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나온 ‘국방장관 지휘서신’…1호부터 10호까지 들여다보니

입력 2020.03.18 (18:50) 수정 2020.03.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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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해군 제주기지와 진해기지사령부, 그리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에 잇따라 민간인이 무단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군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어제(17일) 전군에 '장관 지휘서신'을 내려보냈습니다.

'군 작전기강 및 현행 경계작전태세를 확립하여 신뢰받는 군대를 만들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지휘서신에서 정경두 장관은 최근 발생한 무단침입 건들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히고, 각 군에 경계태세와 작전기강을 세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10호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10호

지휘서신, 장관의 직접 지시 수단

이번 지휘서신에 붙은 정식 명칭은 '장관 지휘서신 제10호', 정경두 국방장관 취임 후에 나온 10번째 지휘서신이라는 뜻입니다. 지휘서신은 일반적으로 지휘관이 직접 장병들을 상대로 전할 메시지가 있을 때 사용하는 수단입니다. 통상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이 사용하는데, 장관 역시 이 지휘서신을 통해 장병들에게 당부할 말을 전합니다.

장관 지휘서신은 정식 공문으로 모든 군부대와 소속기관에 전달됩니다. 각 부대에서는 지휘서신의 내용에 따라 말단 병사들에까지 해당하는 내용이면 부대 내 게시판 등을 통해 공지하고, 지휘관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면 참모 선에서 공유합니다.

장관에 따라 다르지만, 재임하는 동안 평균 10여 건의 지휘서신을 띄운다고 합니다. 장관의 스타일에 따라 3년간 재임하면서도 10개 내외의 지휘서신을 내려보내기도 하고, 1년 만에 10건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특히 직전 장관인 송영무 장관은 지휘서신을 자주 활용하는 편이었다고 하는데, 1년이 조금 넘는 재임 기간에 13건의 지휘서신을 발송했습니다.

지휘서신을 쓰는 계기도 다양한데, 군 내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닥쳤을 때,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가 대다수입니다. 또, 군과 직접적 관련은 없더라도 강원도 산불, 코로나19와 같이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용도로 쓰기도 합니다.

지휘서신은 기본적으로 장병들에게 당부하는 내부 메시지 형식이지만, 때로는 신년사처럼 장관의 대외 메시지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번에 나온 지휘서신 제10호는 군 내부에 경계태세 강화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하달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군이 일련의 무단침입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성했다고 합니다.

장관 지휘서신은 기본적으로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고 장병들은 말합니다. 특히 구체적인 지시가 포함될 경우, 장관의 직접 업무지시인 만큼 실제로 반드시 이행하려 하고, 이행 상황도 보고한다고 합니다.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8호 (2020년 신년사)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8호 (2020년 신년사)

1호부터 10호까지 무슨 내용 담겼나

정경두 장관이 지금까지 내려보낸 10건의 지휘서신에는 각각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요. 10건 중에 일부는 이번에 나온 '지휘서신 제10호'처럼 언론에 배포됐고, 일부는 군 내부에만 공지됐습니다. KBS가 지휘서신 10건을 모두 구해 확인해보니 주로 위기상황에 나온 당부의 서신이었는데, 정 장관이 취임하고부터 지금까지 군 당국이 마주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장관 지휘서신 제1호는 취임사와 비슷한 성격입니다. 장관이 취임하면 보통 두어 달 내에 첫 지휘서신을 내려보내는데, 여기에는 장관의 현실 인식과 큰 정책 구상이 담긴다고 합니다. 취임사를 통해 밝힌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해 군 내부 구성원에게 알리는 겁니다.

정경두 장관은 지휘서신 1호를 취임 두 달여 만인 2018년 11월 23일에 내려보냈습니다. 당시는 남북 군 당국 사이에 9·19 군사합의를 체결하고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위한 준비 작업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이 진행 중이던 때입니다.

장관은 긴장 완화 국면에도 군 본연의 임무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군의 대비태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정 보완해야 할 부분을 부대별로 면밀히 분석해 모든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개혁, 국방운영 효율화 등 다른 국방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장관 지휘서신 3호와 8호는 각각 2019년과 2020년 신년사로, 당시 정세에 따라 내용의 결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지휘서신 1호와 같이 장관의 정책 구상과 전반적인 당부 사항이 담겼습니다.

장관 지휘서신 5호와 9호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 때 나온 서신도 있습니다. 두 지휘서신은 각각 2019년 강원도 산불,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군 장병들과 장비 역시 동원된 상황이다 보니 장관이 지휘서신을 통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또 동시에 대비태세 역시 소홀히 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절반은 위기 때 등장…매번 '군 기강·대비태세' 강조했지만

나머지 5건의 지휘서신(2호, 4호, 6호, 7호, 10호)은 군 당국이 사건·사고와 같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나왔습니다. 정 장관의 지휘서신 10건 중 절반이 위기 상황에서 작성된 겁니다.

지휘서신 6호와 7호는 각각 지난해 군 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고들 뒤에 나왔습니다. 6호는 지난해 5월 청해부대 입항 행사에서 홋줄 사고로 고 최종근 하사가 숨진 뒤에, 7호는 북한 소형목선이 삼척항에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와 경계태세 논란이 일고 난 뒤에 나온 지휘서신입니다.

정경두 장관은 지휘서신 6호에서 고 최종근 하사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함과 동시에 군기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원칙과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해 불의의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라면서, "총기와 탄약관리, 장비조작, 차량운행 등 모든 불안전 요소에 대해 평소 철저히 확인하고 점검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안전 사고 외에도 초급간부나 병사들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지휘서신 7호에서는 북한 소형목선에 대한 경계작전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장병 한 명 한 명에게는 완벽한 경계작전을 강조했고, 부족한 장비와 전력은 조기 전력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나온 지휘서신 제2호와 제4호는 각각 2018년 12월, 2019년 1월에 나왔는데, 모두 군 기강해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2호에서는 '보안태세'를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철저한 보안태세 유지는 국방에 종사하는 모든 인원이 견지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그럼에도 최근 작전사항이나 민감한 국방현안에 관한 사항들이 관련 없는 인원에게 노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호에서는 군 내 각종 사건·사고들과 폭언·욕설 등 부적절한 관행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장관은 특히 "연이은 일부 간부들의 성폭력으로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리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군의 기강을 무너트리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음주운전, 보안사고, 폭언과 욕설, 지휘권 남용, 항명, 상관 모욕 등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기강을 무너뜨리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두 지휘서신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군 내부적으로 관련 사안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면서도, 지휘서신까지 나오게 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크게는 합참 신청사 설계도 유출 등 군사비밀 관련 사고, 당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내 기부금 유용과 성희롱 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됐고, 이 외에도 군 기강 해이 관련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의 절반이 군 내 기강과 대비태세에 관한 내용입니다. 반복적인 장관의 경고에도 또 기강해이를 지적할 사건들이 이어진 셈입니다. 이번에는 장관 지휘서신의 무게가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입니다. 정 장관의 다음 지휘서신, 제11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까요. 격려일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질책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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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마다 나온 ‘국방장관 지휘서신’…1호부터 10호까지 들여다보니
    • 입력 2020-03-18 18:50:30
    • 수정2020-03-18 19:04:54
    취재K
올해 들어 해군 제주기지와 진해기지사령부, 그리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에 잇따라 민간인이 무단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군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어제(17일) 전군에 '장관 지휘서신'을 내려보냈습니다.

'군 작전기강 및 현행 경계작전태세를 확립하여 신뢰받는 군대를 만들어 나갑시다'라는 제목의 지휘서신에서 정경두 장관은 최근 발생한 무단침입 건들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히고, 각 군에 경계태세와 작전기강을 세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10호
지휘서신, 장관의 직접 지시 수단

이번 지휘서신에 붙은 정식 명칭은 '장관 지휘서신 제10호', 정경두 국방장관 취임 후에 나온 10번째 지휘서신이라는 뜻입니다. 지휘서신은 일반적으로 지휘관이 직접 장병들을 상대로 전할 메시지가 있을 때 사용하는 수단입니다. 통상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이 사용하는데, 장관 역시 이 지휘서신을 통해 장병들에게 당부할 말을 전합니다.

장관 지휘서신은 정식 공문으로 모든 군부대와 소속기관에 전달됩니다. 각 부대에서는 지휘서신의 내용에 따라 말단 병사들에까지 해당하는 내용이면 부대 내 게시판 등을 통해 공지하고, 지휘관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면 참모 선에서 공유합니다.

장관에 따라 다르지만, 재임하는 동안 평균 10여 건의 지휘서신을 띄운다고 합니다. 장관의 스타일에 따라 3년간 재임하면서도 10개 내외의 지휘서신을 내려보내기도 하고, 1년 만에 10건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특히 직전 장관인 송영무 장관은 지휘서신을 자주 활용하는 편이었다고 하는데, 1년이 조금 넘는 재임 기간에 13건의 지휘서신을 발송했습니다.

지휘서신을 쓰는 계기도 다양한데, 군 내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닥쳤을 때,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가 대다수입니다. 또, 군과 직접적 관련은 없더라도 강원도 산불, 코로나19와 같이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용도로 쓰기도 합니다.

지휘서신은 기본적으로 장병들에게 당부하는 내부 메시지 형식이지만, 때로는 신년사처럼 장관의 대외 메시지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번에 나온 지휘서신 제10호는 군 내부에 경계태세 강화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하달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군이 일련의 무단침입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성했다고 합니다.

장관 지휘서신은 기본적으로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고 장병들은 말합니다. 특히 구체적인 지시가 포함될 경우, 장관의 직접 업무지시인 만큼 실제로 반드시 이행하려 하고, 이행 상황도 보고한다고 합니다.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 제8호 (2020년 신년사)
1호부터 10호까지 무슨 내용 담겼나

정경두 장관이 지금까지 내려보낸 10건의 지휘서신에는 각각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요. 10건 중에 일부는 이번에 나온 '지휘서신 제10호'처럼 언론에 배포됐고, 일부는 군 내부에만 공지됐습니다. KBS가 지휘서신 10건을 모두 구해 확인해보니 주로 위기상황에 나온 당부의 서신이었는데, 정 장관이 취임하고부터 지금까지 군 당국이 마주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장관 지휘서신 제1호는 취임사와 비슷한 성격입니다. 장관이 취임하면 보통 두어 달 내에 첫 지휘서신을 내려보내는데, 여기에는 장관의 현실 인식과 큰 정책 구상이 담긴다고 합니다. 취임사를 통해 밝힌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해 군 내부 구성원에게 알리는 겁니다.

정경두 장관은 지휘서신 1호를 취임 두 달여 만인 2018년 11월 23일에 내려보냈습니다. 당시는 남북 군 당국 사이에 9·19 군사합의를 체결하고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위한 준비 작업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이 진행 중이던 때입니다.

장관은 긴장 완화 국면에도 군 본연의 임무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군의 대비태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정 보완해야 할 부분을 부대별로 면밀히 분석해 모든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개혁, 국방운영 효율화 등 다른 국방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장관 지휘서신 3호와 8호는 각각 2019년과 2020년 신년사로, 당시 정세에 따라 내용의 결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지휘서신 1호와 같이 장관의 정책 구상과 전반적인 당부 사항이 담겼습니다.

장관 지휘서신 5호와 9호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 때 나온 서신도 있습니다. 두 지휘서신은 각각 2019년 강원도 산불,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군 장병들과 장비 역시 동원된 상황이다 보니 장관이 지휘서신을 통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또 동시에 대비태세 역시 소홀히 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절반은 위기 때 등장…매번 '군 기강·대비태세' 강조했지만

나머지 5건의 지휘서신(2호, 4호, 6호, 7호, 10호)은 군 당국이 사건·사고와 같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나왔습니다. 정 장관의 지휘서신 10건 중 절반이 위기 상황에서 작성된 겁니다.

지휘서신 6호와 7호는 각각 지난해 군 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고들 뒤에 나왔습니다. 6호는 지난해 5월 청해부대 입항 행사에서 홋줄 사고로 고 최종근 하사가 숨진 뒤에, 7호는 북한 소형목선이 삼척항에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와 경계태세 논란이 일고 난 뒤에 나온 지휘서신입니다.

정경두 장관은 지휘서신 6호에서 고 최종근 하사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함과 동시에 군기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원칙과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해 불의의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라면서, "총기와 탄약관리, 장비조작, 차량운행 등 모든 불안전 요소에 대해 평소 철저히 확인하고 점검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안전 사고 외에도 초급간부나 병사들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지휘서신 7호에서는 북한 소형목선에 대한 경계작전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장병 한 명 한 명에게는 완벽한 경계작전을 강조했고, 부족한 장비와 전력은 조기 전력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나온 지휘서신 제2호와 제4호는 각각 2018년 12월, 2019년 1월에 나왔는데, 모두 군 기강해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2호에서는 '보안태세'를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철저한 보안태세 유지는 국방에 종사하는 모든 인원이 견지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그럼에도 최근 작전사항이나 민감한 국방현안에 관한 사항들이 관련 없는 인원에게 노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호에서는 군 내 각종 사건·사고들과 폭언·욕설 등 부적절한 관행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장관은 특히 "연이은 일부 간부들의 성폭력으로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리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군의 기강을 무너트리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음주운전, 보안사고, 폭언과 욕설, 지휘권 남용, 항명, 상관 모욕 등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기강을 무너뜨리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두 지휘서신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군 내부적으로 관련 사안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면서도, 지휘서신까지 나오게 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크게는 합참 신청사 설계도 유출 등 군사비밀 관련 사고, 당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내 기부금 유용과 성희롱 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됐고, 이 외에도 군 기강 해이 관련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정경두 장관 지휘서신의 절반이 군 내 기강과 대비태세에 관한 내용입니다. 반복적인 장관의 경고에도 또 기강해이를 지적할 사건들이 이어진 셈입니다. 이번에는 장관 지휘서신의 무게가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입니다. 정 장관의 다음 지휘서신, 제11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까요. 격려일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질책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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