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3분마다 1명 사망·치명률 8.3%…이탈리아의 비극, 언제까지?

입력 2020.03.20 (11:03) 수정 2020.03.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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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이 지날 때마다, 또 한 명의 생명의 불이 코로나19로 꺼졌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지난 하루 동안(현지시각 19일 오후 6시 기준) 또 427명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 '3분마다 1명씩 사망' 이탈리아 누적 사망자 중국 넘어서

전날 475명에 이어 400명대의 사망자를 보이면서 누적 사망자는 3천405명으로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5천3백 명. 누적 4만1천35명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서만 1만9천884명의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특히 롬바르디아 주 안에서도 베르가모 지역에서만 지금까지 4천64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만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5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영안실도, 화장장도, 그리고 묘지도 포화 상태입니다.

베르가모에 관을 옮기기 위해 투입된 군대 차량베르가모에 관을 옮기기 위해 투입된 군대 차량

군대 동원 관 옮겨장례식장에도 감염 위험 도사려

관을 옮길 여력도 없어 군대가 동원돼 이웃 지역으로 옮기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성당 묘지에만 지금 112명의 관이 묻히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30분 마다 장례식이 거행됩니다." 베르가모의 한 묘지 관리인의 증언을 일 지오날레가 19일 전했습니다.

장례식장 자체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우리는 장갑도, 마스크도 없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곳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요.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악몽 자체입니다."라는 탄식도 나왔습니다.

영국 더 가디언은 19일 베르가모에서 "한 세대가 죽었다(A generation has died)." 이렇게 애도하기도 했습니다.


치명률 8.3% 세계 최고…왜?
이탈리아의 현재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인 치명률은 8.3%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동안 노령인구 비중이 높아서 그렇다는 얘기는 많이 언급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더 걸프 뉴스'(The Gulf NEWS)는 19일 사망자 중에 99%가 기저 질환자라는 이탈리아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로마에 근거를 둔 이 연구기관은 이탈리아 전역의 사망자 기록의 18%를 검토했는데, 단 3명, 0.8%의 사망자만 기저 질환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의 절반은 최소 세 개 이상의 병력이 있었으며, 4분의 1은 한 개나 두 개의 병력이 있었습니다.

개인별 중복을 포함해 기저 질환을 종류별로 보면 75%는 고혈압, 35%는 당뇨, 그리고 33%는 심장 질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조사 결과에서도 사망자의 평균 나이는 79.5세로 높았습니다.


■ 이탈리아의 비극,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3개월 안에 끝나지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여름 전에 백신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마시모 갈리(Massimo Galli) 밀라노 사코(Sacco) 병원의 감염병 최고 책임자가 현지 방송에서 한 말이라고 일 지오날레(il giornale)가 19일 보도했습니다.

"현재의 이탈리아의 역학 데이터는 전수 데이터가 아닌 중환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신해서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갈리는 토로했습니다.

일 지오날레는 잿빛 전망이라고 평가했지만, 갈리는 결국 백신만이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언제쯤 나올까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가장 희망 섞인 발언이 나왔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9월쯤이면 인체에 접종 가능한 백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2009년 신종 플루가 유행할 당시 백신을 개발하는 데 5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17일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약품을 첫 시험 참가자에게 투여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WHO는 2월에 백신 개발에 최종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국 이동제한령· 휴교령 연장키로… "안 지키는 사람 많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다음 달 4일까지가 시한인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을 연장하기로 하고 곧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시스템 붕괴의 위기는 벗어났다, 정부의 제한 조처는 잘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확산세가 며칠 내 정점에 이르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파견된 중국 의료진은 현지 시각 19일 밀라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호텔에서 저녁을 먹거나 파티를 하고 있었다"며 좀 더 엄격한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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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3-20 19: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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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지난 하루 동안(현지시각 19일 오후 6시 기준) 또 427명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 '3분마다 1명씩 사망' 이탈리아 누적 사망자 중국 넘어서

전날 475명에 이어 400명대의 사망자를 보이면서 누적 사망자는 3천405명으로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5천3백 명. 누적 4만1천35명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서만 1만9천884명의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특히 롬바르디아 주 안에서도 베르가모 지역에서만 지금까지 4천64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만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5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영안실도, 화장장도, 그리고 묘지도 포화 상태입니다.

베르가모에 관을 옮기기 위해 투입된 군대 차량
군대 동원 관 옮겨장례식장에도 감염 위험 도사려

관을 옮길 여력도 없어 군대가 동원돼 이웃 지역으로 옮기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성당 묘지에만 지금 112명의 관이 묻히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30분 마다 장례식이 거행됩니다." 베르가모의 한 묘지 관리인의 증언을 일 지오날레가 19일 전했습니다.

장례식장 자체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우리는 장갑도, 마스크도 없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곳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요.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악몽 자체입니다."라는 탄식도 나왔습니다.

영국 더 가디언은 19일 베르가모에서 "한 세대가 죽었다(A generation has died)." 이렇게 애도하기도 했습니다.


치명률 8.3% 세계 최고…왜?
이탈리아의 현재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인 치명률은 8.3%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동안 노령인구 비중이 높아서 그렇다는 얘기는 많이 언급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더 걸프 뉴스'(The Gulf NEWS)는 19일 사망자 중에 99%가 기저 질환자라는 이탈리아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로마에 근거를 둔 이 연구기관은 이탈리아 전역의 사망자 기록의 18%를 검토했는데, 단 3명, 0.8%의 사망자만 기저 질환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의 절반은 최소 세 개 이상의 병력이 있었으며, 4분의 1은 한 개나 두 개의 병력이 있었습니다.

개인별 중복을 포함해 기저 질환을 종류별로 보면 75%는 고혈압, 35%는 당뇨, 그리고 33%는 심장 질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조사 결과에서도 사망자의 평균 나이는 79.5세로 높았습니다.


■ 이탈리아의 비극,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3개월 안에 끝나지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여름 전에 백신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마시모 갈리(Massimo Galli) 밀라노 사코(Sacco) 병원의 감염병 최고 책임자가 현지 방송에서 한 말이라고 일 지오날레(il giornale)가 19일 보도했습니다.

"현재의 이탈리아의 역학 데이터는 전수 데이터가 아닌 중환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신해서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갈리는 토로했습니다.

일 지오날레는 잿빛 전망이라고 평가했지만, 갈리는 결국 백신만이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언제쯤 나올까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가장 희망 섞인 발언이 나왔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9월쯤이면 인체에 접종 가능한 백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2009년 신종 플루가 유행할 당시 백신을 개발하는 데 5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17일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약품을 첫 시험 참가자에게 투여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WHO는 2월에 백신 개발에 최종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국 이동제한령· 휴교령 연장키로… "안 지키는 사람 많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다음 달 4일까지가 시한인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을 연장하기로 하고 곧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시스템 붕괴의 위기는 벗어났다, 정부의 제한 조처는 잘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확산세가 며칠 내 정점에 이르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파견된 중국 의료진은 현지 시각 19일 밀라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호텔에서 저녁을 먹거나 파티를 하고 있었다"며 좀 더 엄격한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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