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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팩트체크
[팩트체크K] 반복되는 소금 허위 정보…누가 왜 만들었을까?
입력 2020.03.18 (08:00) 팩트체크K
[팩트체크K] 반복되는 소금 허위 정보…누가 왜 만들었을까?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민적인 노력과 인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강조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등 일부 희망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집단 감염과 해외 유행 등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징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남 지역 '은혜의 강' 교회의 집단 감염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코로나19를 막는다며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장면은 충격을 줬습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등 전문가들은 분무하는 행동이 오히려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렸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또 소금물이 바이러스 예방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0.9%염도 맞추려 '고염도' 식단을 먹어라?

소금으로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설(說)'은 발병 초기부터 나돌았습니다. 주요 내용은 소금물로 입을 헹구거나, 소금을 섭취해 인체의 염분 농도를 높이면 코로나19를 예방,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인체의 염분 농도인 0.9%를 맞춰야 한다며 고염도 식단을 권장합니다.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액의 삼투질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수분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로 인한 저나트륨혈증 증상은 다양합니다.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하게 되면 뇌에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또 몸의 여러 장기와 혈액에도 이상이 생깁니다. 이 경우 고염도 처방과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 0.9%의 농도를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는 "저나트륨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섭취가 문제라기보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뇌와 신장의 기능 이상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우리 국민의 소금 섭취량은 권장량의 150~200%에 해당합니다.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WHO는 하루 소금 5g(나트륨으로 2,000㎎)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데, 체내 염도를 더 올리기 위해 고염도 식단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몸 안에서 염도가 높아지면 수분이 배출되지 않아 혈압이 오르고 나트륨이 위를 자극해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염도에 영향받지 않아

우리 몸은 0.9%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금을 많이 먹는다고 체내 염도가 오르지 않고, 싱겁게 먹는다고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0.9% 농도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증식하지 않는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세균을 배양하는 데도 생리식염수가 쓰입니다. 생리식염수의 농도는 체내와 같은 수준인 0.9%입니다.

가톨릭대 의대 백순영 교수는 "(시중에 떠도는 것처럼) 4% 정도의 고농도일 경우 삼투작용으로 세균은 사멸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의 증식 활동은 염도와는 상관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소변의 염도가 낮아 병에 걸린다는 글도 사실이 아닙니다. 백 교수는 "암 등 기저 질환자들의 소변 염도가 낮은 건, 질병에 의한 신장 등 기능 이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은 멀고 '대화방'은 가깝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지난 16일 '은혜의강' 교회 사례를 전형적인 인포데믹(정보감염증) 현상으로 정의했습니다. 은혜의강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IT을 활용할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언론매체가 다루지 않는 사이에, IT와 디지털에서 소외된 계층은 자신들만의 소식통에 의존하게 된 겁니다.

일반적으로 감기 등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는 데 소금물로 입을 헹궈 청결을 유지하는 행위는 도움이 됩니다. 이런 면에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전문가들과 언론은 소금물로 입을 헹굴 것을 권했습니다. 다만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보급되면서 이와 관련된 논의는 사그라들었습니다.

2015년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다시 소금이 치료제로 떠올랐습니다. 소금의 효능을 홍보하는 글들은 대부분 소금제품 광고가 붙기도 했습니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지만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떠돌고 있는 소금 관련 글은 '메르스'에서 '코로나'로 단어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들은 왜 소금물 정보를 믿을까

우리는 소금으로 염장하거나 김장을 통해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고 각종 양념이 발달한 문화권에 살고 있습니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유현재 교수는 이런 문화 속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소금에 대한 맹신을 지적합니다. 또 여기에 더해, 인간은 이성적으로 보이나, 일종의 위기 상황에서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행동에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 교수는 이를 '건강신념모델'이라고 불렀습니다.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면 기존의 처방은 무력해집니다. 전문가나 공인된 기관의 대처가 나오기 전까지 공백이 발생합니다. 유 교수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방법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복잡한 의학적, 생리학적 설명보다 소금물은 정보 격차 속에 소외됐던 이들이 손쉽게 실행할 수 있던 대안이었던 셈입니다.

허위 정보에 대한 성찰과 대책이 사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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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반복되는 소금 허위 정보…누가 왜 만들었을까?
    • 입력 2020.03.18 (08:00)
    팩트체크K
[팩트체크K] 반복되는 소금 허위 정보…누가 왜 만들었을까?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민적인 노력과 인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강조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등 일부 희망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집단 감염과 해외 유행 등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징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남 지역 '은혜의 강' 교회의 집단 감염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코로나19를 막는다며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장면은 충격을 줬습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등 전문가들은 분무하는 행동이 오히려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렸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또 소금물이 바이러스 예방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0.9%염도 맞추려 '고염도' 식단을 먹어라?

소금으로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설(說)'은 발병 초기부터 나돌았습니다. 주요 내용은 소금물로 입을 헹구거나, 소금을 섭취해 인체의 염분 농도를 높이면 코로나19를 예방,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인체의 염분 농도인 0.9%를 맞춰야 한다며 고염도 식단을 권장합니다.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저나트륨혈증은 혈액의 삼투질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수분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로 인한 저나트륨혈증 증상은 다양합니다.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하게 되면 뇌에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또 몸의 여러 장기와 혈액에도 이상이 생깁니다. 이 경우 고염도 처방과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 0.9%의 농도를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는 "저나트륨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섭취가 문제라기보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뇌와 신장의 기능 이상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우리 국민의 소금 섭취량은 권장량의 150~200%에 해당합니다.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양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WHO는 하루 소금 5g(나트륨으로 2,000㎎)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데, 체내 염도를 더 올리기 위해 고염도 식단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몸 안에서 염도가 높아지면 수분이 배출되지 않아 혈압이 오르고 나트륨이 위를 자극해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염도에 영향받지 않아

우리 몸은 0.9%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금을 많이 먹는다고 체내 염도가 오르지 않고, 싱겁게 먹는다고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0.9% 농도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증식하지 않는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세균을 배양하는 데도 생리식염수가 쓰입니다. 생리식염수의 농도는 체내와 같은 수준인 0.9%입니다.

가톨릭대 의대 백순영 교수는 "(시중에 떠도는 것처럼) 4% 정도의 고농도일 경우 삼투작용으로 세균은 사멸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의 증식 활동은 염도와는 상관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소변의 염도가 낮아 병에 걸린다는 글도 사실이 아닙니다. 백 교수는 "암 등 기저 질환자들의 소변 염도가 낮은 건, 질병에 의한 신장 등 기능 이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은 멀고 '대화방'은 가깝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지난 16일 '은혜의강' 교회 사례를 전형적인 인포데믹(정보감염증) 현상으로 정의했습니다. 은혜의강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IT을 활용할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언론매체가 다루지 않는 사이에, IT와 디지털에서 소외된 계층은 자신들만의 소식통에 의존하게 된 겁니다.

일반적으로 감기 등 호흡기 질병을 예방하는 데 소금물로 입을 헹궈 청결을 유지하는 행위는 도움이 됩니다. 이런 면에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전문가들과 언론은 소금물로 입을 헹굴 것을 권했습니다. 다만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보급되면서 이와 관련된 논의는 사그라들었습니다.

2015년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다시 소금이 치료제로 떠올랐습니다. 소금의 효능을 홍보하는 글들은 대부분 소금제품 광고가 붙기도 했습니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지만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떠돌고 있는 소금 관련 글은 '메르스'에서 '코로나'로 단어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들은 왜 소금물 정보를 믿을까

우리는 소금으로 염장하거나 김장을 통해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고 각종 양념이 발달한 문화권에 살고 있습니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유현재 교수는 이런 문화 속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소금에 대한 맹신을 지적합니다. 또 여기에 더해, 인간은 이성적으로 보이나, 일종의 위기 상황에서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행동에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 교수는 이를 '건강신념모델'이라고 불렀습니다.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면 기존의 처방은 무력해집니다. 전문가나 공인된 기관의 대처가 나오기 전까지 공백이 발생합니다. 유 교수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방법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복잡한 의학적, 생리학적 설명보다 소금물은 정보 격차 속에 소외됐던 이들이 손쉽게 실행할 수 있던 대안이었던 셈입니다.

허위 정보에 대한 성찰과 대책이 사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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