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2’ 리버풀, 우승 한 번 힘드네!

입력 2020.03.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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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키건과 케니 달글리시, 이안 러시까지. 리버풀은 화려한 전설들을 앞세워 1970년대와 80년대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통산 18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는 1989-90시즌 이후 무려 30년 가까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퍼거슨이 이끄는 맨유에 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영예도 내주고 말았다.

팬들은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에 있는 '챔피언의 벽'의 리그 우승 횟수가 '19'로 바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리버풀에도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2013-14시즌 35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리버풀이 자랑하는 주장 제라드의 치명적인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제라드가 미끄러져 첼시의 뎀바 바에게 결승 골을 허용했고, 결정적인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리버풀은 승점 2점 차로 맨체스터 시티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 시즌에는 맨시티와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단 1점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2015-16시즌 레스터시티가 승점 81점만 따고도 정상에 오른 걸 생각하면 승점 97점으로 2위에 머무른 건 리버풀 팬들에게도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올 시즌 리버풀은 무서운 기세로 내달렸다. 무패 우승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압도적인 레이스 끝에 리그 우승 확정에 단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2위 맨시티가 남은 경기에서 다 이기더라도 오는 17일(한국시각) '머지사이드 더비'로 펼쳐질 에버턴전에 이어 22일(한국시각) 크리스털 팰리스를 이기면 안필드에서 홈 팬들과 30년 만의 우승 기쁨을 나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엄청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 19'이다. 아스널의 아르테타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만약 리그가 중단된다면 리버풀의 우승을 확정은 한없이 미뤄질 것이다.

스페인 '라 리가'처럼 남은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면 리버풀은 열성적인 팬 없이 쓸쓸하게 우승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리그가 현시점으로 종료된다면 리버풀은 우승팀으로 남겠지만, 압도적인 시즌 성과에도 세리머니를 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이자 BBC 해설위원인 게리 리네커는 오늘 SNS 계정을 통해 '축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Football is not that important.)'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 산업의 핵심에 있는 인물이지만 지금은 선수단은 물론 축구계 종사자들과 팬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리네커의 말은 과거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빌 생클리의 "축구는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명언을 패러디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리그 중단을 가장 아쉬워할 팬들이 존경하는 감독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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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직넘버 ‘2’ 리버풀, 우승 한 번 힘드네!
    • 입력 2020-03-13 14:49:36
    스포츠K
케빈 키건과 케니 달글리시, 이안 러시까지. 리버풀은 화려한 전설들을 앞세워 1970년대와 80년대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통산 18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는 1989-90시즌 이후 무려 30년 가까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퍼거슨이 이끄는 맨유에 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영예도 내주고 말았다.

팬들은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에 있는 '챔피언의 벽'의 리그 우승 횟수가 '19'로 바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리버풀에도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2013-14시즌 35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리버풀이 자랑하는 주장 제라드의 치명적인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제라드가 미끄러져 첼시의 뎀바 바에게 결승 골을 허용했고, 결정적인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리버풀은 승점 2점 차로 맨체스터 시티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 시즌에는 맨시티와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단 1점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2015-16시즌 레스터시티가 승점 81점만 따고도 정상에 오른 걸 생각하면 승점 97점으로 2위에 머무른 건 리버풀 팬들에게도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올 시즌 리버풀은 무서운 기세로 내달렸다. 무패 우승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압도적인 레이스 끝에 리그 우승 확정에 단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2위 맨시티가 남은 경기에서 다 이기더라도 오는 17일(한국시각) '머지사이드 더비'로 펼쳐질 에버턴전에 이어 22일(한국시각) 크리스털 팰리스를 이기면 안필드에서 홈 팬들과 30년 만의 우승 기쁨을 나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엄청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 19'이다. 아스널의 아르테타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만약 리그가 중단된다면 리버풀의 우승을 확정은 한없이 미뤄질 것이다.

스페인 '라 리가'처럼 남은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면 리버풀은 열성적인 팬 없이 쓸쓸하게 우승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리그가 현시점으로 종료된다면 리버풀은 우승팀으로 남겠지만, 압도적인 시즌 성과에도 세리머니를 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이자 BBC 해설위원인 게리 리네커는 오늘 SNS 계정을 통해 '축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Football is not that important.)'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 산업의 핵심에 있는 인물이지만 지금은 선수단은 물론 축구계 종사자들과 팬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리네커의 말은 과거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빌 생클리의 "축구는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명언을 패러디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리그 중단을 가장 아쉬워할 팬들이 존경하는 감독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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