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본보기 학교 건설 가속화’…성과는?

입력 2020.04.04 (08:07) 수정 2020.04.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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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북한도 사정이 비슷한가 봅니다.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당국이 최근 본보기학교 건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본보기로 삼을 우수한 학교를 많이 만들라는 건데,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까지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본보기 학교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교육 상황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삼삼오오 모여 앉아 상품 도안을 논의하고, 쉴 새 없이 재봉틀을 돌리는 근로자들.

가방과 신발, 교복까지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들도 쏟아져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교들의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당국이 새 학기 물품 생산의 성과를 선전하고 나선 것이다.

[심계돈/평양피복공업관리국 처장 : "생산 자재들을 최대한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하는것과 함께 천2백여 점의 가치 있는 가공지구들을 생산에 적극 도입하여 천을 극력(있는 힘을 다해) 절약하면서도 학생교복의 질과 양, 속도를 보장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개학을 앞둔 교원들의 수업 연구 모습이 연일 전파를 탔다.

[한근식/창덕학교 부교장 : "지금 학교의 모든 강좌에서 전국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그런 실용성 있는 그러한 교수방법을 한 가지 이상 창조하자. 이 목표를 내세우고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본보기학교 건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선 학생과 교원들의 사상 관철성과 교육 수준은 물론, 학교 시설 전반을 평가해 성적을 매기고 우수한 학교를 본보기학교로 지정한다.

그야말로 주변 학교들이 본받아야 할 대표 학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3월 12일, 북한의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본보기학교 건설’ 소식을 상세하게 다뤘다.

[조선중앙TV/3월 12일 : "(노동신문은) 각 도에서 교육 혁명의 시대에 맞게 본보기학교 건설을 선차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본보기학교 건설의 앞장에서 달리고 있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문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각 도별로 백 개가 넘는 본보기학교가 신축, 개건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년째 계속 되고 있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왜 본보기학교 건설에 매달리는 것일까.

[북한 기록영화 ‘우리 수령님’ : "새 세대들을 키우는 일을 한 걸음 늦추면 조국의 전진이 열 걸음 떠진다고(떨어진다고) 하시며 후대 교육 사업을 나라의 중대사로 내세우신 위대한 수령님..."]

북한은 체제 유지와 사회 변혁의 수단으로 학교 교육을 중요시 여기며 일찌감치 무상의무교육제를 실시해 왔다.

1950년대 중반 전후 복구 시기에도 7년제 무상 중등교육을 단행했고,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의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될 시기에 맞춰 11년 무상 의무교육제를 완성시켰다.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 여건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불어 닥친 극심한 경제난과 연이은 자연재해 앞에서 북한의 무상교육제도도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뉴스9/1995년 9월 13일 : "북한의 수해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에서 밝혀졌습니다."]

유니세프의 보고에 따르면 1995년 대홍수 당시에만 전체 초-중등학교의 1/4에 달하는 건물이 파손됐고, 3천 톤에 달하는 교과서들이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식량난으로 인해 학생과 교사들의 정상적인 등교와 출근마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교육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북한 당국이 택한 것이 바로 ‘본보기학교’ 건설이다.

학교시설을 개보수하고 교사들의 교육방법 개선을 통해 교육의 환경과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건설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었다는 게 교원 출신 탈북민의 증언이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창문 하나, 책걸상 하나까지도 나라에서 정해준 규정대로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나라에는 자재가 없고 하니까 할 수 없이 학교에서는 교장이 교원들한테 (지시를)내려보내고 교원은 할 수 없이 또 학부형들한테 (지시를)내려보내는 것이에요. 연구실 만드는데 (돈이)얼마만큼 든다. 교실 꾸리기에는 얼마 든다. 학교 운동장은 얼마 든다. 체육 설비는 어떻게 든다. 다 세분화 하면 돈이 엄청 들거든요. 그 돈을 학급마다에 다 분할시켜요."]

더 큰 문제는 본보기학교 건설을 명목으로 과다한 금전 요구가 성행하면서 출신성분이나 가정배경에 따른 차별도 만연해 졌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교육기회의 불평등, 교육 격차의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북한의 교육 실태는 북한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북한 드라마 ‘교정의 윤리 : "표기환이가 누구 아들인지는 알지요? (네, 표청일 강좌장 아들이지요?) 옳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의리를 봐서도 그래, 어머니 성의를 봐서도 그래. 허 선생이 좀 감안해준다고 해서 우리 강좌에서 누가 탓할 사람이 없습니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지금 북한은 무료교육이지만 말이 무료교육이지 학교 꾸리기를 하거나 무엇을 하나 하더라도 다 돈을 내야 해요. 그게 무슨 무료인가요. 말이 무료이지 그거는 그렇게(제대로 실행) 되는 게 아니죠. 못 사는 계층 아이들은 교원이 완전히 무시를 하고, 공부를 못해도 아버지 권력 있고 돈 있는 집 자식들은 선생이 딱 장악해서 학급반장도 시키고 분단위원장도 시키고 내세워주고 이렇게 하는 거예요. 지금. 그런 현재 상태가 북한이 그러고 있어요."]

북한 교육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점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직후, 12년제 의무교육 개편을 단행 하며 교육 개혁의 의지를 표명했다.

[조선중앙TV/2014년 9월 : "조국 번영의 일대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는 격동적인 시기에 제13차 전국 교육일꾼대회가 9월 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습니다."]

2014년엔 10년 만에 교육자 대회를 소집해 교육 강국과 인재대국 건설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당국이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교육 분야에서도 과학화, 현대화를 통한 세계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집권 9년 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의 교육 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지 못한 평가가 어어진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 위원장 체제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에 하나가 뭐냐하면 경제 발전 그리고 과학 기술 그 다음 인재 양성 교육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교육이라고 하는 건 경제적인 여력이 뒷받침되고 전반적인 시스템 교사, 양질의 학업 여건 그다음에 학생들 영양상태도 중요한 거죠. 여러 가지 학업도구라든지 그런 게 갖춰져야만 발전하는 건데 실질적인 투자는 사실 없다고 봐야 돼요. 실질적으로 의무교육제를 확대하고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난에 따라서 학 교를 안 가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보면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는 내실은 별로 없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월상 고급중학교를 본보기학교로 꾸릴 목표를 세운 군에서는 자재 보장을 선행시키고 공사조직과 지휘를 짜고들어 짧은 기간에 학교를 훌륭히 개건했습니다."]

최근 북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북한의 본보기학교는 여느 국가와 견주어도 상당 수준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교육 관계자들 역시 본보기학교 건설 효과가 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프로그램 ‘사회주의 문명 건설을 다그쳐온 2019년’ :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새 세기 교육 혁명의 불길 속에서 교육조건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힘찬 투쟁이 벌어져 교육기관들의 현대화 정보화 실현에서 큰 전진이 이룩됐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또 다시‘본보기학교 건설’을 강조 하고 나선 실질적인 이유는 교육의 내실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상징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올해는 김 위원장 집권 10년차고요. 노동당 창건 75주년 해입니다. 그 다음에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마감되는 해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모로 김 위원장한테는 중요한 해고 사실 보여줄 성과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북제재 코로나에 김 위원장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상황에서 성과를 내보일 수가 없거든, 오히려 경제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보여줄 수 있는 성과 중에 하나로 교육을 제시하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본보기 학교를 다량으로 확대함으로써 자신의 교육 부문의 성과로 내세울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런 성과물을 위한 심적,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북한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부정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권력 있고 그나마 사는 사람들은 돈을 낼 수 있지만 너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돈이 없거든요. 그런데 학생은 집에 가서 엄마, 아버지를 못 살게 굴어요. 못 살게 굴어서 돈을 오늘까지 (학교에) 안 내면 책가방도 못 찾는다. 어쩐다 하면 엄마 아빠는 할 수 없이 빚을 내서라도 학교에다 (돈을)내고 있어요."]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가의 공공투자만 가지고 지금 북한이 그런 여력이 없어요. 그렇게 보면 결과적으로 일반 인민들에게도 충성자금이라든지 아니면 충성의 건설자재 헌납이라든지 하는 그런 운동이 진행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보면 결국 성과도출에 목마른 성과도출에 목마른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목표달성 교육 분야 본보기 학교 사업은 북한 인민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부담이 될 수 있죠."]

‘지식경제 강국’을 주장하며 10월 10일 당 창건일까지 본보기 학교 건설을 가속화 하고 있는 북한당국.

그러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어느 때 보다 큰 만큼 북한 주민들에게 본보기 학교 건설은 또 하나의 고충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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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본보기 학교 건설 가속화’…성과는?
    • 입력 2020-04-04 08:33:06
    • 수정2020-04-04 08: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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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북한도 사정이 비슷한가 봅니다.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당국이 최근 본보기학교 건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본보기로 삼을 우수한 학교를 많이 만들라는 건데,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까지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본보기 학교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교육 상황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삼삼오오 모여 앉아 상품 도안을 논의하고, 쉴 새 없이 재봉틀을 돌리는 근로자들.

가방과 신발, 교복까지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들도 쏟아져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교들의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당국이 새 학기 물품 생산의 성과를 선전하고 나선 것이다.

[심계돈/평양피복공업관리국 처장 : "생산 자재들을 최대한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하는것과 함께 천2백여 점의 가치 있는 가공지구들을 생산에 적극 도입하여 천을 극력(있는 힘을 다해) 절약하면서도 학생교복의 질과 양, 속도를 보장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개학을 앞둔 교원들의 수업 연구 모습이 연일 전파를 탔다.

[한근식/창덕학교 부교장 : "지금 학교의 모든 강좌에서 전국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그런 실용성 있는 그러한 교수방법을 한 가지 이상 창조하자. 이 목표를 내세우고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북한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본보기학교 건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선 학생과 교원들의 사상 관철성과 교육 수준은 물론, 학교 시설 전반을 평가해 성적을 매기고 우수한 학교를 본보기학교로 지정한다.

그야말로 주변 학교들이 본받아야 할 대표 학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3월 12일, 북한의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본보기학교 건설’ 소식을 상세하게 다뤘다.

[조선중앙TV/3월 12일 : "(노동신문은) 각 도에서 교육 혁명의 시대에 맞게 본보기학교 건설을 선차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본보기학교 건설의 앞장에서 달리고 있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문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각 도별로 백 개가 넘는 본보기학교가 신축, 개건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년째 계속 되고 있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왜 본보기학교 건설에 매달리는 것일까.

[북한 기록영화 ‘우리 수령님’ : "새 세대들을 키우는 일을 한 걸음 늦추면 조국의 전진이 열 걸음 떠진다고(떨어진다고) 하시며 후대 교육 사업을 나라의 중대사로 내세우신 위대한 수령님..."]

북한은 체제 유지와 사회 변혁의 수단으로 학교 교육을 중요시 여기며 일찌감치 무상의무교육제를 실시해 왔다.

1950년대 중반 전후 복구 시기에도 7년제 무상 중등교육을 단행했고,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의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될 시기에 맞춰 11년 무상 의무교육제를 완성시켰다.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 여건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불어 닥친 극심한 경제난과 연이은 자연재해 앞에서 북한의 무상교육제도도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뉴스9/1995년 9월 13일 : "북한의 수해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에서 밝혀졌습니다."]

유니세프의 보고에 따르면 1995년 대홍수 당시에만 전체 초-중등학교의 1/4에 달하는 건물이 파손됐고, 3천 톤에 달하는 교과서들이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식량난으로 인해 학생과 교사들의 정상적인 등교와 출근마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교육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북한 당국이 택한 것이 바로 ‘본보기학교’ 건설이다.

학교시설을 개보수하고 교사들의 교육방법 개선을 통해 교육의 환경과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건설 사업을 수행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었다는 게 교원 출신 탈북민의 증언이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창문 하나, 책걸상 하나까지도 나라에서 정해준 규정대로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나라에는 자재가 없고 하니까 할 수 없이 학교에서는 교장이 교원들한테 (지시를)내려보내고 교원은 할 수 없이 또 학부형들한테 (지시를)내려보내는 것이에요. 연구실 만드는데 (돈이)얼마만큼 든다. 교실 꾸리기에는 얼마 든다. 학교 운동장은 얼마 든다. 체육 설비는 어떻게 든다. 다 세분화 하면 돈이 엄청 들거든요. 그 돈을 학급마다에 다 분할시켜요."]

더 큰 문제는 본보기학교 건설을 명목으로 과다한 금전 요구가 성행하면서 출신성분이나 가정배경에 따른 차별도 만연해 졌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교육기회의 불평등, 교육 격차의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북한의 교육 실태는 북한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북한 드라마 ‘교정의 윤리 : "표기환이가 누구 아들인지는 알지요? (네, 표청일 강좌장 아들이지요?) 옳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의리를 봐서도 그래, 어머니 성의를 봐서도 그래. 허 선생이 좀 감안해준다고 해서 우리 강좌에서 누가 탓할 사람이 없습니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지금 북한은 무료교육이지만 말이 무료교육이지 학교 꾸리기를 하거나 무엇을 하나 하더라도 다 돈을 내야 해요. 그게 무슨 무료인가요. 말이 무료이지 그거는 그렇게(제대로 실행) 되는 게 아니죠. 못 사는 계층 아이들은 교원이 완전히 무시를 하고, 공부를 못해도 아버지 권력 있고 돈 있는 집 자식들은 선생이 딱 장악해서 학급반장도 시키고 분단위원장도 시키고 내세워주고 이렇게 하는 거예요. 지금. 그런 현재 상태가 북한이 그러고 있어요."]

북한 교육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점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직후, 12년제 의무교육 개편을 단행 하며 교육 개혁의 의지를 표명했다.

[조선중앙TV/2014년 9월 : "조국 번영의 일대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는 격동적인 시기에 제13차 전국 교육일꾼대회가 9월 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습니다."]

2014년엔 10년 만에 교육자 대회를 소집해 교육 강국과 인재대국 건설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당국이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교육 분야에서도 과학화, 현대화를 통한 세계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집권 9년 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의 교육 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지 못한 평가가 어어진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 위원장 체제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에 하나가 뭐냐하면 경제 발전 그리고 과학 기술 그 다음 인재 양성 교육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교육이라고 하는 건 경제적인 여력이 뒷받침되고 전반적인 시스템 교사, 양질의 학업 여건 그다음에 학생들 영양상태도 중요한 거죠. 여러 가지 학업도구라든지 그런 게 갖춰져야만 발전하는 건데 실질적인 투자는 사실 없다고 봐야 돼요. 실질적으로 의무교육제를 확대하고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난에 따라서 학 교를 안 가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보면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는 내실은 별로 없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월상 고급중학교를 본보기학교로 꾸릴 목표를 세운 군에서는 자재 보장을 선행시키고 공사조직과 지휘를 짜고들어 짧은 기간에 학교를 훌륭히 개건했습니다."]

최근 북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북한의 본보기학교는 여느 국가와 견주어도 상당 수준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의 교육 관계자들 역시 본보기학교 건설 효과가 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프로그램 ‘사회주의 문명 건설을 다그쳐온 2019년’ :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새 세기 교육 혁명의 불길 속에서 교육조건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힘찬 투쟁이 벌어져 교육기관들의 현대화 정보화 실현에서 큰 전진이 이룩됐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또 다시‘본보기학교 건설’을 강조 하고 나선 실질적인 이유는 교육의 내실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상징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올해는 김 위원장 집권 10년차고요. 노동당 창건 75주년 해입니다. 그 다음에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마감되는 해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모로 김 위원장한테는 중요한 해고 사실 보여줄 성과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북제재 코로나에 김 위원장으로서는 사면초가인 상황에서 성과를 내보일 수가 없거든, 오히려 경제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보여줄 수 있는 성과 중에 하나로 교육을 제시하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본보기 학교를 다량으로 확대함으로써 자신의 교육 부문의 성과로 내세울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런 성과물을 위한 심적, 경제적 부담은 여전히 북한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부정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영숙/전 북한 소학교 교사/2016년 탈북 : "권력 있고 그나마 사는 사람들은 돈을 낼 수 있지만 너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돈이 없거든요. 그런데 학생은 집에 가서 엄마, 아버지를 못 살게 굴어요. 못 살게 굴어서 돈을 오늘까지 (학교에) 안 내면 책가방도 못 찾는다. 어쩐다 하면 엄마 아빠는 할 수 없이 빚을 내서라도 학교에다 (돈을)내고 있어요."]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가의 공공투자만 가지고 지금 북한이 그런 여력이 없어요. 그렇게 보면 결과적으로 일반 인민들에게도 충성자금이라든지 아니면 충성의 건설자재 헌납이라든지 하는 그런 운동이 진행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보면 결국 성과도출에 목마른 성과도출에 목마른 김정은 위원장의 2020년 목표달성 교육 분야 본보기 학교 사업은 북한 인민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부담이 될 수 있죠."]

‘지식경제 강국’을 주장하며 10월 10일 당 창건일까지 본보기 학교 건설을 가속화 하고 있는 북한당국.

그러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어느 때 보다 큰 만큼 북한 주민들에게 본보기 학교 건설은 또 하나의 고충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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