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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감시K] “뽑아만 주시면 학교·지하철 지어드립니다”…과연?
입력 2020.04.04 (08:00) 국회감시K
[국회감시K] “뽑아만 주시면 학교·지하철 지어드립니다”…과연?
KBS가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21대 국회의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 이번엔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들여다봤습니다. 취재진은 '총선과 공약' 연속 보도를 통해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후보자 시절 약속한 주요 공약들을 살펴보고 실제로 얼마나 이행됐는지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21대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과연 어떤 공약들을 주로 제시했고, 과연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지도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 "명문고·대학 유치하겠습니다." "사통팔달 지하철 놔드립니다."

총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호죠. 이번 총선 후보자는 전국 천백 명이 넘습니다.(2020년 4월 3일 기준 1,115명) 이들 가운데 학교 짓거나 지하·철도 놓겠다는 공약 없는 후보자 찾기가 더 힘들 정도입니다.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1대 총선 후보자들에게 '유권자가 묻고, 듣고 싶은 총선의제'를 질의했습니다. 선거공보에 실을 5대 핵심 공약과 우선순위,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예산까지 꼼꼼히 물어본 건데 후보자 400여 명이 응답했습니다 400여 명이 내건 공약만 분석했을 때, 철도나 지하철 놓겠다는 공약이 290여 건, 학교 짓겠다는 공약은 60건이 넘었습니다. 이 공약들 과연 다 지킬 수 있을까요? 20대 국회의 실태를 보면 답이 보입니다.


■ 20대 국회, 학교 공약 이행률 19%…특목고·국제학교 공약 이행률은 0%

20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는 253명. 취재진이 전체를 조사해 봤더니 이들 가운데 58명이 후보자 시절에 학교 유치 공약 150건을 냈습니다. 한 사람이 학교 2~3개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거죠.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고작 29건이었습니다. 20%가 채 안 됩니다.

특히 특목고, 국제학교를 지어주겠다는 공약은 12명이 약속했는데, 단 1건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특목고를 폐지하겠다며 올해 시행령까지 바꾼 상태에서 공약을 지킬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런데도 21대 총선에 또 이 공약 내놓은 후보자가 있습니다.

대학, 특히 의대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지키기 힘든 공약입니다. 20대 총선 당선자가 25건 냈는데, 일부라도 지켜진 건 단 3건입니다. 수도권은 법으로 "대학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을 지을 수 없게 돼 있어 대학을 새로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3건 중 2건은 진척이 안 됐습니다. 학교 지을 땅이 없어서, 학생 수가 줄어서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번 총선에도 곳곳의 후보들이 앞다퉈 학교 신설 공약 내놨는데, 과연 지킬 수 있을까요?

[연관 기사] [국회감시K] “학교 지어드립니다”…정말 믿어도 될까요?


■ 20대 국회, 철도공약 289건…완료율 27%

막대한 예산이 드는 철도와 지하철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공약도 빈 수레 공약이 되기에 십상입니다.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289건을 약속했는데, 지켜진 건 27%에 불과했습니다.

KTX역이나 노선을 유치하겠는 공약, 이번에도 전국에서 쏟아졌는데요. 수도권에서는 곳곳에 지하철 놓아주겠다는 공약이 대세입니다. 이런 공약에는 여야의 입장 차 같은 건 없습니다. 민주당부터 통합당, 정의당까지 같은 지역구 후보자들은 똑같이 약속합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용산으로 이어지는 신분당선을 경기도 고양까지 연장하겠다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공약. 경기도 고양에서부터 경기도 고양에서부터 서울 은평, 종로, 용산까지. 연장 노선 지역구 후보들 똑같이 공약 내걸었는데요.

그런데 신분당선 연장선은 노선 상당 부분이 이미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과 겹쳐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 결과 사업성이 매우 낮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후보자들은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 수도권 후보들 약속한 철도 노선, 절반만 계산해도 83조 원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조사한 결과 수도권 후보자들이 만들자는 지하철과 철도 노선, 무려 102개나 됩니다. 이걸 다 만들면 수도권 어디든 지하철이나 철도로 갈 수 있게 되니까 좋은 일이죠.

그런데 문제는 돈입니다. 102개의 노선 가운데 재정 추계가 가능한 절반가량의 노선만 계산해도 83조 원이 넘게 듭니다. 이 돈은 올해 서울·경기·인천의 예산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입니다.

[연관 기사] [국회감시K] 너도나도 지하철 선거…83조 원이면 됩니다!

■ 지역 따라 부동산 공약도 여야 한목소리

여야가 한마음인 공약, 이번에는 부동산 공약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관련 공약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주로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담을 낮추자는 겁니다. 이 공약들도 여야 후보자들 똑같이 약속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이죠.

KBS가 수도권 총선 후보자들 대상으로 조사를 한번 해봤습니다. 후보자 175명이 답했습니다.



민주당 후보자들은 9명 빼고 대부분 종부세와 관련해 현재 기조를 유지하거나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종부세 내리는 게 맞는다고 한 후보 9명, 역시 대부분 서울 강남과 양천, 경기도 성남 분당 등의 후보였습니다. 서울에서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 곳들이죠. 사실 종부세 내리자는 건 통합당 정당 공약인데, 지역 민원에 따라서 상대 당 공약을 따르는 셈입니다.

통합당 역시 당 공약과 달리 수도권 후보 중 17명은 종부세, 현재 기조를 유지하거나 인상하자고 답했습니다.

지역민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 후보가 지역민 입맛에 맞춰 공약을 내는 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공약을 얼마나 잘 지킬 수 있을지가 문제겠죠. 21대 국회에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 [국회감시K] “뽑아만 주시면 학교·지하철 지어드립니다”…과연?
    • 입력 2020.04.04 (08:00)
    국회감시K
[국회감시K] “뽑아만 주시면 학교·지하철 지어드립니다”…과연?
KBS가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21대 국회의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 이번엔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들여다봤습니다. 취재진은 '총선과 공약' 연속 보도를 통해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후보자 시절 약속한 주요 공약들을 살펴보고 실제로 얼마나 이행됐는지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21대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과연 어떤 공약들을 주로 제시했고, 과연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지도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 "명문고·대학 유치하겠습니다." "사통팔달 지하철 놔드립니다."

총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호죠. 이번 총선 후보자는 전국 천백 명이 넘습니다.(2020년 4월 3일 기준 1,115명) 이들 가운데 학교 짓거나 지하·철도 놓겠다는 공약 없는 후보자 찾기가 더 힘들 정도입니다.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1대 총선 후보자들에게 '유권자가 묻고, 듣고 싶은 총선의제'를 질의했습니다. 선거공보에 실을 5대 핵심 공약과 우선순위,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예산까지 꼼꼼히 물어본 건데 후보자 400여 명이 응답했습니다 400여 명이 내건 공약만 분석했을 때, 철도나 지하철 놓겠다는 공약이 290여 건, 학교 짓겠다는 공약은 60건이 넘었습니다. 이 공약들 과연 다 지킬 수 있을까요? 20대 국회의 실태를 보면 답이 보입니다.


■ 20대 국회, 학교 공약 이행률 19%…특목고·국제학교 공약 이행률은 0%

20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는 253명. 취재진이 전체를 조사해 봤더니 이들 가운데 58명이 후보자 시절에 학교 유치 공약 150건을 냈습니다. 한 사람이 학교 2~3개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거죠.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고작 29건이었습니다. 20%가 채 안 됩니다.

특히 특목고, 국제학교를 지어주겠다는 공약은 12명이 약속했는데, 단 1건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특목고를 폐지하겠다며 올해 시행령까지 바꾼 상태에서 공약을 지킬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런데도 21대 총선에 또 이 공약 내놓은 후보자가 있습니다.

대학, 특히 의대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지키기 힘든 공약입니다. 20대 총선 당선자가 25건 냈는데, 일부라도 지켜진 건 단 3건입니다. 수도권은 법으로 "대학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을 지을 수 없게 돼 있어 대학을 새로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3건 중 2건은 진척이 안 됐습니다. 학교 지을 땅이 없어서, 학생 수가 줄어서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번 총선에도 곳곳의 후보들이 앞다퉈 학교 신설 공약 내놨는데, 과연 지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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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국회, 철도공약 289건…완료율 27%

막대한 예산이 드는 철도와 지하철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공약도 빈 수레 공약이 되기에 십상입니다.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289건을 약속했는데, 지켜진 건 27%에 불과했습니다.

KTX역이나 노선을 유치하겠는 공약, 이번에도 전국에서 쏟아졌는데요. 수도권에서는 곳곳에 지하철 놓아주겠다는 공약이 대세입니다. 이런 공약에는 여야의 입장 차 같은 건 없습니다. 민주당부터 통합당, 정의당까지 같은 지역구 후보자들은 똑같이 약속합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용산으로 이어지는 신분당선을 경기도 고양까지 연장하겠다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공약. 경기도 고양에서부터 경기도 고양에서부터 서울 은평, 종로, 용산까지. 연장 노선 지역구 후보들 똑같이 공약 내걸었는데요.

그런데 신분당선 연장선은 노선 상당 부분이 이미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과 겹쳐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점검 결과 사업성이 매우 낮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후보자들은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 수도권 후보들 약속한 철도 노선, 절반만 계산해도 83조 원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조사한 결과 수도권 후보자들이 만들자는 지하철과 철도 노선, 무려 102개나 됩니다. 이걸 다 만들면 수도권 어디든 지하철이나 철도로 갈 수 있게 되니까 좋은 일이죠.

그런데 문제는 돈입니다. 102개의 노선 가운데 재정 추계가 가능한 절반가량의 노선만 계산해도 83조 원이 넘게 듭니다. 이 돈은 올해 서울·경기·인천의 예산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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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따라 부동산 공약도 여야 한목소리

여야가 한마음인 공약, 이번에는 부동산 공약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관련 공약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주로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담을 낮추자는 겁니다. 이 공약들도 여야 후보자들 똑같이 약속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이죠.

KBS가 수도권 총선 후보자들 대상으로 조사를 한번 해봤습니다. 후보자 175명이 답했습니다.



민주당 후보자들은 9명 빼고 대부분 종부세와 관련해 현재 기조를 유지하거나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종부세 내리는 게 맞는다고 한 후보 9명, 역시 대부분 서울 강남과 양천, 경기도 성남 분당 등의 후보였습니다. 서울에서도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 곳들이죠. 사실 종부세 내리자는 건 통합당 정당 공약인데, 지역 민원에 따라서 상대 당 공약을 따르는 셈입니다.

통합당 역시 당 공약과 달리 수도권 후보 중 17명은 종부세, 현재 기조를 유지하거나 인상하자고 답했습니다.

지역민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 후보가 지역민 입맛에 맞춰 공약을 내는 걸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공약을 얼마나 잘 지킬 수 있을지가 문제겠죠. 21대 국회에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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