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보호복 없어 ‘쓰레기봉투’ 입은 美 간호사 코로나19로 숨져

입력 2020.03.29 (09:47) 수정 2020.03.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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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의 의료진 안전 장비 부족으로 쓰레기봉투까지 입고 코로나19와 싸워야 했던 한 간호사가 끝내 코로나19로 숨졌습니다.

약 2주일 전 마운트 시나이 웨스트(Mount Sinai West)병원의 세 간호사가 병원 복도에서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의료 장비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닐로 된 쓰레기봉투를 보호복으로 입었기 때문입니다.

사진 가운데 간호사가 들고 있었던 것 역시 쓰레기봉투가 담긴 상자였습니다.

사진출처 www.nytimes.com사진출처 www.nytimes.com

48살의 카이우스 조든 켈리(Kious Jordan Kelly)가 결국 코로나19로 현지시각 24일 밤 숨졌다고 뉴욕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이 26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18일, 그는 여동생에게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집중 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메시지는 보낼 수 있지만, 말은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괜찮아.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지마. 걱정하실 테니까"

이것이 그의 마지막 메시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숨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뉴욕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숨진 간호사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여동생(Marya Patrice Sherron)은 페이스북에 그가 천식이 있었지만, 다른 부분은 건강했으며, (제대로 된 장비를 지급받았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했습니다.

사진출처 : www.facebook.com/marya.patrice.5사진출처 : www.facebook.com/marya.patrice.5

이어 간호사들이 오염된 마스크를 쓰고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그들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동료들도 이같은 상황에 분노했습니다.

"그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병원이 그를 죽게 했습니다." 한 간호사는 뉴욕포스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간호사는 "의료 장비 부족 문제는 계속돼 왔는데,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간호사는 "(코로나19)감염 환자와 미감염환자를 상대할 때 똑같은 PPE(개인 보호 장비,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입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병원에 여분의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쓰레기봉투까지 찾게 됐다며, 이것이 감염 확산을 불러오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우리는 마스크, 간호사복, 얼굴보호대를 재사용하고 있으며, 아마도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개로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해당 병원의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에 이 같은 간호사들의 증언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면서 부적절한 장비는 갖고 있지도, 지급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영웅을 잃었습니다. 동정심이 많은 동료였으며, 친구이자, 자신을 던져 일했던 간호사를 말입니다." 병원 협회 측은 애도했습니다.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지시각 28일 전날과 마찬가지로 7천 명 이상이 급증하면서 5만 명을 돌파해 5만 2천3백여 명을 기록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사망자 수도 209명 급증한 72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환자는 11만 1천115명, 사망자는 1천84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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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3-29 09: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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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의 의료진 안전 장비 부족으로 쓰레기봉투까지 입고 코로나19와 싸워야 했던 한 간호사가 끝내 코로나19로 숨졌습니다.

약 2주일 전 마운트 시나이 웨스트(Mount Sinai West)병원의 세 간호사가 병원 복도에서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의료 장비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닐로 된 쓰레기봉투를 보호복으로 입었기 때문입니다.

사진 가운데 간호사가 들고 있었던 것 역시 쓰레기봉투가 담긴 상자였습니다.

사진출처 www.nytimes.com
48살의 카이우스 조든 켈리(Kious Jordan Kelly)가 결국 코로나19로 현지시각 24일 밤 숨졌다고 뉴욕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이 26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18일, 그는 여동생에게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집중 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메시지는 보낼 수 있지만, 말은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괜찮아. 엄마와 아빠에게 말하지마. 걱정하실 테니까"

이것이 그의 마지막 메시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숨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뉴욕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숨진 간호사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여동생(Marya Patrice Sherron)은 페이스북에 그가 천식이 있었지만, 다른 부분은 건강했으며, (제대로 된 장비를 지급받았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노했습니다.

사진출처 : www.facebook.com/marya.patrice.5
이어 간호사들이 오염된 마스크를 쓰고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그들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동료들도 이같은 상황에 분노했습니다.

"그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병원이 그를 죽게 했습니다." 한 간호사는 뉴욕포스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간호사는 "의료 장비 부족 문제는 계속돼 왔는데,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면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간호사는 "(코로나19)감염 환자와 미감염환자를 상대할 때 똑같은 PPE(개인 보호 장비,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입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병원에 여분의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쓰레기봉투까지 찾게 됐다며, 이것이 감염 확산을 불러오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우리는 마스크, 간호사복, 얼굴보호대를 재사용하고 있으며, 아마도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개로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해당 병원의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에 이 같은 간호사들의 증언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면서 부적절한 장비는 갖고 있지도, 지급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영웅을 잃었습니다. 동정심이 많은 동료였으며, 친구이자, 자신을 던져 일했던 간호사를 말입니다." 병원 협회 측은 애도했습니다.


미국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지시각 28일 전날과 마찬가지로 7천 명 이상이 급증하면서 5만 명을 돌파해 5만 2천3백여 명을 기록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사망자 수도 209명 급증한 72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환자는 11만 1천115명, 사망자는 1천84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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