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조용한 개강, 달라진 대학의 봄

입력 2020.03.24 (20:50) 수정 2020.03.2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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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중고등학교는 개학이 한 달 연기된 가운데 대학은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봄을 맞은 대학 풍경은 예년과 달리 조용하기만 한데요,

출석수업이 아닌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형태로 개강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환경에 하루하루 빠듯한 일정으로 돌아가는 온라인 강의 제작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신입생 덕분에 봄이 오면 활기가 넘치는 대학들.

하지만 올 해는 다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강의로 개강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평소보다 몇 배 더 바빠진 곳이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담당부섭니다.

["여기 녹화시작 누르시면 녹화시작 되거든요. 3. 2. 1. 촬영 시작되고…."]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대학의 봄. 온라인 강의를 만드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창원대학교의 미디어센터.

코로나19로 모든 강의가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며 온라인 강의 제작의 요충지가 됐습니다.

온라인 강의 제작에 앞서 조명과 음향 등 사전준비가 한창입니다.

강의할 교수가 도착하고,  칠판 대신 터치스크린 작동여부를 점검하며 강의녹화를 준비합니다.

["교수님 준비 되셨으면 제가 큐사인 드리면 시작하시면 됩니다. 큐"]

["지금부터 두 개의 튜포로, 튜포를 반환하는 방법과 그 전달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들에게도 온라인 강의는 적응이 필요합니다.

[박동규/창원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교수님들은 그런 쪽으로 트레이닝이 돼 있는 분들이 많이 없으시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적응을 하셔야 돼요. 그런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시고 나면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끌어 가실 수가 있는데 그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죠."]

온라인 강의가 도입되면서 수업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기존 현장강의는 학생들과 토론 등 주거니 받거니하며 상호작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온라인 강의에서는 콘텐츠 위주의 진행이 큰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없다는 점을 교수들도 가장 안타까워합니다.

["저희 학과 같은 경우 저희 교수님들은 일부러 신입생 환영합니다. 글귀를 뛰어놓고 모든 교수님들이 다 같이 모여가지고 인사도하고 격려도 해주고 이런 따뜻한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들이 무엇보다도 안타깝고요."]

강의 녹화가 끝나면 두 번째 작업이 시작됩니다.

바로 편집작업입니다.

강의 내용을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여러 효과를 동원하기도 하고 수강에 거슬리는 내용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박철훈/창원대학교 미디어센터 : "저희 같은 경우엔 최대한 교수님들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기 위해서 자막이라든지 사운드라든지 확실하게 체크를 해서 듣는데 전혀 부담 없이 듣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학기에 온라인 강의만 진행될 경우 창원대학교에서만 제작해야하는 강의는 모두 2,500여 편.

한 달 동안 제작해야할 강의만 8백여 편에 이릅니다.

그러다보니 온라인 강의는 제작만으로도 빠듯해 다른 비대면 수업도 이뤄집니다.

바로 실기 위주의 과제나 학교가 공식적으로 제작하지 않은, 교수가 개인적으로 제작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겁니다.

온라인 강의를 접하는 학생들의 평가는 제각각입니다.

[지유진/창원대학교 2학년 : "과목마다 출석 처리하는 기준이 달라서, 과목 하나하나 찾아서 들어야하는 게 불편했고, 다 인터넷 강의다보니까 계속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그렇고 인터넷 강의를 하다보면 다른 짓도 하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조재규/창원대학교 2학년 : "사이버 강의 같은 경우엔 내가 못 듣더라도, 다시들을 수 있고,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보니, 그런 부분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충분한 준비가 없이 변화가 이뤄지다보니 곳곳에서 운영미숙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경상대학교의 경우, 온라인 강의 첫 날 수강생이 몰리며 서버가 불통되기도 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대학들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적극적입니다.

[황상원/창원대학교 홍보팀 :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그것을 온라인 동영상 강의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역시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년과는 다른 확연히 달라진 대학의 봄 풍경.

코로나19에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이뤄진다는 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은 멈출 수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고 자신을 추스르는데 집중해야 하지만, 다시 얼굴을 마주할 미래엔 한층 성장해있는 서로를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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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조용한 개강, 달라진 대학의 봄
    • 입력 2020-03-24 20:50:06
    • 수정2020-03-24 21:36:15
    뉴스7(창원)
[앵커] 초중고등학교는 개학이 한 달 연기된 가운데 대학은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봄을 맞은 대학 풍경은 예년과 달리 조용하기만 한데요, 출석수업이 아닌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형태로 개강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환경에 하루하루 빠듯한 일정으로 돌아가는 온라인 강의 제작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신입생 덕분에 봄이 오면 활기가 넘치는 대학들. 하지만 올 해는 다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강의로 개강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평소보다 몇 배 더 바빠진 곳이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담당부섭니다. ["여기 녹화시작 누르시면 녹화시작 되거든요. 3. 2. 1. 촬영 시작되고…."]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대학의 봄. 온라인 강의를 만드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창원대학교의 미디어센터. 코로나19로 모든 강의가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며 온라인 강의 제작의 요충지가 됐습니다. 온라인 강의 제작에 앞서 조명과 음향 등 사전준비가 한창입니다. 강의할 교수가 도착하고,  칠판 대신 터치스크린 작동여부를 점검하며 강의녹화를 준비합니다. ["교수님 준비 되셨으면 제가 큐사인 드리면 시작하시면 됩니다. 큐"] ["지금부터 두 개의 튜포로, 튜포를 반환하는 방법과 그 전달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들에게도 온라인 강의는 적응이 필요합니다. [박동규/창원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교수님들은 그런 쪽으로 트레이닝이 돼 있는 분들이 많이 없으시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적응을 하셔야 돼요. 그런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시고 나면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끌어 가실 수가 있는데 그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죠."] 온라인 강의가 도입되면서 수업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기존 현장강의는 학생들과 토론 등 주거니 받거니하며 상호작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온라인 강의에서는 콘텐츠 위주의 진행이 큰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없다는 점을 교수들도 가장 안타까워합니다. ["저희 학과 같은 경우 저희 교수님들은 일부러 신입생 환영합니다. 글귀를 뛰어놓고 모든 교수님들이 다 같이 모여가지고 인사도하고 격려도 해주고 이런 따뜻한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들이 무엇보다도 안타깝고요."] 강의 녹화가 끝나면 두 번째 작업이 시작됩니다. 바로 편집작업입니다. 강의 내용을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여러 효과를 동원하기도 하고 수강에 거슬리는 내용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박철훈/창원대학교 미디어센터 : "저희 같은 경우엔 최대한 교수님들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기 위해서 자막이라든지 사운드라든지 확실하게 체크를 해서 듣는데 전혀 부담 없이 듣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학기에 온라인 강의만 진행될 경우 창원대학교에서만 제작해야하는 강의는 모두 2,500여 편. 한 달 동안 제작해야할 강의만 8백여 편에 이릅니다. 그러다보니 온라인 강의는 제작만으로도 빠듯해 다른 비대면 수업도 이뤄집니다. 바로 실기 위주의 과제나 학교가 공식적으로 제작하지 않은, 교수가 개인적으로 제작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겁니다. 온라인 강의를 접하는 학생들의 평가는 제각각입니다. [지유진/창원대학교 2학년 : "과목마다 출석 처리하는 기준이 달라서, 과목 하나하나 찾아서 들어야하는 게 불편했고, 다 인터넷 강의다보니까 계속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그렇고 인터넷 강의를 하다보면 다른 짓도 하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조재규/창원대학교 2학년 : "사이버 강의 같은 경우엔 내가 못 듣더라도, 다시들을 수 있고,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보니, 그런 부분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충분한 준비가 없이 변화가 이뤄지다보니 곳곳에서 운영미숙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경상대학교의 경우, 온라인 강의 첫 날 수강생이 몰리며 서버가 불통되기도 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대학들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적극적입니다. [황상원/창원대학교 홍보팀 :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그것을 온라인 동영상 강의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역시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년과는 다른 확연히 달라진 대학의 봄 풍경. 코로나19에도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이뤄진다는 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은 멈출 수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고 자신을 추스르는데 집중해야 하지만, 다시 얼굴을 마주할 미래엔 한층 성장해있는 서로를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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