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나가도 되나요? 4가지 경우만요” ‘폐쇄’ 이탈리아 초강수 왜?

입력 2020.03.13 (14:00) 수정 2020.03.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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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전례 없는 전국 이동제한령이 내려졌습니다.

현지시각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모든 상점도 문을 닫습니다.

술집, 식당, 미용실, 구내식당 다 문을 닫습니다.

식료품 판매점과 약국, 주유소, 담뱃가게는 예외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산책은 가능할까요?


이탈리아 총리실이 이에 대한 설명을 내놨습니다. 라 리퍼블리카(la repubblica)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집을 나와서 걷고 하고, 긴장을 풀고, 담배를 사려고 간다든가, 개를 산책시켰다고 해서 벌금을 물지는 않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집에 머물러라"고 강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효한 이유 없이 집 밖을 나설 수 없습니다."

그 '유효한 이유'는 크게 4가지입니다.

일(work)하러 가거나, 생필품과 약을 사러 나가거나,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는 등의 건강상 이유,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만 가능합니다.

주 및 지방 정부는 외출 사유를 적는 서류를 인터넷에서 스스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작성해서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하고, 경찰 등이 요구하면 보여줘야 합니다. 거짓으로 확인될 경우 처벌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마다 그 서류를 갖고 나와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강력한 조처입니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거나, 자가용을 타거나 모든 경우에 적용됩니다.

그러면 생필품을 사러 가는 거는 허용된다고 했는데, 그럴 때도 서류를 가지고 가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외출 가능한 4가지 사유 중에 표시하는 곳이 있습니다.

약국을 갈 때나, 직장을 갈 때나, 의사를 만나러 가는 등 다른 사유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가로 세부 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운동은요?

열린 공간에서 수행되는 스포츠 및 신체 활동은 원칙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면 금지됩니다.

한마디로 혼자 하면 됩니다.

공원에 가도 되나요?

옆 사람과 1m 이상 떨어진다면 허용됩니다.

참 쉽지 않습니다.

이런 질문도 있습니다.

"나는 별거하고 이혼했는데 자녀들을 방문할 수 있습니까?"

됩니다. 판사가 기존에 판결한 대로 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운송업자들의 택배 영업 등은 허용됩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산책은 가능한가'에 답은, 혼자서(혹은 개를 데리고), 사유서를 갖고,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왜 초강수? 60대 이상 감염자 절반 이상…사망자 1천 명 넘어서

현지시각 12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01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온 지 20일 만입니다.

누적 확진자도 1만5천 명이 넘었습니다.

하루 만에 2천651명이 새로 코로나19로 확진됐습니다.

치명률이 문제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인 치명률이 6.72%.

한국의 치명률 0.08%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나쁜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치명률이 높은 것은 감염 환자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입니다.

표에서 보듯, 60대 이상 감염자가 57%를 넘습니다.

면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기저질환이 있을 확률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전 국민에게 "집에 있으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동 제한·영업 금지 어겨 2천백여 명 적발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동제한 명령을 어긴 혐의로 7명이 체포됐다고 ANSA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지금까지 행정명령을 어긴 인원은 2천백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 금지 명령을 어기거나 업무·건강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다 적발된 것입니다.


이러한 폐쇄, 제한 조치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16일부터 무기한 휴교조치에 들어가고, 리투아니아, 아일랜드도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체코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식당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영국은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1단계 '억제'에서 2단계 '지연'으로 올렸습니다.

미국이 30일간 유럽지역에서 미국 입금을 금지한 가운데,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지가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의 향배를 가름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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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3 14:00:50
    • 수정2020-03-13 1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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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전례 없는 전국 이동제한령이 내려졌습니다. 현지시각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모든 상점도 문을 닫습니다. 술집, 식당, 미용실, 구내식당 다 문을 닫습니다. 식료품 판매점과 약국, 주유소, 담뱃가게는 예외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산책은 가능할까요? 이탈리아 총리실이 이에 대한 설명을 내놨습니다. 라 리퍼블리카(la repubblica)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집을 나와서 걷고 하고, 긴장을 풀고, 담배를 사려고 간다든가, 개를 산책시켰다고 해서 벌금을 물지는 않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집에 머물러라"고 강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효한 이유 없이 집 밖을 나설 수 없습니다." 그 '유효한 이유'는 크게 4가지입니다. 일(work)하러 가거나, 생필품과 약을 사러 나가거나, 몸이 아파 병원에 가는 등의 건강상 이유,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만 가능합니다. 주 및 지방 정부는 외출 사유를 적는 서류를 인터넷에서 스스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작성해서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하고, 경찰 등이 요구하면 보여줘야 합니다. 거짓으로 확인될 경우 처벌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마다 그 서류를 갖고 나와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강력한 조처입니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거나, 자가용을 타거나 모든 경우에 적용됩니다. 그러면 생필품을 사러 가는 거는 허용된다고 했는데, 그럴 때도 서류를 가지고 가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외출 가능한 4가지 사유 중에 표시하는 곳이 있습니다. 약국을 갈 때나, 직장을 갈 때나, 의사를 만나러 가는 등 다른 사유로 나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가로 세부 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운동은요? 열린 공간에서 수행되는 스포츠 및 신체 활동은 원칙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면 금지됩니다. 한마디로 혼자 하면 됩니다. 공원에 가도 되나요? 옆 사람과 1m 이상 떨어진다면 허용됩니다. 참 쉽지 않습니다. 이런 질문도 있습니다. "나는 별거하고 이혼했는데 자녀들을 방문할 수 있습니까?" 됩니다. 판사가 기존에 판결한 대로 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운송업자들의 택배 영업 등은 허용됩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산책은 가능한가'에 답은, 혼자서(혹은 개를 데리고), 사유서를 갖고,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왜 초강수? 60대 이상 감염자 절반 이상…사망자 1천 명 넘어서 현지시각 12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01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온 지 20일 만입니다. 누적 확진자도 1만5천 명이 넘었습니다. 하루 만에 2천651명이 새로 코로나19로 확진됐습니다. 치명률이 문제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인 치명률이 6.72%. 한국의 치명률 0.08%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나쁜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치명률이 높은 것은 감염 환자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입니다. 표에서 보듯, 60대 이상 감염자가 57%를 넘습니다. 면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기저질환이 있을 확률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전 국민에게 "집에 있으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동 제한·영업 금지 어겨 2천백여 명 적발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동제한 명령을 어긴 혐의로 7명이 체포됐다고 ANSA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지금까지 행정명령을 어긴 인원은 2천백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 금지 명령을 어기거나 업무·건강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다 적발된 것입니다. 이러한 폐쇄, 제한 조치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16일부터 무기한 휴교조치에 들어가고, 리투아니아, 아일랜드도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체코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식당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영국은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1단계 '억제'에서 2단계 '지연'으로 올렸습니다. 미국이 30일간 유럽지역에서 미국 입금을 금지한 가운데,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지가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의 향배를 가름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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