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해자 인간 이하로 본 것”…전문가 진단은

입력 2020.03.24 (21:27) 수정 2020.03.2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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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이 범죄가 야동·음란물 이런 게 아니잖아요. '성 착취 범죄'고 공간이 디지털이라고 주목이 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지적하신 대로 거의 신종입니다. 기존 성범죄에 대한 생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사이버공간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많은 분들은 처참한 피해 상황에 대한 현실을 잘 이해를 못 하시다 보니까. 이런 범죄는 그렇고 그런, 옛날부터 있었던 포르노그래피. 기껏해야 음란물 정도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쉽게 입법도 안 되고 처벌도 잘 안 되고 검거해봤자 양형도 나오지 않고, 이해를 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는. 오늘날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그런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신종 성범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어서 놀랐다는 사람들 많아요. 이런 사람들 심리상태는 뭔가요? 죄의식 같은 게 있습니까? 가입자도 26만 명이라고 하는데?

[답변]

네, 나름대로 죄의식 있었던 적도 있겠죠. 이런 종류 일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 것 같고, 피해자를 인간 이하로 봤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생명체로 보고 이런 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거죠. 협박과 강요와 유인을 통해서, 결국 피해자들은 경우에 따라서 자살한 피해자까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갈 지경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인 피해가 발생을 했는데, 눈 깜짝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이런 일들이 그들의 비밀의 방에서 일어난 거예요.

[앵커]

그럼 가입한 20만 넘는 사람들도 공범이라고 보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결국, 비정상적인 영상들이에요. 어린아이가 가학적인 행위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벌거벗은 어린애를 보고서 성적인 자극을 느끼고 쾌감을 느낀다?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죠. 그런 잔혹한 장면에 즐거움을 느낄 정도로 정상은 아닙니다. 보는 것 자체로 이미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처벌 필요성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앵커]

피해자 얘기도 해주셨어요. 미성년이 다수 포함됐는데, 어떻게 이런 범죄에 휘말리게 됐을까, 궁금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답변]

아주 가학적인 영상, 자해하는 장면을 올려라. 아주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데, 문제는 왜 넘어가느냐, 이 어린 사람들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결국은 구조받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내가 결국 꾐에 빠진 걸 자책하면서 결국엔 요구사항에 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면 나 하나 희생해서 우리 엄마도 살릴 수 있고, 우리 가족이 안전하고, 내가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고, 그러니까 어떻게든 협력해서 '끝나겠거니' 왜냐면 한 번만 찍어라. 그럼 더 이상 안 할게. 하니까 거기에 매달리는 거죠.

[앵커]

앞서 리포트로 보셨던 또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인 '와치맨'은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반성문을 쓰고 봉사활동 기록, 합의 시도. 이런 게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답변]

형량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법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규율할 수 있는 죄명도 없어요. 우리나라는.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성범죄는 형법으로 처벌수위가 높지만, 이 사람들은 건드린 것도 아닙니다. 피해자들이 만든 영상을 돈 받고 판 거예요. 그 정도의 범죄가 이게 어떻게 강간죄보다 더 높은 형량이 나오겠어요. 그러다 보니 박사하고 똑같은 짓을 한 와치맨은 지금 구형을 한 내용이 3년 반이라는 거잖아요. 3년 반 구형되면 선고는 기껏해야 1년 반 정도 나올 텐데, 1년 반 있다가 음란물, 내 개인정보를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나온다? 그러면 피해자들에게는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앵커]

양형 이런 제도를 다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답변]

네 다 뜯어고쳐야 하는 거예요. 아주 신종의 특이한 새로운 범죄이기 때문에.

[앵커]

마지막으로 정치권, 그동안 수사기관, 우리 사회 전체가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에 대해 가볍게 봐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할 부분?

[답변]

인권도 다 똑같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인권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국제적 기준에 맞춰서, 어느 정도는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국제적 기준을 제발 참고해서 제발 법을 개정하면 좋겠어요.

[앵커]

오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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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피해자 인간 이하로 본 것”…전문가 진단은
    • 입력 2020-03-24 21:27:48
    • 수정2020-03-24 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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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이 범죄가 야동·음란물 이런 게 아니잖아요. '성 착취 범죄'고 공간이 디지털이라고 주목이 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

지적하신 대로 거의 신종입니다. 기존 성범죄에 대한 생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사이버공간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많은 분들은 처참한 피해 상황에 대한 현실을 잘 이해를 못 하시다 보니까. 이런 범죄는 그렇고 그런, 옛날부터 있었던 포르노그래피. 기껏해야 음란물 정도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쉽게 입법도 안 되고 처벌도 잘 안 되고 검거해봤자 양형도 나오지 않고, 이해를 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는. 오늘날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그런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신종 성범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어서 놀랐다는 사람들 많아요. 이런 사람들 심리상태는 뭔가요? 죄의식 같은 게 있습니까? 가입자도 26만 명이라고 하는데?

[답변]

네, 나름대로 죄의식 있었던 적도 있겠죠. 이런 종류 일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 것 같고, 피해자를 인간 이하로 봤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생명체로 보고 이런 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거죠. 협박과 강요와 유인을 통해서, 결국 피해자들은 경우에 따라서 자살한 피해자까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갈 지경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인 피해가 발생을 했는데, 눈 깜짝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이런 일들이 그들의 비밀의 방에서 일어난 거예요.

[앵커]

그럼 가입한 20만 넘는 사람들도 공범이라고 보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결국, 비정상적인 영상들이에요. 어린아이가 가학적인 행위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벌거벗은 어린애를 보고서 성적인 자극을 느끼고 쾌감을 느낀다?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죠. 그런 잔혹한 장면에 즐거움을 느낄 정도로 정상은 아닙니다. 보는 것 자체로 이미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처벌 필요성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앵커]

피해자 얘기도 해주셨어요. 미성년이 다수 포함됐는데, 어떻게 이런 범죄에 휘말리게 됐을까, 궁금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답변]

아주 가학적인 영상, 자해하는 장면을 올려라. 아주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데, 문제는 왜 넘어가느냐, 이 어린 사람들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결국은 구조받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내가 결국 꾐에 빠진 걸 자책하면서 결국엔 요구사항에 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면 나 하나 희생해서 우리 엄마도 살릴 수 있고, 우리 가족이 안전하고, 내가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고, 그러니까 어떻게든 협력해서 '끝나겠거니' 왜냐면 한 번만 찍어라. 그럼 더 이상 안 할게. 하니까 거기에 매달리는 거죠.

[앵커]

앞서 리포트로 보셨던 또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인 '와치맨'은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반성문을 쓰고 봉사활동 기록, 합의 시도. 이런 게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답변]

형량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법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규율할 수 있는 죄명도 없어요. 우리나라는.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성범죄는 형법으로 처벌수위가 높지만, 이 사람들은 건드린 것도 아닙니다. 피해자들이 만든 영상을 돈 받고 판 거예요. 그 정도의 범죄가 이게 어떻게 강간죄보다 더 높은 형량이 나오겠어요. 그러다 보니 박사하고 똑같은 짓을 한 와치맨은 지금 구형을 한 내용이 3년 반이라는 거잖아요. 3년 반 구형되면 선고는 기껏해야 1년 반 정도 나올 텐데, 1년 반 있다가 음란물, 내 개인정보를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나온다? 그러면 피해자들에게는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앵커]

양형 이런 제도를 다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답변]

네 다 뜯어고쳐야 하는 거예요. 아주 신종의 특이한 새로운 범죄이기 때문에.

[앵커]

마지막으로 정치권, 그동안 수사기관, 우리 사회 전체가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에 대해 가볍게 봐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할 부분?

[답변]

인권도 다 똑같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인권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국제적 기준에 맞춰서, 어느 정도는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국제적 기준을 제발 참고해서 제발 법을 개정하면 좋겠어요.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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