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모여, 매일 철야예배…감염 우려 없을까

입력 2020.03.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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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 추세가 상당히 꺾였지만, 보건당국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1일과 8일에도 예배를 강행했던 경기도 성남시의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가 며칠 새 60여 명에 이르자, 서울시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놨습니다. 그동안 '현장 예배를 자제해 달라'는 권고만을 했던 데서 나아가 이번 주말부터는 현장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이 와중에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는 매일 밤 수백 명의 교인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나름의 방역은 이뤄지고 있었지만 좁은 예배당에 많은 교인이 모여 있는데 대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광훈 목사가 담임 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입니다.

체온 체크, 손소독제 비치에 마스크 쓴 교인들…. 기초적 방역은 갖추고 있어

취재진은 지난 19일 '철야기도회' 시간인 밤 8시에 맞춰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예배 시간 한 시간쯤 전인 오후 7시쯤 도착했음에도 교회 앞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습니다.

교회로 들어가 보니,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열화상 카메라와 손소독제였습니다. 교회 관계자들이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방문자 한 명 한 명 체온을 재고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이 곳에도 복도쪽에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방문하는 교인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듯 기본적인 방역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예배당 안에서 철야기도회 중인 교인들. 앞뒤 폭 1m 가량의 의자에 다닥다닥 모여 앉아 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너알아TV’ 캡쳐)예배당 안에서 철야기도회 중인 교인들. 앞뒤 폭 1m 가량의 의자에 다닥다닥 모여 앉아 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너알아TV’ 캡쳐)

'다닥다닥 예배당'에, 예배 후엔 '부침개' 나눠 먹기도

문제는 예배당 내부였습니다.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닌 예배당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서울시가 권고하고 있는 '예배 중 2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관할 성북구청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엔 주말, 특히 일요일에는 2천 명 이상의 교인이 방문하고 평일 철야기도회에도 3~4백여 명가량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열리는 예배에 3~4백여 명씩 참석하니 2m 거리두기를 할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예배 진행중 교인들 간의 접촉도 잦아지고, 아예 마스크를 벗는 교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교회 여기저기에 붙은 '예배가 끝난 뒤 지하 식당에서 부침개를 대접한다'는 글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실제로 예배가 끝난 뒤, 식당에서 교회 청년들이 요리해 나눠주는 부침개를 교인들이 나눠 먹고 있었습니다. 이 역시 서울시에서 자제해 달라고 권고한 '예배 전후 집회 시 식사 제공 금지'와 상반되는 일입니다.

시민단체, "예배 못하게 해달라" 구청에 진정...주민들도 불안

지역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서울 성북구 내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성북시민사회연석회의' 등 21개 단체는 지난 16일,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집회나 예배를 하지 말아달라'는 권고를 무시하고 밀집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라며 서울시와 성북구청에 예배를 금지시켜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주원 성북시민사회연석회의 공동대표는 "열감지기 배치나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활동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사랑제일교회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교인이 방문하는 교회가 매일 예배를 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크다"라며 "앞서 진정서 취지에 동의하는 시민 8백여 명의 서명을 받았고, 계속해서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도 불안합니다. 사랑제일교회 인근 돌곶이역 사거리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50대 여성 A 씨는 주말에는 집회를 크게 하는 데다, 최근에는 매일 모여 집회를 한다고 들어서 불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매일 철야 예배가 이어지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의 실태와 방역 현황에 대해선 오늘 밤 KBS1 '뉴스9'에서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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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닥다닥 모여, 매일 철야예배…감염 우려 없을까
    • 입력 2020-03-21 08:01:44
    취재K
코로나 19 확산 추세가 상당히 꺾였지만, 보건당국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1일과 8일에도 예배를 강행했던 경기도 성남시의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가 며칠 새 60여 명에 이르자, 서울시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놨습니다. 그동안 '현장 예배를 자제해 달라'는 권고만을 했던 데서 나아가 이번 주말부터는 현장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이 와중에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는 매일 밤 수백 명의 교인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나름의 방역은 이뤄지고 있었지만 좁은 예배당에 많은 교인이 모여 있는데 대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광훈 목사가 담임 목사를 맡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입니다.

체온 체크, 손소독제 비치에 마스크 쓴 교인들…. 기초적 방역은 갖추고 있어

취재진은 지난 19일 '철야기도회' 시간인 밤 8시에 맞춰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예배 시간 한 시간쯤 전인 오후 7시쯤 도착했음에도 교회 앞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습니다.

교회로 들어가 보니,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열화상 카메라와 손소독제였습니다. 교회 관계자들이 2층 예배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방문자 한 명 한 명 체온을 재고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이 곳에도 복도쪽에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방문하는 교인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듯 기본적인 방역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예배당 안에서 철야기도회 중인 교인들. 앞뒤 폭 1m 가량의 의자에 다닥다닥 모여 앉아 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너알아TV’ 캡쳐)
'다닥다닥 예배당'에, 예배 후엔 '부침개' 나눠 먹기도

문제는 예배당 내부였습니다.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닌 예배당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서울시가 권고하고 있는 '예배 중 2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관할 성북구청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엔 주말, 특히 일요일에는 2천 명 이상의 교인이 방문하고 평일 철야기도회에도 3~4백여 명가량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열리는 예배에 3~4백여 명씩 참석하니 2m 거리두기를 할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예배 진행중 교인들 간의 접촉도 잦아지고, 아예 마스크를 벗는 교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교회 여기저기에 붙은 '예배가 끝난 뒤 지하 식당에서 부침개를 대접한다'는 글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실제로 예배가 끝난 뒤, 식당에서 교회 청년들이 요리해 나눠주는 부침개를 교인들이 나눠 먹고 있었습니다. 이 역시 서울시에서 자제해 달라고 권고한 '예배 전후 집회 시 식사 제공 금지'와 상반되는 일입니다.

시민단체, "예배 못하게 해달라" 구청에 진정...주민들도 불안

지역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서울 성북구 내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성북시민사회연석회의' 등 21개 단체는 지난 16일, "사랑제일교회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집회나 예배를 하지 말아달라'는 권고를 무시하고 밀집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라며 서울시와 성북구청에 예배를 금지시켜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주원 성북시민사회연석회의 공동대표는 "열감지기 배치나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활동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사랑제일교회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교인이 방문하는 교회가 매일 예배를 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크다"라며 "앞서 진정서 취지에 동의하는 시민 8백여 명의 서명을 받았고, 계속해서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도 불안합니다. 사랑제일교회 인근 돌곶이역 사거리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50대 여성 A 씨는 주말에는 집회를 크게 하는 데다, 최근에는 매일 모여 집회를 한다고 들어서 불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매일 철야 예배가 이어지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의 실태와 방역 현황에 대해선 오늘 밤 KBS1 '뉴스9'에서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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