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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감시K] 공약 다 지키려면 4,400조 원…조심할 공약은?
입력 2020.04.05 (08:00) 수정 2020.04.05 (08:26) 국회감시K
[국회감시K] 공약 다 지키려면 4,400조 원…조심할 공약은?
KBS가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21대 국회의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 이번엔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들여다봤습니다.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이번 총선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자들에게 공약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지역구 출마 후보 405명이 응답했는데, 모두 공약 7,522개를 냈습니다. 후보 한 명이 평균 19개 정도를 제출한 셈입니다. 이 공약들 실제로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유권자들은 공약의 옥석, 어떻게 가릴 수 있을까요?

■ 공약 이행 비용 따져봤더니…올해 정부 예산 8배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 다 지키려면 얼마나 필요할까요? 후보자들이 공약 답변서에 공개한 '전체 공약 소요예산' 항목을 하나하나 계산해 봤더니 무려 4,399조 원이었습니다.

이 금액. 올해 우리나라 살림인 512조 원의 8배를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수서 고속철(SRT) 61.6km 구간을 만드는데 3조 1,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고 하니까, 이런 철도도 1,400개나 만들 수 있는 액수입니다.


■ 너도나도 유치·조성. 건립…지역 개발 공약 살펴보니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상당수가 지하철과 철도를 건설하고 항만과 공항을 유치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겠다고 한 후보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약속들이 많았는데, 어린이 전용 체육관, 청소년 복합문화센터 등을 조성하겠다고 했습니다. 항공우주산업 신산업 청소년 시설 유치 공약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분야 육성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4차 산업 연구단지, 드론 특구 단지를 조성하겠다. 수소 거점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들을 다수 의원들이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약속만 지킨다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얼마나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한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국가 지원 사업이 있으니까 아이디어 차원에서 낸 공약이고, 아직 구체적인 장소 등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선거사무소 관계자도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왜 그렇게 됐느냐는 질문엔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공약으로 내놓은 후보들도 있습니다.

남한산성 역사문화관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경기도가 2년 뒤 완공을 목표로 설계에 들어갔고, 관상어 비즈니스센터 건립 공약 역시 이미 경상북도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에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서둘러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습니다.

■ 지난 4년 동안 지키지 않은 지역 개발 공약들

이런 유치, 조성, 건립 사업들이 잘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해서 4년 전 내놨던 공약들을 되돌아봤습니다.

4년 전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역에 '명품 아웃렛'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이 약속은 결국 보류됐습니다.


이유를 물었는데, 당시 공약을 기획했던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진출입로 근처에 만들 예정이었던 아웃렛 조성 계획 역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46개의 약속을 했는데 이 가운데 12개를 지켰습니다. 공약 이행률은 26%입니다.

지난 총선 당시 공약 60개를 냈던 미래통합당 김광림 의원도 40% 가까이 지키지 못했습니다.


2004년 문을 닫은 예천공항에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경북도청 배후 도시 조성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했는데 빗나갔고 결국 개항은 더 어렵게 됐습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결국 수요가 부족했다. 아무도 안 타는 노선에 항공사가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공수표' 공약, 되풀이되는 이유는?

지역 개발을 약속했다면 예산을 마련해 어디에, 또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밝혀야 그 약속을 지킬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겁니다.

실제로 4년 전 당선된 의원들을 대상으로 따져봤는데, 의정계획서를 제출한 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은 그렇지 못한 의원들보다 10%P 이상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일부라도 공약 예산을 작성한 후보들은 절반도 안 됩니다. 여기엔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66조를 보면,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선거공약서 의무 제출 대상이 아닙니다.

선거공약서는 사업의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한, 재원조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걸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런 선거법 개정안은 2008년 만들어졌는데, 당시 법을 만드신 분들 역시 국회의원들입니다.

■ 공약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답은 공보물에

모든 후보자가 빈 공약만 내는 건 아닙니다. 후보자가 약속한 개발 공약이 지역에 꼭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 그냥 빈 약속인지. 이제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하는데, 여기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제시한 조심해야 할 공약 유형 5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임기 동안 어디까지 할 것인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으면 선거 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총선 일주일쯤 전부터 각 가정에서 공보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공보물에는 후보자들의 공약도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총선에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낸 세금들로 세비를 받고 국민들을 대표해 4년간 일을 하게 됩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공약은 유권자들과 후보가 맺은 '고용계약서'로 당선 이후에 공약이 이행되는지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국회감시K] 공약 다 지키려면 4,400조 원…조심할 공약은?
    • 입력 2020.04.05 (08:00)
    • 수정 2020.04.05 (08:26)
    국회감시K
[국회감시K] 공약 다 지키려면 4,400조 원…조심할 공약은?
KBS가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21대 국회의 미래를 그려보는 기획, 이번엔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들여다봤습니다. KBS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이번 총선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자들에게 공약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지역구 출마 후보 405명이 응답했는데, 모두 공약 7,522개를 냈습니다. 후보 한 명이 평균 19개 정도를 제출한 셈입니다. 이 공약들 실제로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유권자들은 공약의 옥석, 어떻게 가릴 수 있을까요?

■ 공약 이행 비용 따져봤더니…올해 정부 예산 8배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 다 지키려면 얼마나 필요할까요? 후보자들이 공약 답변서에 공개한 '전체 공약 소요예산' 항목을 하나하나 계산해 봤더니 무려 4,399조 원이었습니다.

이 금액. 올해 우리나라 살림인 512조 원의 8배를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수서 고속철(SRT) 61.6km 구간을 만드는데 3조 1,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고 하니까, 이런 철도도 1,400개나 만들 수 있는 액수입니다.


■ 너도나도 유치·조성. 건립…지역 개발 공약 살펴보니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상당수가 지하철과 철도를 건설하고 항만과 공항을 유치하겠다고 했습니다. 좋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겠다고 한 후보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약속들이 많았는데, 어린이 전용 체육관, 청소년 복합문화센터 등을 조성하겠다고 했습니다. 항공우주산업 신산업 청소년 시설 유치 공약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신사업으로 떠오르는 분야 육성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4차 산업 연구단지, 드론 특구 단지를 조성하겠다. 수소 거점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들을 다수 의원들이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약속만 지킨다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얼마나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한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국가 지원 사업이 있으니까 아이디어 차원에서 낸 공약이고, 아직 구체적인 장소 등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선거사무소 관계자도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왜 그렇게 됐느냐는 질문엔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공약으로 내놓은 후보들도 있습니다.

남한산성 역사문화관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경기도가 2년 뒤 완공을 목표로 설계에 들어갔고, 관상어 비즈니스센터 건립 공약 역시 이미 경상북도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에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서둘러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습니다.

■ 지난 4년 동안 지키지 않은 지역 개발 공약들

이런 유치, 조성, 건립 사업들이 잘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해서 4년 전 내놨던 공약들을 되돌아봤습니다.

4년 전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역에 '명품 아웃렛'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이 약속은 결국 보류됐습니다.


이유를 물었는데, 당시 공약을 기획했던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진출입로 근처에 만들 예정이었던 아웃렛 조성 계획 역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46개의 약속을 했는데 이 가운데 12개를 지켰습니다. 공약 이행률은 26%입니다.

지난 총선 당시 공약 60개를 냈던 미래통합당 김광림 의원도 40% 가까이 지키지 못했습니다.


2004년 문을 닫은 예천공항에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경북도청 배후 도시 조성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했는데 빗나갔고 결국 개항은 더 어렵게 됐습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결국 수요가 부족했다. 아무도 안 타는 노선에 항공사가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공수표' 공약, 되풀이되는 이유는?

지역 개발을 약속했다면 예산을 마련해 어디에, 또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밝혀야 그 약속을 지킬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겁니다.

실제로 4년 전 당선된 의원들을 대상으로 따져봤는데, 의정계획서를 제출한 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은 그렇지 못한 의원들보다 10%P 이상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일부라도 공약 예산을 작성한 후보들은 절반도 안 됩니다. 여기엔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66조를 보면, 국회의원은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선거공약서 의무 제출 대상이 아닙니다.

선거공약서는 사업의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한, 재원조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걸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런 선거법 개정안은 2008년 만들어졌는데, 당시 법을 만드신 분들 역시 국회의원들입니다.

■ 공약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답은 공보물에

모든 후보자가 빈 공약만 내는 건 아닙니다. 후보자가 약속한 개발 공약이 지역에 꼭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 그냥 빈 약속인지. 이제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하는데, 여기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제시한 조심해야 할 공약 유형 5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임기 동안 어디까지 할 것인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으면 선거 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권자들은 총선 일주일쯤 전부터 각 가정에서 공보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공보물에는 후보자들의 공약도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총선에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낸 세금들로 세비를 받고 국민들을 대표해 4년간 일을 하게 됩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공약은 유권자들과 후보가 맺은 '고용계약서'로 당선 이후에 공약이 이행되는지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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