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의 날’ 처음 찾은 文…천안함 유족 “누구 소행인가 말 해달라”

입력 2020.03.27 (15:50) 수정 2020.03.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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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서해수호의 날'은 천안함46용사 등 서해에서 희생된 국군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2016년 정부가 3월 넷째주 금요일을 기념일로 지정했고, 올해로 5회째를 맞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오늘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기념식장에 입장했고 이어 국민의례와 헌화가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안내에 따라 분향하려는 도중, 천안함 용사인 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다가갔습니다.

윤 여사는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동일하게 정부의 입장은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됐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 여사는 "그런데 여적지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윤 여사와 1분 정도 함께 대화를 나눈 뒤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이어 故 임재엽 상사 어머니인 강금옥 씨가 '너 없는 열 번째 봄'이란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했고 이에 참석자들은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강 씨가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국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되어 주신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강한 안보가 평화이며 평화가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확고한 대비태세로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의 이야기는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가 되어 미래 세대에게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념식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먼저, 제2연평해전 전사자 6위가 잠든 묘역을 참배하고 헌화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유가족들과 함께 꽃바구니를 각각의 묘비마다 놓은 뒤 묵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일이 비석을 만지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2위 묘역에도 참배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마지막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역시 일일이 비석을 어루만지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故 박성균 해군 중사의 어머니는 문 대통령에게 큰 목소리로 울면서 "엄마들이 왜 다 안 온 줄 아느냐, 아파서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故 김동진 중사의 어머니는 "살려 주이소, 몸도 아프고…" 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어머니의 어깨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세월이 간다고 아픔이 가시겠습니까, 그래도 힘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군인연금은 나왔는데 보훈연금이 나오지 않았다고 故 김 중사 어머니가 말하자 이에 대해 알아볼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을 구하다가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도 찾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부인과 딸에게 "진심으로 위로드립니다"라면서 해군인 사위 박정욱 씨에게도 안부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늘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축소돼 180여 명이 참석해 치러졌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최재형 감사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이 참석했고, 정치권에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올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처음 참석한 것에 대해 "2018년에는 문 댙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고 작년엔 '대구 경제투어'일정 때문에 SNS로만 추모 메시지를 냈다"며 "올해는 천안함 10주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유족들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참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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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수호의 날’ 처음 찾은 文…천안함 유족 “누구 소행인가 말 해달라”
    • 입력 2020-03-27 15:50:27
    • 수정2020-03-27 16:21:06
    취재K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서해수호의 날'은 천안함46용사 등 서해에서 희생된 국군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2016년 정부가 3월 넷째주 금요일을 기념일로 지정했고, 올해로 5회째를 맞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오늘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기념식장에 입장했고 이어 국민의례와 헌화가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안내에 따라 분향하려는 도중, 천안함 용사인 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다가갔습니다.

윤 여사는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동일하게 정부의 입장은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됐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 여사는 "그런데 여적지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윤 여사와 1분 정도 함께 대화를 나눈 뒤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이어 故 임재엽 상사 어머니인 강금옥 씨가 '너 없는 열 번째 봄'이란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했고 이에 참석자들은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강 씨가 퇴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국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되어 주신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강한 안보가 평화이며 평화가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확고한 대비태세로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의 이야기는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가 되어 미래 세대에게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념식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먼저, 제2연평해전 전사자 6위가 잠든 묘역을 참배하고 헌화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유가족들과 함께 꽃바구니를 각각의 묘비마다 놓은 뒤 묵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일이 비석을 만지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2위 묘역에도 참배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마지막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역시 일일이 비석을 어루만지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故 박성균 해군 중사의 어머니는 문 대통령에게 큰 목소리로 울면서 "엄마들이 왜 다 안 온 줄 아느냐, 아파서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故 김동진 중사의 어머니는 "살려 주이소, 몸도 아프고…" 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어머니의 어깨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세월이 간다고 아픔이 가시겠습니까, 그래도 힘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군인연금은 나왔는데 보훈연금이 나오지 않았다고 故 김 중사 어머니가 말하자 이에 대해 알아볼 것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을 구하다가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도 찾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부인과 딸에게 "진심으로 위로드립니다"라면서 해군인 사위 박정욱 씨에게도 안부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늘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축소돼 180여 명이 참석해 치러졌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최재형 감사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사령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이 참석했고, 정치권에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올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처음 참석한 것에 대해 "2018년에는 문 댙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고 작년엔 '대구 경제투어'일정 때문에 SNS로만 추모 메시지를 냈다"며 "올해는 천안함 10주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유족들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참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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