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힘든 하루하루, 정말 죽겠어요”

입력 2020.03.26 (20:13) 수정 2020.03.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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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어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얘깁니다.

신익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세버스 기사 김종곤 씨는 두 달 가까이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단체 관광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비상시 근로자'라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김종곤/전세버스 기사 : "다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비상시 근로자, 상시 근로자 따지지 말고요."]

27년째 관광 가이드 일을 해온 김향선 씨 역시, 일감이 끊긴 지 오랩니다.

특수고용직 신분이라 고용유지지원금은 물론, 정부 대출도 신청하지 못했습니다.

[김향선/관광 가이드 : "단체 관광객을 응대하는 저희는 (수입이) 0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생계를 떠나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과후 교사 김선희 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세 차례 연기되면서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휴업 상태지만 수입을 보전받을 길이 없습니다.

[김선희/방과 후 교사 : "국가적인 재난 앞에서는 어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못 받는다는 게 속상한 일 같아요."]

11년째 대리운전을 하는 고용범 씨는 한 달 평균 300만 원 정도를 벌었는데, 지난달 수입은 20여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고용범/대리운전 기사 : "버티면서 살았으니까요. 이제까지.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힘들어서 정말 죽겠더라고요."]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기준 제주지역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2만 5천여 명.

코로나19 확산 속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생계의 위협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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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고용직 “힘든 하루하루, 정말 죽겠어요”
    • 입력 2020-03-26 20:13:11
    • 수정2020-03-26 20:30:34
    뉴스7(제주)
[앵커] 코로나19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어제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얘깁니다. 신익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세버스 기사 김종곤 씨는 두 달 가까이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단체 관광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비상시 근로자'라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김종곤/전세버스 기사 : "다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비상시 근로자, 상시 근로자 따지지 말고요."] 27년째 관광 가이드 일을 해온 김향선 씨 역시, 일감이 끊긴 지 오랩니다. 특수고용직 신분이라 고용유지지원금은 물론, 정부 대출도 신청하지 못했습니다. [김향선/관광 가이드 : "단체 관광객을 응대하는 저희는 (수입이) 0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생계를 떠나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과후 교사 김선희 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세 차례 연기되면서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휴업 상태지만 수입을 보전받을 길이 없습니다. [김선희/방과 후 교사 : "국가적인 재난 앞에서는 어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못 받는다는 게 속상한 일 같아요."] 11년째 대리운전을 하는 고용범 씨는 한 달 평균 300만 원 정도를 벌었는데, 지난달 수입은 20여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고용범/대리운전 기사 : "버티면서 살았으니까요. 이제까지.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힘들어서 정말 죽겠더라고요."]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기준 제주지역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2만 5천여 명. 코로나19 확산 속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생계의 위협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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