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역학 곡선’을 평평하게! 한국의 성공, 스페인이 배운다

입력 2020.03.19 (07:01) 수정 2020.03.1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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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코로나19 환자가 몇 명 생겼나요?

역학 곡선(Epidemiological curves), 그러니까 신규 환자 발생 추이는 코로나19가 얼마나 번져 나갈지 그리고 언제쯤 진정될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느 나라의 전염병 정책이 효과적인지, 그래서 어느 나라의 모델을 따라가야 하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진정세를 보이는, 그래서 큰 고비는 일단 넘긴 것 같다고 평가되는 한국의 역학 곡선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리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럽 각국의 그래프와 비교하면서, 자국의 가까운 미래를 예견해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 엘 콘피델시알(El Confidencial)은 현지시각 18일 "곡선을 평평하게 하기 경쟁: 한국의 성공, 이탈리아의 본보기(지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러니까 '지연 전략'의 영국과 한국과 중국의 성공까지, 각국이 이 사태를 경감시키기 위해 해온 노력을 평가 분석했습니다.


파란색 스페인의 신규 코로나19 환자 발생 곡선을 보면 거의 수직으로 증가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보다 못한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14일부터 15일간 국민의 이동을 전면 제한한 것입니다. 이틀 만에 환자가 1,622명에서 2,968명까지 두 배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발병이 확인되고 나서 14일 전후로 한국과 중국은 곡선이 평평해지기 시작하는 조짐을 보입니다.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점에 스페인은 계속 강한 상승세를 보입니다. 스페인 정부의 조치가 그만큼 늦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결국,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16일을 기준으로 한국을 추월하게 됩니다.

이동제한, 지역 폐쇄 같은 강한 조치가 성공한다면 열흘이 지난 3월 26일쯤 신규 환자 발생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분석에 의하면 4월 중순까지 가야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엘 콘피델시알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조처는 한국과 중국에서의 코로나 확산 추이와 정책적 조치 시기를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정확히 11일 늦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환자가 500명이 발생했을 때, 우한 도시 폐쇄를 결정했고, 한국은 150명의 환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21일부터 "실질적 심각 단계에 준한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엘 콘피델시알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후 열흘 뒤에 한국과 중국(집계 방식 변경은 제외)은 신규 환자가 정점을 찍었고, 대략 2주 뒤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2월 19일 34명(18일은 2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폭증의 시작을 알렸고 10일 뒤인 2월 29일 909명의 신규 환자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점진적으로 줄기 시작해 3월 15일부터는 100명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반대로 스페인은 발발 2주부터 본격적인 신규환자 증가세를 보입니다. 한국은 변곡점이 됐지만, 스페인은 그렇지 못했고, 그만큼 앞으로 어느 정도 환자가 더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깁니다.


여기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이미 누적확진자가 3만1천 명이 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보다 먼저 코로나19가 발병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현재 스페인이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발 2주차, 속도와 강함이 닮았습니다. 발발 3주차 이탈리아는 정점을 찍은 듯도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이를 쫓아가는 스페인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이탈리아는 2월 21일 첫 내부 발병 사례가 나왔고 3일만인 24일에 229명까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2주가 지난 3월 9일, 이탈리아는 모든 국경을 닫았습니다. 그때는 이미 9천1백 명의 확진자, 사망자 463명을 기록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일주일 전의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오늘이라고 엘 콘피덴시알은 말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스페인의 백미러(rear-view mirror)입니다.

신규 환자 발생 곡선이 약간 낮지만 역시 모양은 닮았습니다.

이탈리아 베네토주는 17일 공식적으로 전방위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는 '한국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이전부터 검사에 공을 들였던 베네토주는 인구 100만 명당 검사 규모는 4천817건으로 서울(4천809건)을 앞섰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규환자는 최근 며칠 동안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탈리아 전국적으로는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16일 13%대에서 17일 12.6%로, 한 주 전 17~18%였던 것과 고려하면 일단 하향 추세를 보입니다.

위 이탈리아 곡선의 머리가 꺾인 것에서도 일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스페인이 과연 '역학 곡선'을 누그러뜨려 평평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단순한 통계를 따라가기보다는 이탈리아의 베네토주가 그랬던 것처럼 적극적인 검사로 감염을 원천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분명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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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9 07:01:13
    • 수정2020-03-19 08: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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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코로나19 환자가 몇 명 생겼나요?

역학 곡선(Epidemiological curves), 그러니까 신규 환자 발생 추이는 코로나19가 얼마나 번져 나갈지 그리고 언제쯤 진정될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느 나라의 전염병 정책이 효과적인지, 그래서 어느 나라의 모델을 따라가야 하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진정세를 보이는, 그래서 큰 고비는 일단 넘긴 것 같다고 평가되는 한국의 역학 곡선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리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럽 각국의 그래프와 비교하면서, 자국의 가까운 미래를 예견해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 엘 콘피델시알(El Confidencial)은 현지시각 18일 "곡선을 평평하게 하기 경쟁: 한국의 성공, 이탈리아의 본보기(지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러니까 '지연 전략'의 영국과 한국과 중국의 성공까지, 각국이 이 사태를 경감시키기 위해 해온 노력을 평가 분석했습니다.


파란색 스페인의 신규 코로나19 환자 발생 곡선을 보면 거의 수직으로 증가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보다 못한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14일부터 15일간 국민의 이동을 전면 제한한 것입니다. 이틀 만에 환자가 1,622명에서 2,968명까지 두 배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발병이 확인되고 나서 14일 전후로 한국과 중국은 곡선이 평평해지기 시작하는 조짐을 보입니다.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점에 스페인은 계속 강한 상승세를 보입니다. 스페인 정부의 조치가 그만큼 늦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결국,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16일을 기준으로 한국을 추월하게 됩니다.

이동제한, 지역 폐쇄 같은 강한 조치가 성공한다면 열흘이 지난 3월 26일쯤 신규 환자 발생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분석에 의하면 4월 중순까지 가야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엘 콘피델시알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조처는 한국과 중국에서의 코로나 확산 추이와 정책적 조치 시기를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정확히 11일 늦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은 환자가 500명이 발생했을 때, 우한 도시 폐쇄를 결정했고, 한국은 150명의 환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21일부터 "실질적 심각 단계에 준한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엘 콘피델시알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후 열흘 뒤에 한국과 중국(집계 방식 변경은 제외)은 신규 환자가 정점을 찍었고, 대략 2주 뒤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2월 19일 34명(18일은 2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폭증의 시작을 알렸고 10일 뒤인 2월 29일 909명의 신규 환자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점진적으로 줄기 시작해 3월 15일부터는 100명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반대로 스페인은 발발 2주부터 본격적인 신규환자 증가세를 보입니다. 한국은 변곡점이 됐지만, 스페인은 그렇지 못했고, 그만큼 앞으로 어느 정도 환자가 더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깁니다.


여기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이미 누적확진자가 3만1천 명이 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보다 먼저 코로나19가 발병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현재 스페인이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발 2주차, 속도와 강함이 닮았습니다. 발발 3주차 이탈리아는 정점을 찍은 듯도 보이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이를 쫓아가는 스페인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이탈리아는 2월 21일 첫 내부 발병 사례가 나왔고 3일만인 24일에 229명까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2주가 지난 3월 9일, 이탈리아는 모든 국경을 닫았습니다. 그때는 이미 9천1백 명의 확진자, 사망자 463명을 기록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일주일 전의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오늘이라고 엘 콘피덴시알은 말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스페인의 백미러(rear-view mirror)입니다.

신규 환자 발생 곡선이 약간 낮지만 역시 모양은 닮았습니다.

이탈리아 베네토주는 17일 공식적으로 전방위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는 '한국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이전부터 검사에 공을 들였던 베네토주는 인구 100만 명당 검사 규모는 4천817건으로 서울(4천809건)을 앞섰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규환자는 최근 며칠 동안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탈리아 전국적으로는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16일 13%대에서 17일 12.6%로, 한 주 전 17~18%였던 것과 고려하면 일단 하향 추세를 보입니다.

위 이탈리아 곡선의 머리가 꺾인 것에서도 일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스페인이 과연 '역학 곡선'을 누그러뜨려 평평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단순한 통계를 따라가기보다는 이탈리아의 베네토주가 그랬던 것처럼 적극적인 검사로 감염을 원천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분명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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