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미협상국’ 신설…최고인민회의 소집

입력 2020.04.04 (07:49) 수정 2020.04.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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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첫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완전히 접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담화를 발표한 주체는 외무성 대미협상국이라는 신설 조직인데요.

북한이 향후 협상에 대비해 대미 외교라인을 재정비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북한은 오는 10일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했는데요.

그 배경과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관심 가는 부분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북한이 담화를 통해 또 한 번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문제 삼은 건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대북 압박을 강조한 발언입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3월 25일 : "G7과 모든 국가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단결해야 하며,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분명한 탄도미사일 계획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데 전념해야 합니다."]

북미 정상 간 친분에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은 여전하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으로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더 확실하게 접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갚아주기 위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건드리면 다친다 라는 원색적 표현도 썼습니다.

이번 대미 담화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내용이 아닌 담화문의 주체였습니다.


실명 없이 직위만 공개된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그간 북한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던 직위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번 담화에서 대미협상국장을 처음 접했다며 신설 직위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새로운 대미 전담팀을 꾸린 것 자체가 향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제1부상/2019년 11월 : "아마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없자 올해 초 대미 외교 라인을 대거 교체했습니다.

북미 협상 총괄을 맡았던 리용호 외무상을 해임하고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리선권/당시 北 조평통 위원장/2018년 남북 고위급회담 : "오늘 고위급회담도 온 겨레가 소망하는 평화번영 통일을 위한데 기여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 최강일은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내보냈습니다.

대미 협상라인이 위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새로운 실무라인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대미협상국장이라고 하는 신설 직위의 존재를 살짝 보여줬죠. 그래서 미국이 태도 변화 미국의 태도 변화 여부에 따라서는 우리도 대미협상을 재개할 최소한의 준비는 되어 있다라고 하는 간접적인 암시를 준 것으로 봅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난 성명에도 북한 지도부와 다시 마주앉길 희망한다면서 대화 의지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도 밝혔는데요,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청와대를 향해 도발적인 첫 담화를 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이 두 번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담화의 주제는 북미 관계.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고 코로나19 방역 협조 의사도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정상의 친분 관계는 매우 훌륭하다고도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3월 22일 :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을 도울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을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했습니다.

양 정상의 개인적 친분으로 북미 관계 발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일방적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관계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미 양국 간 역학적,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돼야 대화 재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북한의 입장은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무기 개발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조혜실/통일부 부대변인/3월 23일 : "북미 간 친서 교환으로 그런, 정상 간 친서가 교환된 것 자체는 저희 정부로서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그래서 향후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일관되게 노력해 나가겠다는 점 말씀드리고..."]

북한은 지난달 이 차례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며 한미의 코로나19 방역 협력 의사에는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30일 : "주요 무기 생산 계획들을 이 기세로 계속 점령해 나가기 위한 줄기찬 투쟁을 더욱 강도높이 벌려서 무적의군사력으로 당과 혁명을 보위해 나갈 데 대해서 호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비핵화 협상 불씨를 이어가며 자신들의 요구를 피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김여정 담화를 찬찬히 살펴보면 사실 미국에서 제안을 했다고 하는 코로나 19 방역 지원과 관련한 대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요. 대부분을 북미관계 앞에 놓인 난관,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 또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조건 이런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북미관계의 재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고요."]

코로나19 대응을 고리로 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물품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민간단체는 약 1억원 상당의 손소독제를 조만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인데, 코로나19와 관련한 남북 협력 첫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됩니다.

오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입니다.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앞두고 북한 최대 관광단지인 원산-갈마 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건설 분야 성과를 내는 데 몰두하고 있는데요.

연일 코로나19 방역에 전념하는 가운데 우리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도 소집해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1일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주체109(2020년) 4월 10일 평양에서 소집함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에게 알린다."]

이번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는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한 북한의 총력전 속에 강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집니다.

김정은 위원장 참석 여부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매년 4월 태양절을 앞두고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조직 개편이나 국무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결정을 내놓곤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두 차례 헌법 개정을 통해 대의원 직함을 내려놓아 원칙적으로는 최고인민회의 참석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대북제재로 정면돌파전 이행에 차질이 생긴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애민 정신을 부각하는 연설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예정에 없던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직접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 : "작년 같은 경우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서 연설을 했습니다. 올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어떤 점이 논의돼야 될지는 제가 예단하기는 힘든 것 같고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더 세진’ 김여정…대미 라인 조직 개편.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계기로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근 잇따른 담화로 정치적 위상을 한층 강화한 것과 맞물려 권력 지형에 상당한 재편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선중앙TV/3월 22일 : "리병철 동지와 조용원 동지, 김여정 동지,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육군 대장 박정천 동지와 조선인민군 군단장들이 시범사격을 참관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평안북도에서 진행된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 현장에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수행하며 전방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신임 대미협상국장을 비롯해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리선권 외무상 체제 하의 새로운 대미 협상 라인이 윤곽을 드러낼지도 관심입니다.

대남·대미 메시지는 최고인민회의는 국가 정책의 기본 원칙이나 인사, 예산 등이 결정되는 자리인 만큼 통상적으로 대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적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미 협상을 담당하는 새로운 창구와 담당자들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확인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대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생략됐던 대남 메시지가 확인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접었다면서도 대미 협상을 담당하는 직책을 새로 만드는 등 북미 대화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북핵 문제를 두고, 북한 말의 속뜻을 읽어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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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대미협상국’ 신설…최고인민회의 소집
    • 입력 2020-04-04 08:27:02
    • 수정2020-04-04 08:54:40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첫 번째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완전히 접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담화를 발표한 주체는 외무성 대미협상국이라는 신설 조직인데요.

북한이 향후 협상에 대비해 대미 외교라인을 재정비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북한은 오는 10일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했는데요.

그 배경과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관심 가는 부분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북한이 담화를 통해 또 한 번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문제 삼은 건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대북 압박을 강조한 발언입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3월 25일 : "G7과 모든 국가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단결해야 하며,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분명한 탄도미사일 계획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데 전념해야 합니다."]

북미 정상 간 친분에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은 여전하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으로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더 확실하게 접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갚아주기 위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건드리면 다친다 라는 원색적 표현도 썼습니다.

이번 대미 담화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내용이 아닌 담화문의 주체였습니다.


실명 없이 직위만 공개된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그간 북한 매체에서 언급된 적이 없던 직위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번 담화에서 대미협상국장을 처음 접했다며 신설 직위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새로운 대미 전담팀을 꾸린 것 자체가 향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제1부상/2019년 11월 : "아마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없자 올해 초 대미 외교 라인을 대거 교체했습니다.

북미 협상 총괄을 맡았던 리용호 외무상을 해임하고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을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리선권/당시 北 조평통 위원장/2018년 남북 고위급회담 : "오늘 고위급회담도 온 겨레가 소망하는 평화번영 통일을 위한데 기여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 최강일은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내보냈습니다.

대미 협상라인이 위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새로운 실무라인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대미협상국장이라고 하는 신설 직위의 존재를 살짝 보여줬죠. 그래서 미국이 태도 변화 미국의 태도 변화 여부에 따라서는 우리도 대미협상을 재개할 최소한의 준비는 되어 있다라고 하는 간접적인 암시를 준 것으로 봅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난 성명에도 북한 지도부와 다시 마주앉길 희망한다면서 대화 의지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도 밝혔는데요,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청와대를 향해 도발적인 첫 담화를 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이 두 번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담화의 주제는 북미 관계.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고 코로나19 방역 협조 의사도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정상의 친분 관계는 매우 훌륭하다고도 밝혔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3월 22일 :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을 도울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을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했습니다.

양 정상의 개인적 친분으로 북미 관계 발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일방적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관계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미 양국 간 역학적,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돼야 대화 재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북한의 입장은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무기 개발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조혜실/통일부 부대변인/3월 23일 : "북미 간 친서 교환으로 그런, 정상 간 친서가 교환된 것 자체는 저희 정부로서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그래서 향후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일관되게 노력해 나가겠다는 점 말씀드리고..."]

북한은 지난달 이 차례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며 한미의 코로나19 방역 협력 의사에는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30일 : "주요 무기 생산 계획들을 이 기세로 계속 점령해 나가기 위한 줄기찬 투쟁을 더욱 강도높이 벌려서 무적의군사력으로 당과 혁명을 보위해 나갈 데 대해서 호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비핵화 협상 불씨를 이어가며 자신들의 요구를 피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김여정 담화를 찬찬히 살펴보면 사실 미국에서 제안을 했다고 하는 코로나 19 방역 지원과 관련한 대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요. 대부분을 북미관계 앞에 놓인 난관,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 또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조건 이런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우리는 북미관계의 재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고요."]

코로나19 대응을 고리로 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물품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민간단체는 약 1억원 상당의 손소독제를 조만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인데, 코로나19와 관련한 남북 협력 첫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됩니다.

오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입니다.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앞두고 북한 최대 관광단지인 원산-갈마 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건설 등 건설 분야 성과를 내는 데 몰두하고 있는데요.

연일 코로나19 방역에 전념하는 가운데 우리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도 소집해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1일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주체109(2020년) 4월 10일 평양에서 소집함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에게 알린다."]

이번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는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한 북한의 총력전 속에 강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집니다.

김정은 위원장 참석 여부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매년 4월 태양절을 앞두고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조직 개편이나 국무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결정을 내놓곤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두 차례 헌법 개정을 통해 대의원 직함을 내려놓아 원칙적으로는 최고인민회의 참석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대북제재로 정면돌파전 이행에 차질이 생긴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애민 정신을 부각하는 연설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예정에 없던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직접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 : "작년 같은 경우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서 연설을 했습니다. 올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어떤 점이 논의돼야 될지는 제가 예단하기는 힘든 것 같고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더 세진’ 김여정…대미 라인 조직 개편.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계기로 선전선동부에서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근 잇따른 담화로 정치적 위상을 한층 강화한 것과 맞물려 권력 지형에 상당한 재편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선중앙TV/3월 22일 : "리병철 동지와 조용원 동지, 김여정 동지,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육군 대장 박정천 동지와 조선인민군 군단장들이 시범사격을 참관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평안북도에서 진행된 전술유도무기 시험사격 현장에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수행하며 전방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신임 대미협상국장을 비롯해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리선권 외무상 체제 하의 새로운 대미 협상 라인이 윤곽을 드러낼지도 관심입니다.

대남·대미 메시지는 최고인민회의는 국가 정책의 기본 원칙이나 인사, 예산 등이 결정되는 자리인 만큼 통상적으로 대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적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미 협상을 담당하는 새로운 창구와 담당자들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확인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대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생략됐던 대남 메시지가 확인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욕을 접었다면서도 대미 협상을 담당하는 직책을 새로 만드는 등 북미 대화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북핵 문제를 두고, 북한 말의 속뜻을 읽어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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