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레바논 계좌 통해 검은돈 받은 대한항공”…‘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사 본격화

입력 2020.03.20 (19:26) 수정 2020.03.20 (19: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 초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항공사에 리베이트를 건넨 의혹으로 프랑스 등 현지 검찰 수사를 받다 기소 유예 조건으로 수조 원의 벌금을 냈습니다.

그런데 파리 고등법원 판결문을 보니, 대한항공도 뒷돈을 받은 항공사 중 한 곳이었습니다.

중동을 거쳐 돈이 건네진 사실도 KBS 취재결과 드러났는데요.

우리 검찰도 관련 고발 건을 배당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월 파리 고등법원이 작성한 에어버스 리베이트 사건 판결문입니다.

판결문을 보면, 에어버스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항공기 10대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대한항공 전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 우리 돈 180억 원가량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돼 있습니다.

거래 사례금 성격인데, 이후 실제로 돈은 3차례로 나눠 넘어갑니다.

처음에는 중동 레바논에 개설된 에어버스 자회사 명의의 계좌를 통해 200만 달러가 넘어갔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어 650만 달러, 또 한국과 미국 교육기관의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600만 달러가 지불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달책이었던 에어버스 직원의 말도 판결문에 등장합니다.

첫 번 째 돈이 건네진 후 "어제 대한항공 고위 간부에게 희소식을 줘서 대화를 재개할 수 있었다" 고 하는가 하면 돈을 더 건네야 함을 말하듯 "이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사법당국의 조사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긴 고발장이 접수되자 서울중앙지검은 즉각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채이배/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 "비싼 비용으로 항공기를 구매한 것이고, 회삿돈을 횡령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결국 이러한 부담은 국민의 높은 항공요금 으로 초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프랑스 측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해 관련 수사자료를 확보할 방침입니다.

18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돼, 어디에 쓰였는지를 가리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관련성이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레바논 계좌 통해 검은돈 받은 대한항공”…‘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사 본격화
    • 입력 2020-03-20 19:28:27
    • 수정2020-03-20 19:46:35
    뉴스 7
[앵커]

올 초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항공사에 리베이트를 건넨 의혹으로 프랑스 등 현지 검찰 수사를 받다 기소 유예 조건으로 수조 원의 벌금을 냈습니다.

그런데 파리 고등법원 판결문을 보니, 대한항공도 뒷돈을 받은 항공사 중 한 곳이었습니다.

중동을 거쳐 돈이 건네진 사실도 KBS 취재결과 드러났는데요.

우리 검찰도 관련 고발 건을 배당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월 파리 고등법원이 작성한 에어버스 리베이트 사건 판결문입니다.

판결문을 보면, 에어버스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항공기 10대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대한항공 전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 우리 돈 180억 원가량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돼 있습니다.

거래 사례금 성격인데, 이후 실제로 돈은 3차례로 나눠 넘어갑니다.

처음에는 중동 레바논에 개설된 에어버스 자회사 명의의 계좌를 통해 200만 달러가 넘어갔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어 650만 달러, 또 한국과 미국 교육기관의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600만 달러가 지불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달책이었던 에어버스 직원의 말도 판결문에 등장합니다.

첫 번 째 돈이 건네진 후 "어제 대한항공 고위 간부에게 희소식을 줘서 대화를 재개할 수 있었다" 고 하는가 하면 돈을 더 건네야 함을 말하듯 "이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사법당국의 조사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긴 고발장이 접수되자 서울중앙지검은 즉각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채이배/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 "비싼 비용으로 항공기를 구매한 것이고, 회삿돈을 횡령한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결국 이러한 부담은 국민의 높은 항공요금 으로 초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프랑스 측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해 관련 수사자료를 확보할 방침입니다.

18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돼, 어디에 쓰였는지를 가리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관련성이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