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언론은 어떻게 정치판의 선수가 되었나

입력 2020.03.29 (21:41) 수정 2020.03.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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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비평 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어서오십시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입니다.

[최욱] 온라인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욱입니다.

[이상호] 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지난주에 이어서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홍성일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홍성일] 안녕하세요?

[이상호] 아니면 말고식 보도를 조세호 저널리즘이라고 이름을 붙이셨잖아요. 항간에는 제2의 최욱을 꿈꾼다 이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주변 분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홍성일] 미묘합니다. 미묘한데 그래도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이상호] 아직 꾸고 계시군요.

[홍성일] 네.

[최욱] 평생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셔서 제2의 최욱은 너무.

[홍성일] 그게 어때서요?

[최욱] 괜찮습니까?

[이상호] 그리고 오늘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정호] 안녕하세요? 이정호입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제 17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서 깜깜이 선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참 많았죠. 오늘은 선거보도와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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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어제는 KBS 앵커, 오늘은 ‘청와대의 입’?, 탈락 공천 탈락 재공천
[민경욱/전 KBS 기자] 쉽게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멀게 돌아왔습니다.

19대 대선 캠프 합류, 그리고 청와대로..., 총선 전략공천
[고민정/전 KBS 아나운서] 정치 문화를 바꿔내겠다.

한겨레에서 청와대로, 비례 4번 배정
[김의겸/전 한겨레 기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보고 싶습니다.

MBC의 간판 앵커, 총선 단수추천
[배현진/전 MBC 아나운서] 국민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막말 논란 기자 비례 1번(최종 5번)
[조수진/전 동아일보 기자] 문재인 정권의 독주와 오만을 심판하는

정필모 전 KBS 부사장 퇴직 한 달 만에 비례 배정

언론인 또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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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비례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언론인 출신 후보들이죠. 더불어시민당에는 정필모 KBS 전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고요. 미래한국당에는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열린민주당에는 한겨레 기자 출신이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후보로 출마를 했습니다.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최욱] 김의겸 전 대변인이 개인 SNS에 출마의 변을 올렸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고양이는 언론을 말하는 겁니다. 그냥 언론이 아니라 사회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론, 그러니까 뭔가 언론 개혁에 앞장서겠다. 그런 의지로 보이더라고요.

[홍성일] 언론개혁을 정치부터 시작하면 오해의 소지가 굉장히 큽니다. 언론 개혁은 시민사회 또 수용자 또 언론인이 같이 힘을 써야 할 부분이죠. 그래서 사실 언론에 계셨을 때 그런 말씀을 하셨으면 제가 조금 더 설득이 됐을 것 같은데요. 정치로 가시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많은 오해가 쌓일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상호] 이분들 외에도 공천을 신청한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좀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정호] 100여 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상호] 꽤 많군요.

[이정호] 거대 1, 2당은, (숫자가) 적은 정당들은 숫자를 뺐는데도 60명 정도 남았습니다. 이분들이 다 공천을 받은 건 아니고요. 저는 이런 분들이 일종의 산업 스파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기자라는 게 직업 특성상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아는 특성이 있는데 취재원이 그 사람한테, 기자한테 정보를 줄 때는 공정하게 국민을 위해서 알려달라 이런 취지로 쓰는 건데 그걸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 이익을 위해서 정치 행보를 위해서 사용하는 거니까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홍성일] 강원대학교 김세은 교수가 2017년도에 <한국 ‘폴리널리스트’의 특성과 변화>라는 논문을 써서 굉장히 큰 화제가 됐었거든요. 거기서 폴리널리스트라는 말이 나오죠. 폴리티션과 저널리스트의 합성어일 것 같아요. 이게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이라는 거예요. 여러 가지 맥락이 있는데 우리의 유교 문화에서 글 쓰는 사람들을 지식인으로 우대했던 문화들이 초기에 있었고 그래서 제헌 국회라든지 이럴 때 대거 언론인이 들어갔었고 군부독재 시절에는 언론을 통제하다 보니까 일종의 당근이었던 거죠, 거기서 똘똘한 친구들을 쏙 빼와서 언론을 길들이는, 이런 것들이 정치와 언론의 긴밀한 관계를 맺어주는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굉장히 한국인 특성이라고 하는데 해외에는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지 않아요. 독일과 미국이 3% 정도, 그다음에 프랑스와 호주가 1%인데 한국은 지금 많이 떨어져서 10% 남짓입니다.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다는 거 자체가 그렇게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욱] 그런데 당근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언론인 개인으로서는 본인의 욕망으로 정치계에 입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정당 차원에서는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 거죠?

[홍성일] 일단은 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데려가면 국회의원을 통해서 언론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이 열리죠.

[최욱] 언론하고.

[홍성일] 자기의 어젠다라든지 의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새로 들어온 국회의원을 통해서 언론사에게 전해줄 수 있고 언론사 역시도 이 국회의원을 통해서 먼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거죠, 다음에 이런 이슈가 나온대, 이런 법안이 나온대 그런 걸 먼저 가져가서 단독과 특종을 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고요. 계속해서 일종의 우군이 되는 거죠. 여론전을 할 때도.

[최욱] 리스트를 보면, 물론 지금은 바뀌었습니다만 5번입니다만, 1번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종편에 굉장히 많이 나왔던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비례대표) 1번은 굉장히 대표성이 있는데 왜 1번으로 이분을 택했을까 좀 궁금했는데 거기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까요?

[강유정] (미래한국당) 공병호 공천위원장이 뭐라고 했냐 하면 싸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이건 굉장히 여러 가지로 고백적인데 왜냐하면 현재 언론인의 위치 자체가 정파성, 당파성을 가진 채로 얼마나 독한 말을 내뱉어서 당파성을 강화하고 팬덤을 만들어가느냐를 중요시한다는거, 전문직이라는 것을 여기서 폄훼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거고요. 두 번째는 뭐냐 하면 그게 국회의원의 자격이면 국회가 싸움터라는 이야기입니다. 외국에서 언론인 출신 중에 가장 출세한 언론인 중 1명이 제가 알기로는 보리스 존슨이라고 알고 있어요. 영국의 총리죠, 그분도 막말로 엄청나게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결국 현대 정치에서 이런 부분이 없잖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런 것을 공천위원장이 대놓고 말할 정도로 어떤 점에서 정치가 굉장히 동물화되기도하고 좀 격이 떨어졌다는 게 여기서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조수진 기자 역시도 거기에서 적합한 판결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홍성일] 각 정당에서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게 비례대표 선발이에요.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어떤 사회적 소수자, 혹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 이분들은 선거에 약하니까, 이분들을 국회에 모셔와서 어떤 국회에서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게 하는 건데 저는 언론인이 글쎄요. 사회적 소수자인지 궁금하고요. 그분이 과연 입 없는 자였던가, 계속 말해왔던 사람이었잖아요. 이분들이 왜 비례대표로 와야 하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되고요. 그다음에 그분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이 무엇인지, 그런데 아까 전투력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그게 만약에 전문성이라고 한다면 정말 우리의 국회가 동물화되는 데 있어서 비례대표를 언론인으로 데려가는 거 자체가 큰 기여를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욱] 사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마침 정당에서 나를 필요로 하면 갈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또한 국민들이 한 번 걸러내지 않습니까? 선택을 해야 내가 선택받을 수 있는 거니까. 모두가 하나같이 비판해도 되는 건지 풍성함을 위해서 한번 던져 봅니다.

[임자운] 대기업이 홍보부서에 기자들을 데려가는 이유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당 입장에서 다루기 쉽기 때문에 언론을 다루기 쉽기 때문에 그 사람을 데려간다. 기성 언론인이 소수 정당을 통해서 정계 입문하는 사례가 있었던가요? 잘 없었던 거 같아요. 왜 굳이 그 당으로만 가느냐, 저는 정치 권력을 갖고 싶어서 간다는 그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선택이죠, 결코. 그다음에 심지어 비례대표로 간다는 것은 그렇게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고 문제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 길을 심지어 쉽게 가겠다. 그런 거잖아요. 지역구 경쟁조차 하기 싫다.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욱] 요즘 아무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시기인데 언론은 정치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이상호] 후배 언론인들은 실제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J가 취재를 했습니다. 영상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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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선배 언론인의 정계 진출 어떻게 보는가?

[OO매체 기자] (선거) 직전에 결정을 해서 (언론사룰) 나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다 그러면 정계 진출을 위한 하나의 도구였느냐. 신뢰성의 문제가 생기는 거고.

[채널A 기자] 현직 기자로서 내 취재의 진정성도 타격을 입는 느낌이 들어요. 결국 선배들이 정치인이 되려고 그렇게 취재를 열심히 했던 건가. 정치인이 되려고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원을 만난 건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길윤형/한겨레 노조지부장] 언론사 기자로서 썼든, 칼럼에서 썼든 어떤 그런 방향이라든지 가치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거랑 이후에 정치적인 행보라는 게 일치를 했으면 좋겠고...

[양성모/KBS 기자협회장]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나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직을 내려놓은 지 6개월 이내에는 정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라고 규정은 하고 있는데 물론 이 윤리 규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정필모 전 부사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윤리 규정이 왜 있어야 되는가를 고민해보면 결국에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독립성과 신뢰성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그런 어떤 장치로서 마련이 된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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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특히 정필모 후보의 경우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KBS 부사장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는데 영상도 보셨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욱] 저도 실제로 KBS 다니면서 가끔 뵙던 분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인간인지라 비판하는 데 주저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이 언제 거기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현직에 있을 때, 가고자 하는 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잘 낼 수 있었을까요? 이런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죠.

[임자운] 저는 사실은 그런 선택을 하는 분들한테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 있는 게 어떤 거냐 하면 첫째는 부끄러워 했으면 좋겠다는 게 있어요. 그 전에 현장에서 동료, 선후배들이랑 언론과 권력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지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했던 동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심지어 정당화해버리면 그 가치 자체가 훼손되잖아요. 가치는 남게 무엇이 옳다는 것은 남게 부끄러워하면서 갔으면 좋겠다는 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미안해하면서 갔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신뢰가 훼손되는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이 자리에서 언론인으로서 권력 감시했던 권력 비판했던 그 내용이 신뢰가 훼손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걸 계속 해야 하는 동료들, 후배들이 있잖아요. 남아 있는 동료, 후배, 선배들에게 미안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최욱] 이분이 부사장이었을 때는 이상호 아나운서가 굉장히 고개를 조아렸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비판하라고 싹 판을 깔아주네요. 이런 분위기가 더 많아져야.

[이상호] 저 조아리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함부로 하시면 안 돼요.

[최욱] 사실 제가 좀 조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의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앞으로는 갈 때 좀 더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드네요.

[강유정] 왜 교수 출신들이 정계 진출할 때 논문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여러 가지 검증을 하잖아요. 왜 기자분들은 소속 언론사만 확인되면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소속사인 언론인이다, 그것만 강조되고 어떤 기사를 썼는지.

[최욱] 중요하지.

[강유정] 어떤 칼럼을 썼는지, 어떤 사설을 썼는지 좀 더 검증을 투명하게 하면 아마 언론인들이 진출할 때 조금 더 이런 어떤 색안경들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 제가 보기에는 어떤 언론사 출신이라는 것만 굉장히 브랜드로, 배지로 달고 정치계로 이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최욱] 괜한 오해를 낳지 않기 위해서라도 언론인들의 정계 입문, 이거 제도적으로 좀 제한을 둘 수는 없는 겁니까?

[홍성일] 각각의 언론사들이 자기의 내규는 있어요.

[최욱] 그렇습니까?

[홍성일] KBS 같은 경우에도 내규는 있고요. 한겨레도 내규가 있습니다. 그런데 강제력이 없죠.

[최욱] 내규는 있습니다만 그것을 안 지켜도 괜찮은 거군요?

[홍성일] 어차피 나가니까.

[최욱] 그래요?

[홍성일] 내규는 있지만.

[최욱] 허탈하네요.

[임자운] 이게 사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피선거권 차별 문제, 이런 것들이 나와버리니까 법률로 강제하기는 어려울 거고 대중의 시각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겠다, 뭐냐 하면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굉장히 가깝게 보는 시각이 있어요. 익숙해진 거예요 우리가. 사실 언론이 정치로 가는 건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옳지 않다는 걸 분명히 세울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이상호] 이번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초로 도입된 선거죠. 하지만 소수 정당의 의석 수를 늘리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여야 모두 이른바 비례위성정당, 비례연합정당을 세우거나 참여해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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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선거법 개정 둘러싼 ‘동물 국회’
[심재철/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019.12.27.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
2020.02.05. 미래한국당 창당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종이 정당, 창고 정당, 위장 정당, 그래서 가짜 정당입니다.

꼼수는 꼼수를 낳고

2020.03.18. 열린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창당

당리당락에 빠진 총선,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

[유현재/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저희가 분석을 해 봤어요. 11월부터 시작해서 3월 1,368건 정도가 됐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논의가 되고 창당이 됐던 시점, 2월 말에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위성정당과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하잖아요. 그 시점 그다음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공천과 관련한 갈등, 그런 사안이 발생했을 때 보도량이 증폭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제 비례연합정당 관련된 논의가 심층적으로 나오게 되잖아요? 그때는 이제 진보와 보수 모두 다 많은 기사를 양산하는 그런 모습을 좀 보이게 됩니다. 논조의 결은 약간 다르지만 둘다 굉장히 비판적인 논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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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우선 거대 여당, 거대 야당의 선택,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임자운] 제가 듣기에는 한 줄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칙 좀 할게 이거예요. 그래서 저는 위성 정당이 일단 위선 정당이에요. 그들이 말하는 지금 하고자 하는 반칙이 다른 룰을 위반하는 게 아니라 헌법 위반이라는 거예요. 헌법상 정당은 너무도 중요해서 헌법 재판소가 그 정당에 대해서 말하기를 ‘정당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하는 그 위성 정당은 어떻습니까? 한시적으로 기존 거대 정당의 의원 수 확보를 위한 수단적인, 도구적인 집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의원 꿔주기라는 되게 몰지각한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나 후보 선출 등에서도 전혀 독립적이지 않아, 이것은 우리는 정당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상호] 언론에 따라서 이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반대로 엇갈립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뭔지 여기에 대해서도 사실 다루는 언론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사안을 잘 모르는 시청자나 독자들은 이게 도대체 뭐지? 굉장히 혼란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이정호] 저희가 1당과 2당의 지지율이 통상적으로 35:20, 이런 정도의 퍼센테이지를 갖고 있었는데 두 개 합치면 55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선거를, 총선을 치르고 나면 140:120석 정도를 가져갔단 말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85% 정도의 국회 의석을 차지해버리는 거죠, 55%의 지지율 가지고, 이걸 좀 하지 말고 3당, 4당, 5당에게도 일정 정도 주자. 국민들 아마 이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이거라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비례위성정당, 양당의 거대정당 논리를 보면 여전히 우리는 140:120를 먹겠다. 이거 외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아마 국민들이 감동하지 않는 것 같고, 이번 선거에 대해서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강유정]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건 중앙일보의 김승현의 시선이라는 글인데요. <바늘도둑 야당, 소도둑 여당>이라는 글입니다. 이 글을 쭉 읽어보면 일종의 심판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당도 바늘 도둑이고 여당도 소 도둑이다라는 일종의 양비론, 양시론으로 가고 있죠. 결국 마지막에 뭐냐하면 굉장히 중도층이라든가 혹은 스윙보터들, 그러니까 부동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양쪽 다 나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뭐냐 하면 오히려 정파적이고 한편으로 당파적인 글도 위험하지만 이런 식으로 혐오를 일을킬 수 있는 마치 세계 경찰 같은, 경찰 같은 역할을 하는 언론의 역할이 과연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듣도 보도 못한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이라고 얘기하면서 소수 정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어요. 이건 결국 이 글에서도 야당, 여당 딱 두 당만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다양한 다당 체제로 가고 싶어 하는 선거법 취지를 일단 무시하고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이상호] 3월 16일자 중앙일보 오피니언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스터트롯의 투표 사고와 민주당 당원들의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를 비교를 했습니다. “민주당의 당원 투표는 기술적 오류 없이 완벽해보였다 속전속결 일사분란하게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인 듯했다. 속칭 친문이 결론을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미스터트롯은 대형 사고에도 여전히 큰 감동을 줬지만 민주당은 완벽 투표에도 역시나 큰 실망을 안겼다“고 적고 있습니다. “국민은 바이러스 유포자가 아닌 백신 같은 정치를 갈망한다“고 마무리를 했어요. 이 기사도 보셨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홍성일] 이거 정말 문제적인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서 ‘바이러스 유포자‘라는 은유를 사용하면 안 되죠. 언론이 공감 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한 예일것 같습니다. 이러한 어떤 네거티브 같은 선전 선동이 아니라 지금 연동형 비례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치 이야기를 해야죠. 왜 필요하고 입법 취지는 뭐였고, 그런데 거기에 대한 기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의원의 유지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였습니다. 그 당시에 많은 장례식에 왔던 국민들도 그 취지에 공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유권자께서도 거기에 대한 관심이 있을 텐데 바로 그와 같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야기를 하고 지금 왜 이게 우리 시점에서 필요한지에 대해서 해도 지면이 모자랄 판에 지금 그냥 잘 안 되고 있다, 조작이다, 미스터트롯과 비교하고 있다. 이 자체가 일종의 지면 낭비고요. 생산적인 비판을 언론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강유정] 무엇보다 이렇게 정치와 쇼를 연결시키는 그리고 선거와 쇼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동일시 현상을 너무나 자의식 없이 여기서 재현하고 있다는 것도 저는 기자로서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어떻게 1명의 가수를 뽑는 것도 소중한 행위이기는 하지만 1명의 우리 대의 정치로서의 국회의원을 뽑는 것과 동일시함으로써 같은 투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그런 비유의 근간도 상당히 의아하고요. 무엇보다 여기서는 취사 선택해서 국민을 부르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국민이 누구를 이야기하는 건지 아마 마지막 구절입니다. “미스터트롯과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고 하는데 이 국민도 역시 언제나 보수 언론에서 자주 활동하는 정말 자의적으로 선택된 국민이라는 거고 여기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말까지 인용되고 있어요.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쓰여지고 있는 보수 언론의 어떤 형태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결국 제가 보기에는 미스터트롯에 대한 어떤 리뷰인데 정치 리뷰로 문화면으로 가야할 것이 잘못 실린 기사가 아닐까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

[최욱]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제가 이제 소소한 발견을 했는데 중앙일보를 비롯해서 많은 보수 언론이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해답을 요즘 진중권 씨로부터 찾고 있어요. 뭐 이런저런 논란이 있으면 진중권씨의 말을 따다가 이제 이렇게 해결됐습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해답을 여기서 찾고 있다는 거 아주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이상호] 비례위성정당과 관련한 보도 중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보도가 있다면 이런 게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홍 박사님.

[홍성일] 제가 꼽은 건 조선 2월 29일자 <정의·민생당,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與, 기회주의 행태”>라는 기사인데요. 언론학에서는 저널리즘을 평가할 때, 뉴스를 평가할 때 1차 정의자라는 말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사태를 누가 정의하느냐, 그것이 전체 뉴스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저희가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데요. 이 기사를 보면 여기서 1차 정의자가 문장 앞부분에 나오죠. (미래)통합당이에요. 그래서 통합당이 사태를 정의하죠. 그래서 전체 기사의 방향이 정해지고 독자가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통합당이 말한 ‘가증’, ‘괴물 정당’, 이게 독자의 머릿속에 박히고요. 그다음에 계속 눈덩이처럼 굴러가는 거예요. 이 1차 정의가 ‘똥물’, ‘기회주의’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의미가 커지고요. 1차 정의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뭐냐 하면 자기가 비판받지 않는 거예요. 자기가 현상을 결정했기 때문에. 그러면서 나는 욕을 하지만 나는 욕을 받지 않는 상황이 되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길이 되는 거고요. 바로 언론이 특정 입장을 옹호하거나 특정 편을 쓰는 전형적인 방법,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호]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보도 중 하나가 선거 판세를 가를 몇 가지 이슈, 표심의 향방 같은 보도죠. 잠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일보의 경우 지난 1월에는 부동산을 총선 최대 이슈로 꼽았다가 2월에는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또 지난 19일에는 아파트, 교육, 교통을 꼽았고요. 17일 주간동아는 온라인 기사에서 총선 판세를 뒤흔들 5대 핫이슈라는 제목으로 마스크 역성장, 퍼주기, 무소속,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4월 중 답방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사흘이 지나서 마스크와 김정은을 뺀 3대 이슈로 수정이 됩니다.

[최욱] 요새는 선거에 북한 이슈가 별로 등장을 안 하는 거 같아요, 이건 좀 장사가 안 된다 생각해서 김정은은 뺀 거 같고 마스크도 이제 요즘 어느 정도 정리가 좀 된 것 같으니까 이것도 쓱 뺀 게아닌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상호] 수정된 기사에서 3대 이슈 중 하나로 꼽은 역성장 부분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중간 평가에서 경제 정책이 빠질 수는 없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의외로 박한 점수를 줄지 모른다.“ 퍼주기 부분은 또 이렇습니다. ”최근 범여권에서는 재난 기본 소득이 화두다. 무상 시리즈 후속편을 보는 느낌이다 실정을 덮으려고 미봉책을 쓰는 거 아니냐? 퍼주기 논란은 이번 총선에서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강유정] 글쎄요. 모든 의제가 가만 보면 폐기되는 것들은 약간 긍정적인 평가가 되는 건 폐기가 돼요. 가령 마스크가 계속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면 여전히 주요 의제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어젠다 선정에 있어서 부정 편향적인 것을 굉장히 전면에 내세워서 정경화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게 바로 그 부분이죠, 재난기본소득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파적으로 당파적으로 이것에 대한 입장도 기본적으로 나뉘어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진짜 지금 언론들이 쫓아가고 있는 주요 총선 이슈가 맞는 것인지 그것부터 질문을 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파트나 교육 같은 경우에는 언제나 중요 이슈였던 거예요. 이건 총선, 대선 언제나 평상시에도 늘 중요 이슈였기 때문에 굉장히 게으른 어젠다 설정이라고 할 수 있고 총선 준비를 못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젠다가 굉장히 허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일] 물론 이런 어젠다를 던지는 게 언론의 역할이긴 합니다. 그리고 각 언론사들이 자신의 어떤 컬러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고요. 자랑할 수 있는 기회예요, 어젠다를 골라내는 것 자체가. 그런데 자랑을 해야 하는데 부실하게 준비하니까 자랑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그 예를 어디에서 볼 수 있냐 하면 정보원에서 볼 수 있어요. 문화일보 같은 경우에는 계속 익명 정보원이 등장합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 한 충청권 민주당 의원, 중앙선관위 관계자식으로 굉장히 누구인지 뚜렷하지 않은 정보원이 등장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어젠다로 끌고 가고 있으니까 기사의 신뢰도가 되게 낮죠.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공영 방송 TV 뉴스의 익명 취재원 이용>이라는 논문이 있는데요. 영국 BBC와 한국의 KBS에서 익명 취재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를 비교한 거예요.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의 KBS가 3배나 많다고 합니다. BBC보다. 그리고 이것은 비교적 신문보다 적은 숫자입니다. 이런 식으로 마이크를 들이대는 사람을 독자들이 알 수 없을 정도로 익명들이 등장하다 보니까 언론사가 뽑아낸 어젠다에도 신뢰가 가지 않는 거죠, 한국일보 같은 경우는 이게 조금 위험스러웠는지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줬는데요. 자기가 어젠다를 고르고 이게 괜찮은지 이게 국민한테 물어봐요. 그런데 저는 앞뒤가 바뀐 것 같아요.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 같아요. 독자들에게 먼저 물어보고 이것을 어젠다로 수집했어야죠.

[이정호] 사실 총선 의제가 없는 선거라 하지만 이미 총선 의제는 몇 가지는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코로나19는 부인할 수 없는 총선 의제가 되어 있는 거죠. 각당이 코로나19 사태로 그 이후에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예를 들면 뭐 공공의료지출은 어떻게 할 것인지, 광역별 공공병원이 없는 지금 시, 도도 있거든요? 그런 걸 어떻게 확보하겠다든지 이런 것들은 충분히 총선 공약으로 될 수있고 의제화시킬 수 있는데 관심이 그렇게 가 있지는 않은 거 같더라고요. 저는 거대 양당의 싸움 속에서 한쪽 편을 일정하게 들려고 하는 정파 저널리즘이 모든 의제들을 매몰시키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게 다 빨려들어가 버리니까 어느 쪽에 편을 들어야 하는데 공공의료지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뭐 이런 건 어느 쪽으로 편드는 게 아닌 의제가 되는 거죠. 이분들이 정말 국민을 위한 의제 개발을 총선 의제 개발을 하고 있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그런 게 지금 코로나 의제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이상호] 선거 관련 이슈를 논하는 각 언론사의 사설과 칼럼에서 최근 유독 자주 눈에 띄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른바 ‘문빠’라는 비속어가 그것인데요. 3월 17일 조선일보 황대진 정치부 차장은 <‘문빠’를 향해 이해찬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칼럼에서 “비례민주당 창당 투표로 타칭 ‘문빠’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2월 21일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괴물이 된 ‘문빠’>는 ”지금까지 문빠들의 타깃은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인이었다. 한번 당해본 인사들은 문빠를 ‘히틀러 추종자’,‘문화대혁명 홍위병‘이라며 학을 뗐다. 문빠는 눈에 뵈는 게 없는 괴물처럼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강유정] 문빠라는 걸 그냥 귀에 걸면 귀걸이, 코걸이로 자주 사용하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인상적으로 봤던 건 가령 한국일보 <‘문빠’ 정치 팬덤의 저주>라고 해서 김남국 변호사와 그리고 금태섭 현 의원의 그런 경선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문빠 정치 팬덤의 저주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여기 경선에서 결국 지역구 후보가 되신 분은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부 대변인이거든요. 그런데 강선우 부 대변인의 이름을 생각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왜 그랬냐 하면 워낙에 김남국 대 금태섭으로 언론이 경쟁을 붙였기 때문이에요. 지금 최보식 칼럼에서 <괴물이 된 ‘문빠‘>라는 글을 보자면 일단 거의 인격 모독에 가까운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네티즌 세대들이 어떤 식으로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고 마지막으로 뭐라고 하냐 하면 나는 바퀴벌레라고 부르겠다고 표현을 해요. “어둠 속에서 바퀴벌레들이 새카맣게 쏟아져 나와 있었던 것”이라고 하면서 직접 연결까지 하고 있는데 그게 지금 집권당을 지지하고 있는 정치적 세력들을 비난하고 있는 어떤 만능의 칼처럼 쓰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현실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팬덤이나 그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 비판을 하려면 사실 분석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이들을 ‘문빠’, ‘문파’라면서 이건 조롱하고 있고 멸시, 비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화 상대가 아니다. 당신들이랑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것인데 그 집단의 문제를 일반화하고 자극시켜서 문제 자체를 부각시킴으로써 어떤 반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것은 결국 국민 상당수를 일종의 도구화시켰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정호] 문빠라는 용어를 제가 한번 찾아봤는데요. 1월 22일부터 시작해서 3월 17일까지 했거든요? 3월 17일까지 200건이 넘게 칼럼이나 기사로 나왔습니다. 9개 신문 매체에서만. 짧은 시간에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많은 양의 똑같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선거를 위해서 생산해냈고 그다음에 확대재생산을 해서 계속 쓰고 있는 용어라고 보여집니다.

[최욱] 문빠는 분명히 멸칭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 의미를 계속 넓혀갑니다. 그래서 하다하다 이제 검찰 개혁만 외쳐도 문빠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그러면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을 거 아닙니까, 멸칭이니까. 그런 것을 아주 교묘하게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도 실은 팟캐스트 팬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최욱] 어마어마해요. 제가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최욱] 저의 팬들은요. 하나만 잘못해도 득달같이 달려듭니다. 저를 지지해주지 않아요. 웃음만 그냥 쏙 빼갑니다.

[이상호] 그런데 일반 독자들 같은 경우는 사설과 칼럼을 구별을 못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씨는 구별을 하시겠죠?

[최욱] 기사, 사설, 칼럼. 저는 기본적으로 구별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너무 당당한 거 아니에요?

[최욱] 그러면 좀 가르쳐 주십시오. 가르쳐 주세요, 자꾸 한심하게만 보지 마시고.

[홍성일] 사설 같은 경우에는 기명으로 쓰여 있지 않고요. 논설위원들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해서 글을 쓰는 것들이 사설이고.

[최욱] 언론사의 생각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홍성일] 네. 언론사의 가장 겉에 보이는 1차원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게 사설이라고 볼 수 있고요. 칼럼 같은 경우에는 기자가 자기 이름을 쓸 수도 있고 외부 의견을 가져올 수도 있고요. 제가 보기에는 이름이 있냐, 없냐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빠를 거 같은데요?

[최욱] 그러면 그 칼럼은 언론사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까?

[홍성일] 명시적으로는 대변하지 않고요. 하지만 함축적으로는 대변하는 경향이 크죠.

[최욱] 필자의 생각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일단.

[홍성일] 어차피 필자를 고르는 것 자체가 언론사의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뉴스가 정확성과 공정성이라는 걸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는 거예요. 사설과 칼럼이라고 해서 정확성과 공정성이 없어서 된다는 게 아니거든요? 그거(기사)보다 당파적이어도 된다는 거지. 요즘에는 칼럼과 사설이 공정성이나 정확성 측면, 이를테면 사실까지 위배하면서까지 자신의 정파성을 설파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거는 기본적인 어떤 바탕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정호] 대표적인 칼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중앙일보의 이정재 칼럼니스트.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인데 끝에 가면 이렇게 나옵니다. “지긋지긋한 문빠 천국이 계속될 것이다, 생각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 그 세상이 영원할 것.”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과거에도 한 번 2년 전에도 여러분 기억에 좀 남아 있을 건데 2017년 4월 13일 칼럼을 한번 썼는데요. 그 칼럼 이름이 <한 달 후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가상으로 5월 15일, 5월 9일 대통령 선거 했습니다. 일주일 뒤쯤인 5월 15일에 주가는 폭락하고 미국이 북한을 향해서 미사일을 쏘고, 북한을 포격하고, 이런 표현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그게 일어나지 않았던 걸 가상으로 써서 대선 끝나고나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분이거든요.

[이상호] 사설 칼럼과 관련해서 이야기해볼 두 번째 이슈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아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재난기본소득입니다. 중앙일보를 살펴보죠, 3월 12일 사설에서는 “총선이 임박하자 재난기본소득의 군불을 땐다. 선심성 포퓰리즘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짚었고요. 3월 13일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의 칼럼, <대통령이 ”비가 온다“고 하면 창밖을 내다보라>에서는 ”정권의 말은 무시하지도 말되 믿지도 말 일이다. 선거가 임박하면 정권은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같은 주술적 오색 방울을 유권자 눈에 흔들 것이다. 총선용 포퓰리즘 주술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재난기본소득을 다룬 사설의 시각 어떻게 보셨어요?

[최욱] 일단 동의 여부를 떠나서 제목이 굉장히 문학적이네요. 대통령 말을 믿지 말라는 의미로 쓴 거 같은데 <대통령이 “비가 온다”고 하면 창밖을 내다보라> 이거 인정입니다. 본인 작품 아닌 것 같은데?

[강유정] 저는 오히려 인정을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여기서 김광일 칼럼이라고 되어 있고 김광일 기자는 문화부에서 굉장히 오래 있었던 문화부 출신 기자입니다. 그런데 사르트르와 켄 폴릿 같은 소설가와 철학자들을 인용해서 정말 멋진 말들을 해요. “타인이 지옥이다” 이런 말들이 인용이 되어있고, 그런데 제가 문제 삼고 싶은 건 이겁니다. 왜 이렇게 좋은 문학적 인문학적 지식의 끝은 정치적인 비판으로 수렴되어서 깔대기처럼 흘러가야 하는가. 이렇게 문학적 비유조차도 결론적으로 비판을 위해서라면 굉장히 격에 맞지 않는 거죠. 뭐하러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을 굳이 갖다 붙입니까? 선명하게 하지.

[임자운] 지금 재난 상황에서 이것이 논의되고 있는 맥락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장 중요한 해법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한 거리두기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고 그들의 삶이 무너지면 우리 사회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기존의 포퓰리즘이고 그것은 뭐 사회주의 정책이 했던 (것에 대한) 비판을 했다 하더라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이유의 비판이 혹시 나왔으면 좋겠다. 이것이 그렇게 문제라면 이 상황에서 사회적인 취약 계층의 삶을 유지시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면서 비판을 해야 하는데 그냥 무조건 이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조선일보 표현대로 “선거가 임박하며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이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최욱] 우리 사회는 복지에 관해서 굉장히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네이밍을 좀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재난기본소득. 이것만 좀 달리 했어도 지금보다는 조금 낫지 않았을까. 그래서 재난구호금, 이 정도가 어떨까 싶습니다.

[이상호] 너무 뭉뚱그린 거 아니에요?

[최욱] 이런 것을 너무 악용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상호] 한편 정치 편향적인 발언과 자극적인 표현, 몇몇 종편 채널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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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채널A <뉴스 TOP10> 2020.02.18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할 게 있습니다. 비주류, 쓴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정당 지구상에 유일하게 한 군데 있습니다. 공산당인 거죠.

채널A <정치데스크> 2020.02.19
[진행자] 대깨문이 뭐예요?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
[진행자] 아,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남국 변호사의 저런 행동을 보면 ‘대깨조’예요. 머리 깨져도 조국이런 거죠.

TV조선 <신통방통> 2020.03.02
[김종래] 패스트트랙 때는 일종의 4+1로다가, 일종의 암거래를 해서 통과가 된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심상성 대표가 이제서 네바다이 당한 걸 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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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미래한국당 후보로 나선 분이죠?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대깨문 발언에 대해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을 해서 권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정호] 바로 그 직후에 페북에 글을 올려서 이야기를 했죠. 부당하다고. 그런데 거기 어디에도 무리한 발언이었으니까 유감이라는 이런 최소한의 유감 표현도 없었습니다. 정치에 곧바로 입문했죠. 이런 과정들이 이게 언론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나쁜 형태로 아마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강유정] 조수진 기자 예전에 성완종, 이완구로 이름점 봤던 그 기자 맞더라고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종편 채널에서의 정치 뉴스라는 게 굉장히 쇼가 된 지 오래 됐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말 자체도 이를테면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에게 뇌리에 남으면 된다는 목적 하나이지. 정말로 정치적 메시지를 대단히 전달한다거나 혹은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것,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홍성일] 보통 언론들이 우리 사회에 아젠다를 던질 때는 충분한 취재를 바탕으로 해서 어젠다를 던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패널을 끌고 와서 아젠다를 던지는 것은 취재를 하지 않아도 아젠다를 던질 수 있는 이득이 있는 거죠, 다시 말해서 뉴스를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할 돈을 쓰지 않고 싼값에 패널의 입을 빌려서 어젠다를 보내는 어젠다의 외주화죠. 그리고 그 어젠다에 대한 책임은 패널한테 전가할 수 있고, 이렇게 뉴스의 정보의 질이 낮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 국민의 몫이죠. 낮은 뉴스, 저질의 뉴스를 가지고 우리가 정치를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최욱] 이걸 보고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방송사의 문화라는 게 있거든요. 제가 평소 언어 습관이 거친데 KBS에 오면 이게 싹 사라집니다. 문화에 짓눌리는 거거든요. 여기서는 ‘아 여기서 그렇게 해도 되는구나.’ 그런 문화가 있다는 방증이죠. 어떻습니까?

[임자운] 멋있어요.

[이상호] 한편 종편 시사 대담 프로그램들이 지난 3월 18일 출범한 범여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민을 위하여를 다뤘습니다. 채널 A <김진의 돌직구쇼> 3월 19일 방송에서는 더불어시민당에서 조국과 광우병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조선일보 기사와 함께 공동 대표들의 이력을 짚었고요. 이어서 채널A <정치데스크>에 출연한 정원석 미래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의 얘기도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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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020.03.19
[진행자] 시민을 위하여와 더불어민주당이 손을 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겁니다
[서민 교수] 선거에는 적합한
[진행자] 지지층을 결집하기에?
[서민 교수] 그렇죠. 다른 사람을 속일 수도 있잖아요.

채널A <정치데스크> 2020.03.20
[정원석] 시민을 위하여 그리고 이름도 민망한 개싸움 운동본부라고 해야 될까요. 이런 이상한 잡탕 정당을 섞어 가지고 사이비 정당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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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해당 방송에서 <김진의 돌직구쇼>는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 <정치데스크>는 출연자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 각각 정정하겠다고 덧붙였음을 알려드리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임자운] <김진의 돌직구쇼>의 발언 내용을 보면 결국 광우병 사태나 조국 사태 때의 최배근 교수의 발언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하고 그런 사람이 정치에 나갔으니 계속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잖아요 라고 결론을 짓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정정이 다른 사람을 속일 수도 있잖아요 라는 부분만 정정을 한 것을 보면 결국에는 정정을 하는 상황에서도 이 방송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스스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일] 최욱 씨 우리가 쇼 닥터라는 말을 썼잖아요.

[최욱] 네. 쇼 닥터.

[홍성일] 이런 저널리스트들을 쇼기자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

[최욱] 저의 승인이 필요합니까? 쇼 기자, 승인하겠습니다.

[홍성일] 감사합니다. 하나만 더 말씀드릴게요. 지난 총선 미디어감시연대에서 종편 3사 8개 시사 프로그램 양적 분석한 결과가 있어가지구요. 바로 종합편성채널에서 3월 9일부터 13일까지의 총선 관련 보도에 정책에 대한 건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이상호] 아예 없습니까?

[홍성일] 네. 0%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싸움 붙이고 험한 말을 하고 여기에 엄청난 시간을 들일 정성은 있었지만 정말 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그 시간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게 종합편성채널의 이른바 쇼 기자들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선거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상호]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기승을 부리는 단골 메뉴가 있죠. 바로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는 오보나 악의적인 보도입니다. J가 과거 대선 직전에 보도된 최악의 뉴스를 강제 소환해봤습니다.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1일 문재인 후보 측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주장하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닷새 뒤죠? 문재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 토론회가 끝난직후에 서울 경찰청이 문 후보에 대한 국정원 여직원의 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수의 언론이 이 발표의 진위 여부에 의문을 품기는 했지만, KBS와 MBC는 이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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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KBS 뉴스9 2012.12.17
[앵커]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해당 직원의 컴퓨터 2대에서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앵커] 국정원 여직원의 비방 댓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해당 직원의 컴퓨터 두대에서는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9 2012.12.17
[기자] 경찰은 이 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서는 대선과 관련된 댓글을 게재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기자]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제출한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의 흔적인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9 2012.12.17.
[기자] 하지만 어느 사이트에 무슨 내용을 올렸는지는 강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 조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기자] 김 씨가 가입한 포털사이트 서버를 들여다봐야 댓글 여부를 최종 확인 할 수 있지만, 강제 수사를 벌일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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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너무 신기하게 당시 KBS와 MBC의 보도국장이 같은 사람인지 두 보도가 너무 닮아 있어요.

[이상호] 특히 앵커 멘트가 너무 똑같죠.

[최욱] 앵커 멘트도 그렇고요. 구성도 상당히 흡사합니다. 사실상 보도국장이 위에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억측을 한번 또 해봅니다.

[임자운] 당시 수사 내용을 보더라도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는 기록을 봤을 뿐이지 아이디 40개가 연루된 포털사이트 서버는 분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판세가 엎치락 뒤치락 예민한 상황에서 경찰이 그 결과를 그냥 발표해버린 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누가 봐도 그런 발표의 의도가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그거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그냥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 썼단 말이죠. 저는 이 순간만큼은 이것을 보도한 기자들은 나는 기자이기를 포기하겠다. 정부가 지휘하는 여론전에 하나의 말로써 나는 기꺼이 기여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저 정도의 보도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런데 당시에 경찰이 저렇게 발표를 했는데 언론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정호]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사건 기자나 취재 기자들은 정부 기관, 특히 권력 기관이 하는 말을 일단 항상 의심해서 듣거든요? 반대쪽으로 취재를 계속하죠. 그런데 취재기자 생활을 했던 저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거죠. 아마 몇몇 신문사나 방송사 안에서는 조사하자고 계속 취재를 하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을 겁니다. 싸우기도 했고. 그런데 그게 다 큰 스피커의 크기가 큰 매체가 저렇게 선수를 치고 나가버리니까 힘들어지는 거죠, 취재하기가.

[이상호] 사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이전에도 언론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앞다퉈서 보도를 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당일 저녁이죠? 민주당 공명선거감시단과 경찰, 선관위 직원들이 해당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가서 대치한 것을 두고 인권 문제, 이건 감금이다, 등의 논란으로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강유정] 동아일보 사설을 보자면 <국정원 여직원 감금, ‘민주당 스타일’ 과시>인가라는 글이에요. 그런데 분량 정도로 보면 제가 보기에 약 원고지 6매 정도, 1200자 되는 글로 보이는데 여직원이라는 말이 총 13번이나 쓰이고 있습니다. 매 문장마다 등장한다고 보시면 돼요. 국가정보원 여직원 그밑에 줄에도 국정원 여직원, 여직원, 여직원 하면서 여직원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함으로써 감금이라는 말 자체가 여직원과 연상 효과를 만들어내는 거죠. 이거는 이를테면 여론을 조작했던 국정원의 개입 문제가 아니라 여직원 감금 문제라고 이동을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데 사실 언론이 언론 소비자를 길들이는 방식 중에 하나입니다. 통할 때까지 거듭해서 같은 용어를 반복하고 주입하는 것, 이게 바로 그 당시 이슈 전환을 위해서 언어를 주입했던 방식이 이 글 하나에도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상호] 그런데 이 의혹이 정말 진짜로 드러났죠.

[이정호] 드러났죠. 선거 끝나고 곧 있어서 한겨레가 취재를 했죠, 그래서 밝혀낸 게 11개 아이디를 통해서 6개월 정도까지, 대선 기간 정도까지 91건의 글을 썼고 이런 게 다 나왔었죠. 이렇게 보도가 나오니까 경찰도 갑자기 댓글 49개가 있었다고 뒤에 이야기를 하는 거죠. 팩트가 확인되고 나서 경찰이 뒤따라서 되레 기자한테 경찰이 흘려주는 건데 거꾸로 된 거죠.

[임자운] 재미있는 부분이 작성 시간대를 분석해봤더니 근무 시간인 거예요. 그러니까 야근이랑 주말근무는 안 한 거죠. 그다음에 같은 날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다른 사이트에 올린 비슷한 내용의 30여 건의 글을 보도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 기자 이름을 외우자고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한겨레 정환봉, 손원재 기자가 이런 기사를 냈어요. 그런데 심각한 거는 그다음 날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당초 경찰 발표는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게 한겨레 기사인 거예요. 한겨레 기사 내용을 하나의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받았고, 경찰 서장이랑 국정원 김 씨의 변호인의 변명으로 기사를 채웁니다. 더 놀라운 건 중앙입니다. 같은 날, 그러니까 2013년 2월 1일에 중앙을 보면 조선처럼 그러한 의혹이 나왔다는 것도 언급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결론이 어떻게 났냐 하면 2018년 4월 19일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죠. 그래서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모두 인정돼서 징역 4년, 유죄 판결이 확정이 되고 판결문이 인정한 내용을 보면 정치 관여 글이 2,125회고요. 리트윗 글은 78만 6698회, 그러니까 처음에 나왔던 의혹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이렇게 드러납니다. 제가 사실 이걸 살펴보면서 제일 놀라웠던 건 이 시점이에요. 그러니까 대법원 판결이 나옴으로써 사건이 확인됐을 때 중앙일보가 어떤 기사를 냈느냐. 2018년 4월 20일자 중앙일보는 사회면 <‘국정원 댓글’ 5년 간 4번 엇갈린 판결… 원세훈 징역 4년 확정>에서 심급마다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판결을 보도를 해요. 하지만 판결문의 내용을 보면 사실관계에 논란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국정원이 당시에 직원들을 동원해서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나 당을 비방하는 그리고 다른 당을 지지하는 그런 취지의 글들을 올렸던 것도 사실이고 그 숫자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거에 대한 법리 문제, 특정 증거의 증거 능력 문제에 대해서 계속 판단이 엇갈렸던 것인데 제목 자체를 4번 엇갈린 판결이라고 해서 마치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자신이 과거에 은폐했던 것에 대해서는 싹 입을 닫고 사실관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정치적 어떤 의도를 가지고 또 끌고 간단 말이죠. 저는 이걸 보고 사실 좀 심지어 감탄을 한 게 정말 일관된 비열함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욱] 부럽네요. 그런 뻔뻔함이.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과거에 썼던 기사들이 얼마나 부끄럽습니까? 그런데도 이 언론사에 대한 신뢰는 과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도 잘나가고 그런 게 너무 억울하네요. 진짜.

[이상호] 진짜로 억울한가 봐요.

[최욱] 억울해. 나는 뭐 하나 잘못하면 바로 은퇴거든요.

[홍성일] 자기가 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동일한 일들을 반복하는 거고요. 그런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도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법적으로 명확하게 하자는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 교과서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수용자들의 끊임없는 떠들기, 이거 문제가 있었구나, 기억하기 그리고 기록하기, 이런 일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여지고요. 이들의 어떤 잘못 같은 걸 더 많이 비판해야겠다는 책임의식도 갖게 됩니다.

[이상호] 선거 보도가 우리 삶의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건 다 공감하고 계실 겁니다. 총선 보도, 앞으로 좀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짧게 좀 제언을 해주신다면요?

[임자운] 집 지을 때 이제 땅을 다지는 것부터 시작하듯이 기초 작업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바라는 기초 작업은 그런 거예요. 국민들한테 정치에 대한 흐뭇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는 그런 상상력을 잘 갖지 못해요. 1명의 선하고 능력있는 정치인이 실제로 나의 삶을 신나게 만들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상상력을 잘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례를 잘 못 봤거든요. 그런데 실제 그런 사례가 없느냐?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다고 저는 보거든요? 그런 걸 자꾸 발굴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따뜻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기사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치 혐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그런 작업부터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상호] 오늘 함께해주신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고맙습니다.

[이정호] 고맙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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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널리즘토크쇼J] 언론은 어떻게 정치판의 선수가 되었나
    • 입력 2020-03-29 21:44:41
    • 수정2020-03-29 22:49:50
    저널리즘 토크쇼 J
[이상호]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비평 끝판왕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입니다. 어서오십시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이상호]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입니다.

[최욱] 온라인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욱입니다.

[이상호] 타협 없는 언론 저격수죠, 임자운 변호사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이상호] 그리고 지난주에 이어서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홍성일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홍성일] 안녕하세요?

[이상호] 아니면 말고식 보도를 조세호 저널리즘이라고 이름을 붙이셨잖아요. 항간에는 제2의 최욱을 꿈꾼다 이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주변 분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홍성일] 미묘합니다. 미묘한데 그래도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이상호] 아직 꾸고 계시군요.

[홍성일] 네.

[최욱] 평생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셔서 제2의 최욱은 너무.

[홍성일] 그게 어때서요?

[최욱] 괜찮습니까?

[이상호] 그리고 오늘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정호] 안녕하세요? 이정호입니다.

[이상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제 17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서 깜깜이 선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참 많았죠. 오늘은 선거보도와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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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어제는 KBS 앵커, 오늘은 ‘청와대의 입’?, 탈락 공천 탈락 재공천
[민경욱/전 KBS 기자] 쉽게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멀게 돌아왔습니다.

19대 대선 캠프 합류, 그리고 청와대로..., 총선 전략공천
[고민정/전 KBS 아나운서] 정치 문화를 바꿔내겠다.

한겨레에서 청와대로, 비례 4번 배정
[김의겸/전 한겨레 기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보고 싶습니다.

MBC의 간판 앵커, 총선 단수추천
[배현진/전 MBC 아나운서] 국민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막말 논란 기자 비례 1번(최종 5번)
[조수진/전 동아일보 기자] 문재인 정권의 독주와 오만을 심판하는

정필모 전 KBS 부사장 퇴직 한 달 만에 비례 배정

언론인 또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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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비례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언론인 출신 후보들이죠. 더불어시민당에는 정필모 KBS 전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고요. 미래한국당에는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열린민주당에는 한겨레 기자 출신이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후보로 출마를 했습니다.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최욱] 김의겸 전 대변인이 개인 SNS에 출마의 변을 올렸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고양이는 언론을 말하는 겁니다. 그냥 언론이 아니라 사회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론, 그러니까 뭔가 언론 개혁에 앞장서겠다. 그런 의지로 보이더라고요.

[홍성일] 언론개혁을 정치부터 시작하면 오해의 소지가 굉장히 큽니다. 언론 개혁은 시민사회 또 수용자 또 언론인이 같이 힘을 써야 할 부분이죠. 그래서 사실 언론에 계셨을 때 그런 말씀을 하셨으면 제가 조금 더 설득이 됐을 것 같은데요. 정치로 가시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많은 오해가 쌓일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상호] 이분들 외에도 공천을 신청한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좀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정호] 100여 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상호] 꽤 많군요.

[이정호] 거대 1, 2당은, (숫자가) 적은 정당들은 숫자를 뺐는데도 60명 정도 남았습니다. 이분들이 다 공천을 받은 건 아니고요. 저는 이런 분들이 일종의 산업 스파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기자라는 게 직업 특성상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아는 특성이 있는데 취재원이 그 사람한테, 기자한테 정보를 줄 때는 공정하게 국민을 위해서 알려달라 이런 취지로 쓰는 건데 그걸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 이익을 위해서 정치 행보를 위해서 사용하는 거니까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홍성일] 강원대학교 김세은 교수가 2017년도에 <한국 ‘폴리널리스트’의 특성과 변화>라는 논문을 써서 굉장히 큰 화제가 됐었거든요. 거기서 폴리널리스트라는 말이 나오죠. 폴리티션과 저널리스트의 합성어일 것 같아요. 이게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이라는 거예요. 여러 가지 맥락이 있는데 우리의 유교 문화에서 글 쓰는 사람들을 지식인으로 우대했던 문화들이 초기에 있었고 그래서 제헌 국회라든지 이럴 때 대거 언론인이 들어갔었고 군부독재 시절에는 언론을 통제하다 보니까 일종의 당근이었던 거죠, 거기서 똘똘한 친구들을 쏙 빼와서 언론을 길들이는, 이런 것들이 정치와 언론의 긴밀한 관계를 맺어주는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굉장히 한국인 특성이라고 하는데 해외에는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지 않아요. 독일과 미국이 3% 정도, 그다음에 프랑스와 호주가 1%인데 한국은 지금 많이 떨어져서 10% 남짓입니다.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이렇게 많다는 거 자체가 그렇게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욱] 그런데 당근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언론인 개인으로서는 본인의 욕망으로 정치계에 입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정당 차원에서는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 거죠?

[홍성일] 일단은 정당에서 국회의원을 데려가면 국회의원을 통해서 언론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테이블이 열리죠.

[최욱] 언론하고.

[홍성일] 자기의 어젠다라든지 의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새로 들어온 국회의원을 통해서 언론사에게 전해줄 수 있고 언론사 역시도 이 국회의원을 통해서 먼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거죠, 다음에 이런 이슈가 나온대, 이런 법안이 나온대 그런 걸 먼저 가져가서 단독과 특종을 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고요. 계속해서 일종의 우군이 되는 거죠. 여론전을 할 때도.

[최욱] 리스트를 보면, 물론 지금은 바뀌었습니다만 5번입니다만, 1번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종편에 굉장히 많이 나왔던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비례대표) 1번은 굉장히 대표성이 있는데 왜 1번으로 이분을 택했을까 좀 궁금했는데 거기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까요?

[강유정] (미래한국당) 공병호 공천위원장이 뭐라고 했냐 하면 싸울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이건 굉장히 여러 가지로 고백적인데 왜냐하면 현재 언론인의 위치 자체가 정파성, 당파성을 가진 채로 얼마나 독한 말을 내뱉어서 당파성을 강화하고 팬덤을 만들어가느냐를 중요시한다는거, 전문직이라는 것을 여기서 폄훼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거고요. 두 번째는 뭐냐 하면 그게 국회의원의 자격이면 국회가 싸움터라는 이야기입니다. 외국에서 언론인 출신 중에 가장 출세한 언론인 중 1명이 제가 알기로는 보리스 존슨이라고 알고 있어요. 영국의 총리죠, 그분도 막말로 엄청나게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결국 현대 정치에서 이런 부분이 없잖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런 것을 공천위원장이 대놓고 말할 정도로 어떤 점에서 정치가 굉장히 동물화되기도하고 좀 격이 떨어졌다는 게 여기서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조수진 기자 역시도 거기에서 적합한 판결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홍성일] 각 정당에서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게 비례대표 선발이에요.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어떤 사회적 소수자, 혹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 이분들은 선거에 약하니까, 이분들을 국회에 모셔와서 어떤 국회에서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게 하는 건데 저는 언론인이 글쎄요. 사회적 소수자인지 궁금하고요. 그분이 과연 입 없는 자였던가, 계속 말해왔던 사람이었잖아요. 이분들이 왜 비례대표로 와야 하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되고요. 그다음에 그분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이 무엇인지, 그런데 아까 전투력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그게 만약에 전문성이라고 한다면 정말 우리의 국회가 동물화되는 데 있어서 비례대표를 언론인으로 데려가는 거 자체가 큰 기여를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욱] 사실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마침 정당에서 나를 필요로 하면 갈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또한 국민들이 한 번 걸러내지 않습니까? 선택을 해야 내가 선택받을 수 있는 거니까. 모두가 하나같이 비판해도 되는 건지 풍성함을 위해서 한번 던져 봅니다.

[임자운] 대기업이 홍보부서에 기자들을 데려가는 이유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당 입장에서 다루기 쉽기 때문에 언론을 다루기 쉽기 때문에 그 사람을 데려간다. 기성 언론인이 소수 정당을 통해서 정계 입문하는 사례가 있었던가요? 잘 없었던 거 같아요. 왜 굳이 그 당으로만 가느냐, 저는 정치 권력을 갖고 싶어서 간다는 그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선택이죠, 결코. 그다음에 심지어 비례대표로 간다는 것은 그렇게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고 문제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 길을 심지어 쉽게 가겠다. 그런 거잖아요. 지역구 경쟁조차 하기 싫다. 당연히 비판받아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욱] 요즘 아무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시기인데 언론은 정치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이상호] 후배 언론인들은 실제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J가 취재를 했습니다. 영상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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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선배 언론인의 정계 진출 어떻게 보는가?

[OO매체 기자] (선거) 직전에 결정을 해서 (언론사룰) 나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다 그러면 정계 진출을 위한 하나의 도구였느냐. 신뢰성의 문제가 생기는 거고.

[채널A 기자] 현직 기자로서 내 취재의 진정성도 타격을 입는 느낌이 들어요. 결국 선배들이 정치인이 되려고 그렇게 취재를 열심히 했던 건가. 정치인이 되려고 밤낮 가리지 않고 취재원을 만난 건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길윤형/한겨레 노조지부장] 언론사 기자로서 썼든, 칼럼에서 썼든 어떤 그런 방향이라든지 가치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거랑 이후에 정치적인 행보라는 게 일치를 했으면 좋겠고...

[양성모/KBS 기자협회장]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나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직을 내려놓은 지 6개월 이내에는 정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라고 규정은 하고 있는데 물론 이 윤리 규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정필모 전 부사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윤리 규정이 왜 있어야 되는가를 고민해보면 결국에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독립성과 신뢰성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그런 어떤 장치로서 마련이 된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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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특히 정필모 후보의 경우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KBS 부사장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는데 영상도 보셨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욱] 저도 실제로 KBS 다니면서 가끔 뵙던 분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인간인지라 비판하는 데 주저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이 언제 거기를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현직에 있을 때, 가고자 하는 당에 비판적 목소리를 잘 낼 수 있었을까요? 이런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죠.

[임자운] 저는 사실은 그런 선택을 하는 분들한테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 있는 게 어떤 거냐 하면 첫째는 부끄러워 했으면 좋겠다는 게 있어요. 그 전에 현장에서 동료, 선후배들이랑 언론과 권력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지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했던 동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심지어 정당화해버리면 그 가치 자체가 훼손되잖아요. 가치는 남게 무엇이 옳다는 것은 남게 부끄러워하면서 갔으면 좋겠다는 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미안해하면서 갔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신뢰가 훼손되는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이 자리에서 언론인으로서 권력 감시했던 권력 비판했던 그 내용이 신뢰가 훼손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걸 계속 해야 하는 동료들, 후배들이 있잖아요. 남아 있는 동료, 후배, 선배들에게 미안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최욱] 이분이 부사장이었을 때는 이상호 아나운서가 굉장히 고개를 조아렸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비판하라고 싹 판을 깔아주네요. 이런 분위기가 더 많아져야.

[이상호] 저 조아리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함부로 하시면 안 돼요.

[최욱] 사실 제가 좀 조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런데 이런 비판의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앞으로는 갈 때 좀 더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드네요.

[강유정] 왜 교수 출신들이 정계 진출할 때 논문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여러 가지 검증을 하잖아요. 왜 기자분들은 소속 언론사만 확인되면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소속사인 언론인이다, 그것만 강조되고 어떤 기사를 썼는지.

[최욱] 중요하지.

[강유정] 어떤 칼럼을 썼는지, 어떤 사설을 썼는지 좀 더 검증을 투명하게 하면 아마 언론인들이 진출할 때 조금 더 이런 어떤 색안경들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 제가 보기에는 어떤 언론사 출신이라는 것만 굉장히 브랜드로, 배지로 달고 정치계로 이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최욱] 괜한 오해를 낳지 않기 위해서라도 언론인들의 정계 입문, 이거 제도적으로 좀 제한을 둘 수는 없는 겁니까?

[홍성일] 각각의 언론사들이 자기의 내규는 있어요.

[최욱] 그렇습니까?

[홍성일] KBS 같은 경우에도 내규는 있고요. 한겨레도 내규가 있습니다. 그런데 강제력이 없죠.

[최욱] 내규는 있습니다만 그것을 안 지켜도 괜찮은 거군요?

[홍성일] 어차피 나가니까.

[최욱] 그래요?

[홍성일] 내규는 있지만.

[최욱] 허탈하네요.

[임자운] 이게 사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피선거권 차별 문제, 이런 것들이 나와버리니까 법률로 강제하기는 어려울 거고 대중의 시각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겠다, 뭐냐 하면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굉장히 가깝게 보는 시각이 있어요. 익숙해진 거예요 우리가. 사실 언론이 정치로 가는 건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옳지 않다는 걸 분명히 세울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이상호] 이번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최초로 도입된 선거죠. 하지만 소수 정당의 의석 수를 늘리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여야 모두 이른바 비례위성정당, 비례연합정당을 세우거나 참여해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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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선거법 개정 둘러싼 ‘동물 국회’
[심재철/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019.12.27.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
2020.02.05. 미래한국당 창당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종이 정당, 창고 정당, 위장 정당, 그래서 가짜 정당입니다.

꼼수는 꼼수를 낳고

2020.03.18. 열린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창당

당리당락에 빠진 총선,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

[유현재/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저희가 분석을 해 봤어요. 11월부터 시작해서 3월 1,368건 정도가 됐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논의가 되고 창당이 됐던 시점, 2월 말에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위성정당과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하잖아요. 그 시점 그다음에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공천과 관련한 갈등, 그런 사안이 발생했을 때 보도량이 증폭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제 비례연합정당 관련된 논의가 심층적으로 나오게 되잖아요? 그때는 이제 진보와 보수 모두 다 많은 기사를 양산하는 그런 모습을 좀 보이게 됩니다. 논조의 결은 약간 다르지만 둘다 굉장히 비판적인 논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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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우선 거대 여당, 거대 야당의 선택,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임자운] 제가 듣기에는 한 줄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칙 좀 할게 이거예요. 그래서 저는 위성 정당이 일단 위선 정당이에요. 그들이 말하는 지금 하고자 하는 반칙이 다른 룰을 위반하는 게 아니라 헌법 위반이라는 거예요. 헌법상 정당은 너무도 중요해서 헌법 재판소가 그 정당에 대해서 말하기를 ‘정당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하는 그 위성 정당은 어떻습니까? 한시적으로 기존 거대 정당의 의원 수 확보를 위한 수단적인, 도구적인 집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의원 꿔주기라는 되게 몰지각한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나 후보 선출 등에서도 전혀 독립적이지 않아, 이것은 우리는 정당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상호] 언론에 따라서 이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반대로 엇갈립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뭔지 여기에 대해서도 사실 다루는 언론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사안을 잘 모르는 시청자나 독자들은 이게 도대체 뭐지? 굉장히 혼란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이정호] 저희가 1당과 2당의 지지율이 통상적으로 35:20, 이런 정도의 퍼센테이지를 갖고 있었는데 두 개 합치면 55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선거를, 총선을 치르고 나면 140:120석 정도를 가져갔단 말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85% 정도의 국회 의석을 차지해버리는 거죠, 55%의 지지율 가지고, 이걸 좀 하지 말고 3당, 4당, 5당에게도 일정 정도 주자. 국민들 아마 이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이거라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비례위성정당, 양당의 거대정당 논리를 보면 여전히 우리는 140:120를 먹겠다. 이거 외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아마 국민들이 감동하지 않는 것 같고, 이번 선거에 대해서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강유정]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건 중앙일보의 김승현의 시선이라는 글인데요. <바늘도둑 야당, 소도둑 여당>이라는 글입니다. 이 글을 쭉 읽어보면 일종의 심판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당도 바늘 도둑이고 여당도 소 도둑이다라는 일종의 양비론, 양시론으로 가고 있죠. 결국 마지막에 뭐냐하면 굉장히 중도층이라든가 혹은 스윙보터들, 그러니까 부동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양쪽 다 나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뭐냐 하면 오히려 정파적이고 한편으로 당파적인 글도 위험하지만 이런 식으로 혐오를 일을킬 수 있는 마치 세계 경찰 같은, 경찰 같은 역할을 하는 언론의 역할이 과연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듣도 보도 못한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이라고 얘기하면서 소수 정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어요. 이건 결국 이 글에서도 야당, 여당 딱 두 당만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다양한 다당 체제로 가고 싶어 하는 선거법 취지를 일단 무시하고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이상호] 3월 16일자 중앙일보 오피니언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스터트롯의 투표 사고와 민주당 당원들의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를 비교를 했습니다. “민주당의 당원 투표는 기술적 오류 없이 완벽해보였다 속전속결 일사분란하게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인 듯했다. 속칭 친문이 결론을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미스터트롯은 대형 사고에도 여전히 큰 감동을 줬지만 민주당은 완벽 투표에도 역시나 큰 실망을 안겼다“고 적고 있습니다. “국민은 바이러스 유포자가 아닌 백신 같은 정치를 갈망한다“고 마무리를 했어요. 이 기사도 보셨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홍성일] 이거 정말 문제적인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서 ‘바이러스 유포자‘라는 은유를 사용하면 안 되죠. 언론이 공감 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한 예일것 같습니다. 이러한 어떤 네거티브 같은 선전 선동이 아니라 지금 연동형 비례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치 이야기를 해야죠. 왜 필요하고 입법 취지는 뭐였고, 그런데 거기에 대한 기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회찬 의원의 유지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였습니다. 그 당시에 많은 장례식에 왔던 국민들도 그 취지에 공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유권자께서도 거기에 대한 관심이 있을 텐데 바로 그와 같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야기를 하고 지금 왜 이게 우리 시점에서 필요한지에 대해서 해도 지면이 모자랄 판에 지금 그냥 잘 안 되고 있다, 조작이다, 미스터트롯과 비교하고 있다. 이 자체가 일종의 지면 낭비고요. 생산적인 비판을 언론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강유정] 무엇보다 이렇게 정치와 쇼를 연결시키는 그리고 선거와 쇼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동일시 현상을 너무나 자의식 없이 여기서 재현하고 있다는 것도 저는 기자로서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어떻게 1명의 가수를 뽑는 것도 소중한 행위이기는 하지만 1명의 우리 대의 정치로서의 국회의원을 뽑는 것과 동일시함으로써 같은 투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그런 비유의 근간도 상당히 의아하고요. 무엇보다 여기서는 취사 선택해서 국민을 부르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국민이 누구를 이야기하는 건지 아마 마지막 구절입니다. “미스터트롯과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고 하는데 이 국민도 역시 언제나 보수 언론에서 자주 활동하는 정말 자의적으로 선택된 국민이라는 거고 여기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말까지 인용되고 있어요.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쓰여지고 있는 보수 언론의 어떤 형태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결국 제가 보기에는 미스터트롯에 대한 어떤 리뷰인데 정치 리뷰로 문화면으로 가야할 것이 잘못 실린 기사가 아닐까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

[최욱]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제가 이제 소소한 발견을 했는데 중앙일보를 비롯해서 많은 보수 언론이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해답을 요즘 진중권 씨로부터 찾고 있어요. 뭐 이런저런 논란이 있으면 진중권씨의 말을 따다가 이제 이렇게 해결됐습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해답을 여기서 찾고 있다는 거 아주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이상호] 비례위성정당과 관련한 보도 중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보도가 있다면 이런 게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홍 박사님.

[홍성일] 제가 꼽은 건 조선 2월 29일자 <정의·민생당,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與, 기회주의 행태”>라는 기사인데요. 언론학에서는 저널리즘을 평가할 때, 뉴스를 평가할 때 1차 정의자라는 말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사태를 누가 정의하느냐, 그것이 전체 뉴스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저희가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데요. 이 기사를 보면 여기서 1차 정의자가 문장 앞부분에 나오죠. (미래)통합당이에요. 그래서 통합당이 사태를 정의하죠. 그래서 전체 기사의 방향이 정해지고 독자가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통합당이 말한 ‘가증’, ‘괴물 정당’, 이게 독자의 머릿속에 박히고요. 그다음에 계속 눈덩이처럼 굴러가는 거예요. 이 1차 정의가 ‘똥물’, ‘기회주의’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의미가 커지고요. 1차 정의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뭐냐 하면 자기가 비판받지 않는 거예요. 자기가 현상을 결정했기 때문에. 그러면서 나는 욕을 하지만 나는 욕을 받지 않는 상황이 되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길이 되는 거고요. 바로 언론이 특정 입장을 옹호하거나 특정 편을 쓰는 전형적인 방법,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호]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보도 중 하나가 선거 판세를 가를 몇 가지 이슈, 표심의 향방 같은 보도죠. 잠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일보의 경우 지난 1월에는 부동산을 총선 최대 이슈로 꼽았다가 2월에는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또 지난 19일에는 아파트, 교육, 교통을 꼽았고요. 17일 주간동아는 온라인 기사에서 총선 판세를 뒤흔들 5대 핫이슈라는 제목으로 마스크 역성장, 퍼주기, 무소속,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4월 중 답방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사흘이 지나서 마스크와 김정은을 뺀 3대 이슈로 수정이 됩니다.

[최욱] 요새는 선거에 북한 이슈가 별로 등장을 안 하는 거 같아요, 이건 좀 장사가 안 된다 생각해서 김정은은 뺀 거 같고 마스크도 이제 요즘 어느 정도 정리가 좀 된 것 같으니까 이것도 쓱 뺀 게아닌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상호] 수정된 기사에서 3대 이슈 중 하나로 꼽은 역성장 부분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중간 평가에서 경제 정책이 빠질 수는 없다.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의외로 박한 점수를 줄지 모른다.“ 퍼주기 부분은 또 이렇습니다. ”최근 범여권에서는 재난 기본 소득이 화두다. 무상 시리즈 후속편을 보는 느낌이다 실정을 덮으려고 미봉책을 쓰는 거 아니냐? 퍼주기 논란은 이번 총선에서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강유정] 글쎄요. 모든 의제가 가만 보면 폐기되는 것들은 약간 긍정적인 평가가 되는 건 폐기가 돼요. 가령 마스크가 계속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면 여전히 주요 의제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어젠다 선정에 있어서 부정 편향적인 것을 굉장히 전면에 내세워서 정경화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게 바로 그 부분이죠, 재난기본소득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파적으로 당파적으로 이것에 대한 입장도 기본적으로 나뉘어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진짜 지금 언론들이 쫓아가고 있는 주요 총선 이슈가 맞는 것인지 그것부터 질문을 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파트나 교육 같은 경우에는 언제나 중요 이슈였던 거예요. 이건 총선, 대선 언제나 평상시에도 늘 중요 이슈였기 때문에 굉장히 게으른 어젠다 설정이라고 할 수 있고 총선 준비를 못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젠다가 굉장히 허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일] 물론 이런 어젠다를 던지는 게 언론의 역할이긴 합니다. 그리고 각 언론사들이 자신의 어떤 컬러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고요. 자랑할 수 있는 기회예요, 어젠다를 골라내는 것 자체가. 그런데 자랑을 해야 하는데 부실하게 준비하니까 자랑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그 예를 어디에서 볼 수 있냐 하면 정보원에서 볼 수 있어요. 문화일보 같은 경우에는 계속 익명 정보원이 등장합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 한 충청권 민주당 의원, 중앙선관위 관계자식으로 굉장히 누구인지 뚜렷하지 않은 정보원이 등장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어젠다로 끌고 가고 있으니까 기사의 신뢰도가 되게 낮죠.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공영 방송 TV 뉴스의 익명 취재원 이용>이라는 논문이 있는데요. 영국 BBC와 한국의 KBS에서 익명 취재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를 비교한 거예요.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의 KBS가 3배나 많다고 합니다. BBC보다. 그리고 이것은 비교적 신문보다 적은 숫자입니다. 이런 식으로 마이크를 들이대는 사람을 독자들이 알 수 없을 정도로 익명들이 등장하다 보니까 언론사가 뽑아낸 어젠다에도 신뢰가 가지 않는 거죠, 한국일보 같은 경우는 이게 조금 위험스러웠는지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줬는데요. 자기가 어젠다를 고르고 이게 괜찮은지 이게 국민한테 물어봐요. 그런데 저는 앞뒤가 바뀐 것 같아요.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 같아요. 독자들에게 먼저 물어보고 이것을 어젠다로 수집했어야죠.

[이정호] 사실 총선 의제가 없는 선거라 하지만 이미 총선 의제는 몇 가지는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코로나19는 부인할 수 없는 총선 의제가 되어 있는 거죠. 각당이 코로나19 사태로 그 이후에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예를 들면 뭐 공공의료지출은 어떻게 할 것인지, 광역별 공공병원이 없는 지금 시, 도도 있거든요? 그런 걸 어떻게 확보하겠다든지 이런 것들은 충분히 총선 공약으로 될 수있고 의제화시킬 수 있는데 관심이 그렇게 가 있지는 않은 거 같더라고요. 저는 거대 양당의 싸움 속에서 한쪽 편을 일정하게 들려고 하는 정파 저널리즘이 모든 의제들을 매몰시키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게 다 빨려들어가 버리니까 어느 쪽에 편을 들어야 하는데 공공의료지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뭐 이런 건 어느 쪽으로 편드는 게 아닌 의제가 되는 거죠. 이분들이 정말 국민을 위한 의제 개발을 총선 의제 개발을 하고 있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그런 게 지금 코로나 의제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이상호] 선거 관련 이슈를 논하는 각 언론사의 사설과 칼럼에서 최근 유독 자주 눈에 띄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른바 ‘문빠’라는 비속어가 그것인데요. 3월 17일 조선일보 황대진 정치부 차장은 <‘문빠’를 향해 이해찬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칼럼에서 “비례민주당 창당 투표로 타칭 ‘문빠’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2월 21일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괴물이 된 ‘문빠’>는 ”지금까지 문빠들의 타깃은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인이었다. 한번 당해본 인사들은 문빠를 ‘히틀러 추종자’,‘문화대혁명 홍위병‘이라며 학을 뗐다. 문빠는 눈에 뵈는 게 없는 괴물처럼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들 보셨습니까?

[강유정] 문빠라는 걸 그냥 귀에 걸면 귀걸이, 코걸이로 자주 사용하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인상적으로 봤던 건 가령 한국일보 <‘문빠’ 정치 팬덤의 저주>라고 해서 김남국 변호사와 그리고 금태섭 현 의원의 그런 경선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문빠 정치 팬덤의 저주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여기 경선에서 결국 지역구 후보가 되신 분은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부 대변인이거든요. 그런데 강선우 부 대변인의 이름을 생각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왜 그랬냐 하면 워낙에 김남국 대 금태섭으로 언론이 경쟁을 붙였기 때문이에요. 지금 최보식 칼럼에서 <괴물이 된 ‘문빠‘>라는 글을 보자면 일단 거의 인격 모독에 가까운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네티즌 세대들이 어떤 식으로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고 마지막으로 뭐라고 하냐 하면 나는 바퀴벌레라고 부르겠다고 표현을 해요. “어둠 속에서 바퀴벌레들이 새카맣게 쏟아져 나와 있었던 것”이라고 하면서 직접 연결까지 하고 있는데 그게 지금 집권당을 지지하고 있는 정치적 세력들을 비난하고 있는 어떤 만능의 칼처럼 쓰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현실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팬덤이나 그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 비판을 하려면 사실 분석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이들을 ‘문빠’, ‘문파’라면서 이건 조롱하고 있고 멸시, 비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화 상대가 아니다. 당신들이랑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것인데 그 집단의 문제를 일반화하고 자극시켜서 문제 자체를 부각시킴으로써 어떤 반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것은 결국 국민 상당수를 일종의 도구화시켰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정호] 문빠라는 용어를 제가 한번 찾아봤는데요. 1월 22일부터 시작해서 3월 17일까지 했거든요? 3월 17일까지 200건이 넘게 칼럼이나 기사로 나왔습니다. 9개 신문 매체에서만. 짧은 시간에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많은 양의 똑같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선거를 위해서 생산해냈고 그다음에 확대재생산을 해서 계속 쓰고 있는 용어라고 보여집니다.

[최욱] 문빠는 분명히 멸칭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 의미를 계속 넓혀갑니다. 그래서 하다하다 이제 검찰 개혁만 외쳐도 문빠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그러면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을 거 아닙니까, 멸칭이니까. 그런 것을 아주 교묘하게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호] 최욱 씨도 실은 팟캐스트 팬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최욱] 어마어마해요. 제가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최욱] 저의 팬들은요. 하나만 잘못해도 득달같이 달려듭니다. 저를 지지해주지 않아요. 웃음만 그냥 쏙 빼갑니다.

[이상호] 그런데 일반 독자들 같은 경우는 사설과 칼럼을 구별을 못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욱 씨는 구별을 하시겠죠?

[최욱] 기사, 사설, 칼럼. 저는 기본적으로 구별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너무 당당한 거 아니에요?

[최욱] 그러면 좀 가르쳐 주십시오. 가르쳐 주세요, 자꾸 한심하게만 보지 마시고.

[홍성일] 사설 같은 경우에는 기명으로 쓰여 있지 않고요. 논설위원들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해서 글을 쓰는 것들이 사설이고.

[최욱] 언론사의 생각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홍성일] 네. 언론사의 가장 겉에 보이는 1차원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게 사설이라고 볼 수 있고요. 칼럼 같은 경우에는 기자가 자기 이름을 쓸 수도 있고 외부 의견을 가져올 수도 있고요. 제가 보기에는 이름이 있냐, 없냐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빠를 거 같은데요?

[최욱] 그러면 그 칼럼은 언론사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까?

[홍성일] 명시적으로는 대변하지 않고요. 하지만 함축적으로는 대변하는 경향이 크죠.

[최욱] 필자의 생각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일단.

[홍성일] 어차피 필자를 고르는 것 자체가 언론사의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뉴스가 정확성과 공정성이라는 걸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는 거예요. 사설과 칼럼이라고 해서 정확성과 공정성이 없어서 된다는 게 아니거든요? 그거(기사)보다 당파적이어도 된다는 거지. 요즘에는 칼럼과 사설이 공정성이나 정확성 측면, 이를테면 사실까지 위배하면서까지 자신의 정파성을 설파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거는 기본적인 어떤 바탕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정호] 대표적인 칼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중앙일보의 이정재 칼럼니스트.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인데 끝에 가면 이렇게 나옵니다. “지긋지긋한 문빠 천국이 계속될 것이다, 생각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 그 세상이 영원할 것.”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과거에도 한 번 2년 전에도 여러분 기억에 좀 남아 있을 건데 2017년 4월 13일 칼럼을 한번 썼는데요. 그 칼럼 이름이 <한 달 후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가상으로 5월 15일, 5월 9일 대통령 선거 했습니다. 일주일 뒤쯤인 5월 15일에 주가는 폭락하고 미국이 북한을 향해서 미사일을 쏘고, 북한을 포격하고, 이런 표현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그게 일어나지 않았던 걸 가상으로 써서 대선 끝나고나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분이거든요.

[이상호] 사설 칼럼과 관련해서 이야기해볼 두 번째 이슈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아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재난기본소득입니다. 중앙일보를 살펴보죠, 3월 12일 사설에서는 “총선이 임박하자 재난기본소득의 군불을 땐다. 선심성 포퓰리즘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짚었고요. 3월 13일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의 칼럼, <대통령이 ”비가 온다“고 하면 창밖을 내다보라>에서는 ”정권의 말은 무시하지도 말되 믿지도 말 일이다. 선거가 임박하면 정권은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같은 주술적 오색 방울을 유권자 눈에 흔들 것이다. 총선용 포퓰리즘 주술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재난기본소득을 다룬 사설의 시각 어떻게 보셨어요?

[최욱] 일단 동의 여부를 떠나서 제목이 굉장히 문학적이네요. 대통령 말을 믿지 말라는 의미로 쓴 거 같은데 <대통령이 “비가 온다”고 하면 창밖을 내다보라> 이거 인정입니다. 본인 작품 아닌 것 같은데?

[강유정] 저는 오히려 인정을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여기서 김광일 칼럼이라고 되어 있고 김광일 기자는 문화부에서 굉장히 오래 있었던 문화부 출신 기자입니다. 그런데 사르트르와 켄 폴릿 같은 소설가와 철학자들을 인용해서 정말 멋진 말들을 해요. “타인이 지옥이다” 이런 말들이 인용이 되어있고, 그런데 제가 문제 삼고 싶은 건 이겁니다. 왜 이렇게 좋은 문학적 인문학적 지식의 끝은 정치적인 비판으로 수렴되어서 깔대기처럼 흘러가야 하는가. 이렇게 문학적 비유조차도 결론적으로 비판을 위해서라면 굉장히 격에 맞지 않는 거죠. 뭐하러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을 굳이 갖다 붙입니까? 선명하게 하지.

[임자운] 지금 재난 상황에서 이것이 논의되고 있는 맥락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장 중요한 해법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한 거리두기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고 그들의 삶이 무너지면 우리 사회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기존의 포퓰리즘이고 그것은 뭐 사회주의 정책이 했던 (것에 대한) 비판을 했다 하더라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이유의 비판이 혹시 나왔으면 좋겠다. 이것이 그렇게 문제라면 이 상황에서 사회적인 취약 계층의 삶을 유지시킬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면서 비판을 해야 하는데 그냥 무조건 이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조선일보 표현대로 “선거가 임박하며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이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최욱] 우리 사회는 복지에 관해서 굉장히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네이밍을 좀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재난기본소득. 이것만 좀 달리 했어도 지금보다는 조금 낫지 않았을까. 그래서 재난구호금, 이 정도가 어떨까 싶습니다.

[이상호] 너무 뭉뚱그린 거 아니에요?

[최욱] 이런 것을 너무 악용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상호] 한편 정치 편향적인 발언과 자극적인 표현, 몇몇 종편 채널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상 먼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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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채널A <뉴스 TOP10> 2020.02.18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할 게 있습니다. 비주류, 쓴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정당 지구상에 유일하게 한 군데 있습니다. 공산당인 거죠.

채널A <정치데스크> 2020.02.19
[진행자] 대깨문이 뭐예요?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
[진행자] 아,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
[조수진/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김남국 변호사의 저런 행동을 보면 ‘대깨조’예요. 머리 깨져도 조국이런 거죠.

TV조선 <신통방통> 2020.03.02
[김종래] 패스트트랙 때는 일종의 4+1로다가, 일종의 암거래를 해서 통과가 된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심상성 대표가 이제서 네바다이 당한 걸 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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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미래한국당 후보로 나선 분이죠?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대깨문 발언에 대해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을 해서 권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정호] 바로 그 직후에 페북에 글을 올려서 이야기를 했죠. 부당하다고. 그런데 거기 어디에도 무리한 발언이었으니까 유감이라는 이런 최소한의 유감 표현도 없었습니다. 정치에 곧바로 입문했죠. 이런 과정들이 이게 언론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나쁜 형태로 아마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강유정] 조수진 기자 예전에 성완종, 이완구로 이름점 봤던 그 기자 맞더라고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종편 채널에서의 정치 뉴스라는 게 굉장히 쇼가 된 지 오래 됐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말 자체도 이를테면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에게 뇌리에 남으면 된다는 목적 하나이지. 정말로 정치적 메시지를 대단히 전달한다거나 혹은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것,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홍성일] 보통 언론들이 우리 사회에 아젠다를 던질 때는 충분한 취재를 바탕으로 해서 어젠다를 던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패널을 끌고 와서 아젠다를 던지는 것은 취재를 하지 않아도 아젠다를 던질 수 있는 이득이 있는 거죠, 다시 말해서 뉴스를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할 돈을 쓰지 않고 싼값에 패널의 입을 빌려서 어젠다를 보내는 어젠다의 외주화죠. 그리고 그 어젠다에 대한 책임은 패널한테 전가할 수 있고, 이렇게 뉴스의 정보의 질이 낮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 국민의 몫이죠. 낮은 뉴스, 저질의 뉴스를 가지고 우리가 정치를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최욱] 이걸 보고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방송사의 문화라는 게 있거든요. 제가 평소 언어 습관이 거친데 KBS에 오면 이게 싹 사라집니다. 문화에 짓눌리는 거거든요. 여기서는 ‘아 여기서 그렇게 해도 되는구나.’ 그런 문화가 있다는 방증이죠. 어떻습니까?

[임자운] 멋있어요.

[이상호] 한편 종편 시사 대담 프로그램들이 지난 3월 18일 출범한 범여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민을 위하여를 다뤘습니다. 채널 A <김진의 돌직구쇼> 3월 19일 방송에서는 더불어시민당에서 조국과 광우병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조선일보 기사와 함께 공동 대표들의 이력을 짚었고요. 이어서 채널A <정치데스크>에 출연한 정원석 미래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의 얘기도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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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020.03.19
[진행자] 시민을 위하여와 더불어민주당이 손을 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겁니다
[서민 교수] 선거에는 적합한
[진행자] 지지층을 결집하기에?
[서민 교수] 그렇죠. 다른 사람을 속일 수도 있잖아요.

채널A <정치데스크> 2020.03.20
[정원석] 시민을 위하여 그리고 이름도 민망한 개싸움 운동본부라고 해야 될까요. 이런 이상한 잡탕 정당을 섞어 가지고 사이비 정당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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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해당 방송에서 <김진의 돌직구쇼>는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 <정치데스크>는 출연자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 각각 정정하겠다고 덧붙였음을 알려드리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임자운] <김진의 돌직구쇼>의 발언 내용을 보면 결국 광우병 사태나 조국 사태 때의 최배근 교수의 발언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하고 그런 사람이 정치에 나갔으니 계속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잖아요 라고 결론을 짓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정정이 다른 사람을 속일 수도 있잖아요 라는 부분만 정정을 한 것을 보면 결국에는 정정을 하는 상황에서도 이 방송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스스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일] 최욱 씨 우리가 쇼 닥터라는 말을 썼잖아요.

[최욱] 네. 쇼 닥터.

[홍성일] 이런 저널리스트들을 쇼기자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

[최욱] 저의 승인이 필요합니까? 쇼 기자, 승인하겠습니다.

[홍성일] 감사합니다. 하나만 더 말씀드릴게요. 지난 총선 미디어감시연대에서 종편 3사 8개 시사 프로그램 양적 분석한 결과가 있어가지구요. 바로 종합편성채널에서 3월 9일부터 13일까지의 총선 관련 보도에 정책에 대한 건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이상호] 아예 없습니까?

[홍성일] 네. 0%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싸움 붙이고 험한 말을 하고 여기에 엄청난 시간을 들일 정성은 있었지만 정말 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그 시간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게 종합편성채널의 이른바 쇼 기자들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선거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상호]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기승을 부리는 단골 메뉴가 있죠. 바로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는 오보나 악의적인 보도입니다. J가 과거 대선 직전에 보도된 최악의 뉴스를 강제 소환해봤습니다.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1일 문재인 후보 측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주장하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닷새 뒤죠? 문재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 토론회가 끝난직후에 서울 경찰청이 문 후보에 대한 국정원 여직원의 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다수의 언론이 이 발표의 진위 여부에 의문을 품기는 했지만, KBS와 MBC는 이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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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KBS 뉴스9 2012.12.17
[앵커]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해당 직원의 컴퓨터 2대에서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앵커] 국정원 여직원의 비방 댓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해당 직원의 컴퓨터 두대에서는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9 2012.12.17
[기자] 경찰은 이 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서는 대선과 관련된 댓글을 게재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기자]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제출한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의 흔적인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9 2012.12.17.
[기자] 하지만 어느 사이트에 무슨 내용을 올렸는지는 강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 조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2.12.17.
[기자] 김 씨가 가입한 포털사이트 서버를 들여다봐야 댓글 여부를 최종 확인 할 수 있지만, 강제 수사를 벌일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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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너무 신기하게 당시 KBS와 MBC의 보도국장이 같은 사람인지 두 보도가 너무 닮아 있어요.

[이상호] 특히 앵커 멘트가 너무 똑같죠.

[최욱] 앵커 멘트도 그렇고요. 구성도 상당히 흡사합니다. 사실상 보도국장이 위에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억측을 한번 또 해봅니다.

[임자운] 당시 수사 내용을 보더라도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는 기록을 봤을 뿐이지 아이디 40개가 연루된 포털사이트 서버는 분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판세가 엎치락 뒤치락 예민한 상황에서 경찰이 그 결과를 그냥 발표해버린 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누가 봐도 그런 발표의 의도가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그거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그냥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 썼단 말이죠. 저는 이 순간만큼은 이것을 보도한 기자들은 나는 기자이기를 포기하겠다. 정부가 지휘하는 여론전에 하나의 말로써 나는 기꺼이 기여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저 정도의 보도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욱] 그런데 당시에 경찰이 저렇게 발표를 했는데 언론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정호]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권위주의 정권을 경험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사건 기자나 취재 기자들은 정부 기관, 특히 권력 기관이 하는 말을 일단 항상 의심해서 듣거든요? 반대쪽으로 취재를 계속하죠. 그런데 취재기자 생활을 했던 저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거죠. 아마 몇몇 신문사나 방송사 안에서는 조사하자고 계속 취재를 하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을 겁니다. 싸우기도 했고. 그런데 그게 다 큰 스피커의 크기가 큰 매체가 저렇게 선수를 치고 나가버리니까 힘들어지는 거죠, 취재하기가.

[이상호] 사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이전에도 언론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앞다퉈서 보도를 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당일 저녁이죠? 민주당 공명선거감시단과 경찰, 선관위 직원들이 해당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가서 대치한 것을 두고 인권 문제, 이건 감금이다, 등의 논란으로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강유정] 동아일보 사설을 보자면 <국정원 여직원 감금, ‘민주당 스타일’ 과시>인가라는 글이에요. 그런데 분량 정도로 보면 제가 보기에 약 원고지 6매 정도, 1200자 되는 글로 보이는데 여직원이라는 말이 총 13번이나 쓰이고 있습니다. 매 문장마다 등장한다고 보시면 돼요. 국가정보원 여직원 그밑에 줄에도 국정원 여직원, 여직원, 여직원 하면서 여직원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함으로써 감금이라는 말 자체가 여직원과 연상 효과를 만들어내는 거죠. 이거는 이를테면 여론을 조작했던 국정원의 개입 문제가 아니라 여직원 감금 문제라고 이동을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데 사실 언론이 언론 소비자를 길들이는 방식 중에 하나입니다. 통할 때까지 거듭해서 같은 용어를 반복하고 주입하는 것, 이게 바로 그 당시 이슈 전환을 위해서 언어를 주입했던 방식이 이 글 하나에도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상호] 그런데 이 의혹이 정말 진짜로 드러났죠.

[이정호] 드러났죠. 선거 끝나고 곧 있어서 한겨레가 취재를 했죠, 그래서 밝혀낸 게 11개 아이디를 통해서 6개월 정도까지, 대선 기간 정도까지 91건의 글을 썼고 이런 게 다 나왔었죠. 이렇게 보도가 나오니까 경찰도 갑자기 댓글 49개가 있었다고 뒤에 이야기를 하는 거죠. 팩트가 확인되고 나서 경찰이 뒤따라서 되레 기자한테 경찰이 흘려주는 건데 거꾸로 된 거죠.

[임자운] 재미있는 부분이 작성 시간대를 분석해봤더니 근무 시간인 거예요. 그러니까 야근이랑 주말근무는 안 한 거죠. 그다음에 같은 날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다른 사이트에 올린 비슷한 내용의 30여 건의 글을 보도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 기자 이름을 외우자고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한겨레 정환봉, 손원재 기자가 이런 기사를 냈어요. 그런데 심각한 거는 그다음 날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당초 경찰 발표는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게 한겨레 기사인 거예요. 한겨레 기사 내용을 하나의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받았고, 경찰 서장이랑 국정원 김 씨의 변호인의 변명으로 기사를 채웁니다. 더 놀라운 건 중앙입니다. 같은 날, 그러니까 2013년 2월 1일에 중앙을 보면 조선처럼 그러한 의혹이 나왔다는 것도 언급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결론이 어떻게 났냐 하면 2018년 4월 19일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죠. 그래서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모두 인정돼서 징역 4년, 유죄 판결이 확정이 되고 판결문이 인정한 내용을 보면 정치 관여 글이 2,125회고요. 리트윗 글은 78만 6698회, 그러니까 처음에 나왔던 의혹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이렇게 드러납니다. 제가 사실 이걸 살펴보면서 제일 놀라웠던 건 이 시점이에요. 그러니까 대법원 판결이 나옴으로써 사건이 확인됐을 때 중앙일보가 어떤 기사를 냈느냐. 2018년 4월 20일자 중앙일보는 사회면 <‘국정원 댓글’ 5년 간 4번 엇갈린 판결… 원세훈 징역 4년 확정>에서 심급마다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판결을 보도를 해요. 하지만 판결문의 내용을 보면 사실관계에 논란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국정원이 당시에 직원들을 동원해서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나 당을 비방하는 그리고 다른 당을 지지하는 그런 취지의 글들을 올렸던 것도 사실이고 그 숫자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거에 대한 법리 문제, 특정 증거의 증거 능력 문제에 대해서 계속 판단이 엇갈렸던 것인데 제목 자체를 4번 엇갈린 판결이라고 해서 마치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자신이 과거에 은폐했던 것에 대해서는 싹 입을 닫고 사실관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정치적 어떤 의도를 가지고 또 끌고 간단 말이죠. 저는 이걸 보고 사실 좀 심지어 감탄을 한 게 정말 일관된 비열함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최욱] 부럽네요. 그런 뻔뻔함이.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과거에 썼던 기사들이 얼마나 부끄럽습니까? 그런데도 이 언론사에 대한 신뢰는 과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도 잘나가고 그런 게 너무 억울하네요. 진짜.

[이상호] 진짜로 억울한가 봐요.

[최욱] 억울해. 나는 뭐 하나 잘못하면 바로 은퇴거든요.

[홍성일] 자기가 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동일한 일들을 반복하는 거고요. 그런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도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법적으로 명확하게 하자는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 교과서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수용자들의 끊임없는 떠들기, 이거 문제가 있었구나, 기억하기 그리고 기록하기, 이런 일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여지고요. 이들의 어떤 잘못 같은 걸 더 많이 비판해야겠다는 책임의식도 갖게 됩니다.

[이상호] 선거 보도가 우리 삶의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건 다 공감하고 계실 겁니다. 총선 보도, 앞으로 좀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짧게 좀 제언을 해주신다면요?

[임자운] 집 지을 때 이제 땅을 다지는 것부터 시작하듯이 기초 작업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바라는 기초 작업은 그런 거예요. 국민들한테 정치에 대한 흐뭇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는 그런 상상력을 잘 갖지 못해요. 1명의 선하고 능력있는 정치인이 실제로 나의 삶을 신나게 만들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상상력을 잘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례를 잘 못 봤거든요. 그런데 실제 그런 사례가 없느냐?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다고 저는 보거든요? 그런 걸 자꾸 발굴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따뜻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기사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치 혐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그런 작업부터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상호] 오늘 함께해주신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고맙습니다.

[이정호] 고맙습니다.

[이상호]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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