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총력전에도 “마침표 못 찍었다”…방위비 사건의 재구성

입력 2020.04.07 (08:00) 수정 2020.04.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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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총력전' 그러나 … "마침표 못 찍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우리 방위비 협상단 관계자가 어제(6일) 낮 전화통화에서 한 말입니다. 정부는 지난 주말 총력을 기울여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을 각오였지만, 미국이 끝내 호응하지 않은 겁니다.

주말 사이 진전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얘기할 게 없다"면서, 남은 협상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해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 韓 김칫국인가? 美 몽니인가?

이쯤 되면 궁금합니다. 지난 1일 갑자기 쏟아진 '이르면 오늘 중 타결 발표' 류의 기사는 도대체 무엇이며, 이 분위기는 또 왜 불과 며칠 사이 급변한 건지,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건지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청와대가 섣부르게 협상 타결을 예단하고 김칫국을 마셨다'는 비판이 언론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진의 합리적 판단을 무시하고 '몽니(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를 부린다'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 지적도 있습니다.

■ 방위비 사건의 재구성

그래서 '한미 방위비 협상 논란'이 촉발된 지난달 31일부터 어제(6일)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7일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간략하게 중요 흐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표 뒤에 이어집니다.


① 3월 31일 저녁 6시 30분
정은보 대사 영상 발표 … '과감한 표현' 동원

사상 초유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 시행을 하루 앞둔 3월 31일 저녁 6시 30분, 정은보 방위비 협상 대사가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단계", "상당한 의견 접근", "조만간 최종 타결"이란 표현을 연거푸 사용해 긍정적인 협상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정 대사는 평소 단정적이거나 확실한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 1차 회의부터 지날달 7차까지 진행하는 동안, 공항에서 한 발언을 눈여겨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런 정 대사가 이렇게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은, 한미 양국이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는 예측을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② 31일 밤 '쐐기 박기'

이날 저녁 9시쯤, 협상단 핵심 관계자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밝고 가벼웠습니다.

"우리가 처음 말한 대로 SMA 틀과 원칙을 지키면서 마무리될 것", "일주일 안에 타결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지난 주말에 많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고 확인했습니다.

얼마 뒤 확인된 청와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은 이보다도 몇 걸음 더 나가 있었습니다.

"한미 양측 실무진 간 협의는 끝났고, 최종 결정 단계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일(4월1일) 최종 타결될 것"이라고 몇몇 기자들에게 밝힌 겁니다.

여기서 '최종 결정'이란 양국 대통령의 최종 재가(裁可: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를 뜻합니다. 그래서 '잠정 타결'이란 말까지 나온 겁니다.

③4월 1일 새벽 쏟아진 보도 "이르면 오늘 발표"

4월 1일 새벽, ‘이르면 오늘 발표’ 보도 잇따라4월 1일 새벽, ‘이르면 오늘 발표’ 보도 잇따라

1일 새벽 6시를 기점으로 KBS를 비롯해 간밤에 이 내용을 취재한 언론들이 먼저 보도를 내보냈고, 이어 정부 당국자들에게 보도 내용을 확인한 언론들도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한미 양국이 ①총액 1조 원대 ②기간 5년 ③기존 SMA 틀 유지라는 3가지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믿기 어렵지만 정말 잘됐네'라는 분위기가 달아올랐습니다.

④1일 오전, 시시각각 급반전 … 결국 발표 무산

그런데 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오전 8시쯤부터 시시각각 급격히 달라지더니 오후 4시쯤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날 내내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요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였고, 결국 이날 발표는 무산됐습니다.

⑤ 2일, 외교부 "고위급 협의에도 합의 안 돼"

2일 오후, 외교부는 "고위급에서도 협의를 계속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부도 언론도 속된 말로 상당히 '뻘쭘'해졌습니다.


외교부가 밝힌 입장을 소위 '외교적 문법'으로 해석하면, '협상단 차원의 실무적 공방을 넘어서는 차원 즉,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정치적 타결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잘 안 됐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틀간 침묵하다 외교부를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당분간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는 행간이 담겨 있는 것이었습니다.

■ 31일부터 '이상 감지'…늦춰진 영상 발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취재됐습니다. 정부는 이런 미국의 '이상 기류'를 지난달 31일, 정은보 대사 발표 전에 이미 감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1일 정은보 대사의 영상 발표는 당초 4시쯤에서 6시 이후로 한 차례 늦춰진 건데, 이날 주한미군 사령부가 한국인 노조 간부와 면담한 시간이 오후 2시에서 4시 반으로 늦춰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두 사안이 같이 움직인 겁니다.

주한미군 사령부 측은 31일 오후 2시에 한국인노조 간부와 면담하기로 전날 급하게 약속을 잡았다가, 어쩐 일인지 당일 아침에 오후 4시 반으로 미뤘습니다. 그리고 면담에 들어온 사령부 고위 인사는 '우리는(미국 정부는) 협상 타결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노조 간부는 오후 6시를 전후로 외교부에 이 내용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 의문1. '부정적' 기류 왜 반영 안 됐을까?

사상 초유의 '무급휴직' 사태를 당장 하루 앞둔 주한미군 사령부와 한국인노조가 '협상 타결'에 누구보다 민감하고, 정보력을 총동원했을 것이란 사실은 하나 마나 한 소리입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니 외교부도 이날 발표 전 노조에 수차례 전화를 했던 것이겠죠.

그런데 왜 면담 내용을 듣고도 장밋빛 일색인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을까요? 워싱턴이 새벽이었으니, 확인이 어려웠던 걸까요?

■ 의문2. "대통령 동의 없이 실무선 합의 불가능"


이런 이유로 대다수 언론과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도 확인하지 않고 성과를 자랑하려다 김칫국 마신 꼴'이라며 정부를 질타합니다.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많은 외교 실무자와 전문가들은 여기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 언론을 통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에스퍼 국방장관이 '방위비분담금' 최종 협의안을 들고 백악관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섣부르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는 겁니다.

실무 협상단 차원에서 최종 합의안을 작성하고 이 합의안을 대통령에게 올리는 단계까지 갔다면, 그 전에 분명히 핵심 사안에 대한 양국 대통령의 동의 얻는 절차가 어떤 식으로든 있었을 수밖에 없고, 이는 뒤로 물릴 수 없는 '잠정 타결' 단계로 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 정부 '특별법' 추진…방위비 협상에 도움될까?

어찌 됐든 당분간은 협상 진전이 어려워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이번 무급휴직 사태를 계기로, 다시는 우리 한국이 노동자들이 한미 방위비 협상의 볼모로 잡히지 않도록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지원 '특별법' 추진



일방적 무급휴직 시행시,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우선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이후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면 분담금에서 지불된 임금만큼 빼고 주한미군에 줄 수있게 하는 법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측은 여야 구분 없이 이 특별법 제정에 동의할 것을 믿는다며, 이 법이 시행되면 한국 정부는 그제야 '공정하고 수용 가능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법안 초안을 완성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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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총력전에도 “마침표 못 찍었다”…방위비 사건의 재구성
    • 입력 2020-04-07 08:00:02
    • 수정2020-04-07 09:12:14
    취재K
■ '주말 총력전' 그러나 … "마침표 못 찍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우리 방위비 협상단 관계자가 어제(6일) 낮 전화통화에서 한 말입니다. 정부는 지난 주말 총력을 기울여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을 각오였지만, 미국이 끝내 호응하지 않은 겁니다. 주말 사이 진전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얘기할 게 없다"면서, 남은 협상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해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 韓 김칫국인가? 美 몽니인가? 이쯤 되면 궁금합니다. 지난 1일 갑자기 쏟아진 '이르면 오늘 중 타결 발표' 류의 기사는 도대체 무엇이며, 이 분위기는 또 왜 불과 며칠 사이 급변한 건지,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건지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청와대가 섣부르게 협상 타결을 예단하고 김칫국을 마셨다'는 비판이 언론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진의 합리적 판단을 무시하고 '몽니(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를 부린다'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 지적도 있습니다. ■ 방위비 사건의 재구성 그래서 '한미 방위비 협상 논란'이 촉발된 지난달 31일부터 어제(6일)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7일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간략하게 중요 흐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표 뒤에 이어집니다. ① 3월 31일 저녁 6시 30분 정은보 대사 영상 발표 … '과감한 표현' 동원 사상 초유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 시행을 하루 앞둔 3월 31일 저녁 6시 30분, 정은보 방위비 협상 대사가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단계", "상당한 의견 접근", "조만간 최종 타결"이란 표현을 연거푸 사용해 긍정적인 협상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정 대사는 평소 단정적이거나 확실한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 1차 회의부터 지날달 7차까지 진행하는 동안, 공항에서 한 발언을 눈여겨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런 정 대사가 이렇게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은, 한미 양국이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는 예측을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② 31일 밤 '쐐기 박기' 이날 저녁 9시쯤, 협상단 핵심 관계자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밝고 가벼웠습니다. "우리가 처음 말한 대로 SMA 틀과 원칙을 지키면서 마무리될 것", "일주일 안에 타결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지난 주말에 많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고 확인했습니다. 얼마 뒤 확인된 청와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은 이보다도 몇 걸음 더 나가 있었습니다. "한미 양측 실무진 간 협의는 끝났고, 최종 결정 단계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일(4월1일) 최종 타결될 것"이라고 몇몇 기자들에게 밝힌 겁니다. 여기서 '최종 결정'이란 양국 대통령의 최종 재가(裁可: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를 뜻합니다. 그래서 '잠정 타결'이란 말까지 나온 겁니다. ③4월 1일 새벽 쏟아진 보도 "이르면 오늘 발표" 4월 1일 새벽, ‘이르면 오늘 발표’ 보도 잇따라 1일 새벽 6시를 기점으로 KBS를 비롯해 간밤에 이 내용을 취재한 언론들이 먼저 보도를 내보냈고, 이어 정부 당국자들에게 보도 내용을 확인한 언론들도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한미 양국이 ①총액 1조 원대 ②기간 5년 ③기존 SMA 틀 유지라는 3가지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믿기 어렵지만 정말 잘됐네'라는 분위기가 달아올랐습니다. ④1일 오전, 시시각각 급반전 … 결국 발표 무산 그런데 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오전 8시쯤부터 시시각각 급격히 달라지더니 오후 4시쯤엔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날 내내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요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였고, 결국 이날 발표는 무산됐습니다. ⑤ 2일, 외교부 "고위급 협의에도 합의 안 돼" 2일 오후, 외교부는 "고위급에서도 협의를 계속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부도 언론도 속된 말로 상당히 '뻘쭘'해졌습니다. 외교부가 밝힌 입장을 소위 '외교적 문법'으로 해석하면, '협상단 차원의 실무적 공방을 넘어서는 차원 즉,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정치적 타결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잘 안 됐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틀간 침묵하다 외교부를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당분간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는 행간이 담겨 있는 것이었습니다. ■ 31일부터 '이상 감지'…늦춰진 영상 발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취재됐습니다. 정부는 이런 미국의 '이상 기류'를 지난달 31일, 정은보 대사 발표 전에 이미 감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1일 정은보 대사의 영상 발표는 당초 4시쯤에서 6시 이후로 한 차례 늦춰진 건데, 이날 주한미군 사령부가 한국인 노조 간부와 면담한 시간이 오후 2시에서 4시 반으로 늦춰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두 사안이 같이 움직인 겁니다. 주한미군 사령부 측은 31일 오후 2시에 한국인노조 간부와 면담하기로 전날 급하게 약속을 잡았다가, 어쩐 일인지 당일 아침에 오후 4시 반으로 미뤘습니다. 그리고 면담에 들어온 사령부 고위 인사는 '우리는(미국 정부는) 협상 타결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노조 간부는 오후 6시를 전후로 외교부에 이 내용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 의문1. '부정적' 기류 왜 반영 안 됐을까? 사상 초유의 '무급휴직' 사태를 당장 하루 앞둔 주한미군 사령부와 한국인노조가 '협상 타결'에 누구보다 민감하고, 정보력을 총동원했을 것이란 사실은 하나 마나 한 소리입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니 외교부도 이날 발표 전 노조에 수차례 전화를 했던 것이겠죠. 그런데 왜 면담 내용을 듣고도 장밋빛 일색인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을까요? 워싱턴이 새벽이었으니, 확인이 어려웠던 걸까요? ■ 의문2. "대통령 동의 없이 실무선 합의 불가능" 이런 이유로 대다수 언론과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도 확인하지 않고 성과를 자랑하려다 김칫국 마신 꼴'이라며 정부를 질타합니다.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많은 외교 실무자와 전문가들은 여기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 언론을 통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에스퍼 국방장관이 '방위비분담금' 최종 협의안을 들고 백악관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섣부르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는 겁니다. 실무 협상단 차원에서 최종 합의안을 작성하고 이 합의안을 대통령에게 올리는 단계까지 갔다면, 그 전에 분명히 핵심 사안에 대한 양국 대통령의 동의 얻는 절차가 어떤 식으로든 있었을 수밖에 없고, 이는 뒤로 물릴 수 없는 '잠정 타결' 단계로 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 정부 '특별법' 추진…방위비 협상에 도움될까? 어찌 됐든 당분간은 협상 진전이 어려워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이번 무급휴직 사태를 계기로, 다시는 우리 한국이 노동자들이 한미 방위비 협상의 볼모로 잡히지 않도록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지원 '특별법' 추진
일방적 무급휴직 시행시,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우선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이후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면 분담금에서 지불된 임금만큼 빼고 주한미군에 줄 수있게 하는 법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측은 여야 구분 없이 이 특별법 제정에 동의할 것을 믿는다며, 이 법이 시행되면 한국 정부는 그제야 '공정하고 수용 가능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법안 초안을 완성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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