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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이 없어요”…인권침해에도 문제 시설로 돌아가는 장애인들
입력 2020.03.15 (09:01) 취재K
“갈 곳이 없어요”…인권침해에도 문제 시설로 돌아가는 장애인들
자립을 위해 사회로 나간 장애인들은 지역사회 내 일반주택을 이용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 모여 살곤 하는데요. 이곳에 사는 장애인들 스스로 일을 해서 번 돈이나 행정에서 지원되는 장애인연금, 생계주거비 등을 이용해 일정한 경제적 부담을 집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의 한 공동생활가정에서 방임과 착취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 내 인권침해 의혹은 이 건뿐만이 아닌데요.

피해 장애인들은 문제가 불거져도 해당 시설에 대한 형사처벌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행정 처분이 내려지지 않거나 강도가 낮다 보니 다른 시설로 옮겨가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임시보호시설인 쉼터도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위생·의료 '나 몰라라'에 착취까지?…인권침해 의혹

제주시 내 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입소자의 손톱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있는 모습(왼쪽)과 판넬 방에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는 모습(오른쪽). 제주시 내 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입소자의 손톱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있는 모습(왼쪽)과 판넬 방에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는 모습(오른쪽).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지시로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제주시는 지적장애인 6명이 사는 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서 방임과 착취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적발된 시설 명칭은 두 개로 나뉘어있었지만, 같은 원장이 운영하고, 같은 집에 있어 사실상 한 시설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제주시와 전수조사 기관이 해당 시설을 방문했을 때, 잠을 자는 판넬 방엔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고, 일부 거주 장애인의 손톱 무좀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충치 치료가 필요한데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거주인도 있었고, 경제적 착취 의혹도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전수조사 5개월 뒤 해당 시설을 찾았습니다. 지난 10일 해당 시설에서 만난 직원은 "작년에는 사정이 있어서 신경을 못 썼던 게 사실"이라며 "화장실 천장과 양변기를 다 교체하고 냄새나는 부분도 세제로 계속 청소를 하니까 지금 완전히 좋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적 착취 의혹에 대해서는 "착취가 아니라 월급으로 받는 것일 뿐"이라며 "한 달에 돈 6백만 원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무슨 착취를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1인당 시설 이용료를 얼마씩 받느냐는 질문에는 "1인당 (장애인연금 등이) 들어올 때마다 그때그때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의 경우, 시설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를 거쳐 이용료를 받게 돼 있는데, 이 시설은 운영위원회도 꾸리지 않고 일정한 기준 없이 입소자들의 통장에서 매달 이용료를 빼간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설 원장은 "그 전에 해왔던 원장님이 하던 그대로 이어서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다"며 "청결 부분에서 있어서 조금 소홀했던 건 인정하지만, 입소자들을 방임했다거나 현금을 착취한 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해당 시설 원장을 장애인복지법상 경제적 착취와 방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363)

"외진 곳에서 자립?"…장애인공동생활가정 설치 기준도 어긴 행정

제주시 한 외진 마을에 위치한 해당 장애인공동생활가정.제주시 한 외진 마을에 위치한 해당 장애인공동생활가정.

해당 시설이 설치된 건 지난 2015년. 그런데 왜 관리감독 기관인 제주시는 여태 이 같은 문제를 몰랐던 걸까요? 해당 시설은 보조금이 지원되는 곳이 아니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겁니다.

최석윤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대표는 "행정이 그동안 자기들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먼저 그 부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된다"며 "'시설에서의 문제야' 이차원의 재발 방지가 아니라, 행정이 어떻게 지도하고 감독할 것인가 하는 차원의 이야기들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시설은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설치 기준에'도 어긋났습니다. 장애인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장애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재활시설과 인근에 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해당 시설은 교통편도 좋지 않은 외진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고재원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은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가 돼야 하기 때문에 주변 입지를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설은 입지 조건들이 마땅치 않다"며 "주변에 장애인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데도 제주시는 왜 이곳에 공동생활가정 시설을 설치하도록 놔뒀을까요?

제주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허가 사항이 아니고 신고 수리사항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어떠한 명백한 하자나 이런 게 없으면 수리를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문제가 불거지자 이 시설 거주 장애인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해당 시설 원장은 "지금 와서 공동생활가정이 그 위치에 적합하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하는데 그럼 애초에 승인을 주시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허술한 승인부터 관리 방치까지, 결국,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 사각지대는 행정이 빚어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617)

'인권침해'에도 다시 시설로…보호 체계 마련 절실


더 큰 문제는 인권침해가 드러나도 피해 장애인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KBS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내 또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불거진 학대와 성폭행 미조치, 착취 의혹을 보도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서귀포시 내 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불거진 발달장애아동 방치 의혹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으로부터 이 같은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 사건들을 모두 수사 중이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경우 진술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다 피해 시설과의 분리도 쉽지 않다 보니 조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피해 장애인들은 곧바로 옮겨갈 곳도 마땅치 않고, 임시보호시설인 쉼터는 정원과 기간이 한정돼 있습니다. 현재 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한 장애인의 가족은 "자녀가 피해를 당해서 시설을 나온 상황인데 쉼터에선 3개월밖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옮겨갈 곳이 막막하다"고 호소하며 피해 시설로 돌아가야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쉼터에 자리가 없어 아예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장애인복지법상 피해장애인 쉼터 입소정원은 8명이지만, 제주 지역 쉼터 정원은 4명뿐으로 남녀 공간도 분리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재원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은 "여성분들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남성 피해자인 경우에는 이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 내에서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 조사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시설에 대한 형사처벌에 따른 행정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계속 피해를 본 시설에 머물거나, 단기 시설을 떠돌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김정옥 제주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은 "원 가정으로의 복귀라든지 다른 시설로의 전원이라든지 아니면 지역사회에 나와서 독립해서 살아간다든지 이런 것들이 마땅치 않을 경우에 거기(피해 시설)에 계속 거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피해자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쉼터가 규정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쉼터 확대를 위해 정부에 예산을 요청한 상태라며, 제주도 차원에서라도 임대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석봉 제주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쉼터 확대 필요성을 인지해서 제주개발공사 주거복지팀과 매입주택에 대한 임대를 통해서 인원 확대를 협의 중"이라며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전 규정에 맞는 쉼터 운영을 약속했습니다.

인권침해가 드러나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제주지역 거주시설 장애인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보호 체계 마련이 절실합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993)
  • “갈 곳이 없어요”…인권침해에도 문제 시설로 돌아가는 장애인들
    • 입력 2020.03.15 (09:01)
    취재K
“갈 곳이 없어요”…인권침해에도 문제 시설로 돌아가는 장애인들
자립을 위해 사회로 나간 장애인들은 지역사회 내 일반주택을 이용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 모여 살곤 하는데요. 이곳에 사는 장애인들 스스로 일을 해서 번 돈이나 행정에서 지원되는 장애인연금, 생계주거비 등을 이용해 일정한 경제적 부담을 집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의 한 공동생활가정에서 방임과 착취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 내 인권침해 의혹은 이 건뿐만이 아닌데요.

피해 장애인들은 문제가 불거져도 해당 시설에 대한 형사처벌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행정 처분이 내려지지 않거나 강도가 낮다 보니 다른 시설로 옮겨가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임시보호시설인 쉼터도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위생·의료 '나 몰라라'에 착취까지?…인권침해 의혹

제주시 내 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입소자의 손톱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있는 모습(왼쪽)과 판넬 방에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는 모습(오른쪽). 제주시 내 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입소자의 손톱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있는 모습(왼쪽)과 판넬 방에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는 모습(오른쪽).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지시로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제주시는 지적장애인 6명이 사는 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서 방임과 착취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적발된 시설 명칭은 두 개로 나뉘어있었지만, 같은 원장이 운영하고, 같은 집에 있어 사실상 한 시설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제주시와 전수조사 기관이 해당 시설을 방문했을 때, 잠을 자는 판넬 방엔 찌든 때가 잔뜩 끼어 있고, 일부 거주 장애인의 손톱 무좀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충치 치료가 필요한데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거주인도 있었고, 경제적 착취 의혹도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전수조사 5개월 뒤 해당 시설을 찾았습니다. 지난 10일 해당 시설에서 만난 직원은 "작년에는 사정이 있어서 신경을 못 썼던 게 사실"이라며 "화장실 천장과 양변기를 다 교체하고 냄새나는 부분도 세제로 계속 청소를 하니까 지금 완전히 좋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적 착취 의혹에 대해서는 "착취가 아니라 월급으로 받는 것일 뿐"이라며 "한 달에 돈 6백만 원도 안 되는 돈을 가지고 무슨 착취를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1인당 시설 이용료를 얼마씩 받느냐는 질문에는 "1인당 (장애인연금 등이) 들어올 때마다 그때그때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의 경우, 시설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의를 거쳐 이용료를 받게 돼 있는데, 이 시설은 운영위원회도 꾸리지 않고 일정한 기준 없이 입소자들의 통장에서 매달 이용료를 빼간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설 원장은 "그 전에 해왔던 원장님이 하던 그대로 이어서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다"며 "청결 부분에서 있어서 조금 소홀했던 건 인정하지만, 입소자들을 방임했다거나 현금을 착취한 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해당 시설 원장을 장애인복지법상 경제적 착취와 방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363)

"외진 곳에서 자립?"…장애인공동생활가정 설치 기준도 어긴 행정

제주시 한 외진 마을에 위치한 해당 장애인공동생활가정.제주시 한 외진 마을에 위치한 해당 장애인공동생활가정.

해당 시설이 설치된 건 지난 2015년. 그런데 왜 관리감독 기관인 제주시는 여태 이 같은 문제를 몰랐던 걸까요? 해당 시설은 보조금이 지원되는 곳이 아니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겁니다.

최석윤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대표는 "행정이 그동안 자기들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먼저 그 부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된다"며 "'시설에서의 문제야' 이차원의 재발 방지가 아니라, 행정이 어떻게 지도하고 감독할 것인가 하는 차원의 이야기들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시설은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설치 기준에'도 어긋났습니다. 장애인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장애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재활시설과 인근에 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해당 시설은 교통편도 좋지 않은 외진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고재원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은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가 돼야 하기 때문에 주변 입지를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설은 입지 조건들이 마땅치 않다"며 "주변에 장애인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데도 제주시는 왜 이곳에 공동생활가정 시설을 설치하도록 놔뒀을까요?

제주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허가 사항이 아니고 신고 수리사항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어떠한 명백한 하자나 이런 게 없으면 수리를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문제가 불거지자 이 시설 거주 장애인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해당 시설 원장은 "지금 와서 공동생활가정이 그 위치에 적합하지 않다 이렇게 말씀을 하는데 그럼 애초에 승인을 주시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허술한 승인부터 관리 방치까지, 결국,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 사각지대는 행정이 빚어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617)

'인권침해'에도 다시 시설로…보호 체계 마련 절실


더 큰 문제는 인권침해가 드러나도 피해 장애인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KBS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내 또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불거진 학대와 성폭행 미조치, 착취 의혹을 보도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서귀포시 내 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불거진 발달장애아동 방치 의혹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으로부터 이 같은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 사건들을 모두 수사 중이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경우 진술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다 피해 시설과의 분리도 쉽지 않다 보니 조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피해 장애인들은 곧바로 옮겨갈 곳도 마땅치 않고, 임시보호시설인 쉼터는 정원과 기간이 한정돼 있습니다. 현재 쉼터를 이용하고 있는 한 장애인의 가족은 "자녀가 피해를 당해서 시설을 나온 상황인데 쉼터에선 3개월밖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옮겨갈 곳이 막막하다"고 호소하며 피해 시설로 돌아가야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쉼터에 자리가 없어 아예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장애인복지법상 피해장애인 쉼터 입소정원은 8명이지만, 제주 지역 쉼터 정원은 4명뿐으로 남녀 공간도 분리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재원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팀장은 "여성분들이 이용하는 상황에서 남성 피해자인 경우에는 이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 내에서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 조사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시설에 대한 형사처벌에 따른 행정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계속 피해를 본 시설에 머물거나, 단기 시설을 떠돌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김정옥 제주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은 "원 가정으로의 복귀라든지 다른 시설로의 전원이라든지 아니면 지역사회에 나와서 독립해서 살아간다든지 이런 것들이 마땅치 않을 경우에 거기(피해 시설)에 계속 거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피해자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쉼터가 규정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쉼터 확대를 위해 정부에 예산을 요청한 상태라며, 제주도 차원에서라도 임대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석봉 제주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쉼터 확대 필요성을 인지해서 제주개발공사 주거복지팀과 매입주택에 대한 임대를 통해서 인원 확대를 협의 중"이라며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전 규정에 맞는 쉼터 운영을 약속했습니다.

인권침해가 드러나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제주지역 거주시설 장애인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보호 체계 마련이 절실합니다.(http://jeju.kbs.co.kr/index.html?source=kbslocal&sname=news&stype=magazine&contents_id=381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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