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감수하며 지하철 방역…효과도 의문

입력 2020.03.26 (19:33) 수정 2020.03.26 (20: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시철도 역사와 전동차도 매일 소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방역 작업을 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소독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잘 모른다고 하는데요.

위험할 뿐 아니라, 방역 효과도 의문입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외버스 터미널입니다.

보호 안경에 마스크를 쓴 환경 미화원들이 버스 내부 등 곳곳을 소독합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 소독제 원액을 물에 희석한 뒤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형준/해운대구 방역총괄과장 : "(보건소에서) 약품 사용법에 대해서 적당량을 타서 적당히 소독할 수 있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고, 개인위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약을 쓰고 있습니다."]

부산 도시철도 역사에서도 방역 작업이 한창입니다.

소독제를 천에 묻혀 승객들의 손이 닿는 곳을 닦습니다.

하지만 이 소독제는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임의대로 만든 겁니다.

약품 사용법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황귀순/부산지하철 서비스지부장 : "공식적으로 교육을 시킨 것도 아니고 약품만 가져다 주면서 (소독을 해라) 이렇게 지시가 내려오니 우리가 뭐 저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충, 어림잡아서 섞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팔 백여 명은 업무 외에 방역 작업까지 투입된 상황.

소독제 원액에는 유해 물질도 포함돼 있지만, 제대로 된 보호 장비는 없습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소독하고) 세 시간 후에, 온몸에 마비가 오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입이 바짝바짝 말라서 목이 탔습니다. 그래서 쓰러져서 병원을 가게됐는데…."]

이처럼 소독액을 규정에 맞게 희석한 뒤 사용하지 않으면 방역 효과도 떨어집니다.

[강동묵/부산대 의대 교수 : "너무 묽게 희석하면 소독약의 효과가 없고, 진하게 희석하면 인체의 영향을 미쳐서 유기용제가 과하게 몸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현장 방역은 청소 노동자들이 소속된 협력업체가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미처 몰랐다며 협력업체에 올바른 방역 지침을 지키도록 곧바로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위험 감수하며 지하철 방역…효과도 의문
    • 입력 2020-03-26 19:33:41
    • 수정2020-03-26 20:12:14
    뉴스네트워크(부산)
[앵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시철도 역사와 전동차도 매일 소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방역 작업을 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소독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잘 모른다고 하는데요. 위험할 뿐 아니라, 방역 효과도 의문입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외버스 터미널입니다. 보호 안경에 마스크를 쓴 환경 미화원들이 버스 내부 등 곳곳을 소독합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 소독제 원액을 물에 희석한 뒤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형준/해운대구 방역총괄과장 : "(보건소에서) 약품 사용법에 대해서 적당량을 타서 적당히 소독할 수 있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고, 개인위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약을 쓰고 있습니다."] 부산 도시철도 역사에서도 방역 작업이 한창입니다. 소독제를 천에 묻혀 승객들의 손이 닿는 곳을 닦습니다. 하지만 이 소독제는 방역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임의대로 만든 겁니다. 약품 사용법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황귀순/부산지하철 서비스지부장 : "공식적으로 교육을 시킨 것도 아니고 약품만 가져다 주면서 (소독을 해라) 이렇게 지시가 내려오니 우리가 뭐 저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충, 어림잡아서 섞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팔 백여 명은 업무 외에 방역 작업까지 투입된 상황. 소독제 원액에는 유해 물질도 포함돼 있지만, 제대로 된 보호 장비는 없습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소독하고) 세 시간 후에, 온몸에 마비가 오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입이 바짝바짝 말라서 목이 탔습니다. 그래서 쓰러져서 병원을 가게됐는데…."] 이처럼 소독액을 규정에 맞게 희석한 뒤 사용하지 않으면 방역 효과도 떨어집니다. [강동묵/부산대 의대 교수 : "너무 묽게 희석하면 소독약의 효과가 없고, 진하게 희석하면 인체의 영향을 미쳐서 유기용제가 과하게 몸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현장 방역은 청소 노동자들이 소속된 협력업체가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미처 몰랐다며 협력업체에 올바른 방역 지침을 지키도록 곧바로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