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종류의 ‘초대형 방사포’를 쐈을까?

입력 2020.03.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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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3월부터 신형 단거리 무기들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습니다. 3월 2일에 '초대형 방사포' 2발, 9일에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21일에는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Army TACtical Missile System)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그리고 29일에는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또 쐈습니다. 그런데 2일과 9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와 29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는 이름은 같지만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군 당국도 그 차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 북한 '초대형 방사포'는 2종류?

군 당국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신의 초대형 방사포들은 재래식 방사포와 달리 유도 조종 기능을 갖췄고 속도가 비교적 빠르며, 사거리가 단거리 미사일 수준이기에 미사일 급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늘(30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의 사진을 보면 기존에 알려진 초대형 방사포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동식 발사대(TEL)에 실린 발사관이 6개로 기존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관 4개와는 다릅니다. 이동식 발사 차량도 기존엔 바퀴가 달린 차량형이었지만 이번엔 궤도형입니다. 탄두부의 색깔도 기존 초대형 방사포는 노란색이었지만 이번엔 흰색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말하는 초대형 방사포가 한 종류가 아니라 2종류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지난해 8월 3일 공개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의 모습-발사관 부분이 모자이크처리 돼 있지만 발사관이 6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북한이 지난해 8월 3일 공개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의 모습-발사관 부분이 모자이크처리 돼 있지만 발사관이 6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발사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같은 종류?

지난해 7월 31일과 8월 2일에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2발씩을 발사했고 북한 매체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은 이동식 궤도 차량 위에 발사관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습니다. 하지만 발사관이 6개인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북한 매체의 사진도 발사관이 6개로 보입니다. 그래서 29일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가 지난해 2차례 발사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동일한 종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가 지난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해 8월 공개된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됐던 부분이 있어 오늘 공개한 사진과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라면서, "(초대형 방사포와는) 외형적으로 차이가 있고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이 무기체계를 사진만 공개하고 실제로는 발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무기 특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이 지난해부터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2종류로 보입니다. 지난해 7월 31일과 8월 2일에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는 군 당국은 19-3이라는 군 코드명으로 분류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해 4차례와 올해 3월 2일과 9일까지 모두 6차례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군은 19-5라는 코드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19-3과 19-5 둘 다 '초대형 방사포'라는 것이고 둘 다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19-3은 지난해에 실제로는 발사하지 않았고 이번에 처음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신종우 한국국방연구포럼 선임분석관은 이번에 발사한 것은 지난해에 2차례 발사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19-3에 해당하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라면서 19-5는 구경이 600mm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번에 쏜 것은 600mm는 아니고 400mm 이상일 것으로 봤습니다.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는 탄두부와 동체 결합부 등 외형상 차이가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분석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는 탄두부와 동체 결합부 등 외형상 차이가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분석

단거리 시험 발사 계속 이어질 듯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초대형방사포 무기체계를 작전배치하는 사업은 국가방위와 관련한 당 중앙의 새로운 전략적 기도를 실현하는 데 매우 큰 의의를 가지는 중대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가 현재 작전 배치 단계에 있으며 실전 배치까지는 시험 발사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군 당국의 분석처럼 북한이 19-3이라는 두 번째 초대형 방사포를 이번에 처음 발사한 것이 맞는다면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다시 여러 번의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도 이번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추가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관련 기사와 사진을 노동신문 1면이나 2면이 아닌 3면에 소개한 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큰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현 시점이야 말로 단거리 발사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에 매우 유리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북한판 '에이태킴스'라고 불리는 신형전술유도무기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시험 발사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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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은 2종류의 ‘초대형 방사포’를 쐈을까?
    • 입력 2020-03-30 17:28:25
    취재K
북한이 올해 3월부터 신형 단거리 무기들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습니다. 3월 2일에 '초대형 방사포' 2발, 9일에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21일에는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Army TACtical Missile System)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그리고 29일에는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또 쐈습니다. 그런데 2일과 9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와 29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는 이름은 같지만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군 당국도 그 차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 북한 '초대형 방사포'는 2종류?

군 당국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신의 초대형 방사포들은 재래식 방사포와 달리 유도 조종 기능을 갖췄고 속도가 비교적 빠르며, 사거리가 단거리 미사일 수준이기에 미사일 급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늘(30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의 사진을 보면 기존에 알려진 초대형 방사포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동식 발사대(TEL)에 실린 발사관이 6개로 기존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관 4개와는 다릅니다. 이동식 발사 차량도 기존엔 바퀴가 달린 차량형이었지만 이번엔 궤도형입니다. 탄두부의 색깔도 기존 초대형 방사포는 노란색이었지만 이번엔 흰색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말하는 초대형 방사포가 한 종류가 아니라 2종류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지난해 8월 3일 공개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의 모습-발사관 부분이 모자이크처리 돼 있지만 발사관이 6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발사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같은 종류?

지난해 7월 31일과 8월 2일에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2발씩을 발사했고 북한 매체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은 이동식 궤도 차량 위에 발사관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습니다. 하지만 발사관이 6개인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북한 매체의 사진도 발사관이 6개로 보입니다. 그래서 29일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가 지난해 2차례 발사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동일한 종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가 지난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지난해 8월 공개된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됐던 부분이 있어 오늘 공개한 사진과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라면서, "(초대형 방사포와는) 외형적으로 차이가 있고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이 무기체계를 사진만 공개하고 실제로는 발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무기 특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이 지난해부터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2종류로 보입니다. 지난해 7월 31일과 8월 2일에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는 군 당국은 19-3이라는 군 코드명으로 분류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해 4차례와 올해 3월 2일과 9일까지 모두 6차례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군은 19-5라는 코드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19-3과 19-5 둘 다 '초대형 방사포'라는 것이고 둘 다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 특성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19-3은 지난해에 실제로는 발사하지 않았고 이번에 처음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신종우 한국국방연구포럼 선임분석관은 이번에 발사한 것은 지난해에 2차례 발사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19-3에 해당하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라면서 19-5는 구경이 600mm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번에 쏜 것은 600mm는 아니고 400mm 이상일 것으로 봤습니다.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는 탄두부와 동체 결합부 등 외형상 차이가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분석
단거리 시험 발사 계속 이어질 듯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초대형방사포 무기체계를 작전배치하는 사업은 국가방위와 관련한 당 중앙의 새로운 전략적 기도를 실현하는 데 매우 큰 의의를 가지는 중대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가 현재 작전 배치 단계에 있으며 실전 배치까지는 시험 발사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군 당국의 분석처럼 북한이 19-3이라는 두 번째 초대형 방사포를 이번에 처음 발사한 것이 맞는다면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다시 여러 번의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도 이번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추가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관련 기사와 사진을 노동신문 1면이나 2면이 아닌 3면에 소개한 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큰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현 시점이야 말로 단거리 발사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에 매우 유리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북한판 '에이태킴스'라고 불리는 신형전술유도무기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시험 발사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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