회) 120석 중 36석을 얻어 제1당을 되찾았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네타냐후 총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겼다!”라고 외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네타냐후의 집권 우파 연합이 이번에도 과반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우파 연합이 얻은 의석은 58석, 과반수 61석에서 3석이 부족합니다. 이겼지만 이긴 것이 아닙니다.
야당 청백당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얻었고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5석을 확보했습니다.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얻은 의석을 다 합치면(62석),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3월 17일까지 정당들 대표들과 협의해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거국 내각' 촉구…야당, '反네타냐후 연정' 시도
리블린 이스타엘 대통령은 3월 11일 대통령관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를 보고 받고 야당을 포함한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리들린 대통령은 “안정된 정부를 만드는 합의라면 무엇이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과거 내가 제안한 연정 구성 방안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고 밝혔습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도 보수-진보 어느 쪽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인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가 차례로 총리직을 맡는 대연정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대통령의 뜻과 달리, 이스라엘 야당은 네타냐후의 총리 연임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습니다. 그 다음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 '조인트 리스트'가 15석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7석을 얻었습니다. 간츠 대표가 의회에서 과반 의석(61석)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습니다. 2019년 9월 총선때 리쿠드당은 2위로 밀려났지만 연정협상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네타냐후가 연정 구성권을 쥐어 총리로 지명된 적이 있습니다.
간츠 대표가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 그리고 중도좌파까지 모두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들이 한배를 탈지는 불투명합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9일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인 중도파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중부도시 라마트간에서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를 만나 연립정부 구성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간츠 대표는 이날 회동에 대해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고 4번째 선거를 피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에베르만 대표도 "4번째 선거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연정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연임 저지 법안 추진…수뢰 혐의 첫 재판 17일 열려
연정 협상과 별도로 야당 연합세력이 먼저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막는 법률을 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9일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부패 혐의로 기소돼 3월 17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지난 5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가 추진 중인 '네타냐후 반대 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두 법안은 총리 임기를 2차례로 제한하는 법안과 검찰에 기소된 총리는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반대 법안을 지지하는 야당 성향 정당들의 의석수가 과반수(61석)을 넘은 만큼 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이겼지만 총리직에는 오르지 못하고 은퇴를 강요받을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8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과 사기 등 각종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총선 때문에 재판이 늦춰져 첫 재판은 오는 17일 열립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 이권 청탁자들이 건네준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한화 수억 원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가진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비밀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시도한 배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새 총선거를 3번이나 치렀습니다. 그렇지만 좌우 진영 어느 쪽도 안정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치 불안은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온갖 난관을 뚫고 다시 총리로 지명된다고 해도 재판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몰라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혼란의 장기화는 네타냐후 총리를 대놓고 밀어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던 현실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 이어집니다.
시리즈2)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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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신중동정책]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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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3-13 11:55:06
- 수정2020-03-13 14:15:14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팔레스타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임명해 ‘중동평화임무’를 맡겼습니다. 백악관은 올해 1월 28일 큐슈너가 중동지역전문가들과 함께 3년간 연구해 완성한 “번영으로 가는 평화”라는 제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말 그대로 평화를 통해 번영까지 일궈낼 수 있을까요? 미국의 새로운 중동평화정책의 내용과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 그리고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 문제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3차례 연재합니다.
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②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③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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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중 총선…집권 우파, 과반 확보 실패
이스라엘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2월 27일.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자국인 남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3월 2일 총선을 닷새 앞둔 때였습니다. 그 때 이미 의심지역을 갔다온 1,533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국가안보차원에서 방역 대책을 실시하면서 예정대로 3월 2일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정부는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써야 투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감염 위험지역을 다녀온 유권자 5,630명은 방역설비를 갖춘 선별투표소에서 투표했습니다. 선별투표소는 전국 1만 600군데 투표소 중 열 군데에 불과했지만 현지 언론은 이러한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투표소 근무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고글을 끼고 몸을 완전히 덮은 방역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이스라엘은 3월 2일 총선때까지 확진자 수가 10명이었고, 열흘 지난 3월 12일 현재 109명을 기록했습니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7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간 3차례 선거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9년 4월 총선은 투표율이 68%, 9월 총선은 69%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TOI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크네세트(의회) 120석 중 36석을 얻어 제1당을 되찾았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네타냐후 총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겼다!”라고 외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네타냐후의 집권 우파 연합이 이번에도 과반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우파 연합이 얻은 의석은 58석, 과반수 61석에서 3석이 부족합니다. 이겼지만 이긴 것이 아닙니다.
야당 청백당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얻었고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5석을 확보했습니다.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얻은 의석을 다 합치면(62석),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3월 17일까지 정당들 대표들과 협의해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거국 내각' 촉구…야당, '反네타냐후 연정' 시도
리블린 이스타엘 대통령은 3월 11일 대통령관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를 보고 받고 야당을 포함한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리들린 대통령은 “안정된 정부를 만드는 합의라면 무엇이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과거 내가 제안한 연정 구성 방안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고 밝혔습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도 보수-진보 어느 쪽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인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가 차례로 총리직을 맡는 대연정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대통령의 뜻과 달리, 이스라엘 야당은 네타냐후의 총리 연임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습니다. 그 다음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 '조인트 리스트'가 15석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7석을 얻었습니다. 간츠 대표가 의회에서 과반 의석(61석)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습니다. 2019년 9월 총선때 리쿠드당은 2위로 밀려났지만 연정협상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네타냐후가 연정 구성권을 쥐어 총리로 지명된 적이 있습니다.
간츠 대표가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 그리고 중도좌파까지 모두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들이 한배를 탈지는 불투명합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9일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인 중도파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중부도시 라마트간에서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를 만나 연립정부 구성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간츠 대표는 이날 회동에 대해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고 4번째 선거를 피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에베르만 대표도 "4번째 선거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연정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연임 저지 법안 추진…수뢰 혐의 첫 재판 17일 열려
연정 협상과 별도로 야당 연합세력이 먼저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막는 법률을 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9일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부패 혐의로 기소돼 3월 17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지난 5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가 추진 중인 '네타냐후 반대 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두 법안은 총리 임기를 2차례로 제한하는 법안과 검찰에 기소된 총리는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반대 법안을 지지하는 야당 성향 정당들의 의석수가 과반수(61석)을 넘은 만큼 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이겼지만 총리직에는 오르지 못하고 은퇴를 강요받을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8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과 사기 등 각종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총선 때문에 재판이 늦춰져 첫 재판은 오는 17일 열립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 이권 청탁자들이 건네준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한화 수억 원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가진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비밀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시도한 배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새 총선거를 3번이나 치렀습니다. 그렇지만 좌우 진영 어느 쪽도 안정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치 불안은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온갖 난관을 뚫고 다시 총리로 지명된다고 해도 재판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몰라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혼란의 장기화는 네타냐후 총리를 대놓고 밀어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던 현실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 이어집니다.
시리즈2)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시리즈3)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말 그대로 평화를 통해 번영까지 일궈낼 수 있을까요? 미국의 새로운 중동평화정책의 내용과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 그리고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 문제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3차례 연재합니다.
① 이스라엘 '코로나 총선' : 네타냐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다?
②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③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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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중 총선…집권 우파, 과반 확보 실패
이스라엘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2월 27일.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자국인 남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3월 2일 총선을 닷새 앞둔 때였습니다. 그 때 이미 의심지역을 갔다온 1,533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국가안보차원에서 방역 대책을 실시하면서 예정대로 3월 2일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정부는 유권자들이 마스크를 써야 투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감염 위험지역을 다녀온 유권자 5,630명은 방역설비를 갖춘 선별투표소에서 투표했습니다. 선별투표소는 전국 1만 600군데 투표소 중 열 군데에 불과했지만 현지 언론은 이러한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투표소 근무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고글을 끼고 몸을 완전히 덮은 방역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이스라엘은 3월 2일 총선때까지 확진자 수가 10명이었고, 열흘 지난 3월 12일 현재 109명을 기록했습니다.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7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간 3차례 선거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9년 4월 총선은 투표율이 68%, 9월 총선은 69%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TOI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크네세트(의회) 120석 중 36석을 얻어 제1당을 되찾았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네타냐후 총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겼다!”라고 외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네타냐후의 집권 우파 연합이 이번에도 과반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우파 연합이 얻은 의석은 58석, 과반수 61석에서 3석이 부족합니다. 이겼지만 이긴 것이 아닙니다.
야당 청백당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얻었고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5석을 확보했습니다.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얻은 의석을 다 합치면(62석),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법률에 따라 3월 17일까지 정당들 대표들과 협의해 차기 총리 후보를 지명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거국 내각' 촉구…야당, '反네타냐후 연정' 시도
리블린 이스타엘 대통령은 3월 11일 대통령관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결과를 보고 받고 야당을 포함한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리들린 대통령은 “안정된 정부를 만드는 합의라면 무엇이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과거 내가 제안한 연정 구성 방안 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고 밝혔습니다.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도 보수-진보 어느 쪽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리쿠드당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야당인 청백당 베니 간츠 대표가 차례로 총리직을 맡는 대연정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대통령의 뜻과 달리, 이스라엘 야당은 네타냐후의 총리 연임을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3석 적은 33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습니다. 그 다음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 '조인트 리스트'가 15석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7석을 얻었습니다. 간츠 대표가 의회에서 과반 의석(61석)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습니다. 2019년 9월 총선때 리쿠드당은 2위로 밀려났지만 연정협상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네타냐후가 연정 구성권을 쥐어 총리로 지명된 적이 있습니다.
간츠 대표가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 그리고 중도좌파까지 모두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들이 한배를 탈지는 불투명합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9일 네타냐후 총리의 라이벌인 중도파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중부도시 라마트간에서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를 만나 연립정부 구성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간츠 대표는 이날 회동에 대해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고 4번째 선거를 피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에베르만 대표도 "4번째 선거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연정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연임 저지 법안 추진…수뢰 혐의 첫 재판 17일 열려
연정 협상과 별도로 야당 연합세력이 먼저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막는 법률을 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9일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부패 혐의로 기소돼 3월 17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지난 5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가 추진 중인 '네타냐후 반대 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두 법안은 총리 임기를 2차례로 제한하는 법안과 검찰에 기소된 총리는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반대 법안을 지지하는 야당 성향 정당들의 의석수가 과반수(61석)을 넘은 만큼 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이겼지만 총리직에는 오르지 못하고 은퇴를 강요받을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8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과 사기 등 각종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총선 때문에 재판이 늦춰져 첫 재판은 오는 17일 열립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 이권 청탁자들이 건네준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한화 수억 원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가진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비밀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경쟁지의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시도한 배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 새 총선거를 3번이나 치렀습니다. 그렇지만 좌우 진영 어느 쪽도 안정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치 불안은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온갖 난관을 뚫고 다시 총리로 지명된다고 해도 재판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몰라 정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 혼란의 장기화는 네타냐후 총리를 대놓고 밀어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던 현실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 이어집니다.
시리즈2) 새로운 중동평화구상: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다?"
시리즈3) 팔레스타인 해법: 2국가 해법 vs 1국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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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득 기자 sedri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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