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통합당 TV 광고 못하는 사연

입력 2020.04.07 (08:21) 수정 2020.04.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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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맘 때였습니다.

당시는 4.13 총선이었는데,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당의 TV 광고전에 불이 붙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공천 갈등은 끝났다며 다 함께 손을 맞잡고 등장합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패러디한 일명 '무성이 나르샤'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체로 파란 야구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 정부의 실정에서 국민을 살리겠다며 구원 투수를 자처한 것입니다.

선거철이 되면 이렇게 거리가 아닌 화면 속에서 또 다른 선거전이 벌어집니다.

바로 TV 광고전입니다.

1분 안팎의 짧은 시간,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각 당의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합니다.

이번 4.15 총선에는 유난히 많은 신생 정당들이 나온 까닭에 볼거리가 풍성해졌습니다.

잠시 들여다 볼까요?

먼저 더불어시민당 TV광고입니다.

유명한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민주당에서 배출한 전현직 대통령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더불어시민당 TV광고 : "우리, 흔들림없이 한 길을 갑시다. 대통령과 더불어."]

미래한국당 광고에는 전직 대통령은 나오지 않고 평범한 시민들이 등장합니다.

[미래한국당 TV광고 : "우리 아이들에게 무너진 조국을 물려주지 않도록 다시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민생당은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광고 영상을 선보였고

[민생당 TV광고 : "민생당 기득권 기성정치 바꾸고~"]

정의당은 고(故) 노회찬 전 대표를 소환했습니다.

[정의당 TV광고 : "이 당을 여러분들과 함께 가져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국민의당은 '의사' 안철수를 강조했네요.

[국민의당 TV광고 : "쇼라고 불린다해도 손가락질 받는다 해도 우리는 국민 곁으로 갑니다."]

열린민주당은 후보 전원이 TV광고에 나섰습니다.

[열린민주당 TV광고 : "진짜가 나타났다."]

자, 어떻게 재밌게 보셨습니까?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 눈치채셨을 겁니다.

선거의 백미라는 TV 광고전에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2당인 미래통합당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이번 총선은 지난해 격렬한 여야 대결을 몰고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선거입니다.

보다 많은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통합당 모두 지역구 후보만 냈을 뿐 비례대표 후보는 모두 이들 위성정당으로 몰아줬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에 한해 정당 광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에 대한 투표 성격을 갖는 만큼,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은 정당 자체에 관한 홍보가 불필요하다"는 게 선관위 설명입니다.

두 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만큼 방송과 신문에 정당광고를 낼 수 없고, 선관위가 주최하는 정당 TV토론회에 참석할 수도 없다는 게 최근 선관위가 내린 유권해석입니다.

정당의 TV 광고가 막혀버린 민주당과 통합당은 고심에 빠졌습니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 숱한 선거를 치르며 TV 광고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눈물’편,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못난 MB’편 기억나시죠?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감성 광고'는 후보 개인 뿐아니라 정당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있어서 가장 유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광고의 위력을 아는 민주당과 통합당으로서는 결국 위성정당들 광고에 함께 몸을 싣는 게 현실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비례대표용 정당들을 탄생시킨 거대 양당, 복잡해진 선거 국면에서 고민할 것 역시 한층 많아졌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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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과 통합당 TV 광고 못하는 사연
    • 입력 2020-04-07 08:25:19
    • 수정2020-04-07 08:55:14
    아침뉴스타임
4년 전 이맘 때였습니다.

당시는 4.13 총선이었는데,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당의 TV 광고전에 불이 붙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공천 갈등은 끝났다며 다 함께 손을 맞잡고 등장합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패러디한 일명 '무성이 나르샤'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체로 파란 야구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 정부의 실정에서 국민을 살리겠다며 구원 투수를 자처한 것입니다.

선거철이 되면 이렇게 거리가 아닌 화면 속에서 또 다른 선거전이 벌어집니다.

바로 TV 광고전입니다.

1분 안팎의 짧은 시간,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각 당의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합니다.

이번 4.15 총선에는 유난히 많은 신생 정당들이 나온 까닭에 볼거리가 풍성해졌습니다.

잠시 들여다 볼까요?

먼저 더불어시민당 TV광고입니다.

유명한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민주당에서 배출한 전현직 대통령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더불어시민당 TV광고 : "우리, 흔들림없이 한 길을 갑시다. 대통령과 더불어."]

미래한국당 광고에는 전직 대통령은 나오지 않고 평범한 시민들이 등장합니다.

[미래한국당 TV광고 : "우리 아이들에게 무너진 조국을 물려주지 않도록 다시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민생당은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한 광고 영상을 선보였고

[민생당 TV광고 : "민생당 기득권 기성정치 바꾸고~"]

정의당은 고(故) 노회찬 전 대표를 소환했습니다.

[정의당 TV광고 : "이 당을 여러분들과 함께 가져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국민의당은 '의사' 안철수를 강조했네요.

[국민의당 TV광고 : "쇼라고 불린다해도 손가락질 받는다 해도 우리는 국민 곁으로 갑니다."]

열린민주당은 후보 전원이 TV광고에 나섰습니다.

[열린민주당 TV광고 : "진짜가 나타났다."]

자, 어떻게 재밌게 보셨습니까?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 눈치채셨을 겁니다.

선거의 백미라는 TV 광고전에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2당인 미래통합당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이번 총선은 지난해 격렬한 여야 대결을 몰고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선거입니다.

보다 많은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통합당 모두 지역구 후보만 냈을 뿐 비례대표 후보는 모두 이들 위성정당으로 몰아줬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에 한해 정당 광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에 대한 투표 성격을 갖는 만큼,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은 정당 자체에 관한 홍보가 불필요하다"는 게 선관위 설명입니다.

두 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만큼 방송과 신문에 정당광고를 낼 수 없고, 선관위가 주최하는 정당 TV토론회에 참석할 수도 없다는 게 최근 선관위가 내린 유권해석입니다.

정당의 TV 광고가 막혀버린 민주당과 통합당은 고심에 빠졌습니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 숱한 선거를 치르며 TV 광고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눈물’편,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못난 MB’편 기억나시죠?

유권자들을 사로잡는 '감성 광고'는 후보 개인 뿐아니라 정당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있어서 가장 유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광고의 위력을 아는 민주당과 통합당으로서는 결국 위성정당들 광고에 함께 몸을 싣는 게 현실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비례대표용 정당들을 탄생시킨 거대 양당, 복잡해진 선거 국면에서 고민할 것 역시 한층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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