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건물주와 갈등…식당 주인 심정지 사망

입력 2020.03.27 (19:32) 수정 2020.03.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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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던 주인이 최근 시작된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놓고 건물주와 갈등을 빚다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건물에서 벌어진 일인데, 어떤 사연인지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건물 1층 앞이 공사용 천막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1층은 식당이 입점해 있는데, 이 곳에 유골함이 놓여 있고 제사를 지냅니다.

이 식당 주인은 20년 넘게 더덕 요리를 해온 김성철 씨로 지난 9일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공사 관계자들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식당 차양막을 얘기도 없이 접어둔 걸 보고 항의하다 쓰러진 겁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남편이) '왜 남의 물건에 손댔냐'(하고), 쇼크를 받다 보니깐 여기서 쓰러졌어요."]

리모델링 공사는 2018년 맺은 3년짜리 임대 계약서엔 전혀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 측은 계약한지 불과 수개월 만에 건물이 낡아 공실이 많다며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리모델링을 하면) 계약을 안 해야 하고 저희도 안 들어가죠. 근데 3개월 정도 있다가 그냥 흘러가듯이 '여기 리모델링 할지 모른다'..."]

김 씨 부부는 공사를 하면 손님이 끊긴다며, 리모델링을 반대했지만 건물주는 협의가 길어지자 지난달부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음식도 준비 못 하고 아침부터 이거를 뜯고 있는 거에요."]

김 씨의 장례 기간에도 공사 준비는 이어졌고, 김 씨가 숨졌으니 계약이 해지됐다며 퇴거하란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남철/법무법인 하정 변호사 :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해서 자기가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었다 하면, (건물주 측은)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건물주는 리모델링 공사는 불가피했고, 사전에 이해를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건물주/음성변조 : "간판을 1층 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 달아주고, 플래카드를 설치하도록 그렇게 준비를..."]

졸지에 가장을 잃은 김 씨 가족들은 식당 영업을 중단하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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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건물주와 갈등…식당 주인 심정지 사망
    • 입력 2020-03-27 19:35:20
    • 수정2020-03-27 19:45:57
    뉴스 7
[앵커]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던 주인이 최근 시작된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놓고 건물주와 갈등을 빚다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건물에서 벌어진 일인데, 어떤 사연인지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건물 1층 앞이 공사용 천막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1층은 식당이 입점해 있는데, 이 곳에 유골함이 놓여 있고 제사를 지냅니다.

이 식당 주인은 20년 넘게 더덕 요리를 해온 김성철 씨로 지난 9일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공사 관계자들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식당 차양막을 얘기도 없이 접어둔 걸 보고 항의하다 쓰러진 겁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남편이) '왜 남의 물건에 손댔냐'(하고), 쇼크를 받다 보니깐 여기서 쓰러졌어요."]

리모델링 공사는 2018년 맺은 3년짜리 임대 계약서엔 전혀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 측은 계약한지 불과 수개월 만에 건물이 낡아 공실이 많다며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리모델링을 하면) 계약을 안 해야 하고 저희도 안 들어가죠. 근데 3개월 정도 있다가 그냥 흘러가듯이 '여기 리모델링 할지 모른다'..."]

김 씨 부부는 공사를 하면 손님이 끊긴다며, 리모델링을 반대했지만 건물주는 협의가 길어지자 지난달부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윤정/故 김성철 씨 아내 :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음식도 준비 못 하고 아침부터 이거를 뜯고 있는 거에요."]

김 씨의 장례 기간에도 공사 준비는 이어졌고, 김 씨가 숨졌으니 계약이 해지됐다며 퇴거하란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남철/법무법인 하정 변호사 :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해서 자기가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었다 하면, (건물주 측은)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건물주는 리모델링 공사는 불가피했고, 사전에 이해를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건물주/음성변조 : "간판을 1층 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 달아주고, 플래카드를 설치하도록 그렇게 준비를..."]

졸지에 가장을 잃은 김 씨 가족들은 식당 영업을 중단하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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