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요양병원 손해배상 청구는 배은망덕…의료진 철수할 수도”

입력 2020.03.23 (19:51) 수정 2020.03.2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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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의사협회가 배은망덕한 조치라며 현장 의료진이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늘(2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운운하며 형사고발 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한다는 건 은혜를 배신하고 베풀어준 덕을 잊는 몰염치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0일 요양병원 감염관리를 위해 방역관리자 지정, 외부인 출입제한 등을 준수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협은 이에 대해 "방역의 본질은 국가가 감염원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지만 정부는 1월 말부터 의협의 지속적 권고에도 감염원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9천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 수와 100명이 넘는 무고한 국민의 죽음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는 단 한 번도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섣불리 종식을 말하고 나아가 행사를 하자며 국민을 위험으로 내몰고 뒤늦게 방역의 주체는 국민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의료진은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자가격리될 수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의료기관은 휴업과 폐쇄로 인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모범으로 평가받는 건 의료진과 시민의 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을 거론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짐 보따리 찾아내라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이런 토사구팽을 자행한다면 의협도 더 이상 의료인과 의료기관들에 솔선수범을 요청하기 어렵다"며 "현장의 자원 의료인에 대해 철수를 권고하고, 국공립 의료기관과 보건소의 힘으로 극복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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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정부가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의사협회가 배은망덕한 조치라며 현장 의료진이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늘(2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운운하며 형사고발 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한다는 건 은혜를 배신하고 베풀어준 덕을 잊는 몰염치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0일 요양병원 감염관리를 위해 방역관리자 지정, 외부인 출입제한 등을 준수하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협은 이에 대해 "방역의 본질은 국가가 감염원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지만 정부는 1월 말부터 의협의 지속적 권고에도 감염원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9천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 수와 100명이 넘는 무고한 국민의 죽음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는 단 한 번도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섣불리 종식을 말하고 나아가 행사를 하자며 국민을 위험으로 내몰고 뒤늦게 방역의 주체는 국민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의료진은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자가격리될 수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의료기관은 휴업과 폐쇄로 인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모범으로 평가받는 건 의료진과 시민의 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을 거론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짐 보따리 찾아내라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정부와 일부 지자체가 이런 토사구팽을 자행한다면 의협도 더 이상 의료인과 의료기관들에 솔선수범을 요청하기 어렵다"며 "현장의 자원 의료인에 대해 철수를 권고하고, 국공립 의료기관과 보건소의 힘으로 극복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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