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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뒤 또 담임 찾아와 “죽인다” 협박…박사방 공익요원 신상공개 청원 봇물
입력 2020.03.30 (15:17) 취재K
출소뒤 또 담임 찾아와 “죽인다” 협박…박사방 공익요원 신상공개 청원 봇물
"우리 가족의 안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 갈 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다니요.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저희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를 가셨습니다.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건네며 여아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 공익요원을 처벌해달라며 애끓는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자신이 2012년부터 공익요원 강 모 씨에게 협박과 스토킹을 당해 온 당사자라고 밝혔습니다. 청원은 이틀 만에 38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강 씨는 실제로 지속적인 스토킹과 협박 등으로 지난 2018년 수원지방법원에서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복역을 끝내고도 다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만 7년간 이어진 협박…"집까지 찾아와 죽인다고 위협"

청원인은 자신이 강 씨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강 씨가)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하지 못해 상담을 자주 요청해와 여러 차례 상담을 해주었다"면서 "이후 그의 집착이 시작됐고, 일반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면서 강 씨의 증오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강 씨는 자퇴했지만, 청원인에 대한 협박은 계속 이어진 걸로 보입니다. 청원인은 "(강 씨가) 자퇴를 한 이후에도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난도질하고 내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고 얼굴에 스테이플러로 심을 박아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했다"고적었습니다.

2013년, 강 씨는 이 같은 협박 사실이 확인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뒤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강 씨의 협박은 지속했고, 협박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강 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16번에 걸쳐, 청원인에게 위협적인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17년 4월, 강 씨는 청원인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원인의 집에 찾아가 "죽인다, 학살한다." 등의 글자를 붉은색으로 써서 문 앞에 붙였습니다. 또, "언제든지 세상 끝에서라도 찾아낼 준비가 되어있고, 언제 어디서 살인과 자살을 시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신경 쓰지 않으면 영영 되돌릴 수 없음을 경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협박편지 3통을 출입문 앞에 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청원인의 주거지에 찾아가, "I'll kill you(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문 앞에 붙여놓고, 청원인의 채용 건강 신체검사서 사진에 스테이플러 심을 박아 출입문 앞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자식을 살해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도 함께 놓아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상 캐내 실형 받았는데…출소 뒤 또 구청 복무

강 씨가 청원인의 집에 찾아갔을 당시는, 수원시의 한 병원 원무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입니다. 강 씨는 병원 업무용 컴퓨터에서 청원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건강검진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채용 건강 신체 검사서와 건강 검진 문진표를 몰래 복사해, 청원인을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8년, 수원지방법원은 강 씨의 상습적인 협박과 스토킹 사실을 확인한 뒤 상습협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점유이탈물 횡령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법원은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협박의 내용이 매우 잔혹해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심을 유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강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형량을 내렸다고 판시했습니다.

강 씨는 복역을 마친 뒤 지난해 3월 출소했습니다. 이후 남은 사회복무요원 기간을 채우기 위해 이번에는 구청에서 근무했습니다. 수원 영통구청 가정복지과에서 근무하며 청원인의 개인정보와 청원인 딸의 어린이집 정보를 빼돌린 강 씨는 이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주며 청원인의 딸을 살해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1월 살인예비 혐의 등으로 경찰에 구속됐고,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온 가족이 무너져"…'스토킹' 처벌 기준조차 모호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강 씨가)출소를 하자마자 구청에 복무하게 된 것은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또 강 씨의 지속적인 스토킹으로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하셨다"면서,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고 호소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 방지 효과를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강 씨의 경우, 관련 혐의가 인정되거나 조주빈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될지가 정해진다면, 조 씨의 사례처럼 법률에 따라 심의를 거쳐 신상공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강 씨가 과거 청원인을 협박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1년 2개월의 실형을 받은 건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단 지적입니다. 이은의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예외적이며,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관련 법안에 대한 입법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처럼 취급되어 온 경향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심각성이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 출소뒤 또 담임 찾아와 “죽인다” 협박…박사방 공익요원 신상공개 청원 봇물
    • 입력 2020.03.30 (15:17)
    취재K
출소뒤 또 담임 찾아와 “죽인다” 협박…박사방 공익요원 신상공개 청원 봇물
"우리 가족의 안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 갈 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다니요.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저희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를 가셨습니다.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건네며 여아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한 공익요원을 처벌해달라며 애끓는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자신이 2012년부터 공익요원 강 모 씨에게 협박과 스토킹을 당해 온 당사자라고 밝혔습니다. 청원은 이틀 만에 38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강 씨는 실제로 지속적인 스토킹과 협박 등으로 지난 2018년 수원지방법원에서 이미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복역을 끝내고도 다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만 7년간 이어진 협박…"집까지 찾아와 죽인다고 위협"

청원인은 자신이 강 씨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강 씨가)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하지 못해 상담을 자주 요청해와 여러 차례 상담을 해주었다"면서 "이후 그의 집착이 시작됐고, 일반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면서 강 씨의 증오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강 씨는 자퇴했지만, 청원인에 대한 협박은 계속 이어진 걸로 보입니다. 청원인은 "(강 씨가) 자퇴를 한 이후에도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난도질하고 내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고 얼굴에 스테이플러로 심을 박아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했다"고적었습니다.

2013년, 강 씨는 이 같은 협박 사실이 확인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뒤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강 씨의 협박은 지속했고, 협박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강 씨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16번에 걸쳐, 청원인에게 위협적인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17년 4월, 강 씨는 청원인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원인의 집에 찾아가 "죽인다, 학살한다." 등의 글자를 붉은색으로 써서 문 앞에 붙였습니다. 또, "언제든지 세상 끝에서라도 찾아낼 준비가 되어있고, 언제 어디서 살인과 자살을 시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신경 쓰지 않으면 영영 되돌릴 수 없음을 경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협박편지 3통을 출입문 앞에 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청원인의 주거지에 찾아가, "I'll kill you(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문 앞에 붙여놓고, 청원인의 채용 건강 신체검사서 사진에 스테이플러 심을 박아 출입문 앞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자식을 살해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도 함께 놓아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상 캐내 실형 받았는데…출소 뒤 또 구청 복무

강 씨가 청원인의 집에 찾아갔을 당시는, 수원시의 한 병원 원무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입니다. 강 씨는 병원 업무용 컴퓨터에서 청원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건강검진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채용 건강 신체 검사서와 건강 검진 문진표를 몰래 복사해, 청원인을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8년, 수원지방법원은 강 씨의 상습적인 협박과 스토킹 사실을 확인한 뒤 상습협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점유이탈물 횡령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법원은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협박의 내용이 매우 잔혹해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심을 유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강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형량을 내렸다고 판시했습니다.

강 씨는 복역을 마친 뒤 지난해 3월 출소했습니다. 이후 남은 사회복무요원 기간을 채우기 위해 이번에는 구청에서 근무했습니다. 수원 영통구청 가정복지과에서 근무하며 청원인의 개인정보와 청원인 딸의 어린이집 정보를 빼돌린 강 씨는 이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주며 청원인의 딸을 살해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1월 살인예비 혐의 등으로 경찰에 구속됐고,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온 가족이 무너져"…'스토킹' 처벌 기준조차 모호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강 씨가)출소를 하자마자 구청에 복무하게 된 것은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또 강 씨의 지속적인 스토킹으로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하셨다"면서,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고 호소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 방지 효과를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강 씨의 경우, 관련 혐의가 인정되거나 조주빈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될지가 정해진다면, 조 씨의 사례처럼 법률에 따라 심의를 거쳐 신상공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강 씨가 과거 청원인을 협박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1년 2개월의 실형을 받은 건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단 지적입니다. 이은의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예외적이며,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관련 법안에 대한 입법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처럼 취급되어 온 경향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심각성이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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