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중국 초·중·고 5번 나눠 개학한다고?

입력 2020.03.26 (07:01) 수정 2020.03.2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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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오닝성(辽宁省) 코로나19 방역지휘부는 제9호 통지를 통해 아파트와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봉쇄식 관리’를 이번 주부터 해제했다. 출입자 체온 검사를 취소하고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출입하도록 했다. 택배와 음식 배달도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고 도서관과 박물관, 극장 등 각종 공공장소도 개방했다. 사실상 전면적인 해제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랴오닝성은 지난 3일부터 신규 확진자가‘0’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 19일과 22일 해외 역 유입 사례가 2건 발생했다.

중국 본토 사정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새롭게 확진된 환자는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사례다. 4백 명이 넘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서 중국 방역당국의 전략이“외방수입(外防输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즉 코로나19의 해외 역 유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랴오닝성은 해외입국자 전원에 대해 격리시설(호텔)로 보내 14일간 강제 격리하고 있다. 격리 비용도 모두 자부담하도록 했다. 대신 자가 격리는 없앴다. 격리 수준을 높였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경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점차적으로 봉쇄식 관리를 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풀지 않는 예외 시설이 있다. 바로‘종교'와 ‘교육 시설’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나 검토 하겠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교회와 학교가 문을 열어야 코로나19 종식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와 교회는 언제쯤 정상화 될까. 랴오닝성은 이달 들어 20일 이상 신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신규 확진가가 발생하지 않은지 한 달이 되는 4월 3일이 개학시기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9일과 22일, 영국과 스페인에서 들어온 역 유입 환자가 발생하면서 개학시기를 못 잡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관심과 요구가 집중되면서 방역당국이 최근 개학일정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런데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시급성을 따져 5차례로 나눠 개학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개학을 하는 학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고등학교 3학년'이다. 오는 6월 초,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입학 시험(高考)을 앞두고 가장 먼저 수업이 긴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개학 시점을‘4월 중순’으로 정했을 뿐 아직도 구체적인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4월 13일이 유력해 보이지만 등교일자는 각 학교에서 14일 전에 해당 학교 교사와 학생에게 통지하기로 했다. 고3학생들은 개학을 하더라도 매일 체온 체크를 실시하고 각급 학교는 소독 등을 그 전에 마치도록 했다. 다음은 중학교 3학년생이다. 6월 말 시작하는 고등학교 입학시험(中考)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재지 각급 시별로 역학조사 진행상황이나 방역 물자 준비상황을 따져 시 당국이 자율적으로 개학시기를 정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역시 14일전에 미리 교사와 학생에 고지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머지 고등학교와 중학교 1,2학년생이 개학을 맞게 된다. 개학을 하더라도 각 학년별로 엇갈리게 등교하도록 했다. 대학 캠퍼스는 그 뒤인 네번째로 개강을 한다. 대학생은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아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취업으로 가장 바쁜 4학년 졸업반이 가장 먼저 개강하고 수업량이 많은 저학년부터 즉 1학년, 2학년, 3학년 순으로 개강하도록 했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 개학하는 학생은 바로‘유치원생’이다.

당국은 유치원생은 아예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 등원하도록 못을 박았다. 그 전에 다닐 경우 엄중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도 현재 폐쇄된 종교시설도 그 즈음에 마지막 단계에서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교육부는 최근 개학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가 전염병이 전반적으로 통제가 됐다고 인정하고 말단 현(县)급 까지 코로나 통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참고한다. 두 번째는 대다수 학부모가 개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동의해야 한다. 셋째는 개학 이후 필요한 방역 물자나 조건이 모두 잘 구비되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개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이런 조건이 충족돼 4월 초 개학 할 지역은 후난(湖南)성을 비롯해 안후이(安徽),지린(吉林),푸젠(福建),충칭(重庆)이고 랴오닝성 처럼 해외 역유입으로 개학이 늦춰지는 성은 허난(河南),간수(甘肃),산둥(山东),저장(浙江),헤이룽장(黑龙江) 등으로 4월 중순쯤 개학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를 비롯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톈진(天津),허베이(河北),광둥(广东) 등 6곳은 전국에서 가장 늦게 개학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개학은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이나 다름 아니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문을 열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당국은 4월 6일 개학 날짜만 잡았을 뿐 준비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사 일정에 꿰맞추는 일정이 아니라 국내 코로나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그게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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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6 07:01:44
    • 수정2020-03-26 07:02:04
    특파원 리포트
중국 랴오닝성(辽宁省) 코로나19 방역지휘부는 제9호 통지를 통해 아파트와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봉쇄식 관리’를 이번 주부터 해제했다. 출입자 체온 검사를 취소하고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출입하도록 했다. 택배와 음식 배달도 가능하도록 문을 열었고 도서관과 박물관, 극장 등 각종 공공장소도 개방했다. 사실상 전면적인 해제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랴오닝성은 지난 3일부터 신규 확진자가‘0’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 19일과 22일 해외 역 유입 사례가 2건 발생했다.

중국 본토 사정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새롭게 확진된 환자는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사례다. 4백 명이 넘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서 중국 방역당국의 전략이“외방수입(外防输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즉 코로나19의 해외 역 유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랴오닝성은 해외입국자 전원에 대해 격리시설(호텔)로 보내 14일간 강제 격리하고 있다. 격리 비용도 모두 자부담하도록 했다. 대신 자가 격리는 없앴다. 격리 수준을 높였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경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점차적으로 봉쇄식 관리를 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풀지 않는 예외 시설이 있다. 바로‘종교'와 ‘교육 시설’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나 검토 하겠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교회와 학교가 문을 열어야 코로나19 종식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와 교회는 언제쯤 정상화 될까. 랴오닝성은 이달 들어 20일 이상 신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신규 확진가가 발생하지 않은지 한 달이 되는 4월 3일이 개학시기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9일과 22일, 영국과 스페인에서 들어온 역 유입 환자가 발생하면서 개학시기를 못 잡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관심과 요구가 집중되면서 방역당국이 최근 개학일정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런데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시급성을 따져 5차례로 나눠 개학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개학을 하는 학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고등학교 3학년'이다. 오는 6월 초,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입학 시험(高考)을 앞두고 가장 먼저 수업이 긴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개학 시점을‘4월 중순’으로 정했을 뿐 아직도 구체적인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4월 13일이 유력해 보이지만 등교일자는 각 학교에서 14일 전에 해당 학교 교사와 학생에게 통지하기로 했다. 고3학생들은 개학을 하더라도 매일 체온 체크를 실시하고 각급 학교는 소독 등을 그 전에 마치도록 했다. 다음은 중학교 3학년생이다. 6월 말 시작하는 고등학교 입학시험(中考)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재지 각급 시별로 역학조사 진행상황이나 방역 물자 준비상황을 따져 시 당국이 자율적으로 개학시기를 정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역시 14일전에 미리 교사와 학생에 고지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머지 고등학교와 중학교 1,2학년생이 개학을 맞게 된다. 개학을 하더라도 각 학년별로 엇갈리게 등교하도록 했다. 대학 캠퍼스는 그 뒤인 네번째로 개강을 한다. 대학생은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아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취업으로 가장 바쁜 4학년 졸업반이 가장 먼저 개강하고 수업량이 많은 저학년부터 즉 1학년, 2학년, 3학년 순으로 개강하도록 했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 개학하는 학생은 바로‘유치원생’이다.

당국은 유치원생은 아예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 등원하도록 못을 박았다. 그 전에 다닐 경우 엄중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도 현재 폐쇄된 종교시설도 그 즈음에 마지막 단계에서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교육부는 최근 개학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가 전염병이 전반적으로 통제가 됐다고 인정하고 말단 현(县)급 까지 코로나 통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참고한다. 두 번째는 대다수 학부모가 개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동의해야 한다. 셋째는 개학 이후 필요한 방역 물자나 조건이 모두 잘 구비되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개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이런 조건이 충족돼 4월 초 개학 할 지역은 후난(湖南)성을 비롯해 안후이(安徽),지린(吉林),푸젠(福建),충칭(重庆)이고 랴오닝성 처럼 해외 역유입으로 개학이 늦춰지는 성은 허난(河南),간수(甘肃),산둥(山东),저장(浙江),헤이룽장(黑龙江) 등으로 4월 중순쯤 개학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를 비롯해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톈진(天津),허베이(河北),광둥(广东) 등 6곳은 전국에서 가장 늦게 개학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개학은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이나 다름 아니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문을 열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당국은 4월 6일 개학 날짜만 잡았을 뿐 준비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사 일정에 꿰맞추는 일정이 아니라 국내 코로나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그게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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