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감염병을 대하는 언론의 기억상실 화법
입력 2020.03.15 (21:50)
수정 2020.03.15 (22: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호]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J의 마스코트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안녕하십니까? 최욱입니다.
[이상호]비평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강유정]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그리고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나오
셨습니다.
[유현재]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욱 씨 왕팬인데 개인적으로 옆에 앉게 돼서
영광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욱] 너무 가까이는 오지 마세요.
[이상호]그리고 저희의 빛픽처 김빛이라 기자도 함께합니다.
[김빛이라] 안녕하세요? 김빛이라입니다.
[이상호]그러면 <저널리즘 토크쇼 J>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가 재난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서는 코로나19보도를 이미 두 차례에 걸쳐서 이미 다뤘었죠? 첫 회에는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초기의 보도를 짚어봤고 두 번째는 위기 상황을 특정 집단과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언론의 행태 살
펴봤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가 코로나19 보도와 2015년 메르스 보도의 평행 이론입니다. 먼저 2015년 메르스 사태 초기, 이번 코로나19 초기 보도를 좀 비교해봤어요. 동일하게 감염병 보도에 방역이 뚫렸다는 표현이 쓰여 있습니다. 한국일보 <비격리자 감염 의심환자 中 출장, 메르스 방역 구멍 뚫렸다>, 동아일보 <메르스 환자 2명 늘어 벌써 7명, 구멍 뚫린 방역체계>, <메르스 의심 환자 중국 출장, 국가 방역망 뚫렸다>, 코로나19 보도도 좀 보죠. 동아일보에는 <無증상 감염자 비상, 공항도 병원도 뚫렸다> 조선일보 <5일간 돌아다닌 2명, 방역 뚫렸다> 한겨레 역시 <무증상 입국자에 무방비로 뚫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유현재]기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두 가지 준칙이 있지 않습니까? 감염병 보도 준칙, 재난 보도
준칙이 있는데 거기의 핵심적인 항목들을 위배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그래서 이제 아주 핵심적인 항목이 대란, 뚫렸다, 창궐, 이런 단어를 쓰지 말자. 그래서 위기관리가 사실은 대중의 공포의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시키는 거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도화선을 막 일으키는 겁니다.
[이상호]최욱 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어떤 보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욱] 최근에 제 기억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보도가 2개가 있거든요. 첫째는 미세먼지와 고등어의
연결. 그리고 지금 이제 말씀드린 두 번째 메르스와 낙타와의 연결, 당시 낙타와 거리 두기를 하라
는 이런 기사가 막 쏟아졌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희화화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이상호]그렇죠.
[최욱] 이런 기사 아니었으면 낙타 타고 출근할 뻔, 이런 것들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생각
이 문득 떠오르네요.
[유현재] 당시에 메르스 때 낙타 관련해서 정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나 아니면 그 안내 자료를 자세히 보시면 중동지역 여행, 그러니까 중동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안내한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상호]여행자에 한해서만이죠?
[유현재]맞습니다. 그게 이제 앞의 중요한 사항은 쏙 빠지고 그런 다음에 그게 언론이 양산하기 시
작합니다. 거기에 낙타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낙타우유에 멸균하지 않은 건 먹지 마라 그래서 그
당시에 기사 보시면 국민들이 좀 비아냥거리기 시작해요. 사실 소통에 있어서 비아냥거리면 끝나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여보 여기 마트인데, 낙타 고기 떨어졌대. 오늘은 삼겹살 먹자. 내일은 해줄게’ 이런 식으로 돼서 좀 안타까운 상황, 물론 정부의 어떤 미숙한 소통도 있었습니다만 그 점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이상호]두 감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점에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가 동일하게 등장하고 있습
니다. 바이러스를 여러 명에게 감염시킨 확진자를 부르는 용어인데 메르스 당시에 슈퍼전파자라는
단어가 이 사회적 낙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란이 또 되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언론이 2020년에도
여전히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현재] 확산기에서 조금 더 가면 굉장히 사람들이 위기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누
군가를 블레임하고 누군가를 비난해야 편한 겁니다. 누구 하나 잡아서 비난하기 시작하면 사실 마음도 편해요. 심리적으로도 이게 귀인 이론과도 연결이 되는 건데요.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누군
가를 비난하면 그게 문제 해결의 핵심과 연결이 될 것이다라고 집단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듭
니다.
[최욱] 그러면 슈퍼전파자를 뭐라고 지칭해야 해요? 뭔가 용어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강유정]다중 감염자라든가 아니면 다중 매개자라든가 다른 말을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슈퍼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악의 축처럼 그 사람 한 사람이 표적이 되게 하는 효과가 마
련된단 말이에요.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건 책임을 덜하게 되고 그래서 어떤 방역 체계에 있
어서 체계에 대한 어떤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쏠릴 확률이 너무 높은데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생각보다 언론이 되게 좋아하는 소재라는 거죠.
[김빛이라] 최근 보도 보니까 이번에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되니까 바로 언론이 ‘서울 슈퍼
감염지‘라는 이야기를 붙여버리더라고요. 사실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건데, 언론이 먼저 그 장소 자체를 뭔가 이곳이 악의 소굴이다, 이런 느낌을 붙여버리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어까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이상호]그런가 하면 최근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언론이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진에 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2일 중앙일보 1면 전체가 할애가 돼서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을 집중 보도를 했거든요. 경향신문도 같은 날 1면에 <“힘들어도 꾹 참다, 응원에 울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이런 보도가 유독 많아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이것도 사실 감염병 보도의 전형적인 패턴이었고요. 이 사안이 해결되려면 누구에게 의지를 해야 할 것인가, 제가 가서 말할 것도 아니고 정치인들도 큰 의미 없습니다. 이제는 의료진이 해결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그 끝단에 있는 사람들한테 어쨌든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미화하고 어찌보면 감정적으로 읍소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메르스 때도 그렇습니다만 전형적인 패턴이 계속해서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라든가. 그런 저도 이제 기억이 나는 헤드라인이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 굉장히 좋습니다. 굉장히 좋지만 그 이후가 저는 더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래서 이 의료진들의 사투를 다룬 이런 보도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유현재]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욱] 그거 아니죠?
[유현재]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지금은 그분들의 어떤 노력, 이런 걸 전부 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다음에 안정이 된 다음에는 다른 측면도 본질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기자분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나마 좀 의미있게
봤던 게 경향신문의 3월 2일자 기사인데 가령 이런 겁니다. “코로나19 격리, 감염 폐기물을 밀봉하
는 등 사소하지만 간호사들의 본래 업무가 아니었던 일들도 추가되었다“라든가 이렇게 뭔가 그래도 취재를 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좀 구체적으로 나열했을 때 응원을 우리가 추상적으로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구조적 문제도 그런 디테일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돌려막기 혹은 갖다 붙여쓰기 식의 비슷한 전투기, 사투기를 만들어내는 건 조금 책임을 좀 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상호]의료진의 사명감에 집중한 보도가 있는가 하면 또다시 의료진의 힘을 빼는 일도 있었습니
다. 바로 지난 3월 9일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제목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을 좀 살펴보면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 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느냐,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지금 사실과 달라서 또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김빛이라] 네. 이 기사가 나간 다음에 서울대병원분회에서 바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거는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명백한 허위 보도였다, 코로나 때문에 당연히 딸기 체험은 취소를 했었고 조합원들에게 그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문자까지 보냈다면서 이것도 공개를 했는데요. 저희가 기사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
[기자] 안녕하세요? 딸기 농장이죠?
[딸기 농장] 네.
[기자] 서울대병원 측에서 딸기 농장 체험하려고 원래 신청을 하셨었잖아요.
[딸기 농장] 네. 맞아요. 전화를 주셔서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다른 곳도 다 취소되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진행하는 걸로 했었어요. ‘내년에 그러면 좀 진행을 하겠습니다’ 하고 그쪽에서 말씀하셨던 부분이에요.
[기자] 조선일보 측에서 확인은 전혀 없었나요?
[딸기 농장] 저희한테는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저도 얘기 듣고 좀 화가 났거든요. 다녀가신 적이 없거든요. 입금한 내역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기사를 낼 수가 있는지 황당하더라고요.
[기자] ‘딸기를 따러 가면 나머지 일은 누가 하란 말이냐’라는 어떤 내부 직원의 멘트 같은 게 기사에 났는데?
[김태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장] ‘이 시국에 단체활동을 해야 되는 거냐’ 완벽한 허위사실이고. 조선일보가 말한 ‘다른 직원들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 왜 너는 돈을 받고 그렇게 공가를 가’ 라고 하는 게 성립이 안 되는 거죠.
[기자] 직원들이 이 기사 보셨을 거 아니에요.
[분회장] 노동자 활동으로 인해서 감염 원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 하나 없이 바로 이렇게 내버렸기 때문에 댓글이나 이런 쪽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대형 언론사들이 자기들은 ‘대형 언론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국민들이 이걸 믿어줄 거야’ 라는 것 가지고 너무 횡행하는 것 같아요.
------------------------------------------------------------------------------------------------
[김빛이라]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댓글이 많이 달려서, 방금 말씀하셨지만 노조원들이 실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욱] 이 정도면 사실 처벌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빛이라] 바로 당일에 조선일보 측에 병원 노조 측에서 사과와 정정 보도, 그리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온라인에서 기사를 삭제했고요. 그다음에 수요일, 11일에 ‘바로 잡습니다’ 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실제 지면에 실었습니다, 사과문을. 그런데 이미 명예를 훼손한 기사들이기 때문에.
[이상호]그렇죠.
[김빛이라] 언론중재위원회에 공식으로 신청도 한 상태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할지도 좀 검토하면서 강력하게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임자운] 얼마나 급했으면 얼마나 마음이 강했으면 사실 아까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 전화
만 해봤으면 되는 일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이랬을까.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라 라는 식으로 이
제 노조를 비난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유현재] 명확한 오보면 사과해야 하는데 그 언론은 사과를 잘 안 하죠.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정은경 본부장하고 그 명칭과 관련해서 동선 공개하는데 마트 이름 잘못 써서 바로 사과했잖아요. 언론 같은 경우에는 또 사과는 잘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관행 자체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임자운]또 하나 저는 이 기사의 말미에 보면요.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 직접 인용되어 있죠? 뭐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냐?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실제로 이거는 없는 사건에 대해서 직접인용이 나왔다니까 저는 거짓말한 거라
고 보거든요. 아무도 이런 말 하지 않은 겁니다. 조선일보 기작 그냥 자기 머릿속에 있는 거를 직접
인용한 거예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우리 독자들도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
[이상호]지난 3월 2일이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에도 이목이 집중이 됐습니다. 비평에 앞서서 당시 영상 먼저 좀 보시죠.
----------------------------------------------------------------------------------------------------------
[영상] 3월 2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기자회견
3월 2일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기자] 국민일보 기자입니다. 정말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말세의 징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만희] 그게 뭔 소린데?
[사회자] 오늘 질문하실때, 코로나19에 대한 질문만 해주십시오.
[기자] MBC 기자입니다. 총회장님께서 방금 기자회견 중에 우리의 잘못된 것도 우리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이 지금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시고 어떤 부분은 잘 알고 있다고 하시는 것인지, 총회장님이 일찍이 얼른 나서셔서 신도들에게 정부에 협조할 것을 말씀을 해 달라고 요청도 했는데 뒤늦게 이제서야 회견을 여시게 된 이유 궁금합니다.
[이만희] 너무나 걱정하다 보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기자] CBS 기잡니다. 이번 코로나19 관련해서 신천지에서 마귀가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이번 코로나19 이후에 총회장님 자가격리하셨는지요. 그리고 최근에 진단검사를 했다고 밝혔는데 언제 어디에서 진단검사를 하셨고 그 결과는 언제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며칠날 이곳에 오셨는지, 그동안 여기서 계셨었는지?
----------------------------------------------------------------------------------------------------------
[임자운]국민들이 바랐던 질문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신천지 교인들이 보건 당국에 적
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분명한 약속을 사실 받고 싶었겠죠. 기자들은 분명히 그런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보는데 첫 질문이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 코로나19도 마귀가 한 일이라고 정말 생각하느냐.‘ 신천지에 대한 전 국민의 어떤 분노나 비판하고 싶은 그 마음을 한번 이용해보겠다, 이
런 생각밖에 사실은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이제 어떻게 하면 더 악마화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화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
[강유정]저는 언론의 수준이 보이는 현장이었어요. 왜냐하면 사실 이만희 총회장이 연출한 건 기자
회견이 아니라 퍼포먼스입니다. 기자회견 아니에요, 이 자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거 읽고 나
서 절 두 번 하고 이런 모든 것이 퍼포먼스인데 그렇다면 이성적 집단이니 기자들은 이런 퍼포먼스
를 깨고 진실과 사실을 얻었어야죠. 대개의 평범한 시민들이 가서 그냥 자신의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상호]그런데 심지어 영상을 보시면 사회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을 해달라고 분명히 이야기를 한 게 있어요.
[강유정]제 말이요.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입니다. 이거 신천지 사이비냐 아니냐에 대한 기자회견
이 아닙니다 라고 신천지 측 사회자가 오히려 기자들을 혼내고 있거든요.
[유현재]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게 저는 방역에 있어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자분들 제일 잘하는 게 답을 정하고 오셔서 그 답 끌어내시잖아요. 그러면 그거 잘하시면 그 자리에서 총회장이 그래도 기자회견으로 나왔으면 그 답을 좀 이끌어냈으면 어떻겠느냐, 방역에 협조하고 거짓말하지 말고라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줬다면 우리 사회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얼마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 세 질문에 의해서 얻어진 정보는 저는 개인적으로 신문으로 따지만 건강면, 헬스면, 사회면에 있어야 할 정보가 아니에요. 종교면에 있어야 할 정보잖아요.
[이상호]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에 언론에서 또 주목을 한 게 있어요. 바로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의 손목시계입니다. 기자회견 직후에 경향신문이 <‘박근혜 시계’ 찬 이만희,
“국민께 사죄, 정부에 협조” 나갈 때 ‘엄지 척’>이라는 기사에서 시계를 클로즈업한 사진을 함께 찍
었거든요. 기자회견 당일 포털에서 모든 매체를 기준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제목에 이만희 시계가 포함된 기사만 무려 193건이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이렇게 유독 부각이 돼서 보도가 될 이유가 있었을까요?
[강유정]이만희가 친 덫에 언론 스스로 걸어들어간 격이라고 저는 봅니다. 거의 좀비 같은 수준으로 이만희 총회장이 말하고 있는 것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데요. 게다가 어떤 시계를 찼다, 혹은 엄지 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확하게 어떤 행동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이걸 마치 사인, 시그널을 해석하듯이 모든 언론들이 매달려서 의미가 없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고 거기에 대한 맥락까지 제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유현재]심지어 어떤 기사가 났었냐 하면 이만희 총회장이 사망했을 때 어느 곳에 안장되는 게 맞
는가, 이런 것들, 그러니까 언론이 굉장히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브레인스토밍을 좀 해봐라.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딸, 우리
동생이 무엇을 듣고 싶을지를 좀 생각을 해서 그 기사를 시작을 하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
니다.
[이상호]최욱 씨 이때 좀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최욱] 제가 이제 제 자신을 좀 돌아보느라고.
[이상호]왜요?
[최욱] 자꾸 입을 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도 덫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덫에 완벽히 갇힌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중들도 여기에 이제 같이 반응을 했습니다. 실시
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그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아마도 옳다는 건 아니고 신천
지와 정치권과의 어떤 유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던 참에 이런 시계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아, 그거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아닌가, 그런 착시 때문에 아마 반응을 했던 것 같은데. 대단히 반성하겠습니다.
[이상호]방금 말씀해주신 부분과 관련해서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를 두고 기사에 다양한 해석에 붙
기 시작합니다. 3월 2일자 동아일보가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중고나라에 올라온 시계와 유사해보이며 이것은 청와대에서 공개한 진짜 박근혜 시계가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이후 3월 3일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모두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려서 이만희 시계의 진위 여부를 보도합니다. 3월 4일까지 동아일보가 <‘박근혜 시계’ 정치 공방 비화, 로만손 “우리 제품 아냐”> 라는 기사에서 로만손 관계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요. 조선일보는 같은 날 <로만손도 조달청도 “신천지 이만희가 찬 것, 박근혜 시계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이었던 조달청 관계자까지 인터뷰해서 이만희 시계가 박근혜 시계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이 시계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게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언론사들 입장에서?
[최욱] 팩트체크의 어떤 기자 정신이 여기에 모두 다 집결되어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아까 그 딸기
농장, 그때 왜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좀 드네요.
[임자운]시계에 대해서 핀조명을 때린 거예요. 거기만 보이잖아요. 그러는 바람에 정말 우리가 정작 생각해야 할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보, 그 정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현재]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두 차례 기자들의 망원렌즈 활용에 대해서 참 실망을 했습니다. 첫번째가 아산 진천 격리 시설됐을 때 그 망원렌즈를 과도하게 해서 거의 도촬 수준에서. 그분들이 죄
인들이 아니잖아요.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이번에 또 그 시계에서 망원렌즈 과도하게 하는 거 보
고, 조금 정말 개선의 여지는 없고 그다음에 지금 이 정보 소비자들의 측면에서 행동들을 많이 하는
구나라는 안타까움 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자운]저희가 방송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이른바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더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시계 관련해서는 경향을 비롯해서 신천지 혹은 이만희 개인과 박근혜 대통령을 연계시키려는 그 커넥션을 밝혀내려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 같고, 이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똑같은 수준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상호]최근 20년 동안 감염병 위기, 몇 년 주기로 반복이 돼왔죠. 먼저 2003년에 신종 감염병 사
스가 있었고,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5년에 메르스 그리고 2020년 네 번째 신종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영상을 저희 J가 하나 찾았습니다. 영상 잠깐 보시죠.
-----------------------------------------------------------------------------------------------------
[영상] 2003.07.31. 국립보건원 사스방역평가보고회
[노무현/전 대통령(2003년 7월)] 우리 사회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 의제를 누가 설정하는지 가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정부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회 같기도 하고 어쩌면 언론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민 같기도 한데. 누가 그 의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되는 것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TV에 나오냐 안 나오냐, 신문에 나오냐 안 나오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것이 중심이 되기 쉽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 일이 현장 구석구석에서 알뜰히 충성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야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꺾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고, 불편한 일이 많고, 막혀 있는 벽은 그냥 막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뒤에 보면,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환경이 절대로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저와 여러분이 함께 약속할 일입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 그렇게 되지는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
[이상호]J가 이 영상을 찾아온 이유가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기자회견 이후에 2004년 1월
에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코로나19의 대응에 큰 힘이 또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사회 정부의 대응은 갈수록 달라지고 진보하고 있는데 언론은 왜 이렇게 여전히 후진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건지 좀 짚어본다면요?
[임자운]우리가 본 영상이 어쩌면 재난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굉장히 우
리가 좀 오래도록 가지고 가야 할 하나의 좋은 선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성과를 가
져가면 사실은 재난은 재난에서 그치지 않을 것인데 과연 지금의 언론이 어떠한 성과를 또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종식기 근처 다가오면 방역 체계를 짚는 기사가 쏟아지긴 쏟아졌습니다. 메르스 당시인 2015년 5월 20일부터 그해 말까지 10대 신문에서 방역체계 얼마나 다뤘나 살펴보니까 지면만 기준으로 380건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16년, 다음 해에는 130건, 다음해에는 91건, 다음해에는 34건, 34건이면 10대 신문 기준으로 한 매체당 한 번 쓸까 말까 한 정도도 안 나왔다는 거죠.
[유현재] 마치 빚쟁이처럼 계속해서 체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지적을 좀 해서 그때 지킨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해서 계속해서 빚쟁이처럼 좀 하는 그렇게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이 시스템 자체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적으로 해결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언론은 결국 대중들이 봐야 힘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
을 때 그런 기사를 쓰면 대중들은 안 볼 거잖아요.
[강유정] 글쎄요. 저는 저널리즘의 기본은 결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언론 소비자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더 위협하고 공포에 몰고 가고, 일상생활 더 못 하도록 만드는 기사나 뉴스들이 더 많아지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냥 원칙에 좀 충실한 보도들이 이런 사태, 이 고난 중에서도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유현재 교수님, 끝으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유현재]싸우지 말자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다 아군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뭔가 정파적인 차이점도 있고 그다음에 뭔가 주장하고 싶은 바도 다르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끼리 싸우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자. 왜? 전쟁이 터지면 일반인들은 일상을 꿈꾸고 윗사람들은 승리를 꿈꾼대요. 그러니까 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 약속 하에 만든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거기의 핵심적인 것은 좀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상호]오늘 유현재 교수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유현재]감사합니다.
[이상호]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있죠. 최근 다뤄지고 있는 선거 보도에 대해서 이번에는 살펴보겠습
니다.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이재국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님입
니다. 어서오십시오.
[이재국]안녕하세요?
[최욱] 오늘 초면인데요? 우리 제작진한테 세계적 학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고
[이재국]네. 농담 삼아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세계적 학자라는 게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세계에서
알고 있으면 세계적인 학자라고.
[최욱] 많이 알려져 있습니까?
[이재국] 그렇죠.
[최욱] 세상 처음 보는데, 교수님, 학생들이 많이 좋아하진 않죠?
[이재국]좀 갈리죠.
[최욱] 아 갈립니까?
[이상호]이번 총선 보도는 뭐 계속 주시하고 계실 텐데, 기억나는 뭐 보도랄까 그런 것들이 좀 있을
까요?
[이재국] 모든 이슈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정치 또는 총선 뉴스라고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게 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이상호]알겠습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KTX 방역 현장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도 종로구에서 방역 활동을 하는 모습이 여러 언론에 또 보도가 됐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의 방역 활동이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방역활동,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뭐 같은 총선 보도 맥락에서 보셨겠네요?
[이재국]당연하죠. 정치인이 움직이면 얼굴이 나오든 손이 나오든 또 발이 나오든 그게 정치 뉴스가 되고 지금 특히 총선을 이제 한 달 남겨놓고 있으니까 총선 뉴스이자 선거 운동이죠,
[김빛이라] 역대 선거 치러본 이례 지금이 가장 고난도다. 왜냐하면 대면 선거운동 자체가 거의 불
가능한 상황이니까 결국에는 온라인이나 SNS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온통 후보들이 보좌진들에게
코로나 아이디어를 내라, 계속 주문을 한대요, 거리 방역하고 오늘은 사진 찍고 내일은 SNS에 예방
법 해서 기호 몇 번 이렇게 달아서 올리자, 그걸 선거활동의 일환이라고 지금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최욱] 정치는 쇼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저는 어떤 의미가 있는 쇼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방역하면 뭐 얼마나 하겠습니까?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더 자각한다?
그것도 아닐 테고, 이거 왜 자꾸 언론에서 다루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임자운] 언론 노출을 갈망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이걸 계속 할 겁니다. 언론에서 안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이 ‘당’ 제공, ‘본인’ 제공 사진들이 너무 많아요. 이 후보가 제공하는 걸 그대로 받아쓴다는 거죠. 그러면 이 기사는 사실 후보의 선거 SNS 계정 이상의 의미가 전혀 없고 팩트 체크조차 하지 않은 그런 기사가 될 텐데, 지금 본인 제공 기사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도 좀 눈여겨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재국] 일상생활에 바쁜 유권자들이 사실은 모든 정치 정보, 선거에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검색해서 그걸 다 자기가 소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또 방역활동 하는 모습,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떤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형성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떤, 투표장에 갔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있었느냐, 그걸 가지고 사람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선거 운동할 때 피할 수가 없죠. 이미지 만들어내야죠.
[이상호] 선거운동측면에서 봤을 때는 사실 후보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홍보 수단이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방송법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도해야 할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좀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언론의 근본적인 책무는 유권자들한테 필요한 올바른 정보를 많이 전달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사실은 후보한테 이용을 당하는 셈이 돼버리는 거죠. 그렇게 보면 윤리적일뿐만 아니라 사실은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다고 봐야죠,
.
[이상호]재난 상황이 지속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보도, 코로나19에 더 깊이 개입돼 있습니
다. 지난 3월 2일 채널A에서 <땀 흠뻑, 안철수 “행동하는 정치인” 호평>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봉사
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을 보도를 했습니다. “신당은 잘 뜨지 않아 정치적으로 외롭지만
땀에 흠뻑 젖은 이 모습에는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지금까지 안철수 모습 중에 가장 멋있다, 유일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강유정]안철수 대표가 저 상황에서 의료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중계를 해주거나 매개체
역할을 하면 더 훌륭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땀에 젖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
생산을 하고 있고 어떤 점에서는 좀 너무 지나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좀 봉
사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욱]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이상호]그래요?
[최욱] 안철수 전 대표는 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좀 분명히 효과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성도 있고 그
리고 감동도 개인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치인에게 바라는 덕목은 이런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정책적으로 어떤 뒷받침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의료인으로 다시 돌아가시면 어떨까 하는. 아니, 비꼬는 게 아니고 진심이에요.
[이상호]생각지도 못한 발언이네요.
[최욱]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상호]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 100만 원을 제안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 김경수 지사의 발언이 엄청 또 기사화가 되고 있고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코로나19 대응 관련해서 언론 소비가 참 많이 된 정치인이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강유정]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계속해서 언론 보도들은 여기서 대선 어떤 지지율에 대한 보도들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재명의 행정력과 대선에 대한 지지율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 건 사실
이전에 우리가 누군가 언론에 되게 돌출적으로 등장하면 늘 나왔던 관습적 보도예요. 대선과 연결하면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클릭하고, 또 이게 좀 더 전파력이 높다 보니까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김빛이라] 이 대선후보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그럼 최근 코로나 시국에서 얼마나 기사가 많은지 좀
양을 봤는데요. 방금 이야기가 나온 황교안 대표 그리고 이재명, 이낙연, 박원순 모두 400건에 가
까운 기사들이 코로나19라는 그 단어와 함께 검색이 됐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대표나 김경수 지사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어떤 발언이나 행동들로 갑자기 기사가 쏟아지는 그런 행태를 좀 보였습니다.
[이재국] 지금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한국 유권자들은 코로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 거죠. 그래서 이 코로나 관련해서 정치인들, 정당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투표의 어떤 방향이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죠.
[이상호]직접적으로 총선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묘하게 총선을 겨냥한 보도도 있습니다. 3월 3일
자 중앙일보를 보니까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
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내용을 좀 살펴보면요.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도
록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익명을 원한 의료계 소식통은 ‘서울대 교수 출신인 김용익 건강
보험공단 이사장을 정점으로 한 ‘의료 사회주의자’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진석 실장이 비선 라인을 주도한 핵심 실세‘라며 ’이 실장
은 고려대 의대 동문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의 자문을 많이 듣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강유정] 일단은 비선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적으로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입니다. 숨어서 얘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자기의 정체를 감출 정도로 위험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건데 아주 음모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프
레임이 너무나 잘 보이는 기사라서 좀 문제가 많은 기사로 여겨집니다.
[이재국]여기서 제가 보기에는 최대진 의협 회장, 또 박도준 전 원장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익명인
데 특히 이 비선이라고 지칭됐던 그쪽 사람들은 아무도 또 반론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러니까 반
론이 없고 그리고 비판자들도 익명처리돼 있고. 이런 상태에서 사실 이거는 굉장히 어떤 추측성 분
석을 제시한 것이죠.
[이상호]김빛이라 기자, 방역비선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게 어디인가요?
[김빛이라] 지난 2월 24일에 의협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최대집 회장이 지금 정부에는 비선 전문
가들이 있다. 사실 이때까지는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독자들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바로 다음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이 주장을 옮겨 실으면서 언론들이 굉장히 많이 받아썼습니다.
3월 3일에 저희가 보고 있는 중앙일보 기사에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라면서 비중
있게 단어를 정말 사용을 했는데요. 이 감염병을 연속적으로 취재해 온 저희 KBS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를 만나서 팩트 체크를 해봤거든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영상] J-팩터뷰
Q. 문재인 정부에 ‘코로나 방역 비선’이 있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전혀 아닙니다. 의료계. 저는 계속 취재를 해 왔기 때문에 의료계 안을 아는 사람은 그런 건 정말 너무 맞지 않는 얘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슨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무슨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지 않았을 때, 메르스 때도 초기 대응이 늦었고, 또 정보도 이렇게 다 알리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있었거든요. 자발적인 전문가 모임이 방역당국이나 보건당국에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면서 어떤 허점들이나 여러 가지를 좀 메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Q. 특정 대학 출신들이 ‘코로나 실세’를 구성해 이득을 본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고대 의대를 졸업했다라는 이유인데, 감염내과는 사실 병원에서 인기 과가 아닙니다. 나가서 외래를 열어서 돈을 벌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감염내과에서도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별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주로 항생제 내성을 다루는 교수들이 많고, 이 바이러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김우주 교수, 엄중식 교수, 또 이재갑 교수 등인데. 김우주 교수가 가장 그 선생님이셨죠. 고대구로병원에서 감염내과에서 다 트레이닝, 제자로서 트레이닝을 받은 게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입니다. 그들이 메르스때도 같이 즉각 대응 팀으로 같이 활동을 했었고요. 어떤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또 뭐 어디 비선 라인이 동원이 돼서 이런 감염병에 대응을 한 게 아니고, 우연히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분들, 가장 전문가들이 모인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일선에서 뛰는 그들, 언제부터 자문을 했나?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이런 체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없었고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자문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는 방역당국에서 직접 요청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좀 와달라. 그때 김우주 교수가 교수들을 데리고 팀을 꾸려서 활동을 했다고 하고, 그러면서 많은 어떤 자문들을 했고, 또 메르스 사태가 지난 다음에도 이 음압병상 확충이라든지 선별진료소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보건 의료체계. 감염병 대응체계를 만드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한 분들입니다.
Q. 기사의 취재원, ‘의협’과 ‘익명의 소식통’의 주장은 믿을만한가?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의협이 그 정도의 신뢰성과 어떤 전문가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판단이지만 최근 의사협회가 상당히 정파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용. 야당과 MOU를 맺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 속에서 그런 그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그런 ‘비선’이 라는 용어를 갖고 그 틀에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은 조금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상호]해당 기사에 비선 전문가로 등장한 당사자들 입장을 좀 확인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비선 자문이라고 이름이 등장한 엄중식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봤거든요. 엄 교수님은 기자와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적어도 나에게 이런 기사를 쓸테니 입장을 달라라는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다. 기사 보고서야 알았다는 입장이었고, 이재갑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기사를 보고서야 항의를 하니 온라인판에 이렇게 이재갑 교수는 해명했다고 한 줄을 덧붙여준 게 전부였다고 말씀을 전해오셨어요.
[최욱] 사회적 의미를 더 끌어다썼겠죠. 그냥 비선은 최서원 씨입니다. 범법자. 그런데 동일선상에 우리 프로그램에도 나왔지만 이재갑 교수를 넣고 있습니다. 이재갑 교수, 범법자의 이미지를 심고 싶어서 썼겠죠.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또 네이밍을 해봤습니다. 뉘앙스 저널리즘,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이재갑 교수님의 경우에는 밝히신 내용이 어떤 거냐 하면 지금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이
김용익 사단이라고 하는 건데, 이 김용익 이사장과는 전혀 대화를 해본 적도 없는 사이이고, 청와대 이진석 실장과는 5년 전에 메르스 때 한 번 대화를 해본 게, 그 뒤에 5년 동안에는 전혀 통화 조차 한 적이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최욱] 그나마 그 보도의 핵심은 친분관계가 핵심이었는데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군요?
[김빛이라] 그리고 이 두 분 다 공통적으로 말씀하신 게 억울하다, 늘 공개적으로 일을 해왔다. 한
번도 숨어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측면에서 좀 허탈한 웃음을 좀 지으셨어요.
[이상호]그런데 역설적인게 이 언론사가 앞서 방역비선이라고 칭했던 당사자를 닷새 후에는 정부
에 쓴소리하는 감염병 전문가로 또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3월 8일자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내용을 좀 살펴보면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역관리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추후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자평하자 감염병 전문가가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말하는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고 하면서 이재갑 교수의 SNS 글을 인용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해당 글까지 캡쳐해서 실었거든요. 이중적인 이런 언론의 태도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최욱] 이재갑 한 명을 두고 정부 공격하는 쪽으로만 쓰고 있단 말이에요. 언젠가는 이재갑이라는
사람을 아주 범법자 취급을 하면서 이렇게 활용하고, 언젠가는 또 전문가인걸로 활용해서 정부 공격하는데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는 정파적인 시각이다, 이것 말고는 분석이 어려운데요?
[김빛이라] 그럼 이재갑 교수를 중앙일보에서 또 어떤 방식으로 다른 기사에 인용을 했을까 보니까
이 방역 비선 기사가 난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지자체마다다 코로나19 음압 병동이 굉장히 적다는
기사를 지적하면서 이재갑 교수 멘트가 같은 날에도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신문 안에서 비선
이었다 전문가였다 하니까 스스로도 굉장히 자괴감을 더욱더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임자운]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그분들한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분들은 자신들이 원했건 원
치 않았건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지금 짊어지고 있다는 건데, 그 사람들한테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
고 있고 비선이니 마니 하면서 약간 모욕을, 약간이 아니죠. 심한 모욕을 저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범대위가 그 기사 이후에 해체됐다는 소식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더 이상 그런 이
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겁니다. 굉장히 큰 사회적 해악을 끼쳤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김빛이라]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나간 날 범대위 회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회의 자리에서 그렇
다면 우리 선의로 참여하는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해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거예요. 결국에는 언론이 국민들에게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길조차도 막은 굉장히 좋지 않은 기사죠.
[이상호]이런 와중에 지난 4일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가 됐습니다. 다음 날 10
대 일간지 중에서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언론에서 편지 내용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에 이어서 2면과 3면까지 할애해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습니다. 3월 10일자 조선일보 칼럼에는 <‘정치인 박근혜’ 녹슬지 않았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쓴 칼럼 내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은 4.15 총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문 정권의 입지를 압박할 위치까지 득세하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것은 야당 내의 또 하나의 분파 요인으로 잠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근혜 옥중 편지 관련 보도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임자운]“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메시지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던 국민에게는 감동
적인 선물이었다. 그리고 국민의 기대를 능가했다, 우선 그 글씨는 소박하면서 순수함과 진정성이
배어나는 글씨었다. 신뢰를 고취하고 공감이 우러나게 하는 글씨가 명필이라면 박 대통령의 서체가
바로 명필 아니겠는가“ 편지를 다루는 언론 내용을 보면 박근혜 씨가 무슨 인권운동하다가 탄압받
는 줄 알 것 같아요. 아니면 무슨 정치적 탄압으로 가택연금 당하고 있는 줄 알 것 같아요.
[강유정] 일종의 가르침을 주는 거예요. 이제 전부 다 미래통합당으로 가야 한다, 이게 바로 박근혜
옥중 서신의 메시지라고 분석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결국은 대통령 선거의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칼럼이 이런 식으로 정치적 방향성과 그리고 지지자들과 한편으로는 그 언론사를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한 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그것을 명확하게 내리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욱] 제 촉을 한번 시험받고 싶습니다. 여기 그 3월 5일자 중앙일보를 보면 위에는 박근혜 전 대
통령 서신 관련 기사를 배치했고요. 그 바로 밑에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대구 시민들의 사연을 실었
단 말이죠. 이거 뭔가 좀 의도성이 있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재국] 연상되는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죠. 이게 사실 우리가 기사를 신문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 이거는 굉장히 중요한 편집 특권이고 전략이거든요.
[최욱] 전략적으로 고민을 한 건 맞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이게 굉장히 강력한 수단이고. 이게 박근혜 서신과 그다음에 코로나 대구가 이렇
게 같이 같은 면에 나란히 배치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죠. 박근혜는, 박근혜 편지는
태극기 세력이라는 어떤 굳건한 정치적 기반이 있죠.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면 대구, 경북이라는 어떤 지역적 기반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구, 경북을 지금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과 그 지역적인 성격과 박근혜 서신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죠.
[강유정]일종의 선거 개입이에요. 플레이어로 정말로 선거 홍보 당원처럼 끼어들어서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고전적 맹주가 돌아왔다는 점을 활용해서 “자나깨나 박근혜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훨씬 더 메시지를 강력하게 넘겨서 이제 정치권의 한 일종의 플레이어로서 우리 통합해서 정권 찾아오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게 바로 이런 칼럼들이죠.
[이상호]그런데 편지가 공개되기 전부터 박근혜 옥중 메시지를 기다리는듯한, 염원하는 듯한 보도들이 꽤 있었습니다. 사실관계를 한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김빛이라] 시작은 홍문종 의원의 입이었습니다. 박근혜 옥중 메시지 곧 나온다고 홍 의원이 이야기
를 했고 언론이 일제히 곧 나올 것이다 받아적었고요. 홍 의원이 다시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사죄한다, 이 박 대통령 메시지 나온다는 건 순전히 내 바람이었다면서 사죄를 또 합니다.그러자 언
론이 또다시 홍 의원의 이야기를 받아적고요.
[최욱] 이게 바로 저한테 저작권이 있는 기우제 저널리즘.
[김빛이라] 그렇죠.
[최욱] 서신이 올 때까지 계속.
[이상호]그런데 이미 2월 22일 박근혜 옥중 편지를 보도한 언론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옥중 서
신>,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하 수상한 시절에 두루 평안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탄핵에 구속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그리 죽을 죄를 졌나, 이러려고 휴일 없이 일했나 하는 마음에 몸을 떨었습니다. 존경하는 친박 동지 여러분. 지금은 무엇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희생할 사람들은 우리 같은 애국자밖에 없습니다. 2020년 2월 22일 박근혜.“ 박근혜 씨가 직접 편지를 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최욱] 쓴 게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보면 “2020년 2월 22일 박근혜”라고 적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이거 진짜인 줄 알았는데?
[임자운] 이게 정말 박근혜 씨가 쓴 거냐라는 가짜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인터넷 판에 나중에 대신
쓰는 이라는 말이 제목 앞에 붙게 되는데 욕먹을 때 먹더라도 지금 시국에서 나는 박근혜 씨를 정
치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중앙일보의 어떤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강유정]이게 완전히 1인칭 저는 빙의라고 보는데요. 마지막 추신이 더 놀랍습니다. “저를 석방하려
는 노력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곧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맞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상당히 괄호를 쳤지만 상징성이 굉장히 명확하게 되고 있다
는 거죠, 이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이 긴 글을 썼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일단 이거는 잘못된 지
면에 실려 있어요. 소설란에 실렸어야죠, 이건 칼럼란에 실리면 안 되는 글입니다.
[이재국]이 칼럼 같은 경우는 사실은 다들 방금 말씀해주셨지만 박근혜라는 이름이 갖고 오는 정치
적 휘발성이 강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강렬한 박근혜의 이름을 가져 와서 어떻게 보면 선정주
의적인 기법을 쓴 거죠. 그 당시만 해도 현실에 없는 것이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현실에 없는 것
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을 확 시켜버리는 것이죠. 이게 저널리즘의 만국 공통언어, 선정주의라고 하죠.
[최욱] 그런데 이 칼럼에 가상으로 쓰였다는 단서가 있습니까?
[김빛이라]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정도의 힌트도 안주는 이런 칼럼은 사실 본 적이 없는데.
[이상호]굉장히 생소한 칼럼이죠.
[김빛이라] 칼럼에서는 이런 형태들은 자유롭게 인용이 되고 있는 건가요?
[이재국]자유롭게 많이 쓰이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이런 적은 본 적은 없으니까요.
[최욱] 아니, 그러면 예를 들어서 문재인 담화문 이렇게 해서 이 나라를 북한에 넘길 겁니다, 그러면
얼마나 또 혼란스럽겠어요, 이 형식에 대해서는 우리가 용인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상호]이런 식의 칼럼은 어떻게 그러니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재국]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최욱] 세계적인 학자라면서요?
[이재국]세계적으로 알려져도 별 것 아니라고.. 논란을 각오하고 쓴 글이죠, 이거는. 어떤 방향까지
제시를 해주는, 총선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일련의 노력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겠죠.
[이상호]옥중 편지의 편향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진보 신문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한겨레의 경우에는 옥중 정치 되레 촛불세력 재결집 부를 수도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요. 경향신문의 경우에는 <북한, 박근혜 옥중 편지에 “마녀의 옥중 주술”> 북한 대외 매체에 실린 주장을 그대로 인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국]그래서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언론들도 각각의 편향들이 다 들어갈 것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지난달 24일에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한 언론의 모습을 봤더니 굉장히 같은 통계를 가지고 완전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조사인데 긍정 평가가 47.4%가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뉴시스 같은 경우에는 <47.4% 코로나19 급락 불러올 위험>이라고 제목을 붙여서 여론조사를 보도했고 아시아경제에서는 <지지율 47.4%.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영향 미미>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선 보도들, 그러니까 정책 보도는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연관돼서 국정지지율을 해석하는 언론이 완전히 양극단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매체를 보고 내가 그걸 함께 해석하느냐를 두고서는 굉장히 선택을 잘해야 할 것이고 여러 매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상호]총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총선과 재난 상황을 연
결시킨 보도들만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요. 인물도 또 정책도 실종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를 표
하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선거 보도 짚어주신다면요? 이재국 교수님.
[이재국]근본적인 단 하나의 책무가 있다고 하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
는 것이죠. 모든 유권자, 전체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책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는 보도, 그것이 꼭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강유정]대형 정치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자기 정치를 할 수가 있는데 새롭게 등장
한 신인이라든가 혹은 군소정당들이라든가는 아예 사실 저조차도 머릿속에 잘 기억이 안 남고 있거
든요. 그럼 결국 누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유권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조금이
라도 할애를 해서 총선이라는 데 좀 더 투자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깜깜이 총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됩니다.
[이상호]오늘 함께해주신 이재국 교수님, 김빛이라 기자 고맙습니다.
지난 2월 2020년 총선보도 준칙이 발표가 됐죠? 준칙 1번이 선거 보도는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입니다. J도 더욱 공정한 눈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최욱] 안녕하십니까? 최욱입니다.
[이상호]비평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강유정]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그리고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나오
셨습니다.
[유현재]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욱 씨 왕팬인데 개인적으로 옆에 앉게 돼서
영광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욱] 너무 가까이는 오지 마세요.
[이상호]그리고 저희의 빛픽처 김빛이라 기자도 함께합니다.
[김빛이라] 안녕하세요? 김빛이라입니다.
[이상호]그러면 <저널리즘 토크쇼 J>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가 재난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서는 코로나19보도를 이미 두 차례에 걸쳐서 이미 다뤘었죠? 첫 회에는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초기의 보도를 짚어봤고 두 번째는 위기 상황을 특정 집단과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언론의 행태 살
펴봤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가 코로나19 보도와 2015년 메르스 보도의 평행 이론입니다. 먼저 2015년 메르스 사태 초기, 이번 코로나19 초기 보도를 좀 비교해봤어요. 동일하게 감염병 보도에 방역이 뚫렸다는 표현이 쓰여 있습니다. 한국일보 <비격리자 감염 의심환자 中 출장, 메르스 방역 구멍 뚫렸다>, 동아일보 <메르스 환자 2명 늘어 벌써 7명, 구멍 뚫린 방역체계>, <메르스 의심 환자 중국 출장, 국가 방역망 뚫렸다>, 코로나19 보도도 좀 보죠. 동아일보에는 <無증상 감염자 비상, 공항도 병원도 뚫렸다> 조선일보 <5일간 돌아다닌 2명, 방역 뚫렸다> 한겨레 역시 <무증상 입국자에 무방비로 뚫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유현재]기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두 가지 준칙이 있지 않습니까? 감염병 보도 준칙, 재난 보도
준칙이 있는데 거기의 핵심적인 항목들을 위배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그래서 이제 아주 핵심적인 항목이 대란, 뚫렸다, 창궐, 이런 단어를 쓰지 말자. 그래서 위기관리가 사실은 대중의 공포의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시키는 거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도화선을 막 일으키는 겁니다.
[이상호]최욱 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어떤 보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욱] 최근에 제 기억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보도가 2개가 있거든요. 첫째는 미세먼지와 고등어의
연결. 그리고 지금 이제 말씀드린 두 번째 메르스와 낙타와의 연결, 당시 낙타와 거리 두기를 하라
는 이런 기사가 막 쏟아졌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희화화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이상호]그렇죠.
[최욱] 이런 기사 아니었으면 낙타 타고 출근할 뻔, 이런 것들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생각
이 문득 떠오르네요.
[유현재] 당시에 메르스 때 낙타 관련해서 정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나 아니면 그 안내 자료를 자세히 보시면 중동지역 여행, 그러니까 중동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안내한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상호]여행자에 한해서만이죠?
[유현재]맞습니다. 그게 이제 앞의 중요한 사항은 쏙 빠지고 그런 다음에 그게 언론이 양산하기 시
작합니다. 거기에 낙타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낙타우유에 멸균하지 않은 건 먹지 마라 그래서 그
당시에 기사 보시면 국민들이 좀 비아냥거리기 시작해요. 사실 소통에 있어서 비아냥거리면 끝나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여보 여기 마트인데, 낙타 고기 떨어졌대. 오늘은 삼겹살 먹자. 내일은 해줄게’ 이런 식으로 돼서 좀 안타까운 상황, 물론 정부의 어떤 미숙한 소통도 있었습니다만 그 점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이상호]두 감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점에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가 동일하게 등장하고 있습
니다. 바이러스를 여러 명에게 감염시킨 확진자를 부르는 용어인데 메르스 당시에 슈퍼전파자라는
단어가 이 사회적 낙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란이 또 되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언론이 2020년에도
여전히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현재] 확산기에서 조금 더 가면 굉장히 사람들이 위기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누
군가를 블레임하고 누군가를 비난해야 편한 겁니다. 누구 하나 잡아서 비난하기 시작하면 사실 마음도 편해요. 심리적으로도 이게 귀인 이론과도 연결이 되는 건데요.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누군
가를 비난하면 그게 문제 해결의 핵심과 연결이 될 것이다라고 집단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듭
니다.
[최욱] 그러면 슈퍼전파자를 뭐라고 지칭해야 해요? 뭔가 용어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강유정]다중 감염자라든가 아니면 다중 매개자라든가 다른 말을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슈퍼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악의 축처럼 그 사람 한 사람이 표적이 되게 하는 효과가 마
련된단 말이에요.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건 책임을 덜하게 되고 그래서 어떤 방역 체계에 있
어서 체계에 대한 어떤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쏠릴 확률이 너무 높은데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생각보다 언론이 되게 좋아하는 소재라는 거죠.
[김빛이라] 최근 보도 보니까 이번에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되니까 바로 언론이 ‘서울 슈퍼
감염지‘라는 이야기를 붙여버리더라고요. 사실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건데, 언론이 먼저 그 장소 자체를 뭔가 이곳이 악의 소굴이다, 이런 느낌을 붙여버리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어까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이상호]그런가 하면 최근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언론이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진에 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2일 중앙일보 1면 전체가 할애가 돼서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을 집중 보도를 했거든요. 경향신문도 같은 날 1면에 <“힘들어도 꾹 참다, 응원에 울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이런 보도가 유독 많아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이것도 사실 감염병 보도의 전형적인 패턴이었고요. 이 사안이 해결되려면 누구에게 의지를 해야 할 것인가, 제가 가서 말할 것도 아니고 정치인들도 큰 의미 없습니다. 이제는 의료진이 해결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그 끝단에 있는 사람들한테 어쨌든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미화하고 어찌보면 감정적으로 읍소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메르스 때도 그렇습니다만 전형적인 패턴이 계속해서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라든가. 그런 저도 이제 기억이 나는 헤드라인이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 굉장히 좋습니다. 굉장히 좋지만 그 이후가 저는 더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래서 이 의료진들의 사투를 다룬 이런 보도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유현재]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욱] 그거 아니죠?
[유현재]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지금은 그분들의 어떤 노력, 이런 걸 전부 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다음에 안정이 된 다음에는 다른 측면도 본질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기자분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나마 좀 의미있게
봤던 게 경향신문의 3월 2일자 기사인데 가령 이런 겁니다. “코로나19 격리, 감염 폐기물을 밀봉하
는 등 사소하지만 간호사들의 본래 업무가 아니었던 일들도 추가되었다“라든가 이렇게 뭔가 그래도 취재를 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좀 구체적으로 나열했을 때 응원을 우리가 추상적으로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구조적 문제도 그런 디테일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돌려막기 혹은 갖다 붙여쓰기 식의 비슷한 전투기, 사투기를 만들어내는 건 조금 책임을 좀 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상호]의료진의 사명감에 집중한 보도가 있는가 하면 또다시 의료진의 힘을 빼는 일도 있었습니
다. 바로 지난 3월 9일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제목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을 좀 살펴보면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 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느냐,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지금 사실과 달라서 또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김빛이라] 네. 이 기사가 나간 다음에 서울대병원분회에서 바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거는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명백한 허위 보도였다, 코로나 때문에 당연히 딸기 체험은 취소를 했었고 조합원들에게 그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문자까지 보냈다면서 이것도 공개를 했는데요. 저희가 기사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
[기자] 안녕하세요? 딸기 농장이죠?
[딸기 농장] 네.
[기자] 서울대병원 측에서 딸기 농장 체험하려고 원래 신청을 하셨었잖아요.
[딸기 농장] 네. 맞아요. 전화를 주셔서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다른 곳도 다 취소되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진행하는 걸로 했었어요. ‘내년에 그러면 좀 진행을 하겠습니다’ 하고 그쪽에서 말씀하셨던 부분이에요.
[기자] 조선일보 측에서 확인은 전혀 없었나요?
[딸기 농장] 저희한테는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저도 얘기 듣고 좀 화가 났거든요. 다녀가신 적이 없거든요. 입금한 내역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기사를 낼 수가 있는지 황당하더라고요.
[기자] ‘딸기를 따러 가면 나머지 일은 누가 하란 말이냐’라는 어떤 내부 직원의 멘트 같은 게 기사에 났는데?
[김태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장] ‘이 시국에 단체활동을 해야 되는 거냐’ 완벽한 허위사실이고. 조선일보가 말한 ‘다른 직원들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 왜 너는 돈을 받고 그렇게 공가를 가’ 라고 하는 게 성립이 안 되는 거죠.
[기자] 직원들이 이 기사 보셨을 거 아니에요.
[분회장] 노동자 활동으로 인해서 감염 원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 하나 없이 바로 이렇게 내버렸기 때문에 댓글이나 이런 쪽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대형 언론사들이 자기들은 ‘대형 언론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국민들이 이걸 믿어줄 거야’ 라는 것 가지고 너무 횡행하는 것 같아요.
------------------------------------------------------------------------------------------------
[김빛이라]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댓글이 많이 달려서, 방금 말씀하셨지만 노조원들이 실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욱] 이 정도면 사실 처벌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빛이라] 바로 당일에 조선일보 측에 병원 노조 측에서 사과와 정정 보도, 그리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온라인에서 기사를 삭제했고요. 그다음에 수요일, 11일에 ‘바로 잡습니다’ 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실제 지면에 실었습니다, 사과문을. 그런데 이미 명예를 훼손한 기사들이기 때문에.
[이상호]그렇죠.
[김빛이라] 언론중재위원회에 공식으로 신청도 한 상태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할지도 좀 검토하면서 강력하게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임자운] 얼마나 급했으면 얼마나 마음이 강했으면 사실 아까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 전화
만 해봤으면 되는 일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이랬을까.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라 라는 식으로 이
제 노조를 비난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유현재] 명확한 오보면 사과해야 하는데 그 언론은 사과를 잘 안 하죠.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정은경 본부장하고 그 명칭과 관련해서 동선 공개하는데 마트 이름 잘못 써서 바로 사과했잖아요. 언론 같은 경우에는 또 사과는 잘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관행 자체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임자운]또 하나 저는 이 기사의 말미에 보면요.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 직접 인용되어 있죠? 뭐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냐?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실제로 이거는 없는 사건에 대해서 직접인용이 나왔다니까 저는 거짓말한 거라
고 보거든요. 아무도 이런 말 하지 않은 겁니다. 조선일보 기작 그냥 자기 머릿속에 있는 거를 직접
인용한 거예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우리 독자들도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
[이상호]지난 3월 2일이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에도 이목이 집중이 됐습니다. 비평에 앞서서 당시 영상 먼저 좀 보시죠.
----------------------------------------------------------------------------------------------------------
[영상] 3월 2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기자회견
3월 2일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기자] 국민일보 기자입니다. 정말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말세의 징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만희] 그게 뭔 소린데?
[사회자] 오늘 질문하실때, 코로나19에 대한 질문만 해주십시오.
[기자] MBC 기자입니다. 총회장님께서 방금 기자회견 중에 우리의 잘못된 것도 우리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이 지금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시고 어떤 부분은 잘 알고 있다고 하시는 것인지, 총회장님이 일찍이 얼른 나서셔서 신도들에게 정부에 협조할 것을 말씀을 해 달라고 요청도 했는데 뒤늦게 이제서야 회견을 여시게 된 이유 궁금합니다.
[이만희] 너무나 걱정하다 보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기자] CBS 기잡니다. 이번 코로나19 관련해서 신천지에서 마귀가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이번 코로나19 이후에 총회장님 자가격리하셨는지요. 그리고 최근에 진단검사를 했다고 밝혔는데 언제 어디에서 진단검사를 하셨고 그 결과는 언제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며칠날 이곳에 오셨는지, 그동안 여기서 계셨었는지?
----------------------------------------------------------------------------------------------------------
[임자운]국민들이 바랐던 질문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신천지 교인들이 보건 당국에 적
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분명한 약속을 사실 받고 싶었겠죠. 기자들은 분명히 그런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보는데 첫 질문이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 코로나19도 마귀가 한 일이라고 정말 생각하느냐.‘ 신천지에 대한 전 국민의 어떤 분노나 비판하고 싶은 그 마음을 한번 이용해보겠다, 이
런 생각밖에 사실은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이제 어떻게 하면 더 악마화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화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
[강유정]저는 언론의 수준이 보이는 현장이었어요. 왜냐하면 사실 이만희 총회장이 연출한 건 기자
회견이 아니라 퍼포먼스입니다. 기자회견 아니에요, 이 자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거 읽고 나
서 절 두 번 하고 이런 모든 것이 퍼포먼스인데 그렇다면 이성적 집단이니 기자들은 이런 퍼포먼스
를 깨고 진실과 사실을 얻었어야죠. 대개의 평범한 시민들이 가서 그냥 자신의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상호]그런데 심지어 영상을 보시면 사회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을 해달라고 분명히 이야기를 한 게 있어요.
[강유정]제 말이요.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입니다. 이거 신천지 사이비냐 아니냐에 대한 기자회견
이 아닙니다 라고 신천지 측 사회자가 오히려 기자들을 혼내고 있거든요.
[유현재]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게 저는 방역에 있어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자분들 제일 잘하는 게 답을 정하고 오셔서 그 답 끌어내시잖아요. 그러면 그거 잘하시면 그 자리에서 총회장이 그래도 기자회견으로 나왔으면 그 답을 좀 이끌어냈으면 어떻겠느냐, 방역에 협조하고 거짓말하지 말고라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줬다면 우리 사회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얼마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 세 질문에 의해서 얻어진 정보는 저는 개인적으로 신문으로 따지만 건강면, 헬스면, 사회면에 있어야 할 정보가 아니에요. 종교면에 있어야 할 정보잖아요.
[이상호]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에 언론에서 또 주목을 한 게 있어요. 바로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의 손목시계입니다. 기자회견 직후에 경향신문이 <‘박근혜 시계’ 찬 이만희,
“국민께 사죄, 정부에 협조” 나갈 때 ‘엄지 척’>이라는 기사에서 시계를 클로즈업한 사진을 함께 찍
었거든요. 기자회견 당일 포털에서 모든 매체를 기준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제목에 이만희 시계가 포함된 기사만 무려 193건이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이렇게 유독 부각이 돼서 보도가 될 이유가 있었을까요?
[강유정]이만희가 친 덫에 언론 스스로 걸어들어간 격이라고 저는 봅니다. 거의 좀비 같은 수준으로 이만희 총회장이 말하고 있는 것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데요. 게다가 어떤 시계를 찼다, 혹은 엄지 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확하게 어떤 행동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이걸 마치 사인, 시그널을 해석하듯이 모든 언론들이 매달려서 의미가 없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고 거기에 대한 맥락까지 제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유현재]심지어 어떤 기사가 났었냐 하면 이만희 총회장이 사망했을 때 어느 곳에 안장되는 게 맞
는가, 이런 것들, 그러니까 언론이 굉장히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브레인스토밍을 좀 해봐라.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딸, 우리
동생이 무엇을 듣고 싶을지를 좀 생각을 해서 그 기사를 시작을 하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
니다.
[이상호]최욱 씨 이때 좀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최욱] 제가 이제 제 자신을 좀 돌아보느라고.
[이상호]왜요?
[최욱] 자꾸 입을 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도 덫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덫에 완벽히 갇힌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중들도 여기에 이제 같이 반응을 했습니다. 실시
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그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아마도 옳다는 건 아니고 신천
지와 정치권과의 어떤 유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던 참에 이런 시계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아, 그거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아닌가, 그런 착시 때문에 아마 반응을 했던 것 같은데. 대단히 반성하겠습니다.
[이상호]방금 말씀해주신 부분과 관련해서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를 두고 기사에 다양한 해석에 붙
기 시작합니다. 3월 2일자 동아일보가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중고나라에 올라온 시계와 유사해보이며 이것은 청와대에서 공개한 진짜 박근혜 시계가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이후 3월 3일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모두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려서 이만희 시계의 진위 여부를 보도합니다. 3월 4일까지 동아일보가 <‘박근혜 시계’ 정치 공방 비화, 로만손 “우리 제품 아냐”> 라는 기사에서 로만손 관계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요. 조선일보는 같은 날 <로만손도 조달청도 “신천지 이만희가 찬 것, 박근혜 시계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이었던 조달청 관계자까지 인터뷰해서 이만희 시계가 박근혜 시계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이 시계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게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언론사들 입장에서?
[최욱] 팩트체크의 어떤 기자 정신이 여기에 모두 다 집결되어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아까 그 딸기
농장, 그때 왜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좀 드네요.
[임자운]시계에 대해서 핀조명을 때린 거예요. 거기만 보이잖아요. 그러는 바람에 정말 우리가 정작 생각해야 할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보, 그 정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현재]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두 차례 기자들의 망원렌즈 활용에 대해서 참 실망을 했습니다. 첫번째가 아산 진천 격리 시설됐을 때 그 망원렌즈를 과도하게 해서 거의 도촬 수준에서. 그분들이 죄
인들이 아니잖아요.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이번에 또 그 시계에서 망원렌즈 과도하게 하는 거 보
고, 조금 정말 개선의 여지는 없고 그다음에 지금 이 정보 소비자들의 측면에서 행동들을 많이 하는
구나라는 안타까움 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자운]저희가 방송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이른바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더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시계 관련해서는 경향을 비롯해서 신천지 혹은 이만희 개인과 박근혜 대통령을 연계시키려는 그 커넥션을 밝혀내려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 같고, 이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똑같은 수준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상호]최근 20년 동안 감염병 위기, 몇 년 주기로 반복이 돼왔죠. 먼저 2003년에 신종 감염병 사
스가 있었고,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5년에 메르스 그리고 2020년 네 번째 신종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영상을 저희 J가 하나 찾았습니다. 영상 잠깐 보시죠.
-----------------------------------------------------------------------------------------------------
[영상] 2003.07.31. 국립보건원 사스방역평가보고회
[노무현/전 대통령(2003년 7월)] 우리 사회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 의제를 누가 설정하는지 가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정부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회 같기도 하고 어쩌면 언론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민 같기도 한데. 누가 그 의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되는 것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TV에 나오냐 안 나오냐, 신문에 나오냐 안 나오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것이 중심이 되기 쉽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 일이 현장 구석구석에서 알뜰히 충성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야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꺾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고, 불편한 일이 많고, 막혀 있는 벽은 그냥 막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뒤에 보면,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환경이 절대로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저와 여러분이 함께 약속할 일입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 그렇게 되지는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
[이상호]J가 이 영상을 찾아온 이유가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기자회견 이후에 2004년 1월
에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코로나19의 대응에 큰 힘이 또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사회 정부의 대응은 갈수록 달라지고 진보하고 있는데 언론은 왜 이렇게 여전히 후진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건지 좀 짚어본다면요?
[임자운]우리가 본 영상이 어쩌면 재난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굉장히 우
리가 좀 오래도록 가지고 가야 할 하나의 좋은 선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성과를 가
져가면 사실은 재난은 재난에서 그치지 않을 것인데 과연 지금의 언론이 어떠한 성과를 또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종식기 근처 다가오면 방역 체계를 짚는 기사가 쏟아지긴 쏟아졌습니다. 메르스 당시인 2015년 5월 20일부터 그해 말까지 10대 신문에서 방역체계 얼마나 다뤘나 살펴보니까 지면만 기준으로 380건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16년, 다음 해에는 130건, 다음해에는 91건, 다음해에는 34건, 34건이면 10대 신문 기준으로 한 매체당 한 번 쓸까 말까 한 정도도 안 나왔다는 거죠.
[유현재] 마치 빚쟁이처럼 계속해서 체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지적을 좀 해서 그때 지킨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해서 계속해서 빚쟁이처럼 좀 하는 그렇게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이 시스템 자체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적으로 해결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언론은 결국 대중들이 봐야 힘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
을 때 그런 기사를 쓰면 대중들은 안 볼 거잖아요.
[강유정] 글쎄요. 저는 저널리즘의 기본은 결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언론 소비자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더 위협하고 공포에 몰고 가고, 일상생활 더 못 하도록 만드는 기사나 뉴스들이 더 많아지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냥 원칙에 좀 충실한 보도들이 이런 사태, 이 고난 중에서도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유현재 교수님, 끝으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유현재]싸우지 말자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다 아군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뭔가 정파적인 차이점도 있고 그다음에 뭔가 주장하고 싶은 바도 다르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끼리 싸우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자. 왜? 전쟁이 터지면 일반인들은 일상을 꿈꾸고 윗사람들은 승리를 꿈꾼대요. 그러니까 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 약속 하에 만든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거기의 핵심적인 것은 좀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상호]오늘 유현재 교수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유현재]감사합니다.
[이상호]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있죠. 최근 다뤄지고 있는 선거 보도에 대해서 이번에는 살펴보겠습
니다.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이재국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님입
니다. 어서오십시오.
[이재국]안녕하세요?
[최욱] 오늘 초면인데요? 우리 제작진한테 세계적 학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고
[이재국]네. 농담 삼아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세계적 학자라는 게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세계에서
알고 있으면 세계적인 학자라고.
[최욱] 많이 알려져 있습니까?
[이재국] 그렇죠.
[최욱] 세상 처음 보는데, 교수님, 학생들이 많이 좋아하진 않죠?
[이재국]좀 갈리죠.
[최욱] 아 갈립니까?
[이상호]이번 총선 보도는 뭐 계속 주시하고 계실 텐데, 기억나는 뭐 보도랄까 그런 것들이 좀 있을
까요?
[이재국] 모든 이슈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정치 또는 총선 뉴스라고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게 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이상호]알겠습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KTX 방역 현장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도 종로구에서 방역 활동을 하는 모습이 여러 언론에 또 보도가 됐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의 방역 활동이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방역활동,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뭐 같은 총선 보도 맥락에서 보셨겠네요?
[이재국]당연하죠. 정치인이 움직이면 얼굴이 나오든 손이 나오든 또 발이 나오든 그게 정치 뉴스가 되고 지금 특히 총선을 이제 한 달 남겨놓고 있으니까 총선 뉴스이자 선거 운동이죠,
[김빛이라] 역대 선거 치러본 이례 지금이 가장 고난도다. 왜냐하면 대면 선거운동 자체가 거의 불
가능한 상황이니까 결국에는 온라인이나 SNS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온통 후보들이 보좌진들에게
코로나 아이디어를 내라, 계속 주문을 한대요, 거리 방역하고 오늘은 사진 찍고 내일은 SNS에 예방
법 해서 기호 몇 번 이렇게 달아서 올리자, 그걸 선거활동의 일환이라고 지금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최욱] 정치는 쇼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저는 어떤 의미가 있는 쇼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방역하면 뭐 얼마나 하겠습니까?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더 자각한다?
그것도 아닐 테고, 이거 왜 자꾸 언론에서 다루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임자운] 언론 노출을 갈망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이걸 계속 할 겁니다. 언론에서 안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이 ‘당’ 제공, ‘본인’ 제공 사진들이 너무 많아요. 이 후보가 제공하는 걸 그대로 받아쓴다는 거죠. 그러면 이 기사는 사실 후보의 선거 SNS 계정 이상의 의미가 전혀 없고 팩트 체크조차 하지 않은 그런 기사가 될 텐데, 지금 본인 제공 기사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도 좀 눈여겨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재국] 일상생활에 바쁜 유권자들이 사실은 모든 정치 정보, 선거에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검색해서 그걸 다 자기가 소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또 방역활동 하는 모습,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떤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형성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떤, 투표장에 갔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있었느냐, 그걸 가지고 사람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선거 운동할 때 피할 수가 없죠. 이미지 만들어내야죠.
[이상호] 선거운동측면에서 봤을 때는 사실 후보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홍보 수단이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방송법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도해야 할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좀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언론의 근본적인 책무는 유권자들한테 필요한 올바른 정보를 많이 전달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사실은 후보한테 이용을 당하는 셈이 돼버리는 거죠. 그렇게 보면 윤리적일뿐만 아니라 사실은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다고 봐야죠,
.
[이상호]재난 상황이 지속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보도, 코로나19에 더 깊이 개입돼 있습니
다. 지난 3월 2일 채널A에서 <땀 흠뻑, 안철수 “행동하는 정치인” 호평>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봉사
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을 보도를 했습니다. “신당은 잘 뜨지 않아 정치적으로 외롭지만
땀에 흠뻑 젖은 이 모습에는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지금까지 안철수 모습 중에 가장 멋있다, 유일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강유정]안철수 대표가 저 상황에서 의료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중계를 해주거나 매개체
역할을 하면 더 훌륭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땀에 젖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
생산을 하고 있고 어떤 점에서는 좀 너무 지나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좀 봉
사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욱]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이상호]그래요?
[최욱] 안철수 전 대표는 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좀 분명히 효과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성도 있고 그
리고 감동도 개인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치인에게 바라는 덕목은 이런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정책적으로 어떤 뒷받침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의료인으로 다시 돌아가시면 어떨까 하는. 아니, 비꼬는 게 아니고 진심이에요.
[이상호]생각지도 못한 발언이네요.
[최욱]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상호]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 100만 원을 제안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 김경수 지사의 발언이 엄청 또 기사화가 되고 있고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코로나19 대응 관련해서 언론 소비가 참 많이 된 정치인이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강유정]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계속해서 언론 보도들은 여기서 대선 어떤 지지율에 대한 보도들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재명의 행정력과 대선에 대한 지지율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 건 사실
이전에 우리가 누군가 언론에 되게 돌출적으로 등장하면 늘 나왔던 관습적 보도예요. 대선과 연결하면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클릭하고, 또 이게 좀 더 전파력이 높다 보니까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김빛이라] 이 대선후보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그럼 최근 코로나 시국에서 얼마나 기사가 많은지 좀
양을 봤는데요. 방금 이야기가 나온 황교안 대표 그리고 이재명, 이낙연, 박원순 모두 400건에 가
까운 기사들이 코로나19라는 그 단어와 함께 검색이 됐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대표나 김경수 지사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어떤 발언이나 행동들로 갑자기 기사가 쏟아지는 그런 행태를 좀 보였습니다.
[이재국] 지금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한국 유권자들은 코로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 거죠. 그래서 이 코로나 관련해서 정치인들, 정당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투표의 어떤 방향이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죠.
[이상호]직접적으로 총선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묘하게 총선을 겨냥한 보도도 있습니다. 3월 3일
자 중앙일보를 보니까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
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내용을 좀 살펴보면요.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도
록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익명을 원한 의료계 소식통은 ‘서울대 교수 출신인 김용익 건강
보험공단 이사장을 정점으로 한 ‘의료 사회주의자’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진석 실장이 비선 라인을 주도한 핵심 실세‘라며 ’이 실장
은 고려대 의대 동문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의 자문을 많이 듣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강유정] 일단은 비선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적으로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입니다. 숨어서 얘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자기의 정체를 감출 정도로 위험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건데 아주 음모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프
레임이 너무나 잘 보이는 기사라서 좀 문제가 많은 기사로 여겨집니다.
[이재국]여기서 제가 보기에는 최대진 의협 회장, 또 박도준 전 원장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익명인
데 특히 이 비선이라고 지칭됐던 그쪽 사람들은 아무도 또 반론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러니까 반
론이 없고 그리고 비판자들도 익명처리돼 있고. 이런 상태에서 사실 이거는 굉장히 어떤 추측성 분
석을 제시한 것이죠.
[이상호]김빛이라 기자, 방역비선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게 어디인가요?
[김빛이라] 지난 2월 24일에 의협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최대집 회장이 지금 정부에는 비선 전문
가들이 있다. 사실 이때까지는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독자들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바로 다음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이 주장을 옮겨 실으면서 언론들이 굉장히 많이 받아썼습니다.
3월 3일에 저희가 보고 있는 중앙일보 기사에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라면서 비중
있게 단어를 정말 사용을 했는데요. 이 감염병을 연속적으로 취재해 온 저희 KBS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를 만나서 팩트 체크를 해봤거든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영상] J-팩터뷰
Q. 문재인 정부에 ‘코로나 방역 비선’이 있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전혀 아닙니다. 의료계. 저는 계속 취재를 해 왔기 때문에 의료계 안을 아는 사람은 그런 건 정말 너무 맞지 않는 얘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슨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무슨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지 않았을 때, 메르스 때도 초기 대응이 늦었고, 또 정보도 이렇게 다 알리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있었거든요. 자발적인 전문가 모임이 방역당국이나 보건당국에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면서 어떤 허점들이나 여러 가지를 좀 메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Q. 특정 대학 출신들이 ‘코로나 실세’를 구성해 이득을 본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고대 의대를 졸업했다라는 이유인데, 감염내과는 사실 병원에서 인기 과가 아닙니다. 나가서 외래를 열어서 돈을 벌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감염내과에서도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별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주로 항생제 내성을 다루는 교수들이 많고, 이 바이러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김우주 교수, 엄중식 교수, 또 이재갑 교수 등인데. 김우주 교수가 가장 그 선생님이셨죠. 고대구로병원에서 감염내과에서 다 트레이닝, 제자로서 트레이닝을 받은 게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입니다. 그들이 메르스때도 같이 즉각 대응 팀으로 같이 활동을 했었고요. 어떤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또 뭐 어디 비선 라인이 동원이 돼서 이런 감염병에 대응을 한 게 아니고, 우연히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분들, 가장 전문가들이 모인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일선에서 뛰는 그들, 언제부터 자문을 했나?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이런 체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없었고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자문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는 방역당국에서 직접 요청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좀 와달라. 그때 김우주 교수가 교수들을 데리고 팀을 꾸려서 활동을 했다고 하고, 그러면서 많은 어떤 자문들을 했고, 또 메르스 사태가 지난 다음에도 이 음압병상 확충이라든지 선별진료소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보건 의료체계. 감염병 대응체계를 만드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한 분들입니다.
Q. 기사의 취재원, ‘의협’과 ‘익명의 소식통’의 주장은 믿을만한가?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의협이 그 정도의 신뢰성과 어떤 전문가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판단이지만 최근 의사협회가 상당히 정파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용. 야당과 MOU를 맺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 속에서 그런 그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그런 ‘비선’이 라는 용어를 갖고 그 틀에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은 조금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상호]해당 기사에 비선 전문가로 등장한 당사자들 입장을 좀 확인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비선 자문이라고 이름이 등장한 엄중식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봤거든요. 엄 교수님은 기자와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적어도 나에게 이런 기사를 쓸테니 입장을 달라라는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다. 기사 보고서야 알았다는 입장이었고, 이재갑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기사를 보고서야 항의를 하니 온라인판에 이렇게 이재갑 교수는 해명했다고 한 줄을 덧붙여준 게 전부였다고 말씀을 전해오셨어요.
[최욱] 사회적 의미를 더 끌어다썼겠죠. 그냥 비선은 최서원 씨입니다. 범법자. 그런데 동일선상에 우리 프로그램에도 나왔지만 이재갑 교수를 넣고 있습니다. 이재갑 교수, 범법자의 이미지를 심고 싶어서 썼겠죠.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또 네이밍을 해봤습니다. 뉘앙스 저널리즘,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이재갑 교수님의 경우에는 밝히신 내용이 어떤 거냐 하면 지금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이
김용익 사단이라고 하는 건데, 이 김용익 이사장과는 전혀 대화를 해본 적도 없는 사이이고, 청와대 이진석 실장과는 5년 전에 메르스 때 한 번 대화를 해본 게, 그 뒤에 5년 동안에는 전혀 통화 조차 한 적이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최욱] 그나마 그 보도의 핵심은 친분관계가 핵심이었는데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군요?
[김빛이라] 그리고 이 두 분 다 공통적으로 말씀하신 게 억울하다, 늘 공개적으로 일을 해왔다. 한
번도 숨어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측면에서 좀 허탈한 웃음을 좀 지으셨어요.
[이상호]그런데 역설적인게 이 언론사가 앞서 방역비선이라고 칭했던 당사자를 닷새 후에는 정부
에 쓴소리하는 감염병 전문가로 또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3월 8일자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내용을 좀 살펴보면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역관리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추후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자평하자 감염병 전문가가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말하는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고 하면서 이재갑 교수의 SNS 글을 인용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해당 글까지 캡쳐해서 실었거든요. 이중적인 이런 언론의 태도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최욱] 이재갑 한 명을 두고 정부 공격하는 쪽으로만 쓰고 있단 말이에요. 언젠가는 이재갑이라는
사람을 아주 범법자 취급을 하면서 이렇게 활용하고, 언젠가는 또 전문가인걸로 활용해서 정부 공격하는데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는 정파적인 시각이다, 이것 말고는 분석이 어려운데요?
[김빛이라] 그럼 이재갑 교수를 중앙일보에서 또 어떤 방식으로 다른 기사에 인용을 했을까 보니까
이 방역 비선 기사가 난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지자체마다다 코로나19 음압 병동이 굉장히 적다는
기사를 지적하면서 이재갑 교수 멘트가 같은 날에도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신문 안에서 비선
이었다 전문가였다 하니까 스스로도 굉장히 자괴감을 더욱더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임자운]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그분들한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분들은 자신들이 원했건 원
치 않았건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지금 짊어지고 있다는 건데, 그 사람들한테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
고 있고 비선이니 마니 하면서 약간 모욕을, 약간이 아니죠. 심한 모욕을 저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범대위가 그 기사 이후에 해체됐다는 소식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더 이상 그런 이
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겁니다. 굉장히 큰 사회적 해악을 끼쳤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김빛이라]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나간 날 범대위 회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회의 자리에서 그렇
다면 우리 선의로 참여하는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해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거예요. 결국에는 언론이 국민들에게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길조차도 막은 굉장히 좋지 않은 기사죠.
[이상호]이런 와중에 지난 4일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가 됐습니다. 다음 날 10
대 일간지 중에서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언론에서 편지 내용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에 이어서 2면과 3면까지 할애해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습니다. 3월 10일자 조선일보 칼럼에는 <‘정치인 박근혜’ 녹슬지 않았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쓴 칼럼 내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은 4.15 총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문 정권의 입지를 압박할 위치까지 득세하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것은 야당 내의 또 하나의 분파 요인으로 잠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근혜 옥중 편지 관련 보도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임자운]“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메시지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던 국민에게는 감동
적인 선물이었다. 그리고 국민의 기대를 능가했다, 우선 그 글씨는 소박하면서 순수함과 진정성이
배어나는 글씨었다. 신뢰를 고취하고 공감이 우러나게 하는 글씨가 명필이라면 박 대통령의 서체가
바로 명필 아니겠는가“ 편지를 다루는 언론 내용을 보면 박근혜 씨가 무슨 인권운동하다가 탄압받
는 줄 알 것 같아요. 아니면 무슨 정치적 탄압으로 가택연금 당하고 있는 줄 알 것 같아요.
[강유정] 일종의 가르침을 주는 거예요. 이제 전부 다 미래통합당으로 가야 한다, 이게 바로 박근혜
옥중 서신의 메시지라고 분석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결국은 대통령 선거의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칼럼이 이런 식으로 정치적 방향성과 그리고 지지자들과 한편으로는 그 언론사를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한 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그것을 명확하게 내리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욱] 제 촉을 한번 시험받고 싶습니다. 여기 그 3월 5일자 중앙일보를 보면 위에는 박근혜 전 대
통령 서신 관련 기사를 배치했고요. 그 바로 밑에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대구 시민들의 사연을 실었
단 말이죠. 이거 뭔가 좀 의도성이 있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재국] 연상되는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죠. 이게 사실 우리가 기사를 신문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 이거는 굉장히 중요한 편집 특권이고 전략이거든요.
[최욱] 전략적으로 고민을 한 건 맞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이게 굉장히 강력한 수단이고. 이게 박근혜 서신과 그다음에 코로나 대구가 이렇
게 같이 같은 면에 나란히 배치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죠. 박근혜는, 박근혜 편지는
태극기 세력이라는 어떤 굳건한 정치적 기반이 있죠.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면 대구, 경북이라는 어떤 지역적 기반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구, 경북을 지금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과 그 지역적인 성격과 박근혜 서신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죠.
[강유정]일종의 선거 개입이에요. 플레이어로 정말로 선거 홍보 당원처럼 끼어들어서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고전적 맹주가 돌아왔다는 점을 활용해서 “자나깨나 박근혜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훨씬 더 메시지를 강력하게 넘겨서 이제 정치권의 한 일종의 플레이어로서 우리 통합해서 정권 찾아오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게 바로 이런 칼럼들이죠.
[이상호]그런데 편지가 공개되기 전부터 박근혜 옥중 메시지를 기다리는듯한, 염원하는 듯한 보도들이 꽤 있었습니다. 사실관계를 한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김빛이라] 시작은 홍문종 의원의 입이었습니다. 박근혜 옥중 메시지 곧 나온다고 홍 의원이 이야기
를 했고 언론이 일제히 곧 나올 것이다 받아적었고요. 홍 의원이 다시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사죄한다, 이 박 대통령 메시지 나온다는 건 순전히 내 바람이었다면서 사죄를 또 합니다.그러자 언
론이 또다시 홍 의원의 이야기를 받아적고요.
[최욱] 이게 바로 저한테 저작권이 있는 기우제 저널리즘.
[김빛이라] 그렇죠.
[최욱] 서신이 올 때까지 계속.
[이상호]그런데 이미 2월 22일 박근혜 옥중 편지를 보도한 언론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옥중 서
신>,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하 수상한 시절에 두루 평안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탄핵에 구속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그리 죽을 죄를 졌나, 이러려고 휴일 없이 일했나 하는 마음에 몸을 떨었습니다. 존경하는 친박 동지 여러분. 지금은 무엇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희생할 사람들은 우리 같은 애국자밖에 없습니다. 2020년 2월 22일 박근혜.“ 박근혜 씨가 직접 편지를 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최욱] 쓴 게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보면 “2020년 2월 22일 박근혜”라고 적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이거 진짜인 줄 알았는데?
[임자운] 이게 정말 박근혜 씨가 쓴 거냐라는 가짜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인터넷 판에 나중에 대신
쓰는 이라는 말이 제목 앞에 붙게 되는데 욕먹을 때 먹더라도 지금 시국에서 나는 박근혜 씨를 정
치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중앙일보의 어떤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강유정]이게 완전히 1인칭 저는 빙의라고 보는데요. 마지막 추신이 더 놀랍습니다. “저를 석방하려
는 노력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곧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맞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상당히 괄호를 쳤지만 상징성이 굉장히 명확하게 되고 있다
는 거죠, 이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이 긴 글을 썼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일단 이거는 잘못된 지
면에 실려 있어요. 소설란에 실렸어야죠, 이건 칼럼란에 실리면 안 되는 글입니다.
[이재국]이 칼럼 같은 경우는 사실은 다들 방금 말씀해주셨지만 박근혜라는 이름이 갖고 오는 정치
적 휘발성이 강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강렬한 박근혜의 이름을 가져 와서 어떻게 보면 선정주
의적인 기법을 쓴 거죠. 그 당시만 해도 현실에 없는 것이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현실에 없는 것
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을 확 시켜버리는 것이죠. 이게 저널리즘의 만국 공통언어, 선정주의라고 하죠.
[최욱] 그런데 이 칼럼에 가상으로 쓰였다는 단서가 있습니까?
[김빛이라]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정도의 힌트도 안주는 이런 칼럼은 사실 본 적이 없는데.
[이상호]굉장히 생소한 칼럼이죠.
[김빛이라] 칼럼에서는 이런 형태들은 자유롭게 인용이 되고 있는 건가요?
[이재국]자유롭게 많이 쓰이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이런 적은 본 적은 없으니까요.
[최욱] 아니, 그러면 예를 들어서 문재인 담화문 이렇게 해서 이 나라를 북한에 넘길 겁니다, 그러면
얼마나 또 혼란스럽겠어요, 이 형식에 대해서는 우리가 용인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상호]이런 식의 칼럼은 어떻게 그러니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재국]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최욱] 세계적인 학자라면서요?
[이재국]세계적으로 알려져도 별 것 아니라고.. 논란을 각오하고 쓴 글이죠, 이거는. 어떤 방향까지
제시를 해주는, 총선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일련의 노력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겠죠.
[이상호]옥중 편지의 편향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진보 신문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한겨레의 경우에는 옥중 정치 되레 촛불세력 재결집 부를 수도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요. 경향신문의 경우에는 <북한, 박근혜 옥중 편지에 “마녀의 옥중 주술”> 북한 대외 매체에 실린 주장을 그대로 인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국]그래서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언론들도 각각의 편향들이 다 들어갈 것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지난달 24일에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한 언론의 모습을 봤더니 굉장히 같은 통계를 가지고 완전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조사인데 긍정 평가가 47.4%가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뉴시스 같은 경우에는 <47.4% 코로나19 급락 불러올 위험>이라고 제목을 붙여서 여론조사를 보도했고 아시아경제에서는 <지지율 47.4%.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영향 미미>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선 보도들, 그러니까 정책 보도는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연관돼서 국정지지율을 해석하는 언론이 완전히 양극단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매체를 보고 내가 그걸 함께 해석하느냐를 두고서는 굉장히 선택을 잘해야 할 것이고 여러 매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상호]총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총선과 재난 상황을 연
결시킨 보도들만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요. 인물도 또 정책도 실종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를 표
하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선거 보도 짚어주신다면요? 이재국 교수님.
[이재국]근본적인 단 하나의 책무가 있다고 하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
는 것이죠. 모든 유권자, 전체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책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는 보도, 그것이 꼭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강유정]대형 정치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자기 정치를 할 수가 있는데 새롭게 등장
한 신인이라든가 혹은 군소정당들이라든가는 아예 사실 저조차도 머릿속에 잘 기억이 안 남고 있거
든요. 그럼 결국 누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유권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조금이
라도 할애를 해서 총선이라는 데 좀 더 투자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깜깜이 총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됩니다.
[이상호]오늘 함께해주신 이재국 교수님, 김빛이라 기자 고맙습니다.
지난 2월 2020년 총선보도 준칙이 발표가 됐죠? 준칙 1번이 선거 보도는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입니다. J도 더욱 공정한 눈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data/fckeditor/new/image/20200226_coronavirus.png)
![](/data/fckeditor/new/image/20200212_2_coronavirus.png)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저널리즘토크쇼J] 감염병을 대하는 언론의 기억상실 화법
-
- 입력 2020-03-15 22:26:57
- 수정2020-03-15 22:56:38
![](/data/news/2020/03/15/4402302_10.jpg)
[이상호]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J의 마스코트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어서 오세요.
[최욱] 안녕하십니까? 최욱입니다.
[이상호]비평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강유정]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그리고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나오
셨습니다.
[유현재]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욱 씨 왕팬인데 개인적으로 옆에 앉게 돼서
영광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욱] 너무 가까이는 오지 마세요.
[이상호]그리고 저희의 빛픽처 김빛이라 기자도 함께합니다.
[김빛이라] 안녕하세요? 김빛이라입니다.
[이상호]그러면 <저널리즘 토크쇼 J>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가 재난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서는 코로나19보도를 이미 두 차례에 걸쳐서 이미 다뤘었죠? 첫 회에는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초기의 보도를 짚어봤고 두 번째는 위기 상황을 특정 집단과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언론의 행태 살
펴봤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가 코로나19 보도와 2015년 메르스 보도의 평행 이론입니다. 먼저 2015년 메르스 사태 초기, 이번 코로나19 초기 보도를 좀 비교해봤어요. 동일하게 감염병 보도에 방역이 뚫렸다는 표현이 쓰여 있습니다. 한국일보 <비격리자 감염 의심환자 中 출장, 메르스 방역 구멍 뚫렸다>, 동아일보 <메르스 환자 2명 늘어 벌써 7명, 구멍 뚫린 방역체계>, <메르스 의심 환자 중국 출장, 국가 방역망 뚫렸다>, 코로나19 보도도 좀 보죠. 동아일보에는 <無증상 감염자 비상, 공항도 병원도 뚫렸다> 조선일보 <5일간 돌아다닌 2명, 방역 뚫렸다> 한겨레 역시 <무증상 입국자에 무방비로 뚫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유현재]기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두 가지 준칙이 있지 않습니까? 감염병 보도 준칙, 재난 보도
준칙이 있는데 거기의 핵심적인 항목들을 위배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그래서 이제 아주 핵심적인 항목이 대란, 뚫렸다, 창궐, 이런 단어를 쓰지 말자. 그래서 위기관리가 사실은 대중의 공포의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시키는 거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도화선을 막 일으키는 겁니다.
[이상호]최욱 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어떤 보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욱] 최근에 제 기억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보도가 2개가 있거든요. 첫째는 미세먼지와 고등어의
연결. 그리고 지금 이제 말씀드린 두 번째 메르스와 낙타와의 연결, 당시 낙타와 거리 두기를 하라
는 이런 기사가 막 쏟아졌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희화화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이상호]그렇죠.
[최욱] 이런 기사 아니었으면 낙타 타고 출근할 뻔, 이런 것들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생각
이 문득 떠오르네요.
[유현재] 당시에 메르스 때 낙타 관련해서 정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나 아니면 그 안내 자료를 자세히 보시면 중동지역 여행, 그러니까 중동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안내한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상호]여행자에 한해서만이죠?
[유현재]맞습니다. 그게 이제 앞의 중요한 사항은 쏙 빠지고 그런 다음에 그게 언론이 양산하기 시
작합니다. 거기에 낙타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낙타우유에 멸균하지 않은 건 먹지 마라 그래서 그
당시에 기사 보시면 국민들이 좀 비아냥거리기 시작해요. 사실 소통에 있어서 비아냥거리면 끝나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여보 여기 마트인데, 낙타 고기 떨어졌대. 오늘은 삼겹살 먹자. 내일은 해줄게’ 이런 식으로 돼서 좀 안타까운 상황, 물론 정부의 어떤 미숙한 소통도 있었습니다만 그 점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이상호]두 감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점에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가 동일하게 등장하고 있습
니다. 바이러스를 여러 명에게 감염시킨 확진자를 부르는 용어인데 메르스 당시에 슈퍼전파자라는
단어가 이 사회적 낙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란이 또 되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언론이 2020년에도
여전히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현재] 확산기에서 조금 더 가면 굉장히 사람들이 위기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누
군가를 블레임하고 누군가를 비난해야 편한 겁니다. 누구 하나 잡아서 비난하기 시작하면 사실 마음도 편해요. 심리적으로도 이게 귀인 이론과도 연결이 되는 건데요.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누군
가를 비난하면 그게 문제 해결의 핵심과 연결이 될 것이다라고 집단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듭
니다.
[최욱] 그러면 슈퍼전파자를 뭐라고 지칭해야 해요? 뭔가 용어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강유정]다중 감염자라든가 아니면 다중 매개자라든가 다른 말을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슈퍼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악의 축처럼 그 사람 한 사람이 표적이 되게 하는 효과가 마
련된단 말이에요.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건 책임을 덜하게 되고 그래서 어떤 방역 체계에 있
어서 체계에 대한 어떤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쏠릴 확률이 너무 높은데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생각보다 언론이 되게 좋아하는 소재라는 거죠.
[김빛이라] 최근 보도 보니까 이번에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되니까 바로 언론이 ‘서울 슈퍼
감염지‘라는 이야기를 붙여버리더라고요. 사실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건데, 언론이 먼저 그 장소 자체를 뭔가 이곳이 악의 소굴이다, 이런 느낌을 붙여버리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어까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이상호]그런가 하면 최근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언론이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진에 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2일 중앙일보 1면 전체가 할애가 돼서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을 집중 보도를 했거든요. 경향신문도 같은 날 1면에 <“힘들어도 꾹 참다, 응원에 울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이런 보도가 유독 많아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이것도 사실 감염병 보도의 전형적인 패턴이었고요. 이 사안이 해결되려면 누구에게 의지를 해야 할 것인가, 제가 가서 말할 것도 아니고 정치인들도 큰 의미 없습니다. 이제는 의료진이 해결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그 끝단에 있는 사람들한테 어쨌든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미화하고 어찌보면 감정적으로 읍소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메르스 때도 그렇습니다만 전형적인 패턴이 계속해서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라든가. 그런 저도 이제 기억이 나는 헤드라인이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 굉장히 좋습니다. 굉장히 좋지만 그 이후가 저는 더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래서 이 의료진들의 사투를 다룬 이런 보도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유현재]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욱] 그거 아니죠?
[유현재]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지금은 그분들의 어떤 노력, 이런 걸 전부 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다음에 안정이 된 다음에는 다른 측면도 본질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기자분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나마 좀 의미있게
봤던 게 경향신문의 3월 2일자 기사인데 가령 이런 겁니다. “코로나19 격리, 감염 폐기물을 밀봉하
는 등 사소하지만 간호사들의 본래 업무가 아니었던 일들도 추가되었다“라든가 이렇게 뭔가 그래도 취재를 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좀 구체적으로 나열했을 때 응원을 우리가 추상적으로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구조적 문제도 그런 디테일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돌려막기 혹은 갖다 붙여쓰기 식의 비슷한 전투기, 사투기를 만들어내는 건 조금 책임을 좀 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상호]의료진의 사명감에 집중한 보도가 있는가 하면 또다시 의료진의 힘을 빼는 일도 있었습니
다. 바로 지난 3월 9일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제목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을 좀 살펴보면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 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느냐,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지금 사실과 달라서 또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김빛이라] 네. 이 기사가 나간 다음에 서울대병원분회에서 바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거는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명백한 허위 보도였다, 코로나 때문에 당연히 딸기 체험은 취소를 했었고 조합원들에게 그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문자까지 보냈다면서 이것도 공개를 했는데요. 저희가 기사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
[기자] 안녕하세요? 딸기 농장이죠?
[딸기 농장] 네.
[기자] 서울대병원 측에서 딸기 농장 체험하려고 원래 신청을 하셨었잖아요.
[딸기 농장] 네. 맞아요. 전화를 주셔서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다른 곳도 다 취소되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진행하는 걸로 했었어요. ‘내년에 그러면 좀 진행을 하겠습니다’ 하고 그쪽에서 말씀하셨던 부분이에요.
[기자] 조선일보 측에서 확인은 전혀 없었나요?
[딸기 농장] 저희한테는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저도 얘기 듣고 좀 화가 났거든요. 다녀가신 적이 없거든요. 입금한 내역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기사를 낼 수가 있는지 황당하더라고요.
[기자] ‘딸기를 따러 가면 나머지 일은 누가 하란 말이냐’라는 어떤 내부 직원의 멘트 같은 게 기사에 났는데?
[김태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장] ‘이 시국에 단체활동을 해야 되는 거냐’ 완벽한 허위사실이고. 조선일보가 말한 ‘다른 직원들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 왜 너는 돈을 받고 그렇게 공가를 가’ 라고 하는 게 성립이 안 되는 거죠.
[기자] 직원들이 이 기사 보셨을 거 아니에요.
[분회장] 노동자 활동으로 인해서 감염 원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 하나 없이 바로 이렇게 내버렸기 때문에 댓글이나 이런 쪽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대형 언론사들이 자기들은 ‘대형 언론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국민들이 이걸 믿어줄 거야’ 라는 것 가지고 너무 횡행하는 것 같아요.
------------------------------------------------------------------------------------------------
[김빛이라]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댓글이 많이 달려서, 방금 말씀하셨지만 노조원들이 실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욱] 이 정도면 사실 처벌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빛이라] 바로 당일에 조선일보 측에 병원 노조 측에서 사과와 정정 보도, 그리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온라인에서 기사를 삭제했고요. 그다음에 수요일, 11일에 ‘바로 잡습니다’ 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실제 지면에 실었습니다, 사과문을. 그런데 이미 명예를 훼손한 기사들이기 때문에.
[이상호]그렇죠.
[김빛이라] 언론중재위원회에 공식으로 신청도 한 상태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할지도 좀 검토하면서 강력하게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임자운] 얼마나 급했으면 얼마나 마음이 강했으면 사실 아까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 전화
만 해봤으면 되는 일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이랬을까.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라 라는 식으로 이
제 노조를 비난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유현재] 명확한 오보면 사과해야 하는데 그 언론은 사과를 잘 안 하죠.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정은경 본부장하고 그 명칭과 관련해서 동선 공개하는데 마트 이름 잘못 써서 바로 사과했잖아요. 언론 같은 경우에는 또 사과는 잘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관행 자체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임자운]또 하나 저는 이 기사의 말미에 보면요.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 직접 인용되어 있죠? 뭐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냐?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실제로 이거는 없는 사건에 대해서 직접인용이 나왔다니까 저는 거짓말한 거라
고 보거든요. 아무도 이런 말 하지 않은 겁니다. 조선일보 기작 그냥 자기 머릿속에 있는 거를 직접
인용한 거예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우리 독자들도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
[이상호]지난 3월 2일이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에도 이목이 집중이 됐습니다. 비평에 앞서서 당시 영상 먼저 좀 보시죠.
----------------------------------------------------------------------------------------------------------
[영상] 3월 2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기자회견
3월 2일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기자] 국민일보 기자입니다. 정말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말세의 징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만희] 그게 뭔 소린데?
[사회자] 오늘 질문하실때, 코로나19에 대한 질문만 해주십시오.
[기자] MBC 기자입니다. 총회장님께서 방금 기자회견 중에 우리의 잘못된 것도 우리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이 지금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시고 어떤 부분은 잘 알고 있다고 하시는 것인지, 총회장님이 일찍이 얼른 나서셔서 신도들에게 정부에 협조할 것을 말씀을 해 달라고 요청도 했는데 뒤늦게 이제서야 회견을 여시게 된 이유 궁금합니다.
[이만희] 너무나 걱정하다 보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기자] CBS 기잡니다. 이번 코로나19 관련해서 신천지에서 마귀가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이번 코로나19 이후에 총회장님 자가격리하셨는지요. 그리고 최근에 진단검사를 했다고 밝혔는데 언제 어디에서 진단검사를 하셨고 그 결과는 언제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며칠날 이곳에 오셨는지, 그동안 여기서 계셨었는지?
----------------------------------------------------------------------------------------------------------
[임자운]국민들이 바랐던 질문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신천지 교인들이 보건 당국에 적
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분명한 약속을 사실 받고 싶었겠죠. 기자들은 분명히 그런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보는데 첫 질문이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 코로나19도 마귀가 한 일이라고 정말 생각하느냐.‘ 신천지에 대한 전 국민의 어떤 분노나 비판하고 싶은 그 마음을 한번 이용해보겠다, 이
런 생각밖에 사실은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이제 어떻게 하면 더 악마화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화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
[강유정]저는 언론의 수준이 보이는 현장이었어요. 왜냐하면 사실 이만희 총회장이 연출한 건 기자
회견이 아니라 퍼포먼스입니다. 기자회견 아니에요, 이 자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거 읽고 나
서 절 두 번 하고 이런 모든 것이 퍼포먼스인데 그렇다면 이성적 집단이니 기자들은 이런 퍼포먼스
를 깨고 진실과 사실을 얻었어야죠. 대개의 평범한 시민들이 가서 그냥 자신의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상호]그런데 심지어 영상을 보시면 사회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을 해달라고 분명히 이야기를 한 게 있어요.
[강유정]제 말이요.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입니다. 이거 신천지 사이비냐 아니냐에 대한 기자회견
이 아닙니다 라고 신천지 측 사회자가 오히려 기자들을 혼내고 있거든요.
[유현재]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게 저는 방역에 있어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자분들 제일 잘하는 게 답을 정하고 오셔서 그 답 끌어내시잖아요. 그러면 그거 잘하시면 그 자리에서 총회장이 그래도 기자회견으로 나왔으면 그 답을 좀 이끌어냈으면 어떻겠느냐, 방역에 협조하고 거짓말하지 말고라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줬다면 우리 사회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얼마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 세 질문에 의해서 얻어진 정보는 저는 개인적으로 신문으로 따지만 건강면, 헬스면, 사회면에 있어야 할 정보가 아니에요. 종교면에 있어야 할 정보잖아요.
[이상호]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에 언론에서 또 주목을 한 게 있어요. 바로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의 손목시계입니다. 기자회견 직후에 경향신문이 <‘박근혜 시계’ 찬 이만희,
“국민께 사죄, 정부에 협조” 나갈 때 ‘엄지 척’>이라는 기사에서 시계를 클로즈업한 사진을 함께 찍
었거든요. 기자회견 당일 포털에서 모든 매체를 기준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제목에 이만희 시계가 포함된 기사만 무려 193건이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이렇게 유독 부각이 돼서 보도가 될 이유가 있었을까요?
[강유정]이만희가 친 덫에 언론 스스로 걸어들어간 격이라고 저는 봅니다. 거의 좀비 같은 수준으로 이만희 총회장이 말하고 있는 것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데요. 게다가 어떤 시계를 찼다, 혹은 엄지 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확하게 어떤 행동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이걸 마치 사인, 시그널을 해석하듯이 모든 언론들이 매달려서 의미가 없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고 거기에 대한 맥락까지 제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유현재]심지어 어떤 기사가 났었냐 하면 이만희 총회장이 사망했을 때 어느 곳에 안장되는 게 맞
는가, 이런 것들, 그러니까 언론이 굉장히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브레인스토밍을 좀 해봐라.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딸, 우리
동생이 무엇을 듣고 싶을지를 좀 생각을 해서 그 기사를 시작을 하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
니다.
[이상호]최욱 씨 이때 좀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최욱] 제가 이제 제 자신을 좀 돌아보느라고.
[이상호]왜요?
[최욱] 자꾸 입을 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도 덫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덫에 완벽히 갇힌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중들도 여기에 이제 같이 반응을 했습니다. 실시
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그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아마도 옳다는 건 아니고 신천
지와 정치권과의 어떤 유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던 참에 이런 시계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아, 그거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아닌가, 그런 착시 때문에 아마 반응을 했던 것 같은데. 대단히 반성하겠습니다.
[이상호]방금 말씀해주신 부분과 관련해서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를 두고 기사에 다양한 해석에 붙
기 시작합니다. 3월 2일자 동아일보가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중고나라에 올라온 시계와 유사해보이며 이것은 청와대에서 공개한 진짜 박근혜 시계가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이후 3월 3일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모두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려서 이만희 시계의 진위 여부를 보도합니다. 3월 4일까지 동아일보가 <‘박근혜 시계’ 정치 공방 비화, 로만손 “우리 제품 아냐”> 라는 기사에서 로만손 관계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요. 조선일보는 같은 날 <로만손도 조달청도 “신천지 이만희가 찬 것, 박근혜 시계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이었던 조달청 관계자까지 인터뷰해서 이만희 시계가 박근혜 시계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이 시계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게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언론사들 입장에서?
[최욱] 팩트체크의 어떤 기자 정신이 여기에 모두 다 집결되어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아까 그 딸기
농장, 그때 왜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좀 드네요.
[임자운]시계에 대해서 핀조명을 때린 거예요. 거기만 보이잖아요. 그러는 바람에 정말 우리가 정작 생각해야 할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보, 그 정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현재]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두 차례 기자들의 망원렌즈 활용에 대해서 참 실망을 했습니다. 첫번째가 아산 진천 격리 시설됐을 때 그 망원렌즈를 과도하게 해서 거의 도촬 수준에서. 그분들이 죄
인들이 아니잖아요.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이번에 또 그 시계에서 망원렌즈 과도하게 하는 거 보
고, 조금 정말 개선의 여지는 없고 그다음에 지금 이 정보 소비자들의 측면에서 행동들을 많이 하는
구나라는 안타까움 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자운]저희가 방송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이른바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더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시계 관련해서는 경향을 비롯해서 신천지 혹은 이만희 개인과 박근혜 대통령을 연계시키려는 그 커넥션을 밝혀내려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 같고, 이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똑같은 수준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상호]최근 20년 동안 감염병 위기, 몇 년 주기로 반복이 돼왔죠. 먼저 2003년에 신종 감염병 사
스가 있었고,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5년에 메르스 그리고 2020년 네 번째 신종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영상을 저희 J가 하나 찾았습니다. 영상 잠깐 보시죠.
-----------------------------------------------------------------------------------------------------
[영상] 2003.07.31. 국립보건원 사스방역평가보고회
[노무현/전 대통령(2003년 7월)] 우리 사회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 의제를 누가 설정하는지 가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정부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회 같기도 하고 어쩌면 언론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민 같기도 한데. 누가 그 의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되는 것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TV에 나오냐 안 나오냐, 신문에 나오냐 안 나오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것이 중심이 되기 쉽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 일이 현장 구석구석에서 알뜰히 충성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야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꺾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고, 불편한 일이 많고, 막혀 있는 벽은 그냥 막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뒤에 보면,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환경이 절대로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저와 여러분이 함께 약속할 일입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 그렇게 되지는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
[이상호]J가 이 영상을 찾아온 이유가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기자회견 이후에 2004년 1월
에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코로나19의 대응에 큰 힘이 또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사회 정부의 대응은 갈수록 달라지고 진보하고 있는데 언론은 왜 이렇게 여전히 후진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건지 좀 짚어본다면요?
[임자운]우리가 본 영상이 어쩌면 재난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굉장히 우
리가 좀 오래도록 가지고 가야 할 하나의 좋은 선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성과를 가
져가면 사실은 재난은 재난에서 그치지 않을 것인데 과연 지금의 언론이 어떠한 성과를 또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종식기 근처 다가오면 방역 체계를 짚는 기사가 쏟아지긴 쏟아졌습니다. 메르스 당시인 2015년 5월 20일부터 그해 말까지 10대 신문에서 방역체계 얼마나 다뤘나 살펴보니까 지면만 기준으로 380건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16년, 다음 해에는 130건, 다음해에는 91건, 다음해에는 34건, 34건이면 10대 신문 기준으로 한 매체당 한 번 쓸까 말까 한 정도도 안 나왔다는 거죠.
[유현재] 마치 빚쟁이처럼 계속해서 체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지적을 좀 해서 그때 지킨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해서 계속해서 빚쟁이처럼 좀 하는 그렇게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이 시스템 자체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적으로 해결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언론은 결국 대중들이 봐야 힘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
을 때 그런 기사를 쓰면 대중들은 안 볼 거잖아요.
[강유정] 글쎄요. 저는 저널리즘의 기본은 결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언론 소비자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더 위협하고 공포에 몰고 가고, 일상생활 더 못 하도록 만드는 기사나 뉴스들이 더 많아지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냥 원칙에 좀 충실한 보도들이 이런 사태, 이 고난 중에서도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유현재 교수님, 끝으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유현재]싸우지 말자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다 아군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뭔가 정파적인 차이점도 있고 그다음에 뭔가 주장하고 싶은 바도 다르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끼리 싸우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자. 왜? 전쟁이 터지면 일반인들은 일상을 꿈꾸고 윗사람들은 승리를 꿈꾼대요. 그러니까 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 약속 하에 만든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거기의 핵심적인 것은 좀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상호]오늘 유현재 교수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유현재]감사합니다.
[이상호]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있죠. 최근 다뤄지고 있는 선거 보도에 대해서 이번에는 살펴보겠습
니다.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이재국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님입
니다. 어서오십시오.
[이재국]안녕하세요?
[최욱] 오늘 초면인데요? 우리 제작진한테 세계적 학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고
[이재국]네. 농담 삼아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세계적 학자라는 게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세계에서
알고 있으면 세계적인 학자라고.
[최욱] 많이 알려져 있습니까?
[이재국] 그렇죠.
[최욱] 세상 처음 보는데, 교수님, 학생들이 많이 좋아하진 않죠?
[이재국]좀 갈리죠.
[최욱] 아 갈립니까?
[이상호]이번 총선 보도는 뭐 계속 주시하고 계실 텐데, 기억나는 뭐 보도랄까 그런 것들이 좀 있을
까요?
[이재국] 모든 이슈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정치 또는 총선 뉴스라고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게 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이상호]알겠습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KTX 방역 현장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도 종로구에서 방역 활동을 하는 모습이 여러 언론에 또 보도가 됐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의 방역 활동이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방역활동,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뭐 같은 총선 보도 맥락에서 보셨겠네요?
[이재국]당연하죠. 정치인이 움직이면 얼굴이 나오든 손이 나오든 또 발이 나오든 그게 정치 뉴스가 되고 지금 특히 총선을 이제 한 달 남겨놓고 있으니까 총선 뉴스이자 선거 운동이죠,
[김빛이라] 역대 선거 치러본 이례 지금이 가장 고난도다. 왜냐하면 대면 선거운동 자체가 거의 불
가능한 상황이니까 결국에는 온라인이나 SNS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온통 후보들이 보좌진들에게
코로나 아이디어를 내라, 계속 주문을 한대요, 거리 방역하고 오늘은 사진 찍고 내일은 SNS에 예방
법 해서 기호 몇 번 이렇게 달아서 올리자, 그걸 선거활동의 일환이라고 지금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최욱] 정치는 쇼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저는 어떤 의미가 있는 쇼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방역하면 뭐 얼마나 하겠습니까?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더 자각한다?
그것도 아닐 테고, 이거 왜 자꾸 언론에서 다루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임자운] 언론 노출을 갈망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이걸 계속 할 겁니다. 언론에서 안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이 ‘당’ 제공, ‘본인’ 제공 사진들이 너무 많아요. 이 후보가 제공하는 걸 그대로 받아쓴다는 거죠. 그러면 이 기사는 사실 후보의 선거 SNS 계정 이상의 의미가 전혀 없고 팩트 체크조차 하지 않은 그런 기사가 될 텐데, 지금 본인 제공 기사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도 좀 눈여겨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재국] 일상생활에 바쁜 유권자들이 사실은 모든 정치 정보, 선거에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검색해서 그걸 다 자기가 소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또 방역활동 하는 모습,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떤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형성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떤, 투표장에 갔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있었느냐, 그걸 가지고 사람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선거 운동할 때 피할 수가 없죠. 이미지 만들어내야죠.
[이상호] 선거운동측면에서 봤을 때는 사실 후보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홍보 수단이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방송법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도해야 할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좀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언론의 근본적인 책무는 유권자들한테 필요한 올바른 정보를 많이 전달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사실은 후보한테 이용을 당하는 셈이 돼버리는 거죠. 그렇게 보면 윤리적일뿐만 아니라 사실은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다고 봐야죠,
.
[이상호]재난 상황이 지속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보도, 코로나19에 더 깊이 개입돼 있습니
다. 지난 3월 2일 채널A에서 <땀 흠뻑, 안철수 “행동하는 정치인” 호평>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봉사
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을 보도를 했습니다. “신당은 잘 뜨지 않아 정치적으로 외롭지만
땀에 흠뻑 젖은 이 모습에는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지금까지 안철수 모습 중에 가장 멋있다, 유일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강유정]안철수 대표가 저 상황에서 의료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중계를 해주거나 매개체
역할을 하면 더 훌륭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땀에 젖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
생산을 하고 있고 어떤 점에서는 좀 너무 지나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좀 봉
사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욱]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이상호]그래요?
[최욱] 안철수 전 대표는 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좀 분명히 효과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성도 있고 그
리고 감동도 개인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치인에게 바라는 덕목은 이런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정책적으로 어떤 뒷받침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의료인으로 다시 돌아가시면 어떨까 하는. 아니, 비꼬는 게 아니고 진심이에요.
[이상호]생각지도 못한 발언이네요.
[최욱]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상호]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 100만 원을 제안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 김경수 지사의 발언이 엄청 또 기사화가 되고 있고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코로나19 대응 관련해서 언론 소비가 참 많이 된 정치인이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강유정]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계속해서 언론 보도들은 여기서 대선 어떤 지지율에 대한 보도들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재명의 행정력과 대선에 대한 지지율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 건 사실
이전에 우리가 누군가 언론에 되게 돌출적으로 등장하면 늘 나왔던 관습적 보도예요. 대선과 연결하면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클릭하고, 또 이게 좀 더 전파력이 높다 보니까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김빛이라] 이 대선후보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그럼 최근 코로나 시국에서 얼마나 기사가 많은지 좀
양을 봤는데요. 방금 이야기가 나온 황교안 대표 그리고 이재명, 이낙연, 박원순 모두 400건에 가
까운 기사들이 코로나19라는 그 단어와 함께 검색이 됐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대표나 김경수 지사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어떤 발언이나 행동들로 갑자기 기사가 쏟아지는 그런 행태를 좀 보였습니다.
[이재국] 지금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한국 유권자들은 코로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 거죠. 그래서 이 코로나 관련해서 정치인들, 정당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투표의 어떤 방향이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죠.
[이상호]직접적으로 총선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묘하게 총선을 겨냥한 보도도 있습니다. 3월 3일
자 중앙일보를 보니까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
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내용을 좀 살펴보면요.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도
록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익명을 원한 의료계 소식통은 ‘서울대 교수 출신인 김용익 건강
보험공단 이사장을 정점으로 한 ‘의료 사회주의자’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진석 실장이 비선 라인을 주도한 핵심 실세‘라며 ’이 실장
은 고려대 의대 동문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의 자문을 많이 듣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강유정] 일단은 비선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적으로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입니다. 숨어서 얘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자기의 정체를 감출 정도로 위험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건데 아주 음모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프
레임이 너무나 잘 보이는 기사라서 좀 문제가 많은 기사로 여겨집니다.
[이재국]여기서 제가 보기에는 최대진 의협 회장, 또 박도준 전 원장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익명인
데 특히 이 비선이라고 지칭됐던 그쪽 사람들은 아무도 또 반론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러니까 반
론이 없고 그리고 비판자들도 익명처리돼 있고. 이런 상태에서 사실 이거는 굉장히 어떤 추측성 분
석을 제시한 것이죠.
[이상호]김빛이라 기자, 방역비선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게 어디인가요?
[김빛이라] 지난 2월 24일에 의협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최대집 회장이 지금 정부에는 비선 전문
가들이 있다. 사실 이때까지는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독자들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바로 다음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이 주장을 옮겨 실으면서 언론들이 굉장히 많이 받아썼습니다.
3월 3일에 저희가 보고 있는 중앙일보 기사에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라면서 비중
있게 단어를 정말 사용을 했는데요. 이 감염병을 연속적으로 취재해 온 저희 KBS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를 만나서 팩트 체크를 해봤거든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영상] J-팩터뷰
Q. 문재인 정부에 ‘코로나 방역 비선’이 있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전혀 아닙니다. 의료계. 저는 계속 취재를 해 왔기 때문에 의료계 안을 아는 사람은 그런 건 정말 너무 맞지 않는 얘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슨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무슨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지 않았을 때, 메르스 때도 초기 대응이 늦었고, 또 정보도 이렇게 다 알리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있었거든요. 자발적인 전문가 모임이 방역당국이나 보건당국에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면서 어떤 허점들이나 여러 가지를 좀 메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Q. 특정 대학 출신들이 ‘코로나 실세’를 구성해 이득을 본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고대 의대를 졸업했다라는 이유인데, 감염내과는 사실 병원에서 인기 과가 아닙니다. 나가서 외래를 열어서 돈을 벌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감염내과에서도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별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주로 항생제 내성을 다루는 교수들이 많고, 이 바이러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김우주 교수, 엄중식 교수, 또 이재갑 교수 등인데. 김우주 교수가 가장 그 선생님이셨죠. 고대구로병원에서 감염내과에서 다 트레이닝, 제자로서 트레이닝을 받은 게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입니다. 그들이 메르스때도 같이 즉각 대응 팀으로 같이 활동을 했었고요. 어떤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또 뭐 어디 비선 라인이 동원이 돼서 이런 감염병에 대응을 한 게 아니고, 우연히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분들, 가장 전문가들이 모인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일선에서 뛰는 그들, 언제부터 자문을 했나?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이런 체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없었고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자문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는 방역당국에서 직접 요청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좀 와달라. 그때 김우주 교수가 교수들을 데리고 팀을 꾸려서 활동을 했다고 하고, 그러면서 많은 어떤 자문들을 했고, 또 메르스 사태가 지난 다음에도 이 음압병상 확충이라든지 선별진료소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보건 의료체계. 감염병 대응체계를 만드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한 분들입니다.
Q. 기사의 취재원, ‘의협’과 ‘익명의 소식통’의 주장은 믿을만한가?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의협이 그 정도의 신뢰성과 어떤 전문가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판단이지만 최근 의사협회가 상당히 정파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용. 야당과 MOU를 맺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 속에서 그런 그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그런 ‘비선’이 라는 용어를 갖고 그 틀에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은 조금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상호]해당 기사에 비선 전문가로 등장한 당사자들 입장을 좀 확인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비선 자문이라고 이름이 등장한 엄중식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봤거든요. 엄 교수님은 기자와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적어도 나에게 이런 기사를 쓸테니 입장을 달라라는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다. 기사 보고서야 알았다는 입장이었고, 이재갑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기사를 보고서야 항의를 하니 온라인판에 이렇게 이재갑 교수는 해명했다고 한 줄을 덧붙여준 게 전부였다고 말씀을 전해오셨어요.
[최욱] 사회적 의미를 더 끌어다썼겠죠. 그냥 비선은 최서원 씨입니다. 범법자. 그런데 동일선상에 우리 프로그램에도 나왔지만 이재갑 교수를 넣고 있습니다. 이재갑 교수, 범법자의 이미지를 심고 싶어서 썼겠죠.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또 네이밍을 해봤습니다. 뉘앙스 저널리즘,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이재갑 교수님의 경우에는 밝히신 내용이 어떤 거냐 하면 지금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이
김용익 사단이라고 하는 건데, 이 김용익 이사장과는 전혀 대화를 해본 적도 없는 사이이고, 청와대 이진석 실장과는 5년 전에 메르스 때 한 번 대화를 해본 게, 그 뒤에 5년 동안에는 전혀 통화 조차 한 적이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최욱] 그나마 그 보도의 핵심은 친분관계가 핵심이었는데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군요?
[김빛이라] 그리고 이 두 분 다 공통적으로 말씀하신 게 억울하다, 늘 공개적으로 일을 해왔다. 한
번도 숨어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측면에서 좀 허탈한 웃음을 좀 지으셨어요.
[이상호]그런데 역설적인게 이 언론사가 앞서 방역비선이라고 칭했던 당사자를 닷새 후에는 정부
에 쓴소리하는 감염병 전문가로 또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3월 8일자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내용을 좀 살펴보면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역관리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추후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자평하자 감염병 전문가가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말하는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고 하면서 이재갑 교수의 SNS 글을 인용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해당 글까지 캡쳐해서 실었거든요. 이중적인 이런 언론의 태도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최욱] 이재갑 한 명을 두고 정부 공격하는 쪽으로만 쓰고 있단 말이에요. 언젠가는 이재갑이라는
사람을 아주 범법자 취급을 하면서 이렇게 활용하고, 언젠가는 또 전문가인걸로 활용해서 정부 공격하는데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는 정파적인 시각이다, 이것 말고는 분석이 어려운데요?
[김빛이라] 그럼 이재갑 교수를 중앙일보에서 또 어떤 방식으로 다른 기사에 인용을 했을까 보니까
이 방역 비선 기사가 난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지자체마다다 코로나19 음압 병동이 굉장히 적다는
기사를 지적하면서 이재갑 교수 멘트가 같은 날에도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신문 안에서 비선
이었다 전문가였다 하니까 스스로도 굉장히 자괴감을 더욱더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임자운]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그분들한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분들은 자신들이 원했건 원
치 않았건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지금 짊어지고 있다는 건데, 그 사람들한테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
고 있고 비선이니 마니 하면서 약간 모욕을, 약간이 아니죠. 심한 모욕을 저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범대위가 그 기사 이후에 해체됐다는 소식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더 이상 그런 이
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겁니다. 굉장히 큰 사회적 해악을 끼쳤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김빛이라]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나간 날 범대위 회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회의 자리에서 그렇
다면 우리 선의로 참여하는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해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거예요. 결국에는 언론이 국민들에게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길조차도 막은 굉장히 좋지 않은 기사죠.
[이상호]이런 와중에 지난 4일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가 됐습니다. 다음 날 10
대 일간지 중에서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언론에서 편지 내용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에 이어서 2면과 3면까지 할애해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습니다. 3월 10일자 조선일보 칼럼에는 <‘정치인 박근혜’ 녹슬지 않았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쓴 칼럼 내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은 4.15 총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문 정권의 입지를 압박할 위치까지 득세하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것은 야당 내의 또 하나의 분파 요인으로 잠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근혜 옥중 편지 관련 보도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임자운]“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메시지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던 국민에게는 감동
적인 선물이었다. 그리고 국민의 기대를 능가했다, 우선 그 글씨는 소박하면서 순수함과 진정성이
배어나는 글씨었다. 신뢰를 고취하고 공감이 우러나게 하는 글씨가 명필이라면 박 대통령의 서체가
바로 명필 아니겠는가“ 편지를 다루는 언론 내용을 보면 박근혜 씨가 무슨 인권운동하다가 탄압받
는 줄 알 것 같아요. 아니면 무슨 정치적 탄압으로 가택연금 당하고 있는 줄 알 것 같아요.
[강유정] 일종의 가르침을 주는 거예요. 이제 전부 다 미래통합당으로 가야 한다, 이게 바로 박근혜
옥중 서신의 메시지라고 분석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결국은 대통령 선거의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칼럼이 이런 식으로 정치적 방향성과 그리고 지지자들과 한편으로는 그 언론사를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한 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그것을 명확하게 내리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욱] 제 촉을 한번 시험받고 싶습니다. 여기 그 3월 5일자 중앙일보를 보면 위에는 박근혜 전 대
통령 서신 관련 기사를 배치했고요. 그 바로 밑에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대구 시민들의 사연을 실었
단 말이죠. 이거 뭔가 좀 의도성이 있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재국] 연상되는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죠. 이게 사실 우리가 기사를 신문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 이거는 굉장히 중요한 편집 특권이고 전략이거든요.
[최욱] 전략적으로 고민을 한 건 맞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이게 굉장히 강력한 수단이고. 이게 박근혜 서신과 그다음에 코로나 대구가 이렇
게 같이 같은 면에 나란히 배치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죠. 박근혜는, 박근혜 편지는
태극기 세력이라는 어떤 굳건한 정치적 기반이 있죠.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면 대구, 경북이라는 어떤 지역적 기반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구, 경북을 지금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과 그 지역적인 성격과 박근혜 서신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죠.
[강유정]일종의 선거 개입이에요. 플레이어로 정말로 선거 홍보 당원처럼 끼어들어서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고전적 맹주가 돌아왔다는 점을 활용해서 “자나깨나 박근혜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훨씬 더 메시지를 강력하게 넘겨서 이제 정치권의 한 일종의 플레이어로서 우리 통합해서 정권 찾아오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게 바로 이런 칼럼들이죠.
[이상호]그런데 편지가 공개되기 전부터 박근혜 옥중 메시지를 기다리는듯한, 염원하는 듯한 보도들이 꽤 있었습니다. 사실관계를 한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김빛이라] 시작은 홍문종 의원의 입이었습니다. 박근혜 옥중 메시지 곧 나온다고 홍 의원이 이야기
를 했고 언론이 일제히 곧 나올 것이다 받아적었고요. 홍 의원이 다시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사죄한다, 이 박 대통령 메시지 나온다는 건 순전히 내 바람이었다면서 사죄를 또 합니다.그러자 언
론이 또다시 홍 의원의 이야기를 받아적고요.
[최욱] 이게 바로 저한테 저작권이 있는 기우제 저널리즘.
[김빛이라] 그렇죠.
[최욱] 서신이 올 때까지 계속.
[이상호]그런데 이미 2월 22일 박근혜 옥중 편지를 보도한 언론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옥중 서
신>,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하 수상한 시절에 두루 평안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탄핵에 구속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그리 죽을 죄를 졌나, 이러려고 휴일 없이 일했나 하는 마음에 몸을 떨었습니다. 존경하는 친박 동지 여러분. 지금은 무엇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희생할 사람들은 우리 같은 애국자밖에 없습니다. 2020년 2월 22일 박근혜.“ 박근혜 씨가 직접 편지를 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최욱] 쓴 게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보면 “2020년 2월 22일 박근혜”라고 적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이거 진짜인 줄 알았는데?
[임자운] 이게 정말 박근혜 씨가 쓴 거냐라는 가짜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인터넷 판에 나중에 대신
쓰는 이라는 말이 제목 앞에 붙게 되는데 욕먹을 때 먹더라도 지금 시국에서 나는 박근혜 씨를 정
치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중앙일보의 어떤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강유정]이게 완전히 1인칭 저는 빙의라고 보는데요. 마지막 추신이 더 놀랍습니다. “저를 석방하려
는 노력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곧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맞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상당히 괄호를 쳤지만 상징성이 굉장히 명확하게 되고 있다
는 거죠, 이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이 긴 글을 썼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일단 이거는 잘못된 지
면에 실려 있어요. 소설란에 실렸어야죠, 이건 칼럼란에 실리면 안 되는 글입니다.
[이재국]이 칼럼 같은 경우는 사실은 다들 방금 말씀해주셨지만 박근혜라는 이름이 갖고 오는 정치
적 휘발성이 강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강렬한 박근혜의 이름을 가져 와서 어떻게 보면 선정주
의적인 기법을 쓴 거죠. 그 당시만 해도 현실에 없는 것이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현실에 없는 것
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을 확 시켜버리는 것이죠. 이게 저널리즘의 만국 공통언어, 선정주의라고 하죠.
[최욱] 그런데 이 칼럼에 가상으로 쓰였다는 단서가 있습니까?
[김빛이라]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정도의 힌트도 안주는 이런 칼럼은 사실 본 적이 없는데.
[이상호]굉장히 생소한 칼럼이죠.
[김빛이라] 칼럼에서는 이런 형태들은 자유롭게 인용이 되고 있는 건가요?
[이재국]자유롭게 많이 쓰이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이런 적은 본 적은 없으니까요.
[최욱] 아니, 그러면 예를 들어서 문재인 담화문 이렇게 해서 이 나라를 북한에 넘길 겁니다, 그러면
얼마나 또 혼란스럽겠어요, 이 형식에 대해서는 우리가 용인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상호]이런 식의 칼럼은 어떻게 그러니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재국]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최욱] 세계적인 학자라면서요?
[이재국]세계적으로 알려져도 별 것 아니라고.. 논란을 각오하고 쓴 글이죠, 이거는. 어떤 방향까지
제시를 해주는, 총선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일련의 노력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겠죠.
[이상호]옥중 편지의 편향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진보 신문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한겨레의 경우에는 옥중 정치 되레 촛불세력 재결집 부를 수도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요. 경향신문의 경우에는 <북한, 박근혜 옥중 편지에 “마녀의 옥중 주술”> 북한 대외 매체에 실린 주장을 그대로 인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국]그래서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언론들도 각각의 편향들이 다 들어갈 것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지난달 24일에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한 언론의 모습을 봤더니 굉장히 같은 통계를 가지고 완전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조사인데 긍정 평가가 47.4%가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뉴시스 같은 경우에는 <47.4% 코로나19 급락 불러올 위험>이라고 제목을 붙여서 여론조사를 보도했고 아시아경제에서는 <지지율 47.4%.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영향 미미>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선 보도들, 그러니까 정책 보도는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연관돼서 국정지지율을 해석하는 언론이 완전히 양극단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매체를 보고 내가 그걸 함께 해석하느냐를 두고서는 굉장히 선택을 잘해야 할 것이고 여러 매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상호]총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총선과 재난 상황을 연
결시킨 보도들만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요. 인물도 또 정책도 실종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를 표
하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선거 보도 짚어주신다면요? 이재국 교수님.
[이재국]근본적인 단 하나의 책무가 있다고 하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
는 것이죠. 모든 유권자, 전체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책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는 보도, 그것이 꼭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강유정]대형 정치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자기 정치를 할 수가 있는데 새롭게 등장
한 신인이라든가 혹은 군소정당들이라든가는 아예 사실 저조차도 머릿속에 잘 기억이 안 남고 있거
든요. 그럼 결국 누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유권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조금이
라도 할애를 해서 총선이라는 데 좀 더 투자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깜깜이 총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됩니다.
[이상호]오늘 함께해주신 이재국 교수님, 김빛이라 기자 고맙습니다.
지난 2월 2020년 총선보도 준칙이 발표가 됐죠? 준칙 1번이 선거 보도는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입니다. J도 더욱 공정한 눈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최욱] 안녕하십니까? 최욱입니다.
[이상호]비평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강유정]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그리고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 나오
셨습니다.
[유현재]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욱 씨 왕팬인데 개인적으로 옆에 앉게 돼서
영광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욱] 너무 가까이는 오지 마세요.
[이상호]그리고 저희의 빛픽처 김빛이라 기자도 함께합니다.
[김빛이라] 안녕하세요? 김빛이라입니다.
[이상호]그러면 <저널리즘 토크쇼 J>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상호]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가 재난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서는 코로나19보도를 이미 두 차례에 걸쳐서 이미 다뤘었죠? 첫 회에는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초기의 보도를 짚어봤고 두 번째는 위기 상황을 특정 집단과 정부의 탓으로 돌리는 언론의 행태 살
펴봤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가 코로나19 보도와 2015년 메르스 보도의 평행 이론입니다. 먼저 2015년 메르스 사태 초기, 이번 코로나19 초기 보도를 좀 비교해봤어요. 동일하게 감염병 보도에 방역이 뚫렸다는 표현이 쓰여 있습니다. 한국일보 <비격리자 감염 의심환자 中 출장, 메르스 방역 구멍 뚫렸다>, 동아일보 <메르스 환자 2명 늘어 벌써 7명, 구멍 뚫린 방역체계>, <메르스 의심 환자 중국 출장, 국가 방역망 뚫렸다>, 코로나19 보도도 좀 보죠. 동아일보에는 <無증상 감염자 비상, 공항도 병원도 뚫렸다> 조선일보 <5일간 돌아다닌 2명, 방역 뚫렸다> 한겨레 역시 <무증상 입국자에 무방비로 뚫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유현재]기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두 가지 준칙이 있지 않습니까? 감염병 보도 준칙, 재난 보도
준칙이 있는데 거기의 핵심적인 항목들을 위배하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그래서 이제 아주 핵심적인 항목이 대란, 뚫렸다, 창궐, 이런 단어를 쓰지 말자. 그래서 위기관리가 사실은 대중의 공포의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시키는 거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도화선을 막 일으키는 겁니다.
[이상호]최욱 씨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어떤 보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욱] 최근에 제 기억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보도가 2개가 있거든요. 첫째는 미세먼지와 고등어의
연결. 그리고 지금 이제 말씀드린 두 번째 메르스와 낙타와의 연결, 당시 낙타와 거리 두기를 하라
는 이런 기사가 막 쏟아졌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희화화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습니다.
[이상호]그렇죠.
[최욱] 이런 기사 아니었으면 낙타 타고 출근할 뻔, 이런 것들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생각
이 문득 떠오르네요.
[유현재] 당시에 메르스 때 낙타 관련해서 정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나 아니면 그 안내 자료를 자세히 보시면 중동지역 여행, 그러니까 중동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안내한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상호]여행자에 한해서만이죠?
[유현재]맞습니다. 그게 이제 앞의 중요한 사항은 쏙 빠지고 그런 다음에 그게 언론이 양산하기 시
작합니다. 거기에 낙타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낙타우유에 멸균하지 않은 건 먹지 마라 그래서 그
당시에 기사 보시면 국민들이 좀 비아냥거리기 시작해요. 사실 소통에 있어서 비아냥거리면 끝나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여보 여기 마트인데, 낙타 고기 떨어졌대. 오늘은 삼겹살 먹자. 내일은 해줄게’ 이런 식으로 돼서 좀 안타까운 상황, 물론 정부의 어떤 미숙한 소통도 있었습니다만 그 점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말씀을 좀 드립니다.
[이상호]두 감염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시점에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가 동일하게 등장하고 있습
니다. 바이러스를 여러 명에게 감염시킨 확진자를 부르는 용어인데 메르스 당시에 슈퍼전파자라는
단어가 이 사회적 낙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란이 또 되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언론이 2020년에도
여전히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현재] 확산기에서 조금 더 가면 굉장히 사람들이 위기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누
군가를 블레임하고 누군가를 비난해야 편한 겁니다. 누구 하나 잡아서 비난하기 시작하면 사실 마음도 편해요. 심리적으로도 이게 귀인 이론과도 연결이 되는 건데요.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누군
가를 비난하면 그게 문제 해결의 핵심과 연결이 될 것이다라고 집단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듭
니다.
[최욱] 그러면 슈퍼전파자를 뭐라고 지칭해야 해요? 뭔가 용어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강유정]다중 감염자라든가 아니면 다중 매개자라든가 다른 말을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충분히 쓸
수 있는데 슈퍼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악의 축처럼 그 사람 한 사람이 표적이 되게 하는 효과가 마
련된단 말이에요.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건 책임을 덜하게 되고 그래서 어떤 방역 체계에 있
어서 체계에 대한 어떤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쏠릴 확률이 너무 높은데 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 생각보다 언론이 되게 좋아하는 소재라는 거죠.
[김빛이라] 최근 보도 보니까 이번에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되니까 바로 언론이 ‘서울 슈퍼
감염지‘라는 이야기를 붙여버리더라고요. 사실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건데, 언론이 먼저 그 장소 자체를 뭔가 이곳이 악의 소굴이다, 이런 느낌을 붙여버리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어까지 나온 것 같더라고요.
[이상호]그런가 하면 최근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언론이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진에 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2일 중앙일보 1면 전체가 할애가 돼서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을 집중 보도를 했거든요. 경향신문도 같은 날 1면에 <“힘들어도 꾹 참다, 응원에 울컥”>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이런 보도가 유독 많아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이것도 사실 감염병 보도의 전형적인 패턴이었고요. 이 사안이 해결되려면 누구에게 의지를 해야 할 것인가, 제가 가서 말할 것도 아니고 정치인들도 큰 의미 없습니다. 이제는 의료진이 해결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그 끝단에 있는 사람들한테 어쨌든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미화하고 어찌보면 감정적으로 읍소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메르스 때도 그렇습니다만 전형적인 패턴이 계속해서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백의의 전사라든가. 그런 저도 이제 기억이 나는 헤드라인이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 굉장히 좋습니다. 굉장히 좋지만 그 이후가 저는 더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래서 이 의료진들의 사투를 다룬 이런 보도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유현재]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욱] 그거 아니죠?
[유현재]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지금은 그분들의 어떤 노력, 이런 걸 전부 다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다음에 안정이 된 다음에는 다른 측면도 본질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기자분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나마 좀 의미있게
봤던 게 경향신문의 3월 2일자 기사인데 가령 이런 겁니다. “코로나19 격리, 감염 폐기물을 밀봉하
는 등 사소하지만 간호사들의 본래 업무가 아니었던 일들도 추가되었다“라든가 이렇게 뭔가 그래도 취재를 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좀 구체적으로 나열했을 때 응원을 우리가 추상적으로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구조적 문제도 그런 디테일 속에서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돌려막기 혹은 갖다 붙여쓰기 식의 비슷한 전투기, 사투기를 만들어내는 건 조금 책임을 좀 덜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상호]의료진의 사명감에 집중한 보도가 있는가 하면 또다시 의료진의 힘을 빼는 일도 있었습니
다. 바로 지난 3월 9일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제목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을 좀 살펴보면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 할 정도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느냐,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지금 사실과 달라서 또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김빛이라] 네. 이 기사가 나간 다음에 서울대병원분회에서 바로 성명을 냈습니다. 이거는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명백한 허위 보도였다, 코로나 때문에 당연히 딸기 체험은 취소를 했었고 조합원들에게 그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한다고 문자까지 보냈다면서 이것도 공개를 했는데요. 저희가 기사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
[기자] 안녕하세요? 딸기 농장이죠?
[딸기 농장] 네.
[기자] 서울대병원 측에서 딸기 농장 체험하려고 원래 신청을 하셨었잖아요.
[딸기 농장] 네. 맞아요. 전화를 주셔서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다른 곳도 다 취소되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진행하는 걸로 했었어요. ‘내년에 그러면 좀 진행을 하겠습니다’ 하고 그쪽에서 말씀하셨던 부분이에요.
[기자] 조선일보 측에서 확인은 전혀 없었나요?
[딸기 농장] 저희한테는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저도 얘기 듣고 좀 화가 났거든요. 다녀가신 적이 없거든요. 입금한 내역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기사를 낼 수가 있는지 황당하더라고요.
[기자] ‘딸기를 따러 가면 나머지 일은 누가 하란 말이냐’라는 어떤 내부 직원의 멘트 같은 게 기사에 났는데?
[김태엽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장] ‘이 시국에 단체활동을 해야 되는 거냐’ 완벽한 허위사실이고. 조선일보가 말한 ‘다른 직원들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 왜 너는 돈을 받고 그렇게 공가를 가’ 라고 하는 게 성립이 안 되는 거죠.
[기자] 직원들이 이 기사 보셨을 거 아니에요.
[분회장] 노동자 활동으로 인해서 감염 원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하고 있는데. 사실관계 하나 없이 바로 이렇게 내버렸기 때문에 댓글이나 이런 쪽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대형 언론사들이 자기들은 ‘대형 언론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국민들이 이걸 믿어줄 거야’ 라는 것 가지고 너무 횡행하는 것 같아요.
------------------------------------------------------------------------------------------------
[김빛이라]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댓글이 많이 달려서, 방금 말씀하셨지만 노조원들이 실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욱] 이 정도면 사실 처벌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빛이라] 바로 당일에 조선일보 측에 병원 노조 측에서 사과와 정정 보도, 그리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온라인에서 기사를 삭제했고요. 그다음에 수요일, 11일에 ‘바로 잡습니다’ 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실제 지면에 실었습니다, 사과문을. 그런데 이미 명예를 훼손한 기사들이기 때문에.
[이상호]그렇죠.
[김빛이라] 언론중재위원회에 공식으로 신청도 한 상태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할지도 좀 검토하면서 강력하게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임자운] 얼마나 급했으면 얼마나 마음이 강했으면 사실 아까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 전화
만 해봤으면 되는 일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이랬을까.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라 라는 식으로 이
제 노조를 비난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유현재] 명확한 오보면 사과해야 하는데 그 언론은 사과를 잘 안 하죠.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정은경 본부장하고 그 명칭과 관련해서 동선 공개하는데 마트 이름 잘못 써서 바로 사과했잖아요. 언론 같은 경우에는 또 사과는 잘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관행 자체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임자운]또 하나 저는 이 기사의 말미에 보면요.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이 직접 인용되어 있죠? 뭐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교육이 급한 건 아니지 않냐? 누군가 자리를 메워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실제로 이거는 없는 사건에 대해서 직접인용이 나왔다니까 저는 거짓말한 거라
고 보거든요. 아무도 이런 말 하지 않은 겁니다. 조선일보 기작 그냥 자기 머릿속에 있는 거를 직접
인용한 거예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우리 독자들도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
[이상호]지난 3월 2일이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에도 이목이 집중이 됐습니다. 비평에 앞서서 당시 영상 먼저 좀 보시죠.
----------------------------------------------------------------------------------------------------------
[영상] 3월 2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기자회견
3월 2일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기자] 국민일보 기자입니다. 정말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말세의 징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만희] 그게 뭔 소린데?
[사회자] 오늘 질문하실때, 코로나19에 대한 질문만 해주십시오.
[기자] MBC 기자입니다. 총회장님께서 방금 기자회견 중에 우리의 잘못된 것도 우리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이 지금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시고 어떤 부분은 잘 알고 있다고 하시는 것인지, 총회장님이 일찍이 얼른 나서셔서 신도들에게 정부에 협조할 것을 말씀을 해 달라고 요청도 했는데 뒤늦게 이제서야 회견을 여시게 된 이유 궁금합니다.
[이만희] 너무나 걱정하다 보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기자] CBS 기잡니다. 이번 코로나19 관련해서 신천지에서 마귀가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이번 코로나19 이후에 총회장님 자가격리하셨는지요. 그리고 최근에 진단검사를 했다고 밝혔는데 언제 어디에서 진단검사를 하셨고 그 결과는 언제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며칠날 이곳에 오셨는지, 그동안 여기서 계셨었는지?
----------------------------------------------------------------------------------------------------------
[임자운]국민들이 바랐던 질문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신천지 교인들이 보건 당국에 적
극적으로 협조하도록 분명한 약속을 사실 받고 싶었겠죠. 기자들은 분명히 그런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보는데 첫 질문이 ‘본인은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 코로나19도 마귀가 한 일이라고 정말 생각하느냐.‘ 신천지에 대한 전 국민의 어떤 분노나 비판하고 싶은 그 마음을 한번 이용해보겠다, 이
런 생각밖에 사실은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이제 어떻게 하면 더 악마화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화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
[강유정]저는 언론의 수준이 보이는 현장이었어요. 왜냐하면 사실 이만희 총회장이 연출한 건 기자
회견이 아니라 퍼포먼스입니다. 기자회견 아니에요, 이 자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거 읽고 나
서 절 두 번 하고 이런 모든 것이 퍼포먼스인데 그렇다면 이성적 집단이니 기자들은 이런 퍼포먼스
를 깨고 진실과 사실을 얻었어야죠. 대개의 평범한 시민들이 가서 그냥 자신의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상호]그런데 심지어 영상을 보시면 사회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을 해달라고 분명히 이야기를 한 게 있어요.
[강유정]제 말이요.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입니다. 이거 신천지 사이비냐 아니냐에 대한 기자회견
이 아닙니다 라고 신천지 측 사회자가 오히려 기자들을 혼내고 있거든요.
[유현재]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게 저는 방역에 있어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자분들 제일 잘하는 게 답을 정하고 오셔서 그 답 끌어내시잖아요. 그러면 그거 잘하시면 그 자리에서 총회장이 그래도 기자회견으로 나왔으면 그 답을 좀 이끌어냈으면 어떻겠느냐, 방역에 협조하고 거짓말하지 말고라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줬다면 우리 사회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얼마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 세 질문에 의해서 얻어진 정보는 저는 개인적으로 신문으로 따지만 건강면, 헬스면, 사회면에 있어야 할 정보가 아니에요. 종교면에 있어야 할 정보잖아요.
[이상호]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에 언론에서 또 주목을 한 게 있어요. 바로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의 손목시계입니다. 기자회견 직후에 경향신문이 <‘박근혜 시계’ 찬 이만희,
“국민께 사죄, 정부에 협조” 나갈 때 ‘엄지 척’>이라는 기사에서 시계를 클로즈업한 사진을 함께 찍
었거든요. 기자회견 당일 포털에서 모든 매체를 기준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제목에 이만희 시계가 포함된 기사만 무려 193건이었습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이렇게 유독 부각이 돼서 보도가 될 이유가 있었을까요?
[강유정]이만희가 친 덫에 언론 스스로 걸어들어간 격이라고 저는 봅니다. 거의 좀비 같은 수준으로 이만희 총회장이 말하고 있는 것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데요. 게다가 어떤 시계를 찼다, 혹은 엄지 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확하게 어떤 행동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이걸 마치 사인, 시그널을 해석하듯이 모든 언론들이 매달려서 의미가 없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고 거기에 대한 맥락까지 제공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유현재]심지어 어떤 기사가 났었냐 하면 이만희 총회장이 사망했을 때 어느 곳에 안장되는 게 맞
는가, 이런 것들, 그러니까 언론이 굉장히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브레인스토밍을 좀 해봐라. 그래서 우리 엄마, 우리 딸, 우리
동생이 무엇을 듣고 싶을지를 좀 생각을 해서 그 기사를 시작을 하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
니다.
[이상호]최욱 씨 이때 좀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최욱] 제가 이제 제 자신을 좀 돌아보느라고.
[이상호]왜요?
[최욱] 자꾸 입을 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도 덫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덫에 완벽히 갇힌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중들도 여기에 이제 같이 반응을 했습니다. 실시
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그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아마도 옳다는 건 아니고 신천
지와 정치권과의 어떤 유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던 참에 이런 시계 장면이 노출이 되니까 아, 그거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아닌가, 그런 착시 때문에 아마 반응을 했던 것 같은데. 대단히 반성하겠습니다.
[이상호]방금 말씀해주신 부분과 관련해서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를 두고 기사에 다양한 해석에 붙
기 시작합니다. 3월 2일자 동아일보가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중고나라에 올라온 시계와 유사해보이며 이것은 청와대에서 공개한 진짜 박근혜 시계가 아니라고 짚었습니다. 이후 3월 3일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 모두 박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빌려서 이만희 시계의 진위 여부를 보도합니다. 3월 4일까지 동아일보가 <‘박근혜 시계’ 정치 공방 비화, 로만손 “우리 제품 아냐”> 라는 기사에서 로만손 관계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요. 조선일보는 같은 날 <로만손도 조달청도 “신천지 이만희가 찬 것, 박근혜 시계 아니다”>라는 기사에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이었던 조달청 관계자까지 인터뷰해서 이만희 시계가 박근혜 시계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이 시계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게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언론사들 입장에서?
[최욱] 팩트체크의 어떤 기자 정신이 여기에 모두 다 집결되어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아까 그 딸기
농장, 그때 왜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좀 드네요.
[임자운]시계에 대해서 핀조명을 때린 거예요. 거기만 보이잖아요. 그러는 바람에 정말 우리가 정작 생각해야 할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보, 그 정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현재]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두 차례 기자들의 망원렌즈 활용에 대해서 참 실망을 했습니다. 첫번째가 아산 진천 격리 시설됐을 때 그 망원렌즈를 과도하게 해서 거의 도촬 수준에서. 그분들이 죄
인들이 아니잖아요.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이번에 또 그 시계에서 망원렌즈 과도하게 하는 거 보
고, 조금 정말 개선의 여지는 없고 그다음에 지금 이 정보 소비자들의 측면에서 행동들을 많이 하는
구나라는 안타까움 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자운]저희가 방송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이른바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더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시계 관련해서는 경향을 비롯해서 신천지 혹은 이만희 개인과 박근혜 대통령을 연계시키려는 그 커넥션을 밝혀내려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 같고, 이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똑같은 수준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상호]최근 20년 동안 감염병 위기, 몇 년 주기로 반복이 돼왔죠. 먼저 2003년에 신종 감염병 사
스가 있었고,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5년에 메르스 그리고 2020년 네 번째 신종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영상을 저희 J가 하나 찾았습니다. 영상 잠깐 보시죠.
-----------------------------------------------------------------------------------------------------
[영상] 2003.07.31. 국립보건원 사스방역평가보고회
[노무현/전 대통령(2003년 7월)] 우리 사회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 의제를 누가 설정하는지 가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정부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회 같기도 하고 어쩌면 언론 같기도 하고 어쩌면 국민 같기도 한데. 누가 그 의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되는 것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TV에 나오냐 안 나오냐, 신문에 나오냐 안 나오냐,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것이 중심이 되기 쉽고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 일이 현장 구석구석에서 알뜰히 충성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야말로 사기를 꺾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꺾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 많고, 불편한 일이 많고, 막혀 있는 벽은 그냥 막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뒤에 보면,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환경이 절대로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저와 여러분이 함께 약속할 일입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 그렇게 되지는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
[이상호]J가 이 영상을 찾아온 이유가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기자회견 이후에 2004년 1월
에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코로나19의 대응에 큰 힘이 또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사회 정부의 대응은 갈수록 달라지고 진보하고 있는데 언론은 왜 이렇게 여전히 후진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는 건지 좀 짚어본다면요?
[임자운]우리가 본 영상이 어쩌면 재난이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굉장히 우
리가 좀 오래도록 가지고 가야 할 하나의 좋은 선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성과를 가
져가면 사실은 재난은 재난에서 그치지 않을 것인데 과연 지금의 언론이 어떠한 성과를 또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종식기 근처 다가오면 방역 체계를 짚는 기사가 쏟아지긴 쏟아졌습니다. 메르스 당시인 2015년 5월 20일부터 그해 말까지 10대 신문에서 방역체계 얼마나 다뤘나 살펴보니까 지면만 기준으로 380건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16년, 다음 해에는 130건, 다음해에는 91건, 다음해에는 34건, 34건이면 10대 신문 기준으로 한 매체당 한 번 쓸까 말까 한 정도도 안 나왔다는 거죠.
[유현재] 마치 빚쟁이처럼 계속해서 체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지적을 좀 해서 그때 지킨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해서 계속해서 빚쟁이처럼 좀 하는 그렇게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이 시스템 자체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적으로 해결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욱] 언론은 결국 대중들이 봐야 힘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
을 때 그런 기사를 쓰면 대중들은 안 볼 거잖아요.
[강유정] 글쎄요. 저는 저널리즘의 기본은 결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언론 소비자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더 위협하고 공포에 몰고 가고, 일상생활 더 못 하도록 만드는 기사나 뉴스들이 더 많아지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냥 원칙에 좀 충실한 보도들이 이런 사태, 이 고난 중에서도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호]유현재 교수님, 끝으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유현재]싸우지 말자였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다 아군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뭔가 정파적인 차이점도 있고 그다음에 뭔가 주장하고 싶은 바도 다르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끼리 싸우지 말고 한 목소리를 내자. 왜? 전쟁이 터지면 일반인들은 일상을 꿈꾸고 윗사람들은 승리를 꿈꾼대요. 그러니까 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 약속 하에 만든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거기의 핵심적인 것은 좀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상호]오늘 유현재 교수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유현재]감사합니다.
[이상호] 총선 한 달을 앞두고 있죠. 최근 다뤄지고 있는 선거 보도에 대해서 이번에는 살펴보겠습
니다.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말씀 나눠주실 이재국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님입
니다. 어서오십시오.
[이재국]안녕하세요?
[최욱] 오늘 초면인데요? 우리 제작진한테 세계적 학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고
[이재국]네. 농담 삼아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세계적 학자라는 게 뭐 특별한 건 아니고 세계에서
알고 있으면 세계적인 학자라고.
[최욱] 많이 알려져 있습니까?
[이재국] 그렇죠.
[최욱] 세상 처음 보는데, 교수님, 학생들이 많이 좋아하진 않죠?
[이재국]좀 갈리죠.
[최욱] 아 갈립니까?
[이상호]이번 총선 보도는 뭐 계속 주시하고 계실 텐데, 기억나는 뭐 보도랄까 그런 것들이 좀 있을
까요?
[이재국] 모든 이슈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정치 또는 총선 뉴스라고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게 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이상호]알겠습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KTX 방역 현장을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도 종로구에서 방역 활동을 하는 모습이 여러 언론에 또 보도가 됐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의 방역 활동이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방역활동, 어떻게 보세요? 이것도 뭐 같은 총선 보도 맥락에서 보셨겠네요?
[이재국]당연하죠. 정치인이 움직이면 얼굴이 나오든 손이 나오든 또 발이 나오든 그게 정치 뉴스가 되고 지금 특히 총선을 이제 한 달 남겨놓고 있으니까 총선 뉴스이자 선거 운동이죠,
[김빛이라] 역대 선거 치러본 이례 지금이 가장 고난도다. 왜냐하면 대면 선거운동 자체가 거의 불
가능한 상황이니까 결국에는 온라인이나 SNS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온통 후보들이 보좌진들에게
코로나 아이디어를 내라, 계속 주문을 한대요, 거리 방역하고 오늘은 사진 찍고 내일은 SNS에 예방
법 해서 기호 몇 번 이렇게 달아서 올리자, 그걸 선거활동의 일환이라고 지금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최욱] 정치는 쇼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저는 어떤 의미가 있는 쇼인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방역하면 뭐 얼마나 하겠습니까?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더 자각한다?
그것도 아닐 테고, 이거 왜 자꾸 언론에서 다루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임자운] 언론 노출을 갈망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이걸 계속 할 겁니다. 언론에서 안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이 ‘당’ 제공, ‘본인’ 제공 사진들이 너무 많아요. 이 후보가 제공하는 걸 그대로 받아쓴다는 거죠. 그러면 이 기사는 사실 후보의 선거 SNS 계정 이상의 의미가 전혀 없고 팩트 체크조차 하지 않은 그런 기사가 될 텐데, 지금 본인 제공 기사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것도 좀 눈여겨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재국] 일상생활에 바쁜 유권자들이 사실은 모든 정치 정보, 선거에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검색해서 그걸 다 자기가 소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또 방역활동 하는 모습,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어떤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형성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떤, 투표장에 갔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있었느냐, 그걸 가지고 사람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선거 운동할 때 피할 수가 없죠. 이미지 만들어내야죠.
[이상호] 선거운동측면에서 봤을 때는 사실 후보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홍보 수단이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방송법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도해야 할 책무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좀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언론의 근본적인 책무는 유권자들한테 필요한 올바른 정보를 많이 전달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사실은 후보한테 이용을 당하는 셈이 돼버리는 거죠. 그렇게 보면 윤리적일뿐만 아니라 사실은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다고 봐야죠,
.
[이상호]재난 상황이 지속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보도, 코로나19에 더 깊이 개입돼 있습니
다. 지난 3월 2일 채널A에서 <땀 흠뻑, 안철수 “행동하는 정치인” 호평>이라는 제목으로 의료봉사
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을 보도를 했습니다. “신당은 잘 뜨지 않아 정치적으로 외롭지만
땀에 흠뻑 젖은 이 모습에는 여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지금까지 안철수 모습 중에 가장 멋있다, 유일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강유정]안철수 대표가 저 상황에서 의료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다고 중계를 해주거나 매개체
역할을 하면 더 훌륭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땀에 젖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
생산을 하고 있고 어떤 점에서는 좀 너무 지나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좀 봉
사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욱]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이상호]그래요?
[최욱] 안철수 전 대표는 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좀 분명히 효과도 있고요, 그리고 진정성도 있고 그
리고 감동도 개인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치인에게 바라는 덕목은 이런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정책적으로 어떤 뒷받침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의료인으로 다시 돌아가시면 어떨까 하는. 아니, 비꼬는 게 아니고 진심이에요.
[이상호]생각지도 못한 발언이네요.
[최욱]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상호]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 100만 원을 제안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 김경수 지사의 발언이 엄청 또 기사화가 되고 있고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코로나19 대응 관련해서 언론 소비가 참 많이 된 정치인이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강유정]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계속해서 언론 보도들은 여기서 대선 어떤 지지율에 대한 보도들을
내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이재명의 행정력과 대선에 대한 지지율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 건 사실
이전에 우리가 누군가 언론에 되게 돌출적으로 등장하면 늘 나왔던 관습적 보도예요. 대선과 연결하면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클릭하고, 또 이게 좀 더 전파력이 높다 보니까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김빛이라] 이 대선후보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그럼 최근 코로나 시국에서 얼마나 기사가 많은지 좀
양을 봤는데요. 방금 이야기가 나온 황교안 대표 그리고 이재명, 이낙연, 박원순 모두 400건에 가
까운 기사들이 코로나19라는 그 단어와 함께 검색이 됐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대표나 김경수 지사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어떤 발언이나 행동들로 갑자기 기사가 쏟아지는 그런 행태를 좀 보였습니다.
[이재국] 지금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한국 유권자들은 코로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 거죠. 그래서 이 코로나 관련해서 정치인들, 정당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투표의 어떤 방향이 바뀔 수가 있다는 것이죠.
[이상호]직접적으로 총선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묘하게 총선을 겨냥한 보도도 있습니다. 3월 3일
자 중앙일보를 보니까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 의료계 “진보진영 ‘김용익 사단’, 이
진석 실장이 코로나 실세“> 내용을 좀 살펴보면요. ”문재인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도
록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익명을 원한 의료계 소식통은 ‘서울대 교수 출신인 김용익 건강
보험공단 이사장을 정점으로 한 ‘의료 사회주의자’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진석 실장이 비선 라인을 주도한 핵심 실세‘라며 ’이 실장
은 고려대 의대 동문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의 자문을 많이 듣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강유정] 일단은 비선이라는 말 자체가 사전적으로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입니다. 숨어서 얘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이 이야기는 사람들이 자기의 정체를 감출 정도로 위험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건데 아주 음모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그런 프
레임이 너무나 잘 보이는 기사라서 좀 문제가 많은 기사로 여겨집니다.
[이재국]여기서 제가 보기에는 최대진 의협 회장, 또 박도준 전 원장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익명인
데 특히 이 비선이라고 지칭됐던 그쪽 사람들은 아무도 또 반론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그러니까 반
론이 없고 그리고 비판자들도 익명처리돼 있고. 이런 상태에서 사실 이거는 굉장히 어떤 추측성 분
석을 제시한 것이죠.
[이상호]김빛이라 기자, 방역비선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게 어디인가요?
[김빛이라] 지난 2월 24일에 의협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최대집 회장이 지금 정부에는 비선 전문
가들이 있다. 사실 이때까지는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독자들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바로 다음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SNS에 이 주장을 옮겨 실으면서 언론들이 굉장히 많이 받아썼습니다.
3월 3일에 저희가 보고 있는 중앙일보 기사에 <문재인 정부 ‘코로나 방역 비선’ 있나?>라면서 비중
있게 단어를 정말 사용을 했는데요. 이 감염병을 연속적으로 취재해 온 저희 KBS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를 만나서 팩트 체크를 해봤거든요. 영상을 함께 보시죠.
-------------------------------------------------------------------------------
[영상] J-팩터뷰
Q. 문재인 정부에 ‘코로나 방역 비선’이 있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전혀 아닙니다. 의료계. 저는 계속 취재를 해 왔기 때문에 의료계 안을 아는 사람은 그런 건 정말 너무 맞지 않는 얘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슨 대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무슨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지 않았을 때, 메르스 때도 초기 대응이 늦었고, 또 정보도 이렇게 다 알리지 않아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있었거든요. 자발적인 전문가 모임이 방역당국이나 보건당국에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면서 어떤 허점들이나 여러 가지를 좀 메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Q. 특정 대학 출신들이 ‘코로나 실세’를 구성해 이득을 본다? NO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고대 의대를 졸업했다라는 이유인데, 감염내과는 사실 병원에서 인기 과가 아닙니다. 나가서 외래를 열어서 돈을 벌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감염내과에서도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별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주로 항생제 내성을 다루는 교수들이 많고, 이 바이러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김우주 교수, 엄중식 교수, 또 이재갑 교수 등인데. 김우주 교수가 가장 그 선생님이셨죠. 고대구로병원에서 감염내과에서 다 트레이닝, 제자로서 트레이닝을 받은 게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입니다. 그들이 메르스때도 같이 즉각 대응 팀으로 같이 활동을 했었고요. 어떤 특정 대학을 중심으로, 또 뭐 어디 비선 라인이 동원이 돼서 이런 감염병에 대응을 한 게 아니고, 우연히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분들, 가장 전문가들이 모인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일선에서 뛰는 그들, 언제부터 자문을 했나?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이런 체계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없었고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자문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는 방역당국에서 직접 요청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좀 와달라. 그때 김우주 교수가 교수들을 데리고 팀을 꾸려서 활동을 했다고 하고, 그러면서 많은 어떤 자문들을 했고, 또 메르스 사태가 지난 다음에도 이 음압병상 확충이라든지 선별진료소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보건 의료체계. 감염병 대응체계를 만드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한 분들입니다.
Q. 기사의 취재원, ‘의협’과 ‘익명의 소식통’의 주장은 믿을만한가?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의협이 그 정도의 신뢰성과 어떤 전문가적인 역량을 갖고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판단이지만 최근 의사협회가 상당히 정파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용. 야당과 MOU를 맺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 속에서 그런 그 의협의 어떤 일방적인 그런 ‘비선’이 라는 용어를 갖고 그 틀에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은 조금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상호]해당 기사에 비선 전문가로 등장한 당사자들 입장을 좀 확인한 게 있나요?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비선 자문이라고 이름이 등장한 엄중식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봤거든요. 엄 교수님은 기자와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적어도 나에게 이런 기사를 쓸테니 입장을 달라라는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다. 기사 보고서야 알았다는 입장이었고, 이재갑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기사를 보고서야 항의를 하니 온라인판에 이렇게 이재갑 교수는 해명했다고 한 줄을 덧붙여준 게 전부였다고 말씀을 전해오셨어요.
[최욱] 사회적 의미를 더 끌어다썼겠죠. 그냥 비선은 최서원 씨입니다. 범법자. 그런데 동일선상에 우리 프로그램에도 나왔지만 이재갑 교수를 넣고 있습니다. 이재갑 교수, 범법자의 이미지를 심고 싶어서 썼겠죠.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또 네이밍을 해봤습니다. 뉘앙스 저널리즘, 어떻습니까?
[김빛이라] 이재갑 교수님의 경우에는 밝히신 내용이 어떤 거냐 하면 지금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이
김용익 사단이라고 하는 건데, 이 김용익 이사장과는 전혀 대화를 해본 적도 없는 사이이고, 청와대 이진석 실장과는 5년 전에 메르스 때 한 번 대화를 해본 게, 그 뒤에 5년 동안에는 전혀 통화 조차 한 적이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최욱] 그나마 그 보도의 핵심은 친분관계가 핵심이었는데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군요?
[김빛이라] 그리고 이 두 분 다 공통적으로 말씀하신 게 억울하다, 늘 공개적으로 일을 해왔다. 한
번도 숨어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측면에서 좀 허탈한 웃음을 좀 지으셨어요.
[이상호]그런데 역설적인게 이 언론사가 앞서 방역비선이라고 칭했던 당사자를 닷새 후에는 정부
에 쓴소리하는 감염병 전문가로 또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3월 8일자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내용을 좀 살펴보면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역관리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추후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자평하자 감염병 전문가가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말하는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고 하면서 이재갑 교수의 SNS 글을 인용했습니다. 이재갑 교수 해당 글까지 캡쳐해서 실었거든요. 이중적인 이런 언론의 태도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최욱] 이재갑 한 명을 두고 정부 공격하는 쪽으로만 쓰고 있단 말이에요. 언젠가는 이재갑이라는
사람을 아주 범법자 취급을 하면서 이렇게 활용하고, 언젠가는 또 전문가인걸로 활용해서 정부 공격하는데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는 정파적인 시각이다, 이것 말고는 분석이 어려운데요?
[김빛이라] 그럼 이재갑 교수를 중앙일보에서 또 어떤 방식으로 다른 기사에 인용을 했을까 보니까
이 방역 비선 기사가 난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지자체마다다 코로나19 음압 병동이 굉장히 적다는
기사를 지적하면서 이재갑 교수 멘트가 같은 날에도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신문 안에서 비선
이었다 전문가였다 하니까 스스로도 굉장히 자괴감을 더욱더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임자운]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그분들한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분들은 자신들이 원했건 원
치 않았건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지금 짊어지고 있다는 건데, 그 사람들한테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
고 있고 비선이니 마니 하면서 약간 모욕을, 약간이 아니죠. 심한 모욕을 저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범대위가 그 기사 이후에 해체됐다는 소식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더 이상 그런 이
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겁니다. 굉장히 큰 사회적 해악을 끼쳤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김빛이라]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나간 날 범대위 회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회의 자리에서 그렇
다면 우리 선의로 참여하는 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해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거예요. 결국에는 언론이 국민들에게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길조차도 막은 굉장히 좋지 않은 기사죠.
[이상호]이런 와중에 지난 4일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가 됐습니다. 다음 날 10
대 일간지 중에서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언론에서 편지 내용을 1면에 실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에 이어서 2면과 3면까지 할애해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소개했습니다. 3월 10일자 조선일보 칼럼에는 <‘정치인 박근혜’ 녹슬지 않았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쓴 칼럼 내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은 4.15 총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문 정권의 입지를 압박할 위치까지 득세하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것은 야당 내의 또 하나의 분파 요인으로 잠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박근혜 옥중 편지 관련 보도들, 어떻게 보셨습니까?
[임자운]“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메시지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던 국민에게는 감동
적인 선물이었다. 그리고 국민의 기대를 능가했다, 우선 그 글씨는 소박하면서 순수함과 진정성이
배어나는 글씨었다. 신뢰를 고취하고 공감이 우러나게 하는 글씨가 명필이라면 박 대통령의 서체가
바로 명필 아니겠는가“ 편지를 다루는 언론 내용을 보면 박근혜 씨가 무슨 인권운동하다가 탄압받
는 줄 알 것 같아요. 아니면 무슨 정치적 탄압으로 가택연금 당하고 있는 줄 알 것 같아요.
[강유정] 일종의 가르침을 주는 거예요. 이제 전부 다 미래통합당으로 가야 한다, 이게 바로 박근혜
옥중 서신의 메시지라고 분석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결국은 대통령 선거의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칼럼이 이런 식으로 정치적 방향성과 그리고 지지자들과 한편으로는 그 언론사를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한 건 한두 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그것을 명확하게 내리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최욱] 제 촉을 한번 시험받고 싶습니다. 여기 그 3월 5일자 중앙일보를 보면 위에는 박근혜 전 대
통령 서신 관련 기사를 배치했고요. 그 바로 밑에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대구 시민들의 사연을 실었
단 말이죠. 이거 뭔가 좀 의도성이 있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재국] 연상되는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죠. 이게 사실 우리가 기사를 신문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 이거는 굉장히 중요한 편집 특권이고 전략이거든요.
[최욱] 전략적으로 고민을 한 건 맞나요?
[이재국]당연하죠. 이게 굉장히 강력한 수단이고. 이게 박근혜 서신과 그다음에 코로나 대구가 이렇
게 같이 같은 면에 나란히 배치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죠. 박근혜는, 박근혜 편지는
태극기 세력이라는 어떤 굳건한 정치적 기반이 있죠.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면 대구, 경북이라는 어떤 지역적 기반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구, 경북을 지금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과 그 지역적인 성격과 박근혜 서신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죠.
[강유정]일종의 선거 개입이에요. 플레이어로 정말로 선거 홍보 당원처럼 끼어들어서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고전적 맹주가 돌아왔다는 점을 활용해서 “자나깨나 박근혜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글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훨씬 더 메시지를 강력하게 넘겨서 이제 정치권의 한 일종의 플레이어로서 우리 통합해서 정권 찾아오자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게 바로 이런 칼럼들이죠.
[이상호]그런데 편지가 공개되기 전부터 박근혜 옥중 메시지를 기다리는듯한, 염원하는 듯한 보도들이 꽤 있었습니다. 사실관계를 한번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김빛이라] 시작은 홍문종 의원의 입이었습니다. 박근혜 옥중 메시지 곧 나온다고 홍 의원이 이야기
를 했고 언론이 일제히 곧 나올 것이다 받아적었고요. 홍 의원이 다시 자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사죄한다, 이 박 대통령 메시지 나온다는 건 순전히 내 바람이었다면서 사죄를 또 합니다.그러자 언
론이 또다시 홍 의원의 이야기를 받아적고요.
[최욱] 이게 바로 저한테 저작권이 있는 기우제 저널리즘.
[김빛이라] 그렇죠.
[최욱] 서신이 올 때까지 계속.
[이상호]그런데 이미 2월 22일 박근혜 옥중 편지를 보도한 언론이 있습니다. <박근혜의 옥중 서
신>, “친애하는 동지 여러분, 하 수상한 시절에 두루 평안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탄핵에 구속이라니,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그리 죽을 죄를 졌나, 이러려고 휴일 없이 일했나 하는 마음에 몸을 떨었습니다. 존경하는 친박 동지 여러분. 지금은 무엇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입니다.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희생할 사람들은 우리 같은 애국자밖에 없습니다. 2020년 2월 22일 박근혜.“ 박근혜 씨가 직접 편지를 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최욱] 쓴 게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보면 “2020년 2월 22일 박근혜”라고 적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이거 진짜인 줄 알았는데?
[임자운] 이게 정말 박근혜 씨가 쓴 거냐라는 가짜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인터넷 판에 나중에 대신
쓰는 이라는 말이 제목 앞에 붙게 되는데 욕먹을 때 먹더라도 지금 시국에서 나는 박근혜 씨를 정
치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중앙일보의 어떤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강유정]이게 완전히 1인칭 저는 빙의라고 보는데요. 마지막 추신이 더 놀랍습니다. “저를 석방하려
는 노력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곧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맞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새로
들어올 사람들을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상당히 괄호를 쳤지만 상징성이 굉장히 명확하게 되고 있다
는 거죠, 이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이 긴 글을 썼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일단 이거는 잘못된 지
면에 실려 있어요. 소설란에 실렸어야죠, 이건 칼럼란에 실리면 안 되는 글입니다.
[이재국]이 칼럼 같은 경우는 사실은 다들 방금 말씀해주셨지만 박근혜라는 이름이 갖고 오는 정치
적 휘발성이 강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강렬한 박근혜의 이름을 가져 와서 어떻게 보면 선정주
의적인 기법을 쓴 거죠. 그 당시만 해도 현실에 없는 것이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현실에 없는 것
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을 확 시켜버리는 것이죠. 이게 저널리즘의 만국 공통언어, 선정주의라고 하죠.
[최욱] 그런데 이 칼럼에 가상으로 쓰였다는 단서가 있습니까?
[김빛이라] 전혀 없습니다. 이런 정도의 힌트도 안주는 이런 칼럼은 사실 본 적이 없는데.
[이상호]굉장히 생소한 칼럼이죠.
[김빛이라] 칼럼에서는 이런 형태들은 자유롭게 인용이 되고 있는 건가요?
[이재국]자유롭게 많이 쓰이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이런 적은 본 적은 없으니까요.
[최욱] 아니, 그러면 예를 들어서 문재인 담화문 이렇게 해서 이 나라를 북한에 넘길 겁니다, 그러면
얼마나 또 혼란스럽겠어요, 이 형식에 대해서는 우리가 용인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상호]이런 식의 칼럼은 어떻게 그러니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이재국]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최욱] 세계적인 학자라면서요?
[이재국]세계적으로 알려져도 별 것 아니라고.. 논란을 각오하고 쓴 글이죠, 이거는. 어떤 방향까지
제시를 해주는, 총선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일련의 노력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겠죠.
[이상호]옥중 편지의 편향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진보 신문도 자유롭지 않거든요. 한겨레의 경우에는 옥중 정치 되레 촛불세력 재결집 부를 수도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요. 경향신문의 경우에는 <북한, 박근혜 옥중 편지에 “마녀의 옥중 주술”> 북한 대외 매체에 실린 주장을 그대로 인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국]그래서 똑같은 결과를 가지고 똑같은 현상을 가지고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언론들도 각각의 편향들이 다 들어갈 것이라는 거죠.
[김빛이라] 지난달 24일에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한 언론의 모습을 봤더니 굉장히 같은 통계를 가지고 완전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조사인데 긍정 평가가 47.4%가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 뉴시스 같은 경우에는 <47.4% 코로나19 급락 불러올 위험>이라고 제목을 붙여서 여론조사를 보도했고 아시아경제에서는 <지지율 47.4%.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영향 미미>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선 보도들, 그러니까 정책 보도는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연관돼서 국정지지율을 해석하는 언론이 완전히 양극단을 보이고 있어서 어떤 매체를 보고 내가 그걸 함께 해석하느냐를 두고서는 굉장히 선택을 잘해야 할 것이고 여러 매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상호]총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총선과 재난 상황을 연
결시킨 보도들만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요. 인물도 또 정책도 실종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를 표
하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선거 보도 짚어주신다면요? 이재국 교수님.
[이재국]근본적인 단 하나의 책무가 있다고 하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
는 것이죠. 모든 유권자, 전체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가능한 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책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는 보도, 그것이 꼭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강유정]대형 정치인들은 그나마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자기 정치를 할 수가 있는데 새롭게 등장
한 신인이라든가 혹은 군소정당들이라든가는 아예 사실 저조차도 머릿속에 잘 기억이 안 남고 있거
든요. 그럼 결국 누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유권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조금이
라도 할애를 해서 총선이라는 데 좀 더 투자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깜깜이 총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됩니다.
[이상호]오늘 함께해주신 이재국 교수님, 김빛이라 기자 고맙습니다.
지난 2월 2020년 총선보도 준칙이 발표가 됐죠? 준칙 1번이 선거 보도는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입니다. J도 더욱 공정한 눈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data/fckeditor/new/image/20200226_coronavirus.png)
![](/data/fckeditor/new/image/20200212_2_coronavirus.png)
-
-
김빛이라 기자 glory@kbs.co.kr
김빛이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