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중 약자’ 사망자 많아…“무증상 감염도 살펴봐야”

입력 2020.04.02 (19:40) 수정 2020.04.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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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169명입니다(4월 2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매일의 정례브리핑에서 사망자 현황을 발표할 때마다 무거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하며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망자가 발생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망자가 어떤 상황에서 숨졌고, 왜 숨졌는지 아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늘 사망자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진자 9,976명 가운데, 사망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은 1.69%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치명률 11.9%, 스페인 8.9%, 영국 8%, 프랑스 7.1% 등 유럽 국가들의 치명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 연령 높아지면 치명률 급증…80대 이상 치명률 18.7%

하지만 국내 사망자 가운데 연령이 높아지면 치명률도 급증했습니다. 80대 이상이 18.7%, 70대가 7%, 60대가 1%, 그 이하는 0%대입니다. 평균 사망 연령은 77.4세였습니다.

169명의 사망자 가운데 168명은 기저질환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 꼭 나오는 '기저질환'이란 단어는 어떤 사람이 평소 앓고 있는 만성적인 질병을 뜻합니다.

■ 사망자 169명 가운데 168명 기저질환 있어…순환기계 질환이 78.7%

사망자들이 가장 많았던 기저질환은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이 78.7%,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이 51.5%, 치매 등 정신질환이 39.1%, 호흡기계 질환이 29%였으며 여러가지 질환을 같이 앓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경로로 감염돼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추정 감염경로를 보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확진자의 102명, 60.4%가 집단발생과 관련이 있었고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곳이 바로 요양병원이었습니다.

요양병원 사망자는 35명(20.7%)이었고, 요양원은 14명(8.3%)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정신병동과 요양병원이 함께 있는 청도대남병원이었습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9명(5.3%)이 사망했습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입소자들은 연로하신 어르신들인데다, 기저질환도 있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우리 사회 약자 중 약자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를 휩쓴 코로나19라는 신종바이러스가 우리 사회 속 가장 약한 연결 고리는 무엇이었고, 또 우리는 무엇을 개선해 나아가야 할지 과제를 남겼습니다.

방역당국도 이런 요양병원과 집단 시설의 감염 위험성을 인지하고 요양시설 전수 점검과 대구 지역의 경우는 전수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등 취약계층이 모여있는 시설의 감염률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 권준욱 부본부장 "무증상 감염 사례에 관한 자료 수집 중"

그러면서도 코로나19 감염의 명확한 최초 노출지점을 알 수 없는 어려움을 종종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그 중에서도 무증상 감염자 파악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미지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워낙 베일에 싸여있다 보니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감염자에 대한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증상 감염률은 정확하지 않지만, 국가마다 7%에서 25%까지 예측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코로나19의 증상이 없거나,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에도 전파력이 큰 바이러스를 배출하기도 해, 지금과 같이 유증상자를 격리하는 방식으로는 코로나19를 극복해내기 어렵다는 난제도 던져줍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오늘 "무증상 감염 사례에 관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파력이 높은 무증상자에 대한 특성이 파악된다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집단발병 사례와 신종 바이러스 노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계층에 대한 대책도 마련될지 기대해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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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자 중 약자’ 사망자 많아…“무증상 감염도 살펴봐야”
    • 입력 2020-04-02 19:40:55
    • 수정2020-04-02 19:41:22
    취재K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169명입니다(4월 2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매일의 정례브리핑에서 사망자 현황을 발표할 때마다 무거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하며 사망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망자가 발생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망자가 어떤 상황에서 숨졌고, 왜 숨졌는지 아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늘 사망자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진자 9,976명 가운데, 사망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은 1.69%였습니다. 이탈리아의 치명률 11.9%, 스페인 8.9%, 영국 8%, 프랑스 7.1% 등 유럽 국가들의 치명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 연령 높아지면 치명률 급증…80대 이상 치명률 18.7%

하지만 국내 사망자 가운데 연령이 높아지면 치명률도 급증했습니다. 80대 이상이 18.7%, 70대가 7%, 60대가 1%, 그 이하는 0%대입니다. 평균 사망 연령은 77.4세였습니다.

169명의 사망자 가운데 168명은 기저질환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 꼭 나오는 '기저질환'이란 단어는 어떤 사람이 평소 앓고 있는 만성적인 질병을 뜻합니다.

■ 사망자 169명 가운데 168명 기저질환 있어…순환기계 질환이 78.7%

사망자들이 가장 많았던 기저질환은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이 78.7%,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이 51.5%, 치매 등 정신질환이 39.1%, 호흡기계 질환이 29%였으며 여러가지 질환을 같이 앓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경로로 감염돼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추정 감염경로를 보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확진자의 102명, 60.4%가 집단발생과 관련이 있었고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곳이 바로 요양병원이었습니다.

요양병원 사망자는 35명(20.7%)이었고, 요양원은 14명(8.3%)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정신병동과 요양병원이 함께 있는 청도대남병원이었습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9명(5.3%)이 사망했습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입소자들은 연로하신 어르신들인데다, 기저질환도 있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우리 사회 약자 중 약자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를 휩쓴 코로나19라는 신종바이러스가 우리 사회 속 가장 약한 연결 고리는 무엇이었고, 또 우리는 무엇을 개선해 나아가야 할지 과제를 남겼습니다.

방역당국도 이런 요양병원과 집단 시설의 감염 위험성을 인지하고 요양시설 전수 점검과 대구 지역의 경우는 전수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등 취약계층이 모여있는 시설의 감염률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 권준욱 부본부장 "무증상 감염 사례에 관한 자료 수집 중"

그러면서도 코로나19 감염의 명확한 최초 노출지점을 알 수 없는 어려움을 종종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그 중에서도 무증상 감염자 파악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미지의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워낙 베일에 싸여있다 보니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감염자에 대한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증상 감염률은 정확하지 않지만, 국가마다 7%에서 25%까지 예측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코로나19의 증상이 없거나,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이틀 전에도 전파력이 큰 바이러스를 배출하기도 해, 지금과 같이 유증상자를 격리하는 방식으로는 코로나19를 극복해내기 어렵다는 난제도 던져줍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오늘 "무증상 감염 사례에 관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파력이 높은 무증상자에 대한 특성이 파악된다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집단발병 사례와 신종 바이러스 노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계층에 대한 대책도 마련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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