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서 2만 명 모였던 ‘신천지 창립기념일’…“올해 행사 안 해”

입력 2020.03.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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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젊은이들 사이에선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마음을 전하는 '화이트데이'이기도 하죠. 그런데, 다른 의미에서 이날을 특별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입니다.

■"국내외서 2만 명 모여"…성대했던 '신천지 창립기념예배'

1984년 3월 14일, 이만희 총회장은 경기도 안양에서 신천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천지에게 이날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신천지는 지난해를 비롯해 매년 3월 14일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창립기념예배'라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35주년 창립기념예배에는 국내외에서 2만 명의 신도가 모였다고 신천지 측은 설명했는데요.

지난해 창립기념예배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나와 "아담으로부터 이어진 하나님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12지파의 실체로 나타났다"고 설교했습니다. 또, 신도들이 신천지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가지 색깔의 한복을 입고 참여한 모습은 신천지 홍보 영상물에도 남아 있습니다.

신천지는 행사 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신천지의 '생일'이 다가온다"며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그만큼 이들에게 3월 14일이 의미 있는 날이라는 뜻일 겁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이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어제(12일) 정례 브리핑에서 "3월 14일은 신천지에게 굉장히 특별한 날"이라며 "이날도 은밀하게 집회를 하거나, 대규모 모임을 하면 감염병 확산 차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신천지 35주년 창립기념예배’ 모습(출처: 천지TV)지난해 ‘신천지 35주년 창립기념예배’ 모습(출처: 천지TV)

■신천지 "올해는 행사 안 해…예배·모임도 중단"

신천지는 오늘(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36주년 창립기념예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하고, 집회와 모임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신천지는 "신도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며 "신도들이 감염돼 고통받는 상황에서, 교회가 예배와 모임을 재개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서울시가 "신천지 신도 100여 명이 방역 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신천지는 '사실무근'이란 취지로 입장도 냈습니다.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서, 검사를 안 받은 신도는 예배가 정상화된 뒤에도 교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지시했다"며 "이런 조치 때문에 모든 신도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선별 진료소에 연락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신천지는 서울과 대구 등 일부 지자체가 "신천지 신도들이 검사에 불응하고 연락 두절 상태"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신천지는 "소통 과정이나 행정상 문제 때문"이라며, "증상 없는 신도들이 검사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고, 연락처가 최신 버전이 아니거나 해외 출장인 경우에는 연락이 안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입장문을 통해 신천지는, 지자체가 자신들을 비판하는 등의 '정치'보다 '방역'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 시설 명단을 빠뜨렸다가 다시 제출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했던 신천지가, 지자체를 비판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볼 지점입니다. 신천지 또한, 우리 모두가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대로 협조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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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3 15:08:30
    취재K
3월 14일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젊은이들 사이에선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마음을 전하는 '화이트데이'이기도 하죠. 그런데, 다른 의미에서 이날을 특별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입니다.

■"국내외서 2만 명 모여"…성대했던 '신천지 창립기념예배'

1984년 3월 14일, 이만희 총회장은 경기도 안양에서 신천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천지에게 이날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신천지는 지난해를 비롯해 매년 3월 14일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창립기념예배'라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35주년 창립기념예배에는 국내외에서 2만 명의 신도가 모였다고 신천지 측은 설명했는데요.

지난해 창립기념예배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나와 "아담으로부터 이어진 하나님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12지파의 실체로 나타났다"고 설교했습니다. 또, 신도들이 신천지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가지 색깔의 한복을 입고 참여한 모습은 신천지 홍보 영상물에도 남아 있습니다.

신천지는 행사 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신천지의 '생일'이 다가온다"며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그만큼 이들에게 3월 14일이 의미 있는 날이라는 뜻일 겁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이날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어제(12일) 정례 브리핑에서 "3월 14일은 신천지에게 굉장히 특별한 날"이라며 "이날도 은밀하게 집회를 하거나, 대규모 모임을 하면 감염병 확산 차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신천지 35주년 창립기념예배’ 모습(출처: 천지TV)
■신천지 "올해는 행사 안 해…예배·모임도 중단"

신천지는 오늘(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36주년 창립기념예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하고, 집회와 모임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신천지는 "신도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며 "신도들이 감염돼 고통받는 상황에서, 교회가 예배와 모임을 재개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서울시가 "신천지 신도 100여 명이 방역 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신천지는 '사실무근'이란 취지로 입장도 냈습니다.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나서, 검사를 안 받은 신도는 예배가 정상화된 뒤에도 교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지시했다"며 "이런 조치 때문에 모든 신도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선별 진료소에 연락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신천지는 서울과 대구 등 일부 지자체가 "신천지 신도들이 검사에 불응하고 연락 두절 상태"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신천지는 "소통 과정이나 행정상 문제 때문"이라며, "증상 없는 신도들이 검사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고, 연락처가 최신 버전이 아니거나 해외 출장인 경우에는 연락이 안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입장문을 통해 신천지는, 지자체가 자신들을 비판하는 등의 '정치'보다 '방역'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 시설 명단을 빠뜨렸다가 다시 제출하는 등의 행동을 반복했던 신천지가, 지자체를 비판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볼 지점입니다. 신천지 또한, 우리 모두가 방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대로 협조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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