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와 연대, 지금 ‘n번 방’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

입력 2020.03.29 (07:05) 수정 2020.03.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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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회원, 악마의 삶, 유명인사들과의 관계…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포 사건, 일명 'n번 방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얼마나 기이한 행각을 벌여왔는지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세세한 이야기에 집중할수록 잊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입니다.

KBS는 지난 27일 피해자들을 법률적·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대리인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러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4일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출범했습니다. 공대위 소속 원민경 변호사와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을 만나 피해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n번 방 사건은 디지털 성폭력 해결의 분기점"

―먼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엇이고,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우리나라에서 불법촬영이나 온라인에서 성적 모욕을 하는 형태의 온라인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은 20년도 더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텔레그램 방 사건은 피해자에게 어떤 범죄를 시키고 또 그걸 26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굉장히 빠르게 유포했는데요. 그런데 광범위하게, 빠르게 퍼져나간 만큼 수사기관들과 시민들이 따라잡고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디지털 성폭력,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이하 '김')

"저도 이 사건을 어떻게 우리가 해결하는지, 굉장히 큰 분기점에 있다는 점 동의하고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그간 한국사회에서 여성을 비화하고 성적 대상화하고 여성을 어떤 상품으로,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여성을 집단적으로 즐기던 그런 집단문화가, 남성들의 잘못된 집단 성 문화가 저는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고 싶습니다."(원민경 변호사, 이하 '원')

―유포방 참여자는 물론 운영자 중에서도 10대가 있었습니다. 미성년자 가해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워낙에 우리 사회가 인터넷을 접하는 시기가 빨라진 만큼 이미 성폭력 범죄 가해자 연령은 매우 낮아져 있어요. 사실 10대 청소년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칠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존중, 다른 성에 대한 존중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

"우리 사회가 아동·청소년 피해자와 성인 피해자에 대해서 매우 이분법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아동·청소년은 보호해야 하고 가해자들도 많이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성인 피해자들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보호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보호할 수 있었지 않았냐, 법적인 보호가 그렇게 필요하냐라고 좀 다른 기준을 극명하게 적용하는 그런 면이 있는데요. 아동·청소년이라고 완전한 보호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성인이라고 해서 저항할 만한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 이런 점을 꿰뚫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최근 '주홍글씨' 폭로 채팅방 등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가해자들의 신상을 시민들이 자력으로 알아내고 추적하고 해서 공개하는 역사적인 때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시민 분노가 크고 더 이상 재발하면 안 되는 사건이라고 많은 사람들 동의했음에도 이를 공권력이 다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일 때인데요. 따라서 이것 자체가 불법이냐 합법이냐 이전에 공권력의 빈자리가 어떠했는지 살펴봐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피해자 정보가 섞여 있다는 텔레그램의 치명적인, 악질적인 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 정보가 포함돼 있다면 수사 기관을 거치지 않은, 가입자 신상을 날 것으로 공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김)

"지금 참여자 모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검거가 얘기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들 이해는 되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런 활동이 자칫하면 가해자에게 면죄부로 작용하지 않을까… 재판 절차에서 가해자가 신상이 유포되면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재판에 들고 나올텐데, 그때 본인이 또 다른 피해자다라고 하는 그런 정상을 들고 나와서 형의 감경 요구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살짝 됐습니다." (원)

■ "지금 필요한 건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

―피해자들이 본인을 스스로 드러내기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개인이 특정되지 않는 선에서 피해자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좀 알려주신다면요?

"많은 피해자들이 잠 못 주무시고 뉴스를 계속 보시고 댓글 살피시는데, 이건 두 가지 마음이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정말 잡히고 있구나, 그래서 내가 겪어온 일들이 이제 끝날 수 있는 건가 하는 기대감 하나가 있고요. 또 다른 한 측면은 굉장한 불안감, 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다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들이 잡히면서도 범행을 하기까지 피해자들에게 했던 여러 강요나 협박이 존재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상황을 차단하고 피해자를 법적으로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다른 상담소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피해자가 확신을 가지고 같이 처벌하는 사람으로, 안전하게 여기 들어올 수 있게. 또 가족이나 주변인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나 비난이라든지 또 다른 2차 3차 협박을 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안전한 곳으로 차단하고 보호하는 일을 지금 하는 것도 동시에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이 듭니다."(김)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의 첫 번째 과정은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는 고소조차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해자가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느끼는 좌절감이 굉장히 큽니다. 법원이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굉장히 수천 장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한다거나 하는 낮은 형으로 피해자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될 것입니다.

또 불법 촬영물에 대한 삭제, 삭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더욱더 강하게 이행돼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법에 의하면 불법 촬영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촬영 삭제를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삭제 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합니다. 국가가 이를 국가의 의무사항으로 인식하고 철저하게 삭제를 위한 지원을 계속해 나가고, 삭제에 들어간 비용을 행위자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에 가해자의 전 재산에 대하여 보전 조치 등을 통해서 향후 삭제 비용을 국가에 구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원)

―이 사건을 바라보며 피해자들에게 미안해하고, 이런 범죄가 일어난 것에 우울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해 어떻게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가 성폭력에 대해서 인지하고 또 신고하는 시민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분들이 큰 역할을 해주시고 계시고요. 피해자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에게 지지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사건이 정말 180도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많은 역할 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리고요.

혼자 아무런 지지 없이 비난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계속 남은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고 이것을 자신이 혼자 대면해야 하는 것과, 많은 시민들이 이게 왜 잘못된 건지를 함께 목소리를 내고 분노하면서 삭제하고, 계속 또 멀어 보이지만 회복을 하면서 가는 거랑은 정말 다를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피해자가 시민의 한 주체로서 그리고 범죄 피해자로서 제대로 보호되고 지원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제 자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자 계속 가야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언젠가 지금의 언론 보도가 내려갈 때 그 관심과 걱정이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성폭력, 성 착취가 정말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는 그 날까지 우리 다 같이 법적, 제도적 운동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이분들의 우울감이 승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특별지원단'이 성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겠다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연락을 달라고 알려왔습니다. (02-735-8994 www.women1366.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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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와 연대, 지금 ‘n번 방’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
    • 입력 2020-03-29 07:05:45
    • 수정2020-03-29 08:49:49
    취재K
일베 회원, 악마의 삶, 유명인사들과의 관계…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포 사건, 일명 'n번 방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얼마나 기이한 행각을 벌여왔는지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세세한 이야기에 집중할수록 잊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입니다.

KBS는 지난 27일 피해자들을 법률적·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대리인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러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4일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출범했습니다. 공대위 소속 원민경 변호사와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을 만나 피해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n번 방 사건은 디지털 성폭력 해결의 분기점"

―먼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엇이고,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우리나라에서 불법촬영이나 온라인에서 성적 모욕을 하는 형태의 온라인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은 20년도 더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텔레그램 방 사건은 피해자에게 어떤 범죄를 시키고 또 그걸 26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굉장히 빠르게 유포했는데요. 그런데 광범위하게, 빠르게 퍼져나간 만큼 수사기관들과 시민들이 따라잡고 있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디지털 성폭력,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이하 '김')

"저도 이 사건을 어떻게 우리가 해결하는지, 굉장히 큰 분기점에 있다는 점 동의하고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그간 한국사회에서 여성을 비화하고 성적 대상화하고 여성을 어떤 상품으로,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여성을 집단적으로 즐기던 그런 집단문화가, 남성들의 잘못된 집단 성 문화가 저는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고 싶습니다."(원민경 변호사, 이하 '원')

―유포방 참여자는 물론 운영자 중에서도 10대가 있었습니다. 미성년자 가해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워낙에 우리 사회가 인터넷을 접하는 시기가 빨라진 만큼 이미 성폭력 범죄 가해자 연령은 매우 낮아져 있어요. 사실 10대 청소년들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칠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존중, 다른 성에 대한 존중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

"우리 사회가 아동·청소년 피해자와 성인 피해자에 대해서 매우 이분법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아동·청소년은 보호해야 하고 가해자들도 많이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성인 피해자들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보호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보호할 수 있었지 않았냐, 법적인 보호가 그렇게 필요하냐라고 좀 다른 기준을 극명하게 적용하는 그런 면이 있는데요. 아동·청소년이라고 완전한 보호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성인이라고 해서 저항할 만한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 이런 점을 꿰뚫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최근 '주홍글씨' 폭로 채팅방 등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가해자들의 신상을 시민들이 자력으로 알아내고 추적하고 해서 공개하는 역사적인 때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시민 분노가 크고 더 이상 재발하면 안 되는 사건이라고 많은 사람들 동의했음에도 이를 공권력이 다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일 때인데요. 따라서 이것 자체가 불법이냐 합법이냐 이전에 공권력의 빈자리가 어떠했는지 살펴봐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피해자 정보가 섞여 있다는 텔레그램의 치명적인, 악질적인 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 정보가 포함돼 있다면 수사 기관을 거치지 않은, 가입자 신상을 날 것으로 공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김)

"지금 참여자 모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검거가 얘기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들 이해는 되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런 활동이 자칫하면 가해자에게 면죄부로 작용하지 않을까… 재판 절차에서 가해자가 신상이 유포되면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재판에 들고 나올텐데, 그때 본인이 또 다른 피해자다라고 하는 그런 정상을 들고 나와서 형의 감경 요구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살짝 됐습니다." (원)

■ "지금 필요한 건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

―피해자들이 본인을 스스로 드러내기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개인이 특정되지 않는 선에서 피해자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좀 알려주신다면요?

"많은 피해자들이 잠 못 주무시고 뉴스를 계속 보시고 댓글 살피시는데, 이건 두 가지 마음이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정말 잡히고 있구나, 그래서 내가 겪어온 일들이 이제 끝날 수 있는 건가 하는 기대감 하나가 있고요. 또 다른 한 측면은 굉장한 불안감, 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다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들이 잡히면서도 범행을 하기까지 피해자들에게 했던 여러 강요나 협박이 존재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상황을 차단하고 피해자를 법적으로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다른 상담소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피해자가 확신을 가지고 같이 처벌하는 사람으로, 안전하게 여기 들어올 수 있게. 또 가족이나 주변인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나 비난이라든지 또 다른 2차 3차 협박을 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안전한 곳으로 차단하고 보호하는 일을 지금 하는 것도 동시에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이 듭니다."(김)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의 첫 번째 과정은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는 고소조차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해자가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느끼는 좌절감이 굉장히 큽니다. 법원이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굉장히 수천 장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한다거나 하는 낮은 형으로 피해자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될 것입니다.

또 불법 촬영물에 대한 삭제, 삭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더욱더 강하게 이행돼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법에 의하면 불법 촬영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촬영 삭제를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삭제 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합니다. 국가가 이를 국가의 의무사항으로 인식하고 철저하게 삭제를 위한 지원을 계속해 나가고, 삭제에 들어간 비용을 행위자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에 가해자의 전 재산에 대하여 보전 조치 등을 통해서 향후 삭제 비용을 국가에 구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원)

―이 사건을 바라보며 피해자들에게 미안해하고, 이런 범죄가 일어난 것에 우울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해 어떻게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가 성폭력에 대해서 인지하고 또 신고하는 시민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분들이 큰 역할을 해주시고 계시고요. 피해자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에게 지지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사건이 정말 180도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많은 역할 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리고요.

혼자 아무런 지지 없이 비난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계속 남은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고 이것을 자신이 혼자 대면해야 하는 것과, 많은 시민들이 이게 왜 잘못된 건지를 함께 목소리를 내고 분노하면서 삭제하고, 계속 또 멀어 보이지만 회복을 하면서 가는 거랑은 정말 다를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피해자가 시민의 한 주체로서 그리고 범죄 피해자로서 제대로 보호되고 지원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제 자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자 계속 가야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언젠가 지금의 언론 보도가 내려갈 때 그 관심과 걱정이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성폭력, 성 착취가 정말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는 그 날까지 우리 다 같이 법적, 제도적 운동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이분들의 우울감이 승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특별지원단'이 성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겠다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연락을 달라고 알려왔습니다. (02-735-8994 www.women1366.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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