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만에 달라진 미국의 일상…울고싶은 트럼프

입력 2020.03.16 (08:14) 수정 2020.03.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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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손을 꽉 쥐고 흔드는 이른바 '트럼프식 악수'는 국제 무대서 자주 화제가 됐죠.

키 191cm의 거구인 트럼프 대통령은 큰 손에, 쥐는 힘 '악력'도 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베 총리부터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상들이 숱하게 당해 온 악수법입니다.

코로나 19가 이런 그의 인사법까지 바꿔놨습니다.

지난 12일 아일랜드 총리와 가진 정상 회담에서는 특유의 악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19를 의식한 듯 악수 대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양의 인도식 인사인 '나마스테' 포즈를 취해 보였습니다.

코로나 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늘 기세등등하던 트럼프의 언행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올해 나이는 일흔 셋, 미 보건당국이 규정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확진자 접촉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도 줄곧 검사를 거부해 왔습니다.

[트럼프/미 대통령/지난 10일 : "검진 받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별일 아닙니다."]

하지만 사흘 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검사를 받겠다는 답을 끌어낸 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열린 기자회견장이었습니다.

대통령도 검사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증상이 없다고 일축했던 트럼프, 결국 회견 말미 "검사를 받지 않고 이기적으로 굴 생각이신가요?"라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검사 받지 않을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앞서 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뒤집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검사를 받았고요 백악관이 발표한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미국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속으로는 브라질 대표단을 비롯해 그가 만난 확진자들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죠 지난 7일 트럼프는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브라질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장과 만나 사진을 찍었습니다.

트럼프 바로 옆 모자를 쓴 이 브라질 당국자는 지난 12일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마러라고에 초대된 손님 중 최소 4명이 코로나 19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당시 열린 '호화로운 토요일 밤 파티'가 코로나 19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질 대표단과의 만찬 이후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 캠페인에서 일하는 킴벌리 앤 길포일의 생일파티에도 참석했습니다.

현란한 파티 조명 아래 사람들은 '해피 버스데이!'와 함께 '트럼프 4년 더!'를 외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를 강타한 코로나 19로 트럼프의 이 추가 4년이 가능할지, 그의 재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현재 미국 내 확진자 수는 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60여명에 이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삶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16개 주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집 안에 발 묶인 방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선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물과 화장실 휴지, 통조림, 빵 등을 쓸어갔습니다.

물이나 쌀에는 '번들 2개' 와 같은 수량 제한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는 속속 취소되고 있습니다 .

미 프로농구 NBA는 시즌 전체가 전면 취소됐고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와 디즈니랜드도 불을 껐습니다.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일 강조됩니다.

[앤서니 파우치/박사/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 "식당과 술집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간의 만남을 많이 줄여야 합니다. 만남이 무엇이든지 말이에요."]

불과 한 주 전만 해도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낙관했습니다.

낙관의 근거는 미국 경기 호황이었죠.

하지만 한 주 사이에 상황은 전혀 달라졌습니다.

미국 주가가 기록적으로 폭락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 치적을 자랑할 때마다 주가 고공행진을 빼놓지 않았는데, 이제는 할 말이 없게 된 셈입니다.

여기에 조금 전 들려 온 소식 미국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는데, 경기둔화는 물론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CNN 방송은 재선을 도전하는 대통령에게 경기 둔화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승리 등 정치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빌 클린턴 당시 후보에 패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가에서는 향후 수주 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통령의 얼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결코 남의 일만으로 볼 수 없는 대목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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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주 만에 달라진 미국의 일상…울고싶은 트럼프
    • 입력 2020-03-16 08:22:47
    • 수정2020-03-16 11:55:28
    아침뉴스타임
상대방의 손을 꽉 쥐고 흔드는 이른바 '트럼프식 악수'는 국제 무대서 자주 화제가 됐죠.

키 191cm의 거구인 트럼프 대통령은 큰 손에, 쥐는 힘 '악력'도 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베 총리부터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상들이 숱하게 당해 온 악수법입니다.

코로나 19가 이런 그의 인사법까지 바꿔놨습니다.

지난 12일 아일랜드 총리와 가진 정상 회담에서는 특유의 악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19를 의식한 듯 악수 대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양의 인도식 인사인 '나마스테' 포즈를 취해 보였습니다.

코로나 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늘 기세등등하던 트럼프의 언행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올해 나이는 일흔 셋, 미 보건당국이 규정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확진자 접촉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도 줄곧 검사를 거부해 왔습니다.

[트럼프/미 대통령/지난 10일 : "검진 받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별일 아닙니다."]

하지만 사흘 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검사를 받겠다는 답을 끌어낸 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열린 기자회견장이었습니다.

대통령도 검사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증상이 없다고 일축했던 트럼프, 결국 회견 말미 "검사를 받지 않고 이기적으로 굴 생각이신가요?"라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검사 받지 않을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앞서 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뒤집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검사를 받았고요 백악관이 발표한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미국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속으로는 브라질 대표단을 비롯해 그가 만난 확진자들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죠 지난 7일 트럼프는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브라질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장과 만나 사진을 찍었습니다.

트럼프 바로 옆 모자를 쓴 이 브라질 당국자는 지난 12일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마러라고에 초대된 손님 중 최소 4명이 코로나 19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당시 열린 '호화로운 토요일 밤 파티'가 코로나 19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질 대표단과의 만찬 이후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 캠페인에서 일하는 킴벌리 앤 길포일의 생일파티에도 참석했습니다.

현란한 파티 조명 아래 사람들은 '해피 버스데이!'와 함께 '트럼프 4년 더!'를 외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를 강타한 코로나 19로 트럼프의 이 추가 4년이 가능할지, 그의 재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현재 미국 내 확진자 수는 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60여명에 이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삶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16개 주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집 안에 발 묶인 방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선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물과 화장실 휴지, 통조림, 빵 등을 쓸어갔습니다.

물이나 쌀에는 '번들 2개' 와 같은 수량 제한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는 속속 취소되고 있습니다 .

미 프로농구 NBA는 시즌 전체가 전면 취소됐고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와 디즈니랜드도 불을 껐습니다.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일 강조됩니다.

[앤서니 파우치/박사/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 "식당과 술집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간의 만남을 많이 줄여야 합니다. 만남이 무엇이든지 말이에요."]

불과 한 주 전만 해도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낙관했습니다.

낙관의 근거는 미국 경기 호황이었죠.

하지만 한 주 사이에 상황은 전혀 달라졌습니다.

미국 주가가 기록적으로 폭락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 치적을 자랑할 때마다 주가 고공행진을 빼놓지 않았는데, 이제는 할 말이 없게 된 셈입니다.

여기에 조금 전 들려 온 소식 미국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는데, 경기둔화는 물론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CNN 방송은 재선을 도전하는 대통령에게 경기 둔화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승리 등 정치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빌 클린턴 당시 후보에 패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가에서는 향후 수주 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통령의 얼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결코 남의 일만으로 볼 수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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