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제주도 여행 유학생 자가격리 대상자 아냐…선의의 피해자”

입력 2020.03.27 (18:32) 수정 2020.03.2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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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는 최근 미국에서 입국한 뒤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었으며, 이들 모녀는 '선의의 피해자'라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정순균 구청장은 오늘 오후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제주도가 강남구민인 이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냈습니다.

정 구청장은 "지금 이들 모녀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또 제주도에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현재 치료에 전념해야 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이들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냐 하는 아쉬움, 또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쏟아지는 비난이나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것이 지난 22일부터이며 강남구가 재난문자로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스스로 자가격리하도록 당부한 것이 24일부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 모녀는 15일 입국을 해서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에 사실 그때 당시에는 자가격리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상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남구가 역학조사로 파악한 이 모녀의 당시 상황도 전했습니다.

"딸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선 것"이라며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진술을 받았습니다.

이 모녀가 23일 오전에 숙소 옆 병원에 갔고 딸도 진료를 받았지만, 병원을 찾게 된 직접적 동기는 유학생 딸 때문이 아니라 동행한 어머니가 전날 밤 위경련 증세가 있어 잠을 거의 못 잤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역학조사 결과 유학생 딸에게 코로나19 특유 증상인 미각과 후각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은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어제(26일) "해당 유학생이 자가격리 권고를 따르지 않고 제주로 여행을 왔다"며, 입도 첫날부터 근육통과 인후통 등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4박 5일 동안 제주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보고, 모녀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 모녀는 강남구에 사는 19살 미국 유학생과 50대 여성입니다. 이들은 다른 동행자 2명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갔고, 서울로 돌아온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모녀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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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제주도 여행 유학생 자가격리 대상자 아냐…선의의 피해자”
    • 입력 2020-03-27 18:32:39
    • 수정2020-03-27 19:54:52
    사회
서울 강남구는 최근 미국에서 입국한 뒤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었으며, 이들 모녀는 '선의의 피해자'라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정순균 구청장은 오늘 오후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제주도가 강남구민인 이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냈습니다.

정 구청장은 "지금 이들 모녀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또 제주도에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현재 치료에 전념해야 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이들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냐 하는 아쉬움, 또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쏟아지는 비난이나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것이 지난 22일부터이며 강남구가 재난문자로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스스로 자가격리하도록 당부한 것이 24일부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 모녀는 15일 입국을 해서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에 사실 그때 당시에는 자가격리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상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남구가 역학조사로 파악한 이 모녀의 당시 상황도 전했습니다.

"딸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선 것"이라며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진술을 받았습니다.

이 모녀가 23일 오전에 숙소 옆 병원에 갔고 딸도 진료를 받았지만, 병원을 찾게 된 직접적 동기는 유학생 딸 때문이 아니라 동행한 어머니가 전날 밤 위경련 증세가 있어 잠을 거의 못 잤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역학조사 결과 유학생 딸에게 코로나19 특유 증상인 미각과 후각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은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어제(26일) "해당 유학생이 자가격리 권고를 따르지 않고 제주로 여행을 왔다"며, 입도 첫날부터 근육통과 인후통 등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4박 5일 동안 제주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보고, 모녀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 모녀는 강남구에 사는 19살 미국 유학생과 50대 여성입니다. 이들은 다른 동행자 2명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갔고, 서울로 돌아온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모녀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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